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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정보, 진화하는 소비자

리차드 H. 탈러 (Richard H. Thaler),윌 터커 | 137호 (2013년 9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3 1∼2월 호에 실린 리처드 H. 탈러(Richard H. Thaler)와 윌 터커(Will Tucker)의 글 ‘Smarter Information, Smarter Consumer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2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우리는 작년에 백악관의 정보공개 정책총회를 지원한 적이 있다. 우리는 60개 이상 정부기관에서 온 300명이 넘는 참석자들에게 이 행사를 상기시키는 두 문장과 별도 요청이 없으면 식사가 건강식으로 준비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아 행사 자료를 보냈다.

 

바로 10문장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었다. “건강식 점심식사는 글루텐이 없는 소다빵에 콩나물과 유부로 맛을 낸 샌드위치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료 모음의 마지막 문장에는 우리에게완전 공개라는 제목의 e메일을 보내기만 하면특별 선물을 받을 것이라는 내용이 덧붙여졌다.

 

 

참석자 중 80%가 넘는 이들이 이 내용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다. 이들은 별로 맛있을 것 같지 않은 건강식을 택했고 단 1%만이 특별 선물을 받았다. 총회 당일 아침, 대부분이 유부 샌드위치를 점심으로택한사실을 깨달으면서 귀에 들릴 정도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다행스럽게도 이는 우리의 농담이었다. 그날 점심은 칠면조와 참치로 만들어진, 그럭저럭 맛있는 샌드위치였다. 이 실험은 많은 참석자들 - 고등교육을 받은 정책 전문가들과 재정 정부 관료 - 이 우리가 보낸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 결과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선택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부 샌드위치를 고르고 선물을 놓친 것은 그들이 특별히 주의가 산만하거나, 똑똑하지 않거나, 혹은 자학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생활수준이 어느 정도 이상인 국가에 사는 시민과 소비자의 삶에서 유부 샌드위치에 대한 경고보다 훨씬 길고 복잡한 정보에 노출되는 일은 이제 일상의 일부다. 특히 작게 인쇄된 글자들이 넘쳐나는 미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는 매우 중요하지만 탐색하거나 이해하기에 대단히 어려운 정보를 계속 만난다. 복잡한 계약 내용을 쉽게 풀이하려는 노력을 포함해 정보의 전달을 개선하려는 반복적인 시도가 있었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다. 이는 그런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사람들의 재능이나 노력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무언가 복잡한 내용을 간단한 어휘로 설명하는 일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나타낸다. 신발 끈 메는 방법을 글로 써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많은 사람들이 쉽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러분도 한번 해보기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현대 기술과 새로운 정부 정책의 강력한 조합이 정보의 공개 형태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믿는다. 경제 분야에서의 다양한 협업도 함께 작용할 것이다. 정부가 소유한 데이터와 사기업의 정보는 점점 컴퓨터가 판독 가능한 형태가 될 것이며 이는 우리가선택 엔진(choice engine)’이라고 부르는, 그 정보를 해석하는 기술을 사용한 새로운 서비스의 성장을 자극할 것이다.

 

 

이는 기업에 위기가 될 수도 있고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속임수나 혼동을 통해 시장을 점유했거나 소비자의 게으름으로 이점을 누려왔던 기업은 정보 공개가 시장을 효율적으로 만들어가면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높은 가치의 제품을 적당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기업이 번창해야 한다. 광범위하고 새로운 데이터 원천을 이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구축하는 회사가 최대 승리자가 될 것이다. 특히 고객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선택 엔진을 잘 이용하는 회사가 그렇다.

 

 

만일 이 사실이 너무 멋지거나 오싹하게 들린다면 GPS의 역사를 떠올려 보라. 길 찾기를 돕는 유비쿼터스 시스템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 기술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미국 정부가 육군에 국방위성으로부터 얻은 데이터 변환을 허용하지 않던 2000년까지만 해도 도입되지 않았던 기술이다. 이 변화로 대중은 자유롭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기업들은 가져다 쓸 수 있었다. 지금은 쇼핑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가까이 있는 상점의 쿠폰을 얻을 수 있고 골퍼가 시계를 이용해 다음 그린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다. GPS의 혁명은 종이 지도를 판매하던 기업들에는 재앙이었지만 소비자와 경제 전체에는 아주 요긴했다. 백악관 소속의 CTO 토드 박(Todd Park) 2011년 한 해에만 GPS가 미국 경제에 더한 가치가 9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최근 추정했다. 우리는 선택 엔진의 부상이 경제와 소비자 삶에 더 크고 더 혁신적인 영향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린 정부

 

 

GPS 성공의 핵심인데이터 공유접근 방식은 지금은 미국 정부 전체에 걸친 공식 정책이다. 2009년 백악관에서의 첫 집무일에 오바마 대통령은 투명성과 열린 정부에 대한 제안서를 발표했다. 정부가 수집하고 보유한 정보는 국가 재산이라고 선언한 것은 물론 국가 기관들에보유한 정보를 국민이 언제라도 찾을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신속하게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 Data.gov(컴퓨터로 판독할 수 있는 정부 데이터 모음을 저장한, 인터넷 기반의 정보 센터)와 같은 초기 시도들에 이어 오바마 행정부는 고객과 기업 간 교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정보 공개와 관련해 정책의 뼈대를 세워가기 시작했다. 영국에서는 데이비드 캐머론(David Cameron)이 이끄는 연립 정부가 이와 유사한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두 번째 임기 동안 오바마 행정부는 이 노력을 더욱 가속하려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공화당은 물론 정부 각 부처에서 받아들여져야 한다. 정보에 대한 전례 없던 접근과 기술 발달의 결합으로 정책 결정자들과 비즈니스 리더들은 소비자와 현직 및 창업 기업가들을 이롭게 하는,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맞았다. 현대의 어떤 경제 주체도 이 같은 가치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초기 기업가들의 성공은 새롭게 등장한 열린 정부의 정보 공개에 대한 접근 방식이 얼마나 빠르게 성과를 냈는지 보여준다. 2008년 마이크(Mike)와 라이언 알프레드(Ryan Alfred) 형제는 샌디에이고에서 브라이트스코프(BrightScope)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들의 목표는 미국에서 401(k)라고 알려진, 고용주가 지원하는 확정기여(DC)형 퇴직수당 프로그램의 점수를 매기는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노동부는 고용주들에게 매년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을 작성해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문제가 하나 있었다. 각 기업이 제출한 서류는 워싱턴DC에 보관돼 있었기 때문에 브라이트스코프는 기업 각각에 대해 정보공개법에 의거한 소송을 노동부에 제기해야만 그 내용을 검색할 수 있었고 자료 묶음을 우편으로 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런 방식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자니 진행이 더뎠다. 그런데 열린 정부의 행정명령이 있은 지 6개월 후, 브라이트스코프는 모든 기업의 데이터가 담긴 CD 한 장을 받았다. 알프레드 형제는 재빨리 15명을 더 고용해서 직원을 100명 이상 고용한 모든 기업(브라이트스코프도 곧 여기에 속할 것 같다) 401(k)프로그램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독립기관이 기업들의 행동을 측정하기 시작하자 재미있는 일들이 발생했다. 예를 들면 브라이트스코프가 고비용을 이유로 한 퇴직수당 프로그램에 낮은 점수를 주자 경쟁사의 자산관리자와 프로그램 책임자가 이를 노리고 저비용으로 높은 보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한 기업의 이사회 멤버는 자사의 브라이트스코프 점수를 확인하고 매우 실망해서 이를 다음 이사회 안건으로 내놨다. 여기에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 기업이 정보 공개를 요구받으면 개선할 수 있는 취약점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2010년 중반에는 30개에 달하는 정부 기관과 부처들이 열린 정부의 계획에 동의하거나 이를 검토해서 식품의약청의 제품회수 기록이나 국무부의 여행 경보(warning), 공항의 정시운행 기록 등 가치 있는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백악관 총회의 점심시간(유부 샌드위치는 없었다)은 브라이트스코프와 같은 신생 기업들의 시범 운영으로 채워졌다. 하나의 시범이 끝날 때마다 우리는 기업가들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기를 원합니까? 그 데이터로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그들의 대답은 건강관리, 재정, 에너지,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들에 수많은 잠재적 기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똑똑한 정보 공개와 선택 엔진이 본격 가동되면 많은 새로운 기업들이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민간 부문의 똑똑한 정보 공개

 

 

정책결정자들이 민간 부문으로 관심을 돌렸다. 그들은 정보 공개에 비슷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어떤 것이든, 이는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업과 소비자들의 잠재적 이익은 부분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복잡한 제품과 서비스 앞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발생한다. 좋은 소식은 스마트폰 덕분에 10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반면 매월 나오는 스마트폰 사용요금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은 나쁜 소식이다. 선택 엔진이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우리는 복잡한 모기지론에서 스마트한 전력 계량기에 이르기까지 새로 마주하게 된 다양한 분야에서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책이나 영화 선택을 도울 수 있는 것처럼 또 다른 검색 엔진은 이보다 더 중요한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 연방법과 각종 규제들은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다른 많은 영역의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때로 정보 공개는 제품 표면에 적힌 문구를 의미한다(경고: 담배는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유발합니다.). 또는 가격 정보(모기지 금리)나 기본적인 제품 특징(칼로리), 정부 평가등급(충돌 안정성 등급)처럼 숫자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또 다른 경우에는 기업이나 기관들이 특정 행동을 취할 때 내보내는 고지문이기도 하다(초과인출 수수료 부과나 상장기업의 투표 개최).

 

 

때로는 단지 제품의 좋지 않은 특성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기업이나 개인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 2006년 식품의약청이 식품의 불포화지방 함유량을 영양정보 표시에 포함하도록 했을 때 299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에서 참여자들의 동맥 내 불포화지방산이 58%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광고하는 방식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변화가 있었다.

 

 

정보 전달 방식의 아주 작은 변화도 사람들이 정보를 처리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방식에 중대하면서도 예측 가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90%의 지방을 줄였다라고 써 붙이는 것은 ‘10%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과 다른 효과를 가진다. 퇴직연금 안내 문구에 저축을은퇴 후 받을 수 있는 월수입이라고 표현하면현재 계좌 잔액이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부담금 기여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른 연구에서는 동일한 데이터가 담겨 있더라도 투자 상품의 연간 보고서가 보기 좋게 작성됐을 때 재정 전문가들이 더 좋은 등급을 주는 현상을 보여준다. 사실 세련된 보고서는 재정 고수들에게 연간 수익이 20% 늘어난 것과 같은 인상을 준다.

 

 

“사람들이 항상 원하는 만큼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행동경제학의 선구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모든 종류의 피상적인 것들에 영향을 받는다. 작은 글자로 인쇄된 것은 읽지 않거나 뒤로 미룬다. 사람들이 스스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상황을 만들어줘야 한다.”

 

 

불행하게도 정보 공개와 규제에 대한 정책들은 통상 정보를 얻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면 정보 공개의 구조와 형식 역시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암묵적 가정하에 만들어졌다. 공개된 정보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라는 의미다.

 

 

특히 많고 복잡한 요소를 고려해야 할 때 소비자는 자신의 필요에 가장 잘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아내는 일을 어렵게 느낀다. 우리 중 누구도 (서비스 제공업체는 분명 할 수 있겠지만) 당신의 핸드폰과 데이터 사용량의 평균치 및 최대치를 알려줄 수 없다. 다른 사업자가 더 나은 조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그럴 것 같기는 하지만) 더더욱 그렇다. 심지어 모기지론 선택처럼 훨씬 더 많은 돈이 걸려 있을 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시된 첫 번째 안을 선택해버린다. 조금만 더 알아보면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따라서 기업에는 시간과 노력, 재능을 투자해서 이 불명확함을 극복할 유인이 분명히 존재한다. 기업들이 제품의 특징을 뻔히 보이는 곳에 작은 글씨로 적는 식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면 시장 효율성이 저해되는 것은 물론 다른 기업들과 소비자들은 모두 고통을 받는다.

 

 

훌륭한 전자 정보공개 체제의 목표는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하는 것을 이해하고 제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돼야 한다.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특징 및 가격을 더 잘 이해할수록 규제기관의 간섭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2008년 출판된 <넛지(Nudge)>라는 책에서 우리 중 한 명(탈러)과 법학자 캐스 선스테인(Cass Sunstein) RECAP이라는 틀을 제시했다. 이는 기록하고(Record) 평가하며(Evaluate) 대체품의 가격을 비교하는(Compare Alternatives Prices) 내용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캐머론 정부 모두 이 아이디어를 채택했고 더 짧고 근사한 이름을 생각해내는 센스를 발휘했다. 미국에서는 이를 스마트한 정보 공개(Smart Disclosure)라고 부른다. ‘소비자가 잘 알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표준화되고 기계로 판독할 수 있는 형태로 복잡한 정보와 데이터를 적시에 공개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최근 영국이 개인 은행과 에너지, 핸드폰 사용 데이터 등에 초점을 두며 노력하는 것은미다타(midata)’라고 불린다.

 

 

소비자 사생활 권리장전(Consumer Privacy Bill of Rights) 2011년 소비자가 자신의 개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립했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는 확산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최근개인 데이터를 다시 생각하다(Rethinking Personal Data)’라는 제목으로 펴낸 보고서에서는 개인 정보가 새로운 자산 등급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것이 41000억 달러로 추정되는, 전 세계에 걸친 인터넷의 경제적 효과에 힘을 실어주고 더 성장하도록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개인 데이터에 대한 소유와 접근을 기존의 정보공개 규제에 연결한 미국의 Smart Disclosure와 영국의 미다타 체제는 전 세계 데이터 관련 정책들의 모델이 될지도 모르겠다.

 

 

선택 엔진

 

 

무엇이라고 부르든 스마트한 정보공개는 다음의 네 가지 넓은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1)정부가 수집한 제품과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 (2)정부가 개개인에게 각자의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사회보장부담금, 소득 신고 등) (3)정부의 촉진으로 민간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 및 특징에 대한 정보를 전자 공개하는 것 (4)정부의 촉진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 데이터를 소비자 개개인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앞의 두 카테고리가 성공을 거뒀다. 때로 정부 기관은 제공하는 정보를 시민들이 더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만 하면 됐다. 예를 들어 재향군인관리국(Veteran Administration)의 블루버튼 이니셔티브(Blue Button initiative)는 퇴역 군인들이 간단한 앱(app)을 사용해 자신의 병원 기록을 웹사이트로부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진정한 혁신은 GPS의 사례처럼 기업가가 정부 데이터를 포장하고 사용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낼 때 더 자주 발생한다.

 

()에서 열차나 버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시작하면 앱 개발자들은 재빨리 통근자를 위한 제품을 내놓는다. 다음은 기업가들이 민간 기업에서 공개한 데이터 - 예를 들면 약병에 붙은 라벨이나 전통적인 우편 방식으로 전달되는 신용카드 광고, 시리얼 포장박스에 표기된 원료 목록 - 를 이용한 앱을 개발해 소비자와 기업의 결정 방식에 혁신을 가져오는 단계다.

 

확실히 미국은 이미 소비자 리서치나 온라인 쇼핑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여행업계를 생각해보라. 여행사들은 항공편과 호텔을 신속하게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엑스피디아(Expedia)나 트래블로시티(Travelocity)와 같은 웹사이트로 대부분 대체됐다. 이런 서비스들은 카약(Kayak)과 같은 통합검색 사이트를 통해 보완된다. 이는 항공사 웹사이트와 선택 엔진을 검색해 최저가를 찾아내고 여행 웹사이트 시장에 활발한 경쟁이 지속되도록 돕는다.

 

 

선택 엔진은 별도의 사업 모델을 가질 수도 있다. 티켓을 판매하는 곳은 일반적으로 수수료를 통해 돈을 벌지만 무엇인가를 직접 판매하지 않는 통합검색 사이트들은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낸다. 이런 서비스가 완벽하지는 않을지라도 - 예를 들어 비행기에 무거운 수화물을 들고 타거나 호텔에 주차할 때 추가 비용이 얼마인지 찾기 어려울 수 있다 - 이들이 온라인 여행 시장에서의 쇼핑을 더 쉽게 만들었다는 사실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스마트한 정보공개가 좀 더 확산된다면 모든 비용이 항공편이나 객실 가격처럼 투명해져서 이 시장을 한층 더 개선시킬 것이다.

 

여행 웹사이트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새 노트북을 지금 사야할지, 아니면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Decide.com에 가보라.

 

더 이상 원치 않는 구독이 자동으로 갱신될까봐 염려되는가? BillGuard에 가입하라. 은행과 카드 계약을 모니터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주는 서비스다. 당신의 소비가 특정한 환경적 또는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기를 원하는가? GoodGuide를 활용하면 선크림에서 땅콩버터까지 제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같은 제3의 중개업체들은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사용자 친화적인(user-friendly) 방식으로 전달하려고 서로 경쟁한다. 만일 그들이 성공한다면 소비자는 신용카드나 당좌 예금, 심지어 대출까지도 오늘날 비행기 티켓을 검색하는 것처럼 쉽고 효율적으로 검색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선택엔진들이 베타 테스트 단계에서 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단계로 도약하지 못한 것은 기술 부족 때문이 아니다. (미국인 다섯 명 중 네 명은 인터넷을 사용하며 절반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억 대가 넘는 스마트폰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수치는 3년 내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에 대한 수요가 없는 것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이를 구현해 낼 열정적인 기업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데이터 저장 비용이나 처리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비용은 계속 하락하고 있고 알고리즘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으며 인터넷은 매일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 있다. 부족한 요소는 데이터에 대한 손쉬운 접근이다.

 

 

알맞은 전화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처럼 많은 경우에 선택 엔진은 두 가지 종류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첫 번째는 판매 관련 데이터다. 가격과 위약금, 지불 기간 등이 여기에 들어간다. 두 번째는 사용 데이터다. 현재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리고 더 많은 데이터 사용을 제공하는 요금제로 변경했을 때 사용 패턴이 어떻게 변할지를 알지 못하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없다. 물론 핸드폰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서 다음 약정에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하는 BillShrink 같은 선택 엔진이 만들어져 있기는 하다. 하지만 무선통신업체 웹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BillShrink에 넘겨줘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고객이 꺼리는 방법이다. 심지어 BillShrink는 경쟁 서비스업체 웹사이트에서 가격 데이터를긁어와야할지도 모른다. 가격이 자주 변하거나 신용카드처럼 소비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제안이 달라진다면 개개인에게 꼭 맞는 추천을 만드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바로 여기가 규제에 대한 현대 시장적 접근이 선택 엔진 산업 활성화에 힘을 쏟아부을 수 있는 지점이다.

 

 

논리상 다음 단계는 현재 우리가 정보공개라고 부르는 작은 글씨들로 가득한 페이지들이 컴퓨터로 판독 가능한 표준화된 포맷의 파일들로 대체되는 것이다. 판매자들은 현미경으로나 읽을 수 있는 까다로운 표현들 대신 가격과 계약 조건에 대한 상세 내용을 선택 엔진이 소화하고 번역하고 분석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도록 요구받아야 할 것이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2009년 기업과 뮤추얼펀드, 신용평가기관들이 XBRL(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로 정보를 보고하도록 하면서 이 길에 합류했다. 이는 기업들의 컴플라이언스 비용을 줄이고 애널리스트와 회계 감시관, 투자자, 규제 담당자들의 정보 접근 비용을 낮추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표준 포맷 데이터는 투자 결정을 개선하는 데도 사용된다. 전화 요금제부터 신용카드, 대출에 이르는 영역의 규제 담당자들도 비슷한 종류의 정보공개를 요구해야 한다.

 

 

개인 정보 공개와 관련해 유용한 원칙은 만약 어떤 회사가 개인의 사용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그 사람은 그 데이터에 접근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 사생활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미국과 영국 및 다른 지역의 최근 움직임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영국 소비자들은 이미 자신의 데이터를이해할 수 있는형식으로 제공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기업들은이해할 수 있는이라는 의미를크게 인쇄된 문서, 하지만 누구에게도 거의 쓸모가 없는’이라고 해석해왔다. 국회는 현재이해할 수 있는이라는 표현을컴퓨터 판독이 가능하고 업로드할 수 있는으로 교체할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규제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한 예를 생각해보자. 식료품 상점의 회원 제도다. 많은 상점들이 회원 가입에 대한 인센티브로 특정 제품을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상점은 고객의 구매 습관을 파악해서 이익을 얻는다. 예를 들면 이 정보를 활용해 특정 고객군을 대상으로 쿠폰을 발행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고객에게도 아주 쓰임새가 많다. 가족 중에 글루텐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선택 엔진을 통해 식품 구매내역을 분석하고 피해야 할 제품을 찾아라. 살을 빼고 싶다면? 선택 엔진을 통해 어떤 음식을 선택하지 말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음식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지 추천을 받아라. 영국의 가장 큰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는 최근 회원들이 각자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우리는 정보에 대한 이 같은 접근이 미래의 흐름이며 그 가능성에 제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자신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고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되면 기업은 전체 시장이 아닌 소비자 개개인의 수요에 대응하게 될 것이다. 이는 독 셜즈(Doc Searls)가 쓴의 주제이기도 한데 저자는 소비자 수요가 점점 더 공급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사용자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공개하든 사생활과 데이터 보안에 중요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고객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고객이 정보에 접근하면서 사생활을 위협받지 않도록 안전한 방식으로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진다. 많은 경우 소비자는 정보에 접근하면서 해당 데이터의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과 정부가 해결해야 할 심각한 보안 문제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가족 중 여러 명이 하나의 회원 카드를 함께 사용한다면 판매자는 개개인이 특정한 구매 내역을 추적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구나 완전히 빠질 수도 있어야 한다.

 

 

개인 데이터를 새로운 선택 엔진에 포함하려는 노력은 이미 추진 중이다. 미국의 그린버튼 이니셔티브(Green Button Initiative)는 소비자가 개인의 에너지 소비 데이터에 온라인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려는 백악관의 시도에 대한 응답으로 업계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력이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3600만 가구와 기업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35개 유틸리티 기업들이 그린버튼에 동참하기로 했거나 이미 시행 중이며 30개 이상 기업들이 이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데이터는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 12000억 달러 규모의 유틸리티 업계가 에너지 수요 급증을 예측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 에 널리 사용될 수 있다. 이는 제3의 개발자에게 새로운 일거리를 제공하고 기업과 가정들이 에너지 비용을 낮추도록 도울 것이다.

 

 

이런 이니셔티브를 일찍부터 준비해왔고 이미 일부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최고의 혜택을 누릴 것이다. 왜냐하면 데이터 표준을 만드는 데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린버튼에 참여한 유틸리티 기업들과 테스코 같은 식료품 상점들은 이미 정보 처리의 상호 운용 능력과 보안 및 사생활 보호 장치 등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실제 환경에서 정보 공개를 테스트하는 데 훌륭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규제들

 

 

정책 결정자들이 당면한 과제는 기업에 비용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스마트한 정보공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술적으로 정교한 기업들과 시작하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그들이 부담하는 컴플라이언스 비용은 최소가 돼야 한다.

 

업계가 누릴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는 보다 명확하고 기능적인 정보공개가 반복해서 되풀이되는 규제의 필요성을 줄이거나 없애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쟁의 장이 공평하게 만들어지도록 돕는다는 점도 있다. 특정 비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해당 비용을 금지하려는 정치적 요구는 관련 정보의 공개가 작은 글씨에 파묻혀 제대로 보이지 않을 때 가장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든 비용이 투명해지면 규제 기관은 어떤 비용이 허용되고 어떤 비용은 그렇지 않은지 기업에 알려주는 데 들어가는 자원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그 대신 경쟁력 있고 열린 시장을 조성하는 일이나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는 일처럼 더 광범위한 이슈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어떻게 하면 선택 엔진에 대한 규제가 스마트한 정보 공개를 더 발전시키도록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단지 불명확함의 근원이 판매자에서 선택 엔진으로 바뀐 것일 뿐이라면 그것은 나쁜 결과일 것이다. 규제의 주요 원칙은 선택 엔진의 사업 모델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검색 엔진이 서비스 제공업체로부터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면 소비자는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규제 기관은 추천사항을 점검하고 감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소비자와 통합검색 사이트들이 선택 엔진을 정직하게 유지시켜서 시장이 스스로 자기 규제(self-regulating)를 받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가 구입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직접 체험하는 시장(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선택 엔진은 판매자가 공개 리뷰를 조작하는 일을 못하도록 해야 할 강한 유인을 지닌다. 그리고 사실 판매자들은 그렇게 하는 데 이미 상당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옐프(Yelp)의 함정수사(sting operations)를 생각해보라). 전화 요금제나 대출 같은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가장 좋은 거래를 제공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이 거의 없다. 여기서도 영리 통합검색 사이트나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와 같은 비영리조직을 포함한 민간 조직들이 비밀고객(secret shopper) 등의 방법을 사용해 선택 엔진에서 어떤 제안을 하는지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제안이 편향돼 있다는 의심이 든다면 소비자보호원은 여전히 이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지녀야 한다. 마지막으로 규제 기관이 선택 엔진의 혁신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전자 정보공개는 그 특성상 유동적이고 적응력이 좋다. 이 특성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데 사용돼야 한다.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핸드폰 사용자들이 핸드폰을 통해 노래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다.

 

 

규제 기관의 개입이 필요한 문제가 또 하나 있다. ‘최고로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하고 어떤 자세에서도 편안하며 퀸 디럭스에 꼭 맞는….’ 침대 매트리스 이름이 이렇게 길다는 것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이런 이름들은 단순한 마케팅 광고가 아니다. 매트리스 제작업체들은 오랫동안 서로 다른 곳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매트리스에 각각 고유한 이름과 인식코드를 부여해 소비자가 비교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메이시스백화점(Macy’s)에서 본 매트리스와 조의 창고형 매장에서 누워봤던 매트리스를 비교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구조는 조가 절대 밑지고 장사하지 않도록 보장한다. 같은 매트리스를 더 싸게 파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평면 TV와 같은 다른 제품의 제조업체들도 주요 판매업체들에 이런 우호적 조치를 취한다.

 

 

 

대출처럼 소비자가 신경 쓰는 제품의 특징이 오직 가격뿐인 경우 (누가안락한대출을 원하겠는가?) 이런 류의 불명확함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소매업계에서는 이런 문제가 시장 효율을 저해한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떤 제품이 동일한지 제조업체에 명확히 밝히도록 요구한다면 원칙적으로는 스마트한 정보공개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형 판매업체에 제공하는 모델에 약간의 눈속임 변화를 주고 독특한 기능의 새로운 버전인 것처럼 하면 어떤 규제든 피해갈 수 있다. 이 문제에는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과학 기술과 선택 엔진 분야의 야심 찬 기업가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소비자의 권한 강화

 

 

우리는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보다 더 많은 옵션을 갖고 있다. 한때 모든 전화기는 검은 색에 다이얼이 있었고 모든 대출은 (적어도 미국에서는) 30년 고정 금리였으며 물건을 살 때는 언제나 현금으로 지불했다. 심지어 그때도 소비자는 결정을 내릴 때 고심했다. 스마트폰과 조정할 수 있는 대출 이율, 신용카드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지만 꼼꼼하게 살펴보고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을 훨씬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기술은 소비자가 가능한 모든 옵션 중에 최고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기회를 제공한다. 핵심은 스마트한 정보공개를 통해 소비자가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스마트한 정보공개만으로는 소비자가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만들 수 없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기업의 사업 전략 개선을 도울 수 있는 것처럼 기계와 복잡한 옵션들이 소비자를 위해 일하도록 할 수는 있다. 이 같은 정책 혁신은 윈--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소비자는 자신의 기호에 가장 잘 맞는 제품과 요금제를 찾고 근본적으로는 생활비를 절약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은 덜 양심적인 경쟁사가 속임수를 썼기 때문에 경쟁에서 지는 위험에서 벗어나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가와 혁신가들은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다른 종류의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더 나은 정보공개와 이에 동반된 선택 엔진의 성장은 정부가 시민이나 기업과 소통하는 방식에서 대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을 제공한다. 행정관리예산국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매년 90억 시간을 개인이나 기업이 문서를 작성하는 데 쓰도록 요구하고 있다. (성인 한 명당 약 38시간에 달한다.) 지금은 정보와 공개의 상당 부분이 종이 형식이나 판독할 수 없는 컴퓨터 언어로 존재한다. 기술과 관련 정책 일부의 변화는 문서 작업의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으며 동시에 정부가 수집하는 유용한 정보의 양을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학생들은 연방정부의 학자금 지원 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해 정보 검색 툴을 활용할 수 있다. 이때 국세청이 컴퓨터로 제공하는 세금환급정보를 쓸 수 있다. 일회성의 힘든 작업을 획기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장래가 유망한 학생들을 몇 시간에 걸친 고문과 같은 작업에서 구해주며 고등학교 이후 계속 교육을 받고 싶은 저소득 계층 학생들로부터 장애물을 제거해준다. 우리는 앞으로 오랫동안 이와 같은 혁신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검색 엔진의 부상은 슈퍼 소비자(super shopper)를 창조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할 것이다. 시장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탄생시키며 정부가 시민에게 봉사하는 방식을 개선시킬 것이다. 이것은 굉장한 일이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리처드 H. 탈러(Richard H. Thaler)는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의 행동과학 및 경제학 랄프앤도로시켈러(Ralph and Dorothy Keller) 특훈교수(distinguished service professor). 캐스 서스테인과 <넛지(Nudge), 2009>를 공동 저술했다. 윌 터커(Will Tucker)는 아이디어스42(ideas42)의 부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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