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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ng Value Through Business Model Innovation

숲을 보는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개혁하자

라파엘 아밋(Raphael Amit) | 104호 (2012년 5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2012년 봄 호에 실린 와튼 경영대학원 교수 라파엘 아밋(Raphael Amit)과 IESE 경영대학원 교수 크리스토프 조트(Christoph Zott)의 글 ‘Creating Value Through Business Model Innova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기업들은 종종 매출을 늘리고 이윤폭을 유지하거나 개선할 목적으로 프로세스 및 제품 혁신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곤 한다. 하지만 프로세스와 제품 개선을 위한 혁신에는 많은 돈이 들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R&D에서부터 전문화된 자원, 새로운 공장과 장비, 완전히 새로운 사업부에 이르기까지 미리 상당한 금액의 투자를 해야 할 때도 많다. 하지만 이런 투자가 미래에 얼마만큼의 수익률로 이어질지는 항상 미지수다. 이처럼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기가 망설여지는 탓에 제품이나 프로세스 혁신의 대안, 혹은 보완책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계열사로 각국의 경제 상황을 분석)은 4000명이 넘는 고위급 관리자를 상대로 글로벌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미래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다수(54%)였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분석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전반적인 메시지는 명확하다. 즉 ‘기업이 어떻게 사업을 꾸려나가는가’가 ‘기업이 어떤 사업을 하는가’보다, 혹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다”1  IBM도 750명이 넘는 기업 경영진과 공공 부문 리더들을 상대로 유사한 글로벌 연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을 상대로 혁신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한 IBM 연구진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CEO의 우선순위 목록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2 또한 지난 5년 동안 경쟁업체들에 비해 한층 높은 수준의 영업 마진을 보였던 기업들이 제품 혁신이나 프로세스 혁신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2배 정도 강조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같은 점을 미루어 볼 때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대한 높은 관심은 전혀 놀라운 게 아닐 수도 있다.3 한 CEO는 자사가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한층 많은 관심을 쏟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운영 부문에서 실행 가능한 혁신과 비용 절감 중 상당 부분이 이미 실현됐다. 우리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부문은 최대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다. 제품의 질이나 배송 속도, 혹은 생산 규모를 차별화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의 경쟁 상대가 활동하지 않는 영역에서 혁신하는 게 중요하다.4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한 CEO가 지적했듯 ‘자사 제품의 필요성을 깡그리 없애버릴 경쟁사의 새로운 혁신이 바로 뒤를 좇는5 제품 혁신 경쟁에서 앞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하는 훌륭한 제품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 누군가 애플(Apple)의 내일보다 더 나은 MP3플레이어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팟(iPod)과 아이튠즈(iTunes)를 이용하는 수억 명의 소비자 중 애플을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택할 가능성을 고려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연구 내용
 
본 논문에 나와 있는 발상들은 필자들이 십여 년에 걸쳐 진행한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연구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다. 필자들은 유럽과 미국에 위치해 있으며 기업공개를 단행한 59개의 e-비즈니스 기업에 대한 심층 탐구를 시발점으로 본 연구를 진행했다. 필자들의 지도하에 여러 연구 분석가들이 약 50개의 개방형 질문을 사용해 각 기업을 조사했다. 분석가들은 여러 데이터원(예: IPO 설명서)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사용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작성했다. 필자들은 분석가들이 작성한 자료를 바탕으로 e-비즈니스 내에서의 가치 창출 원천에 대한 귀납적 이론을 발전시켰다.
 
이후에 연구를 진행하면서 필자들은 가치 창출에서 가치 할당으로 관심을 옮겼으며 이를 위해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 동인 중 일부(특히 참신함과 효율성)를 기업 성과와 연결시켰다. 필자들은 이와 같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1996년부터 2000년 사이에 미국이나 유럽의 주식 시장에 상장돼 있었던 190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독특한 데이터 세트를 개발했다. 필자들은 특정한 시점에 각 비즈니스 모델의 설계 주제를 변수로 측정, 다양한 성과 지표를 기준으로 이 변수들을 회귀시켰다. 또한 필자들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데이터를 보충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수집한 비즈니스 전략에 관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기업의 시장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이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명확한 구성 요인이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밝혀낼 수 있었다. 좀 더 최근에 필자들은 비즈니스 모델 선택과 발전에 관한 논거를 발전시켰다. 이런 논거들은 필자들에게 개념적인 진전에 도움이 되는 추가적인 통찰력을 안겨줬다. 본 논문에서 필자들은 이와 같은 개념적 진전을 한층 발전시켜 학계 최초로 신생기업보다 기성기업의 맥락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집중 조명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관리자, 기업가, 학자 등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곤 하는 미래 가치의 원천을 나타낸다. 둘째, 경쟁업체의 입장에서는 단 하나의 참신한 제품이나 프로세스보다 참신한 활동 시스템 전체를 모방하거나 복제하는 게 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제품이나 프로세스 혁신에서 비롯된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약화시키거나 무너뜨리기 쉬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 차원의 혁신은 때때로 지속 가능한 성과 우위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이처럼 강력한 경쟁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경쟁업체가 이런 식의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에 적절히 대비해야 한다.6 사실 전통적인 의미의 산업 경계 외부에서 경쟁의 위협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들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상호 연결돼 있는 동시에 독립적인 활동들로 구성된 시스템이라고 정의하며 기업은 그 시스템에 따라 고객, 파트너, 판매회사 등과 함께 ‘사업을 한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당사자(기업, 혹은 해당 기업의 파트너)가 어떤 활동을 하는가, 이런 활동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가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들과 더불어 시장이 필요로 하는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실행하는 구체적인 활동 묶음(활동 시스템)이다. 필자들은 10여 년 전 당시 유럽이나 미국에서 기업공개를 한 59개 e-비즈니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심층 연구했다.7  (‘연구 내용’ 참조.) 이후 필자들은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이나 유럽의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었던 190개 기업가적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포함한 특별한 데이터 세트를 만들어냈다. 또한 필자들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데이터를 보충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수집한 비즈니스 전략에 관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기업의 시장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이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명확한 구성 요인이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밝혀낼 수 있었다.8 좀 더 최근에 필자들은 비즈니스 모델 선택과 발전에 관한 논거를 발전시켰다.9
 
필자들은 이 연구를 바탕으로 본 논문에서 기성 기업의 맥락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런 개념은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혁신가와 조직이 경험한 적 없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갖고서 점진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조정해 나가야 하는 기업 관리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심지어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조직은 성과 전망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서의 혁신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 대신 관리자들은 제품이나 프로세스의 혁신을 대체하는 수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보완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제시하는 기회를 고려해야 한다. 관리자들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혁신 비용과 혁신으로 인한 이익 간의 명백한 거래를 해결할 수 있다. 가령 새로운 가치 창출 활동 시스템에 파트너를 참여시킴으로써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을 수정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 실제 사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위력을 파악하기 위해 애플과 대만의 휴대용 기기 제조업체 HTC 등 2개의 사례를 생각해 보자. 애플은 설립 이후 대개 혁신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주로 개인용 컴퓨터) 생산에 주력했다. 애플은 아이팟과 합법적인 온라인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 아이튠즈(iTunes)를 만들어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급진적으로 혁신했다. 애플은 음원 유통 사업을 비즈니스 범주에 포함시킨 최초의 컴퓨터 회사였다. 또한 애플은 음원 유통 사업을 아이팟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과 연계시켰다. 애플은 이와 같은 새로운 활동을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음반회사 소유주와 최종 수요자를 연결시켜주는 모델)에 추가해 음악 유통 산업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애플은 단순히 혁신적이고 새로운 하드웨어를 시장에 내놓는 방식으로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망라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했다. 질레트(Gillette) 같은 일부 기업들이 활용하는 ‘면도기와 면도날(razor and blade)’ 비즈니스 모델과 유사한 방식이다. 그 덕에 애플과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 파트너들은 애플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가치를 뽑아낼 수 있었다. 애플은 이런 식으로 혁신의 중심지를 제품 영역에서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했다. 또한 애플의 매출, 이윤, 주가 변동 추세에도 애플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결과가 반영돼 있다. (그림1)
 
이와 같은 애플의 성과는 제아무리 뛰어난 성과를 내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오로지 제품 혁신에만 의존해서는 이뤄내기 힘든 것이다. OEM 제조업체 HTC는 1997년에 설립된 이후 매우 혁신적인 길을 걸어왔으며 높은 수익을 올리는 한편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설립 초기 HTC는 팜(Palm), HP, 티모바일(T-Mobile) 등 일부 기업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운영 체제를 이용하는 휴대전화용 기기를 제조했다. 2006년 HTC는 제품 시장 전략을 수정했다. 다른 기업과 계약을 체결한 후 해당 기업의 브랜드를 달고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버리고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무선 네트워크 운영업체와 대중에게 HTC라는 브랜드를 달고 있는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전략을 택했다. HTC는 여러모로 뛰어난 기업이다. 스마트폰 제품 시장 영역에서 최초라는 기록을 수차례 달성했고 수많은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며 많은 상을 받았다. 하지만 HTC의 비즈니스 모델은 여전히 하드웨어 설계 및 제품 혁신에 집중돼 있다. 사실 HTC는 훌륭한 면도기를 판매하지만 면도날은 판매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현재 채택 중인 비즈니스 모델하에서 HTC는 혁신적인 최신 스마트폰 및 태블릿 컴퓨터 판매를 통해 이윤을 얻을 수 있을 뿐 이런 제품을 활용해 이윤을 얻지는 못한다. 지난 2년 동안 HTC와 애플의 주가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면 빠르게 변하는 기술 시장 영역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뒷받침되지 않는 제품 혁신만으로는 항상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2)
 
HTC는 애플과는 반대로 모바일 콘텐츠나 모바일 서비스를 창조하거나 전달하는 활동을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HTC의 기기는 구글(Google)이 운영하는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와 같은 제3 업체의 운영 체제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HTC는 오직 하드웨어 판매를 통해서만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반면 애플은 범위의 경제를 통해 많은 이익을 얻는다. 애플의 컴퓨터(아이맥(iMac)), 태블릿 컴퓨터(아이패드), 전화기(아이폰), MP3플레이어(아이팟)를 포함한 다양한 애플 제품에 사용되는 여러 소프트웨어 기반(iOS, 아이튠즈, 앱스토어(App Store), 아이클라우드(iCloud))를 상호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온라인 앱스토어, 자사의 오프라인 소매매장 등 유통 채널을 직접 운영해 추가로 돈을 벌어들인다. 게다가 애플은 이 비즈니스 모델 덕에 제3자가 생산한 응용 프로그램의 앱스토어 판매, 아이튠즈 음원, 통화 및 데이터를 위해 아이폰을 사용하는 AT&T 등을 통해서도 매출을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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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파엘 아밋(Raphael Amit)

    라파엘 아밋(Raphael Amit)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Wharton School of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로버트 B. 조겐 기업가 경영 교수(Robert B. Goergen Professor of Entrepreneurial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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