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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Path To The C-Suite

‘미소짓는 리더’: 새로운 자질을 요구받는 최고경영진

보리스 그로이스버그(Boris Groysberg),L. 케빈 켈리(L. Kevin Kelly),브라이언 맥도널드 | 99호 (2012년 2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년 3월 호에 실린 하버드 경영대학원 부교수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의 최고경영자(CEO)인 L. 케빈 켈리와 파트너인 브라이언 맥도널드의 글 ‘The New Path To The C-Suit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시대와 환경이 변하면 요구되는 리더십 역량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좀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회사와 업무, 일자리를 선택할 때 장차 경영자가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은 어떤 능력을 계발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가? 실무진 수준의 관리자들은 다음 단계에 올라서기 위해 어떤 역량을 갈고 닦아야 하는가?
 
이는 선뜻 대답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한 질문이 아니다. 기능, 지역, 산업은 물론 기업에 따라서도 그 답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물론 지금 현재 최고경영진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짚어낼 순 있지만 향후에는 어떨지 정확히 언급하는 것은 추측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필자들은 경영진 전문 헤드헌팅 회사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Heidrick & Struggles)가 십여 년에 걸쳐 축적한 수백 건의 경영자 프로필을 관찰했다. 또 수많은 고위급 관리자를 상대로 과거에 최고위급 리더에게 요구됐던 사항은 무엇이며 현재와 미래에 요구되는 조건은 무엇인지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필자들은 최고위급의 직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명확한 신호를 포착할 수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일관성 있게 꾸준히 포착되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은 바로 ‘일단 최고경영진의 자리에 올라가면 기술 및 기능 전문성보다는 리더십 역량과 비즈니스의 기본 원칙에 대한 탄탄한 이해가 한층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최고정보책임자(chief information officer·CIO)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하고, 최고재무책임자(chief financial officer·CFO)는 위험 관리 전략 개발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하며, 최고인사책임자(chief human resources officer·CHRO)는 승계 계획 및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는 인력 구조를 설계할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일단 최고경영진의 자리에 올라가고 나면 그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필요했던 역량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이다. 필자들은 자신들이 지휘하는 기능 부서 내 직원들보다 다른 경영진과 더욱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최고위급 관리자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최고경영진 구성원들은 비즈니스 전략의 측면에서 CEO를 지원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통찰력을 제공하며 주요 의사결정에 기여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본 연구에 관해
 
고위급 관리자가 과거에 갖고 있었던 중요한 특징, 현재 갖고 있는 중요한 특징, 미래에 갖춰야 할 중요한 특징을 찾아내기 위해 필자들은 지식 관리 전문가가 개발한 직무 기술(job description)과 관련한 연구 내용과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첫째, 필자들은 기업의 채용 이유를 알려주는 요약 문서들을 분석했다. 예를 들어 CIO라는 직위를 파악하기 위해 헤드헌팅 업체에 제출된 100개 이상의 프로필을 열람했다. 필자들은 특히 기업이 제시한 직무 역량 분야에 집중했으며 각 기업이 다양한 역량을 ‘필수’ 역량에서부터 ‘있으면 좋은’ 역량에 이르기까지 어떤 식으로 분류하는지 유심히 살펴봤다. 가장 먼저 시간대에 따라(10년 전에서부터 현재까지) 데이터를 정리한 후 분야별로 데이터를 분류했고 마지막으로 지역별로 데이터를 나눴다. 둘째, 필자들은 각 기능 부문의 헤드헌팅 컨설턴트들에게 필자들이 조사 중인 직위의 향후 전망에 대해 물었다. 예를 들어 앞으로 CIO에게 요구될 조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필자들은 헤드헌팅 업체의 IT 분야 컨설턴트들을 한자리에 모아 신기술을 고려한 비즈니스 요구의 변화(예를 들어, 혁신과 단순화된 컴퓨터 장비 간 균형)에 대해 논의했다. 마지막으로, 필자들은 각 역할을 맡고 있거나 맡았던 경영자를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해 분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찾아내고 추가적인 통찰을 확보했다.
  
 
본 논문에서 필자들은 이 같은 추세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CIO, 최고마케팅·세일즈책임자(chief marketing and sales officer), CFO, 법무 자문위원(general counsel),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chief supply-chain-management officer), CHRO, CEO 등 총 7개에 이르는 최고경영진의 지위에 요구되는 역량에 대해 필자들이 찾아낸 바를 설명할 것이다. 필자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기업이 추구해온 역량과 현재 요구되는 역량, 그동안의 경험과 초기 증거를 바탕으로 찾아낸 향후 10년 동안 중요하게 여겨질 역량에 대해 이야기해볼 생각이다.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하신 분은 ‘연구 내용’을 참조하기 바란다.) 필자들의 목표는 야심 찬 관리자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들이 다음 단계를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CIO에게 새롭게 요구되는 역량
 
- 기능, 부서, 지역 경계를 넘어 비즈니스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능력.
- 프로세스 중심적 사고 및 조직 설계 능력.
- 정보 분석 지식. 기업이 정보를 제대로 분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능력.
- 투자 결정의 전문성. 미래 IT 지출에 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투자수익률(ROI)을 활용하는 능력
 
최고정보책임자, CIO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는 IT 부문의 경영진 대부분이 비즈니스 분석가에서 출발해 이사가 되는 일반적인 행보를 따라 성장한 인물이거나 시스템 부문의 경력이 있는 회계 전문가였다. 이들은 대개 이사가 되고 나면 더 이상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없었다. IT 부문 리더들은 세부 사항을 중요시하고 논리적이며 순차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웹 부문의 기회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찾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공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등 좀 더 전략적인 기술 응용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의 전형적인 IT 이사들은 비즈니스 전략이나 전체적인 상황을 꿰뚫어보는 사고방식에 정통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기술 부서들은 지나치게 융통성이 없고 편협해 새로운 비즈니스 과제 및 기회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IT 이사들은 대체로 무언가를 할 수 없는 기술적인 이유를 언급하며 일을 미뤘다. 아니면 논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전체적 범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지나치게 빨리 요구에 동의하곤 했다(그 결과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비즈니스 부서와 기술 부서 사이에 지역과 부문을 가르는 심각한 리더십 및 역량의 장벽이 높아져 갔다. 그 결과 양쪽 세상 모두에 능한 몇 안 되는 경영진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말까지는 IT 직원들 중 비즈니스 감각을 갖춘 인재가 부족했던 탓에 CIO라는 새로운 직위가 등장했다. CIO는 신기술 자체를 이해할 뿐 아니라 신기술을 비즈니스 전략에 적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고위관리자였다. 고위경영진의 새로운 구성원인 CIO는 비즈니스 리더와 IT 부서 간의 복잡한 관계를 이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오직 기술 자체에 대해서 걱정을 하기보다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법을 더욱 중요시하고 리더십과 조직의 효과성에 더욱 집중했다. 그러는 사이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또 다른 현상이 등장했다. IT 관리자는 다양한 기업, 기능, 지역에 걸쳐 공정과 플랫폼을 통합하고 표준화하는 방법을 익혀야만 했다.
 
그러다 2008년이 돼 신용 경색이 오자 또다시 변화가 일어났다. IT와 비즈니스 간의 연결성이 (적어도 관계 개선의 측면에서는) 좀 더 강화되긴 했지만 IT 부문 관리자들은 철저한 ROI 분석을 바탕으로 복잡한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받았다. 또한 프로젝트를 잘 관리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right)’ 프로젝트를 잘 관리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가 됐다. 기술에 대한 막대한 금액의 투자를 정당화할 필요가 있었다. 수많은 CIO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업무 속에서 힘겨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IT 기능 부문은 나날이 높아져만 가는 비즈니스의 복잡성과 IT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 위험 관리, 재무 관리 간의 상호 작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리더를 필요로 했다.
 
앞으로 한동안은 이처럼 다양한 역량을 보유한 CIO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기업들은 비즈니스적인 감각과 더불어 분석, 조직 설계, 인프라 경험을 갖고 있으며 글로벌 성장을 뒷받침할 전체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낼 줄 아는 ‘하이브리드(hybrid)’형 CIO를 찾을 것이다. 비즈니스 부문에서의 경험도 도움이 될 것이다. 공급망 관리 및 물류 부문에서 그러하듯 전자 상거래 부문에서도 세일즈와 마케팅 관련 지식이 있으면 우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기업들은 자사가 현재 수집하고 있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사용할 방법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CIO를 가장 선호하게 될 것이다. 어느 글로벌 소비재 기업의 CIO가 남긴 말을 들어보자. “주위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이 기회를 잘 활용하고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요인으로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확보하는 방식은 매우 새롭고 흥미진진하다.”
 
 
 
 최고마케팅 · 세일즈책임자에게 새롭게 요구되는 역량
 
- 해당 분야에서의 충분한 경험.
- 새로운 판매 채널로 인해 생겨난 마케팅 관련 도전 과제와 기회를 관리해본 경험.
- 마케팅, 세일즈, 전자상거래와 관련해 CEO의 일원화된 접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
- 일부 유통 업무가 경로 중립적인 특색을 띠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기술에 대한 수준 높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부문 임원과 기술 부문 임원 간의 관계를 관리하는 기술.
- 위기 관리 및 명성 관리 기술.
- 투명성을 증진시키고 고객 커뮤니티 및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능력.
 
최고마케팅·세일즈책임자, CCO
 
20세기에는 세일즈 부문과 마케팅 부문의 비즈니스 영역이 무척 좁았으며 이들은 다른 기능 부서와 분리돼 별도로 움직였다. 세일즈 부문과 마케팅 부문은 B2B 영역에서의 세일즈, 직접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 관리, B2C 영역에서의 마케팅 등 개별 영역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마케팅 부문 경영진은 창의성이 필요한 브랜드 중심의 광고 전략을 거의 전적으로 책임졌다. 세일즈 부문 경영진은 고객과의 접점에서 고객 관계 관리를 전담했다. 균형이 잘 맞춰져 있고 마케팅과 세일즈가 적절히 통합돼 있는 조직은 드물었다. 대부분 둘 중 한 개 부문이 다른 부문에 비해 더 많은 권한을 가졌다.
 
21세기에 들어설 무렵에도 마케팅과 세일즈는 여전히 분리돼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채널이 등장함에 따라 마케팅과 세일즈의 범위가 넓어지기 시작했다. B2B 기업에서 세일즈 부문이 마케팅 부문을 넘어서는 현상이 지속됐다. 하지만 전자 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노력으로 세일즈 부문 리더들은 웹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방법 등 과거 마케팅 부문이 담당했던 역할 중 일부를 떠맡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처럼 요구되는 역량이 늘어나면서 세일즈 부문과 마케팅 부문을 담당하는 부사장이 등장했고 점점 더 많은 기업에서 이런 직위가 흔해져 갔다.
 
이렇게 10년이 흘러가자 마케팅과 세일즈 간의 경계가 흐려졌다.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과 같은 새로운 추세가 혁신 과정의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소비자 대상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사회적 기술, 상호 작용성, 이동성 등이 중요해졌다. 마케팅 부문과 세일즈 부문이 새로운 기회에 빈틈없이 대처해야 하는 만큼 양 부문의 기능이 결합된 역할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최고영업책임자(chief commercial officer·CCO)라는 새로운 직위의 등장이 이런 변화를 반영한다.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가 2009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0여 년 전 CCO라는 직위가 처음 등장한 이후 전 세계에서 200명이 넘는 CCO가 임명됐는데 그중 50명이 넘는 CCO가 2008년에 임명됐다. CCO 직위가 생겼다는 것은 CEO가 디지털 방식과 전통적인 방식 등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혁신, 제품 개발, 마케팅, 세일즈를 모두 관리할 수 있는 단일화된 접점을 필요로 한다는 증거다.
 
미래에는 기술(특히 접점으로서의 디지털 경로)이 마케팅 전략 및 세일즈 전략을 지배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수준 높은 서비스와 맞춤형 제품 및 해결 방안을 기대하는 한층 다양화된 소비자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세분화 역량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마케팅 부문과 세일즈 부문의 경영자들은 디지털 시대에서 자라난 직원들을 관리하고 빠르고 손쉬운 상호작용을 향한 끝없는 욕망을 갖고 있는 고객을 상대하게 될 것이다.
 
 
 
 CFO에게 새롭게 요구되는 역량
 
- 기업이 현재 요구하는 바에 일치하는 경험 축적
(예: 성장기 기업의 경우에는 M&A 경험, 재무제표 조정이나 보고 위반을 경험한 기업의 경우에는 통제 부문에서의 탄탄한 경험).
- 회계 기술보다 전략적 사고에 집중.
- 회계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전략 간의 연결고리를 찾는 역량.
- 리스크에 대한 이해 및 리스크와 성과 간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에 대한 이해.
- 외부, 특히 투자자 관계 중심적 사고 강화(CFO가 여전히 회계 부문의 훌륭한 감시자가 돼야 하는 것도 사실이긴 함).
- 재무관리에 있어 개별 국가 차원의 접근이 아닌 글로벌 시각에서의 접근 방법.
 
최고재무책임자, CFO
 
2000년대 이전에는 CFO라 하면 주로 숫자를 보고하고, 진실하고 정확하게 성과를 측정하며, 견제와 균형의 과정을 관리할 책임을 맡고 있는 회계 담당자를 의미했다. CFO는 강력한 수리 능력과 더불어 회계 및 재무 부문의 수완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권한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으며 대개 재무 부서에 국한됐다. 또한 전형적인 과거의 CFO는 개별 국가 중심적인 성향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국가별 규제 차이로 글로벌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재무관리를 시도할 경우 지나치게 복잡해질 수 있다는 이론을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이런 경향은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적인 차이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어 다국적 기업들이 더 이상 개별 지역 차원에서 재무 관리를 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기업의 재무 상태를 관리하는 일이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은 회계팀 책임자와 함께 CFO를 두고 있으며 CFO는 훨씬 전략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미국의 어느 대형 소매업체 CFO는 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0여 년 전, 나는 제법 괜찮은 ‘재산관리인(steward)’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전략과 가치 창출의 관점보다는 회계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바라봤다. 오늘날의 CFO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재무 부문의 최고직인 CFO는 CEO와 비즈니스 책임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고 각 기회의 전략적·재무적 장점 및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기업이 과거에 비해 리스크 관리에 훨씬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는 탓에 CFO는 CEO의 파트너가 돼 CEO와 함께 다양한 문제에 관해 야심 차지만 합리적인 선택을 내리게 됐다. (기업들은 Y2K가 예상됐을 때 처음으로 리스크 관리에 관심을 나타냈으며 9.11 테러와 잇따른 비즈니스 스캔들 이후에 또다시 리스크 관리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때 애매모호한 분야였던 리스크 관리가 경영진의 주요 의제로 떠올랐으며 CFO는 리스크 관리를 위한 준비를 미리 해두는 편이 좋은 상황이었다.”
 
재무 부문 최고책임자의 자리는 과거보다 훨씬 폭넓은 배경을 필요로 한다. 미국의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은퇴한 재무책임자가 필자들에게 이야기했듯이 요즘의 CFO는 자본시장, 인수합병, IT와 관련한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 많은 기업에서 CFO는 외부 이해관계자 관리, 특히 투자자와의 의사소통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또 기업들은 CFO가 운영 부문을 비롯한 기업의 다양한 기능 부문에서의 경험도 갖추기를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CFO가 부하직원들이 다양한 부문을 경험해 역량의 범위를 넓히면서 기술 수준을 심화시키도록 장려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는 CFO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시간대를 오가며 성장 및 국제적 입지 확장을 위해 재무 외의 부문들과 주기적으로 협력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CFO는 비즈니스적인 감각과 글로벌 마인드를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 (최고의 기업 중 일부는 현재 자사의 재무책임자가 이런 마음가짐을 갖는 데 도움이 되는 해외 업무를 맡기고 있다.) 오늘날의 CFO들은 예산 및 성과 지표와 관련이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실행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미래의 CFO들은 최고경영진에게 운영 및 재무에 관한 데이터와 분석 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줄 것을 요구받을 것이다. 이들은 재무 관리, 비용 절감, 적절한 통제 등 전통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다. 하지만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어느 전직 CFO는 미래에는 CFO가 ‘전통적인 역할이 요구하는 바를 해내는 것보다 기업의 경쟁 우위에 중대한 기여를 하는 게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법무 자문위원에게 새롭게 요구되는 역량
 
- 비즈니스 수완.
- 이사회와 상호작용하는 능력.
- 내부 법무 부서를 관리해본 경험.
- 규제기관 및 감시기관과 협상하는 능력.
- 탄탄한 외부 네트워크.
- 법률 관련 업무를 적절하게, 비용 효율적으로 아웃소싱하는 데 필요한 판단력.
- 새로운 환경 규제에 대한 지식 및 친환경적 사고.
 
법무 자문위원
 
20년 전에는 희귀하고 눈에 띄는 몇 건의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면 법무 자문위원이 그리 큰 역할을 수행하지는 않았다. 당시에는 로펌에서 일하다 기업의 사내 변호사로 옮겨가는 게 편한 옵션 정도로 여겨졌다. 사내 변호사는 법조계에서 이등 시민쯤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많았다. 사내 변호사들은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에 비해 근무시간이 짧고 수입도 적었다. 사내 변호사들은 기업의 규제 준수 여부 감시, 거래 성사, 문서 검토, 직원 문제 처리 등을 담당했다. 가장 까다롭고 중요한 문제는 대부분 외부 변호인이 담당했다.
 
하지만 점차 리스크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CFO와 마찬가지로 법무 자문위원의 역할 또한 확대됐다. 안전, 보안, 명성과 관련된 리스크 등이 고위경영진의 중요한 의제가 됐다. 기업들은 이런 문제들이 대중의 시선을 끌기 전에 문제를 예측하고 완화하는 능력이 뛰어난 법무 관리자를 찾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기업들은 제품 출시 전에 리스크를 철저히 분석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 최고위급 변호사가 배석하기를 원했다. 많은 법무 자문위원들이 CEO 후보로 여겨지고도 있다. 이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법무 자문위원의 역할이 커졌다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런 변화로 법무 자문위원이라는 직위는 편안한 일자리라는 이미지가 희석되기 시작했다.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기업에서 일하는 법무 자문위원들은 현재 많은 압박감을 느끼고 있으며 로펌에서 일하는 파트너들만큼 많은 일을 하게 됐다. 이들이 로펌 변호사들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경우도 많다.
 
지금의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변호사가 법무 자문위원의 일자리를 얻으려면 법률 기관, 규제 기관, 감시 단체 등과 협상을 해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금융산업규제기구(Financial Industry Regulatory Authority),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재무부(Treasury Department), 통화감독청(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 등이 이런 기관에 해당된다. 과거에는 사내 변호사가 해당 기업이 속한 국가의 규제를 이해하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법률적인 전문성이 국경을 넘지 않는다는 가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CEO들은 지역적인 경계를 넘어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변호사를 원한다.
 
외부에서 구축한 뛰어난 명성과 탄탄한 외부 네트워크(특히 정부 기관 및 당국과의 관계)가 법무 자문위원의 자리를 따내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 많을 것이다. 일부 산업에서는 기업 관련 법률 경험이 선택의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규제가 엄격한 산업이나 기업의 사활이 달려 있을 정도로 많은 금액의 소송이 오고 가는 산업의 경우에는 소송 경험이 도움이 된다.
 
필자들은 법무 자문위원이 최고경영진에게 직접 보고하고 CEO와 이사회를 위해 고위급 고문의 역할을 수행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법무 자문위원은 외부 로펌 관리를 위해 전략 및 비즈니스 지식과 재무 역량, 협업 능력도 강화해야 한다. 또 법률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대체 수익 모델을 찾아내는 민첩성을 갖출 필요도 있다. 화이자(Pfizer)의 법무 자문위원 에이미 슐먼(Amy Schulman)은 다양한 역량을 갖고 있는 새로운 부류의 법무 자문위원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슐먼은 화이자의 법률 부서 개편을 주도했으며 시간 단위가 아니라 연 단위로 보상을 제공받으며 화이자의 법률 관련 비즈니스 정보를 공유하는 19개의 로펌으로 구성된 화이자법률연합(Pfizer Legal Alliance) 설립에 앞장섰다. 최근 슐먼은 60개 국이 넘는 국가에서 유아용 분유와 어린이를 위한 각종 제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화이자 뉴트리션(Pfizer Nutrition)의 비즈니스 책임자가 됐다.
 
법무 자문위원은 콘텐츠 도용 행위, 사생활 보호 문제, 환경 문제 등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도전과제에 대처할 추진력과 역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 로펌의 고위급 파트너가 기업의 법무 자문위원 자리를 차지하는 현상은 계속되겠지만 기업은 외부 로펌에서 일하던 변호사를 채용해 바로 법무 자문위원 자리에 앉히는 일을 좀 더 주저하게 될 것이다. 대신 사내 변호사로 일하면서 법률 부서의 인재와 재무 상황을 관리하는 방법 및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방법을 익힌 지원자를 선호할 것이다.
 
각 대학의 로스쿨은 졸업생들이 이와 같은 새로운 도전과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중심적인 교과 과정 및 국제 법률 과목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능력 및 문화적인 교양 또한 법무 자문위원이 새롭게 갖춰야 할 중요한 기술이다.
 
 
 
 SCMO에게 새롭게 요구되는 역량
 
- 공급망 전체에 대한 철저한 이해.
- 비용을 염두에 두고 아웃소싱 및 내부 해결 방안 탐색.
- 고객 및 공급업체와의 상호작용 개선을 위해 기술 관련 지식을 확보하고 CIO와 협력하는 능력.
- 사업 부서를 운영하고 손익을 관리하며 고객과 상호작용해본 경험.
- 각 사업 부서와 세계 각지의 기능 부서들과 협업하는 능력 및 지원 부서와 협력하는 능력.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 SCMO
 
20년 전에는 공급망 관리가 체계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몇 개의 부문으로 나뉘어 구성돼 있었으며 새천년이 시작될 무렵에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판매, 보관 등 공급망의 다양한 부문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식의 비용은 올라가고 효과는 떨어지게 됐다. SCMO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전략적으로 자원을 조달하고 공급업체와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만 했다. 따라서 CEO들은 비용 효율성을 달성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운영 및 아웃소싱 부문의 전문성을 갖춘 SCMO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SCMO가 CEO에게 직접 보고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으며 공급망 관리는 최고경영진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후 SCMO의 역할이 변했다. 오늘날의 공급망 관리는 모든 공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한다. 즉 기획, 조달, 제조·운영, 물류가 모두 협력해 경제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해내는 방식이다. SCMO는 4개의 기능 부문을 철저히 꿰뚫는 동시에 무리 없이 지식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 또한 중요하게 여겨야 할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은 공급업체에서 고객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전반에서 지속 가능성 전략을 실행하고 공유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이런 추세로 인해 관리자들은 투명성을 한층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됐다. 공급망에서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질수록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SCMO는 국내외에서 좀 더 다양한 소싱 방식을 활용해 비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이들은 정치적 불안정성, 유가 등 비용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을 고려해 장거리 물류 및 운송 체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SCMO는 기업이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 및 공급업체와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CIO와도 협력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SCMO는 기술에 대해서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가장 높은 차원에서 전략 및 운영과 관련된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SCMO는 경영진 내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동등한 권한을 갖는 만큼 사업부를 운영하고, 손익을 관리하고, 고객과 상호 작용을 해본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게 될 것이다. SCMO는 환경 변화에 걸맞게 공급 관행을 변화시키기 위해 조직 설계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의 유통이 더 빈번해지고 경쟁력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해외에서의 경험 또한 SCMO의 역할을 수행해내는 데 한층 중요해질 것이다. 미래의 SCMO는 신흥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신흥 시장에서 요구되는 혁신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는 유통 및 물류 문제가 너무도 복잡하고 까다로워 일반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충분치 않다.
 
 
 
 CHRO에게 새롭게 요구되는 역량
 
- 비즈니스적인 수완.
- 문화적 차이 및 인구 통계적 변화 추이에 대한 이해.
- 변화 관리 기술. 문화적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능력.
- CEO 및 이사회를 상대로 사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신뢰감.
- 승계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이사회와 협력하는 능력.
- 기술 관련 지식.
- 보상 및 성과 관리를 기업 통제 구조에 반영시킬 수 있는 전문성.
- 다른 부문 구성원들에게 CHRO의 위치를 알리는 수완.
 
최고인사책임자, CHRO
 
경쟁력 확보에 있어 인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 부서는 최고경영진 내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가장 선진적인 사고를 하는 기업은 예외지만 대부분 인사부서의 역할은 오랫동안 행정적인 역할에 그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대개 인사부서 리더의 역할은 인사 정책과 문화 관련 의제들을 관리하는 데 국한돼 있었다.
 
2000년대 초 세계화 추세가 극에 달하고 성숙 시장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 개발도상국으로 진출하면서 인재를 채용하고 관리하는 일이 더 복잡해졌다. 문화적 차이로 인해 내적 긴장감이 생겨났고 인재를 채용하는 일이 한층 힘들어졌으며 그 결과 탄탄한 인재 관리 프로그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상이한 시장에서 온 서로 다른 인재들을 비교하는 일은 매우 힘들었다. 따라서 기업들은 다양한 환경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인재 개발 시스템을 절실히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에서 인사 업무는 여전히 홍보 업무의 일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극소수 예외는 있었지만 인사 업무는 비즈니스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기보다 수동적으로 변화에 대처하는 역할인 것처럼 보인다.
 
CEO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 CHRO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 임원 보상 체계 등이 모두 CEO의 의제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많은 CEO들은 인사 부문을 활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는 스타벅스(Starbucks)의 CEO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보도했다. “내가 가장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분야가 인사인데 인사 부문은 사실 가장 나중에 자금을 지원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물론 마케팅, 제조 등도 중요하다. 하지만 인사부서의 책임자가 경영진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이는 큰 실수다.”
 
하지만 변화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이 인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사람 대신 운영, 마케팅, 기업 법률 등 비즈니스 관련 기능 부문 출신의 리더들에게 CHRO의 역할을 맡기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사의 우수한 인사 관리 관행이 경쟁 우위의 주요 원천이라고 꼽은 어느 금융 서비스 업체는 최근 복잡한 규제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법률 전문가를 CHRO의 자리에 앉혔다. 사실 최근에는 법률 문제가 인사 부문 관리자의 업무 중 상당 부문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으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또 다른 금융 서비스 회사에서는 CHRO가 업무 시간 대부분을 규제 및 보상 문제에 할애하느라 다른 인사 업무를 충분히 관리하지 못해 최근 이직률이 급증했다.
 
인사 부문이 아닌 다른 부문에서 일한 경영자를 CHRO의 자리에 앉히는 현상이 지속되면 미래의 CHRO는 변화 관리 경험과 더불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인 해결방안을 찾아낼 역량을 갖추고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이해하게 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또한 기업은 인재 관리 등의 기능 부문에서 활동하는 인사 전문가들이 이론이 아니라 비즈니스 관리에 집중하도록 더욱 압박을 가할 것이다.
 
기업의 해외 M&A가 점차 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인사 부문 리더들은 문화적으로, 또 국제적으로 좀 더 영리하게 굴 필요가 있다. 여러 지역에서 거주하고 근무해본 경험이 있다면 더 이상적일 것이다. 다양한 환경을 접해본 경험이 있다면 서로 다른 문화가 어떤 식으로 상호 작용하는지 미묘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으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분열을 최소화하며 높은 성과를 내는 조직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물론 이런 조직을 만들어내는 일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직원 구성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인사 부문 관리자는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직원들을 능숙하게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노련한 베이비 붐 세대와 열정이 넘치는 신세대, 신흥 경제권 출신의 전문가 등 다양한 인재들의 요구와 기여를 능숙하게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도 보상은 중요한 문제로 여겨질 것이다. 이는 비단 금융 서비스 업계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전 세계의 보상 관행, 재무 모델링, 조세, 회계, 법률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은 인사 부문 리더가 회사의 역량을 키워나가고 고위경영진과 이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인사 부문 책임자는 경영진 승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일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대부분의 기업에서 한심할 정도로 도외시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식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고 키우는 일은 CEO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CHRO가 앞장서서 비즈니스 부문 리더들과 협력하며 수행해야 하는 일도 이 일이다.
 
 
최고경영자, CEO
 
CEO
라는 역할의 변천사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필자들은 CEO의 역할 변화에 대해서는 깊이 파고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들은 CEO라는 자리가 변화하는 방향에 영향을 미친 몇 가지 추세를 확인했다. 첫째, 이사회와 이사회 산하의 임명위원회가 임원 채용을 주도적으로 담당하게 되면서 CEO가 이사회 구성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CEO가 맡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임자가 아닌 이사회를 따르는 사례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최고위층에게 더 많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흥미롭게도 이사회에서 CEO 후보가 탄생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뉴스와이어(Newswire)> 10월 호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사내 이사회에서 일하다 CEO로 승진한 사람의 수가 급증했다.
 
둘째, 점차 강력한 의사소통, 공감, 협력, 신뢰 구축 등의 역량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역량은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로서 대중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사회적 책임 의제를 끌어가는 능력 및 신뢰성도 그중 일부다.
 
필자들의 연구에서 일관성 있게 나타난 한 가지는 모든 경영진 구성원에게 비즈니스 수완 및 ‘소프트’ 리더십 역량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적인 능력은 그저 출발점, 즉 최소한의 요구 조건에 불과하다. 최고경영진의 자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의사소통자 및 협력자, 전략적 사고자가 돼야 한다. 필자들은 개별 기능 중심의 사고보다는 전체 비즈니스 중심적 사고가 중요시되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진출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그리고 회사의 시스템이 신규 시장 진출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CEO가 CIO에게 의지할 수도 있다. 신규 시장 진출 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 시장 확대를 위해 투입한 IT 지출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CIO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고위급 관리자들은 단순히 자신들의 비즈니스 영역만 관리하는 건 아니다. 이들은 주요 의사결정에 대해 CEO에게 조언을 하는 고위경영진의 실제 구성원이 될 것이다. 어느 임원 채용 담당자가 이야기하듯이 “오늘날의 최고위급 경영자는 보다 팀 중심적으로 행동하고, 직원들을 차별하지 않으면서 업무를 앞장서 추진하고, 지속적으로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하며 부하직원들이 과로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최고위급 경영자는 개방형 사무실에서 미소를 지으며 이 모든 일을 해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지금 완전히 새로운 부류의 ceo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 L. 케빈 켈리 · 브라이언 맥도널드
 
보리스 그로이스버그(Boris Groysberg)는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경영학 부교수이며 <스타를 찾아서(Chasing Stars: The Myth of Talent and the Portability of Performance, 프린스턴대 출판부, 2010년)>의 저자다. L. 케빈 켈리(L. Kevin Kelly, kkelly@heidrick.com)는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의 CEO다. 브라이언 맥도널드(Bryan MacDonald, bmacdonald@heidrick.com)는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의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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