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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리스크 줄여주는 ‘시나리오 플래닝’보다 큰 맥락에서 타당성 고려하라

조나스 호프만(Jonas Hoffmann),알레한드라 팔레르모(Alejandra Palermo),스티브 처치하우스(Steve Churchhouse),라파엘 라미레즈(Rafael Ramírez) | 236호 (2017년 1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질문

조직은 사업 격변기에 시나리오 플래닝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가장 개연성 높은 결과를 결정하기보다 타당성 있는 시나리오를 여러 개 탐색하라.

- 보다 큰 맥락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타당한 변화들이 가져올 영향력을 고려함으로써 시나리오를 개발하라.

- 시나리오 플래닝 프로세스에 다양한 사람들을 참여시켜라.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7년 여름 호에 실린 ‘Using Scenario Planning to Reshape Strategy’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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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기업들은 경제 변동, 예기치 않은 정치 사건, 자연재해, 그리고 파괴적 혁신으로 당혹스런 상황에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조직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임원들이 단일 성격의 조치들에 맞춰진 하나의 전략에 회사의 미래를 거는 대신 발생 가능한 미래에 대한 여러 견해들을 바탕으로 현재의 가능성들을 더 폭넓게 이해하는 노력을 통해 스마트 경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긴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목받기 시작해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에 이르러 기업 사회에서 그 가치를 확실히 인정받았다. 당시 로열더치셸그룹(Royal Dutch/Shell Group)은 1973년에 일어난 석유 파동1 에 대처하기 위해 이 기법을 활용했다. 그때 이후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들이 등장했지만 이 글은 그중에서도 소위 옥스퍼드 시나리오 플래닝(Oxford scenario planning)이라 불리는 방법론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2  이 접근법은 조직 내 각 부서에서 일하는 다양한 직급의 개인 및 집단들이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을 검토하는 협력적 기법으로, 그 과정에서 현재 상황에 대한 집단의 이해를 재구성할 수 있다. (‘연구내용’ 참고)


DBR mini box I

연구 내용

이 기사는 학문적 방법론의 하나인 시나리오 기법과 업계에서 활용해온 시나리오 플래닝 관행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한 내용을 기초로 작성됐다. 해당 연구에는 학제 간 포럼인 옥스퍼드 퓨처 포럼(Oxford Futures Forum)을 통해 사회 생태학, 센스메이킹(sense making), 디자인 등 다른 분야를 시나리오 플래닝과 결합하는 방법도 포함돼 있다. 또한 옥스퍼드대의 임원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 제기한 구체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특히 필자들은 임원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163명의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조직이 사업 방향을 조정하는 데 시나리오 플래닝을 어떤 식으로 이용하고 있는지를 평가했다. 덧붙여, 필자들은 타당성, 확률, 불안정성, 혼란의 본질적 특징을 파악하는 철학적, 사회과학적 조사들도 병행했다. 이 기사의 대표 필자는 『Strategic Reframing: The Oxford Scenario Planning Approach (Oxford University Press, 2016)』과 『Business Planning for Turbulent Times: New Methods for Applying Scenarios (Earthscan, 2008)』라는 2권의 책을 공동 집필했으며 다수의 글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개념들을 검토해 왔다. 필자들은 키스 반 더 헤이덴(Kees van der Heijden), 안젤라 윌킨슨(Angela Wilkinson), 트루디 랑(Trudi Lang), 신시아 셀린(Cynthia Selin), 존 W. 셀스키(John W. Selsky), 제리 라베츠(Jerry Ravetz), 말로비 무케리제(Malobi Mukherjee) 등 여러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확률적(probabilistic) 접근법(최선/최악의 시나리오나 가능성의 비율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3 이나 규범적(normative) 접근법(미래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당위성에 중점을 둔 방법)을 취하는 시나리오 플래닝과 달리 옥스퍼드 시나리오 플래닝은 타당성(plausibility)을 기초로 미래를 예측한다. 조직은 이 접근법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요소들을 인식하고4  그런 불확실성과 혼란을 몰고 온 원인들을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이때 목표는 조직이 사업 환경을 재인식할 수 있도록 반복적이고 상호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지식과 통찰력을 창출하는 것이다.5

혼란(turbulence)과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uncertainty), 새로움(novelty)과 모호함(ambiguity)이 가득한 시기(옥스퍼드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TUNA 상황이라고 일컫는 상황)가 도래하면 조직은 보통 기존 가치사슬과 공동체, 심지어는 노력을 기울이는 전체 영역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다. 이런 상황은 조직에 다양한 수준의 불안과 동요를 몰고 올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혼란 속에는 조직이 전략과 혁신의 방향을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들도 숨어 있다.6

옥스퍼드 접근법이 가진 중요한 특징은 기업이 속한 직접적인 사업 환경(사업 관련 거래들이 일어나는)과 기업이 운영되는 더 넓은 환경, 혹은 맥락 사이의 차이를 구분한다는 점이다.7
원칙적으로 필자들의 접근방식도 이 두 가지 층(layer)에 집중한다. 첫 번째 층은 직접적인 사업 환경으로 회사의 공급업체, 고객, 경쟁사, 협력사,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두 번째 층은 조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체들을 뛰어넘는 모든 요인들로 구성된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두 번째 층이 어떤 식으로 첫 번째 층을 변모시키는지 탐색한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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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옥스퍼드 시나리오 플래닝은 다양한 사업 환경을 검토하는 데 활용돼 왔다. 그 예로 인도에서 소매 유통의 미래, 멕시코의 관광산업, 글로벌 배송 환경의 변화8 , 유럽특허청의 향후 역할 등을 들 수 있다.9  필자들의 경험으로 보면 기업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활용하는 방식도 다르다. 모든 조직에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나리오 플래닝 프로세스를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한 모범사례는 몇 개 찾을 수 있었다. 이런 조직들의 특징은 첫째, 최고경영진뿐 아니라 외부 집단까지 아울러 다양한 분야에 속한 사람들로부터 폭넓은 지식과 견해들을 끌어냈다는 점이다. 둘째, 조직은 물론 참여자들 모두 통찰력을 얻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자원을 투자했다.

셋째, 성공적인 시나리오 플래닝 프로세스는 개연성 있는(probable) 미래가 아닌 타당성 있는(plausible) 미래들을 검토하고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미래 시나리오들의 개연성을 정확한 확률로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10  결과적으로, 옥스퍼드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은 시나리오에 확률값을 매기지 않고, 그 대신 참여자들의 관점에서 타당하고, 도전적이며, 유용하다고 여기는 시나리오들을 확인하고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각 시나리오는 조직이 활동을 전개하는 더 큰 맥락의 시스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들과 관련된 이야기로 구성된다.11

이 기사에서 우리는 옥스퍼드 접근방식을 통해 시나리오 플래닝을 수행한 두 사례를 살펴볼 것이다. 첫 번째 사례는 항공기와 해양, 에너지 산업에 동력 장치를 공급하는 선도 기업인 롤스로이스(Rolls-Royce plc)의 이야기다. 두 번째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로, 화학 분야의 발전을 도모하는 왕립화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RSC) 사례다. 이 두 조직이 경험했던 내용을 설명하면서 시나리오 플래닝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기회 및 도전들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할 것이다. (‘시나리오 플래닝 실행하기’ 참고.)
DBR mini box II

시나리오 플래닝 실행하기

다음은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옥스퍼드 접근법의 중요한 특징들이다.


1. 시나리오 플래닝은 전략을 수립할 때 어떤 것들이 프레임에 포함돼야 하고, 또 어떤 것들은 빠져야 하는지를 명시적으로 결정한다. 시나리오 플래닝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것은 조직의 전략 자체보다 전략을 개발하는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다. 프레임은 가정들로 구성되고, 이런 가정들은 전략이 개발되는 방식을 암암리에 결정한다. 예를 들면, 시나리오의 기준 시점, 고려할 요인들의 범위, 시나리오 플래닝을 경쟁적 프로세스로 진행할지, 아니면 협력적 프로세스로 진행할지, 시나리오 플래닝을 연간 사업 계획 수립의 일환으로 한 번에 진행할 것인지, 전략을 조직 내 공유할지, 아니면 기밀로 유지할지 등이 프레임에 따라 결정된다.

2. 시나리오 플래닝은 한정된 수의 시나리오를 제안함으로써 조직으로 하여금 현재의 맥락과 미래의 타당한 맥락들을 재인식하게 만든다. 가령 RSC에서 개발한 시나리오들은 시나리오마다 학문 분야 간 관련성과 과학자와 인공지능 간 관련성이 다르게 나타났다.

3. 시나리오 플래닝은 반복적인 리프레이밍(reframing)과 재인식 작업에 달려 있다. 전략가들은 맥락적 환경 요인들을 가지고 여러 가지 프레임을 구축함으로써 사업 거래를 하는 주체들이 시나리오마다 다른 역할을 맡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시나리오에서 공급자였던 주체가 또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협력자가 되기도 한다. 이런 사실은 전략가들로 하여금 기존에 갖고 있던 가정들을 재검토하고, 고려해야 할 새로운 질문들을 제기하면서 현재 전략에 활용된 역할들의 조합을 다시 검토하게 한다.

4. 플래닝 과정에 참여하고 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모두 학습자로 간주돼야 한다. 이는 시나리오 플래닝 활동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객관적인 태도로 조직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에서 진행자를 영입하거나 프로세스 전담 직원을 정하면 이런 객관성을 더 쉽게 달성할 수 있다.

5. 시나리오 플래닝은 다양한 형태의 미약한 신호들을 감지하도록 기획된다.i 이런 신호들은 워낙 새로운 현상이어서 약할 수도 있고(시나리오 플래닝은 그 현상이 더 오랫동안 존재했다면, 그리고 더 강력했다면 어땠을지를 고려한다), 관리자들이 반응하는 다른 신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할 수도 있으며(시나리오 플래닝은 어떻게 하면 그런 신호들이 더 뚜렷하게 부각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다), 지배적인 문화나 전략, 혹은 전문적 프레임으로 인해 약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시나리오 플래닝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또 다른 프레임을 통해 그런 신호들을 살펴보게 한다). 약한 신호들을 탐지하기 위해서는 시나리오를 개발할 때 개연성이 있는 요인들 대신 타당성이 있는 요인들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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