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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파괴하라, 원하는 커리어를 얻으리

휘트니 존슨 | 128호 (2013년 5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7-8월 호에 실린 휘트니 존슨(Whitney Johnson)의 글 ‘Disrupt Yourself’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2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나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 비서로 시작해 회사의 투자은행 부문에서 점점 승진해 올라가다가 애널리스트 업무로 한발 물러섰다. 8년 후, 그 일을 그만두고 TV 쇼 프로그램 PD와 아동작가가 됐지만 지금은 직업 및 인생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하며 교회에서 만난 사람의 지원을 받아 헤지펀드를 공동 설립했다. 이것은 분명 통상 말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경력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새로운 표준이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자본주의 선진국에서 평생 한 직업만 갖고 회사에 충성하는 사람은 옛날 말이 돼버렸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의하면 25세 이상 근로자의 근속 기간 중간값(median) 1983년 이래 5년 정도에 머물러 있으며 남자의 경우 살짝 줄어들었다. 또 다른 노동통계국 자료에 의하면 1957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18세부터 44세까지 평균 11개의 직업을 거쳤다. 1976년부터 2006년 사이의 장기 고용을 추적한 연구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회사에 최소 10년 또는 20년씩 근무한 사람의 비율은 상당히 감소했다.

 

경력 전환에 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단순히 직업을 바꾸는 것보다 정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와 사회학자들은 경력을 바꾸는 일이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런 가정을 지지하는 사례 연구가 적지 않다.

 

호주 출신의 전직 과학자이자 수학교사인 마틴 크램튼의 사례를 보자. 그는 멜버른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개발자와 데모 전문가로 일하다가 그 회사를 포함해 다른 다국적 제조업체들에서 10여 년 동안 마케팅 경력을 쌓은 후 컨설팅회사를 차렸다. 1993년에는 동업자와 함께 호주 최초의 전국 부동산 포털을 만들었다(Realtor.com보다 먼저였다). 이후 그 사업을 팔고 온라인 서비스에 주력하는 다른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프랜차이즈 데이터와 소셜미디어를 다루는 벤처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한때 맹렬한 변호사였다가 피시&리처드슨 로펌을 떠나 엔젤투자협회의 이사 및 교수가 된 리즈 브라운도 있다. 알렉스 맥클렁은 23년 동안 6개의 헬스케어 기업에서 15개의 업무를 거쳤다. 골드만삭스에서 주식 세일즈로 커리어를 시작했다가 회사가 리서치 자회사를 설립하는 데 참여했고 현재는 육아 지원, 교육, 소매 체인의 대표로 일하는 헤더 커플린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보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커리어가 이처럼 변덕스러운 것을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가 교회에서 만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이론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독자들은 알겠지만 크리스텐슨은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아버지다. 그의 이론은 새로운 시장과 가치 네트워크를 창출해 기존 것들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가장 성공한 혁신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가 만든 투자 펀드는 파괴적 혁신을 보이는 기업을 주로 사들이며 지난 10여 년간 관련 지수 대비 상당히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나는 파괴가 개인 단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파괴적인 기업을 세우는 기업가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 일하며 조직과 조직 사이를 옮겨 다니는 개인들에게도 말이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커리어를 쌓는 일이 이제는 흔해졌지만 가장 잘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왜 파괴인가?

모든 사람이 전통적인 방식의 경력 쌓기를 파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어느 부문을 총책임지거나 업계에서 CEO급이 되겠다는 등 야심 차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중이라면 파괴는 불필요하다. 크리스텐슨은 이를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이라고 불렀다. 이는 기업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해서 기존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안겨줄 수 있을 때 적용된다. 하지만 당신이 정체에 빠졌거나 올라가고 있는 사다리 꼭대기에 도달하더라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면 기업과 마찬가지로 당신은 스스로를 파괴해야 한다.

 

첫째, 무엇보다도 경쟁을 피해야 한다. 지금까지 취업 시장이 가치 있게 여겼던 업무를 잘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초과 수요라는 리스크를 만나게 된다. 뛰어나게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잘 해내는 업무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도 동일한 정도로 잘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유망한 신인들은 아마 더 빨리, 더 낮은 가격에 해낼 것이다.

 

둘째, 파괴가 가져오는 더 큰 보상을 생각하라. 기업에서는 파괴적 혁신을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저비용의 대안으로 시작하는 경향이 있지만 당신은 스스로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식의 커리어 전략을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스스로를 파괴하면 새로운 함수가 가능해진다. 어떨 때는 더 가파른 궤도로 수정하는 대가로 소득이 감소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파괴의 끝은 당신이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더 높은 수요다. 당신의 새로운 역할, 조직, 업계에서 경쟁상대보다 더 싸게 공급하는 식으로 소득이 점점 늘어난다. 특히 개인적 파괴에서는 금적적인 보상만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심리적, 사회적 요소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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