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3년 6월 호에 실린 토드 젠거(Todd Zenger)의 글 ‘What is the theory of your firm?’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전략을 정의해보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아마도 다음과 같이 대답할 것이다. 전략은 매력적인 시장을 발견하고 그곳을 목표로 삼아 그 안에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포지션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이다. 기업들은 고객에게 독특한 가치를 제공하거나 평범한 가치를 매우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자원을 배정하고 각종 활동을 추진해서 이런 포지션을 얻는다. 전략에 대한 이 같은 관점이 전 세계 비즈니스 스쿨 커리큘럼의 핵심이다. 가치 있는 포지션들은 모방과 도용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지속적인 이윤을 창출한다.
불행하게도 투자자들은 그런 포지션을 차지하고 지켜내는 경영진에게 보상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에는 강력한 포지션을 지녔지만 주가가 낮은 기업들이 즐비하다. 유통업계의 공룡 월마트(Walmart)가 여기에 딱 맞는 예다. 월마트가 괄목할 만한 기업이라는 점에 이견을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업 초반에 도시마다 빽빽하게 지점망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던 것이 포지션상 강력한 우위를 갖게 했다. 광고와 가격 책정, 정보 기술과 관련된 상호보완적 선택들은 월마트 매장들이 저가에 유연하게 장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렇게 강력한 포지션과 성공적인 전략에도 불구하고 지난 13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월마트 주가는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오래 전부터 예측 가능했지만 투자자들은 새롭게 발견된 가치의 증거 - 복합적으로 중요한 가치 - 를 원하기 때문이다.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단지 이전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주가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없다. 내일의 좋은 소식은 어제의 것보다 가치 있는 것이어야 하는 법이다.
내가 MBA 학생들에게 형편없이 운영되고 있는 회사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회사 중 하나를 골라 이끌 기회가 생긴다면 전자를 택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01년 9월 잭 웰치로부터 GE의 통솔권을 넘겨받는다고 상상해보라. 투자자들이 지난 20년 동안 40배나 늘어난 가치를 즐기고 있던 때였다. GE 같은 기업의 주가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있기 때문에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매우 벅찰 것이다.
나쁜 점은 성장을 위한 시도들이 종종 현재의 시장 포지션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전략을 포지셔닝으로 설명하는 선구적 지지자 마이클 포터는 “성장하려는 노력은 독특함을 사라지게 하고, 타협하게 만들며, 조화를 깨뜨리고 궁극적으로 경쟁우위를 약화시킨다. 성장 지상주의는 전략에 독과 같다”고 주장했다. 간단히 말해 이런 관점의 논리는 어떻게 하면 가치 창출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알려주지도 않을뿐더러 기업을 현재의 전략적 포지션에서 멀어지도록 만들어 성장 의욕을 꺾어버릴 수 있다. 이런 딜레마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꾹 참고 견뎌라’는 것 외에 실질적인 조언을 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리더들을 가장 괴롭히는 전략적 문제는 경쟁우위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 또는 어떻게 지킬 것인가가 아니다(이는 전략 분야의 주된 관심사이기도 하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가치를 창출하는 새롭고도 예측하지 못했던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내는가 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 글에서 나는 내가 기업이론(corporate theory)이라고 부르는 것을 제시할 것이다. 이는 기업이 어떻게 하면 계속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전략 그 이상이며 포지션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지도보다도 우위의 것이다. 이것은 전략 선택의 가이드다. 훌륭한 이론을 가진 기업일수록 전략적 선택을 인식하고 구성하는 데 더욱 성공적이다. 이는 지속적인 가치 성장에 연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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