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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Your Company Choosing The Best Innovation Ideas?

혁신아이디어 내면 뭐해? CEO가 못본다면…

마커스 라잇치히 | 86호 (2011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1년 여름 호에 실린 런던 비즈니스 스쿨 마커스 라잇치히 부교수의 글 ‘Is Your Company Choosing The Best Innovation Ideas?’를 번역한 것입니다.
 
기업 혁신 분야에 새롭게 발을 들인 관리자들이 기업을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탈바꿈시키는 방법에 관한 조언이나 자원이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경영 서적과 학술지들은 직원들이 구태의연한 마음가짐을 벗어던지고 ‘틀에서 벗어나 생각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온갖 기법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접근방법의 목표는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대규모로 찾아내 기존 비즈니스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획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혁신 운동을 해온 노련한 리더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대형 조직들이 문제를 겪는 것은 아이디어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진짜 어려운 문제는 좋은 아이디어를 선별해낼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규모가 큰 조직의 고위급 관리자들은 선별 과정 중 상당 부분을 하급 관리자들에게 위임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결정을 하급 관리자들에게 넘기면 그만큼 위험이 따르게 된다. 부하 직원들에게 혁신 제안을 걸러낼 책임을 맡기면 고위 경영진이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 아이디어가 추진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혹은 최고경영진이 미리 알았더라면 추진했을 프로젝트가 추진되지 않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고위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평가할 때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이해가 바탕이 돼 있어야만 경영자가 혁신 깔때기(innovation funnel)를 통과해 조직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 본 논문은 대형 다국적 기업 내에서 수집된 1만 개가 넘는 혁신 제안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했다. 필자는 본 논문에서 대형 조직에서 아이디어를 걸러낼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살펴봤다. 필자는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7개의 변수(혹은 고정 나사)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기업의 고위 관리자들은 필자가 제안하는 7개의 변수를 자사의 상황에 맞게 수정해 가장 유망한 혁신 제안(그리고 이런 부류의 혁신 제안만)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연구 내용
응용 화학 부문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의 최고경영진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60개가 넘는 국가에 분포돼 있는 수백 개 지점에서 근무하는 5만 명 이상의 직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모집했다. 정보가 충분치 않은 제안을 제외한 후 필자는 하급 관리자 및(혹은) 중간급 관리자들이 평가한 혁신 관련 제안 1만여 개를 분석했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제품에 관한 것이었지만 기술, 공정, 경영에 관한 제안도 있었다.) 필자는 다단계 선별 깔때기 중 아이디어 선별이라는 첫 단계에 관한 통계 모델을 제작했다. 아이디어 유형,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이나 아이디어 평가를 담당한 관리자가 갖고 있는 특징, 아이디어 선별을 담당한 관리자와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이 근무하는 부서의 특성, 하급 관리자와 직원 간의 편향(예: 성별) 등 아이디어 선별에 공동으로 영향을 미치는 추가적인 효과들을 통제했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서 찾아낸 주요 효과들은 규모가 큰 다국적 조직에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충분한 아이디어 생성
신제품이나 새로운 공정에 관한 직원들의 제안 중 조직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1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로부터 혁신에 대한 제안을 구하는 방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며 이런 현실을 받아들인다. 어떤 기업은 별도로 경영진끼리 워크숍을 가서 모든 참가자들에게 블록버스터급 아이디어 제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안타깝게도 호화로운 외부 모임을 통해 성공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직원들로 구성된 대규모 집단을 꾸려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진행하면 기업이 유용한 제안을 다량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실험 심리학자들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많은 수의 제안을 도출해내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직원들이 집단이 아닌 개개인으로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2  
 
이와 같은 통찰력을 가슴에 새기는 혁신 리더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큰 아이디어를 많이 이끌어내려면 시작 단계에서부터 가능한 많은 직원들을 참여시켜야 하며 집단 토론을 벌이기 전에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직원들을 격려해야 한다.’3  하지만 이와 같은 결론을 받아들이고 나면 선별 비용을 관리하고 최고의 아이디어를 식별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비용 관리
아이디어 발굴 과정 중 혁신적인 부분과 비교했을 때 수많은 아이디어 가운데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일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어쩌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각 조직이 대규모 혁신 전략을 추진할 때 아이디어 선별 부분에 얼마만큼 투자를 하는지에 관한 데이터가 거의, 혹은 전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필자는 6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수백 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초대형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하는 5만 명 이상의 직원들이 내놓은 혁신적인 아이디어 제안을 분석했다. (‘연구 내용’ 참조) 최종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출한 직원의 수, 직원들이 내놓은 제안의 수, 모든 제안을 검토하는 데 참여한 관리자의 수 등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해당 기업이 영업을 하고 있는 장소 및 사용 중인 IT 플랫폼의 수가 많은 것도 데이터 확보를 어렵게 하는 이유였다.4   필자는 먼저 2만5000개의 아이디어 제안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세계 각지에서 근무하는 총 6000명의 직원들이 제안된 아이디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선별 과정 종결 전 약 2년에 걸쳐 2만5000개의 아이디어 중 약 2만 개에 대한 평가를 담당한 사람은 200명 이상의 하급 관리자와 약 80명의 중간급 관리자였다. 하급 관리자와 중간급 관리자가 각각 총평가(검토, 제안에 대한 보고, 동료와 상의 등)에 10∼20분 정도를 할애했다. 반복적인 평가를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도 일부 있었기 때문에 관리자들이 평가에 할애한 시간을 모두 더하니 5500∼1만1000시간 정도(715∼1430 근무일)가 됐다. 여기에는 실행을 위해 필요한 시간은 포함되지 않는다.
 
투자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할 만한 근거가 없는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이디어 평가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기를 꺼린다. 물론 이런 태도는 얼마든지 이해할 만하다.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혁신 활동은 정당화하기 어렵다. 금융 비용(시간 및 기타 자원을 기준으로 평가)이 발생하고 사내에서 효과적인 혁신 관리 여부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 수도 있다. 혁신 전략이 실패로 돌아가면 다음번에 혁신 활동을 추진하기가 한층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디어 선별 과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뛰어난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찾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국 경영자가 원하는 것은 최대의 매출 증진 효과로 이어질 투자 제안을 찾아내고 나머지는 폐기하는 것이다. 물론 말은 쉽지만 실천은 그리 쉽지 않다. 혁신이라는 것은 본디 불확실성을 수반하며 아이디어를 선별할 때에는 장기적인 효용이 눈에 보이지 않고 예측도 힘들다. 아이디어를 선별하는 시점에 이런 질문에 객관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수정 구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와 관계없이 아이디어 여과를 위한 사내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고위 관리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훌륭한 조언이 있다. 필자가 최고의 아이디어를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의 황금률을 제안할 수는 없지만 다음 사항은 단언할 수 있다.
 
- 고위 경영자가 선별 과정을 부하직원에게 위임할 때 발생하는 일.
 
- 고위 경영진이 채택한 조직 구조가 부하 직원들의 의사결정 행동에 미치는 영향.
 
이 두 가지 사항을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고위 경영자들은 수많은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모든 혁신 제안을 직접 검토할 수가 없다. 따라서 고위 경영자는 자신이 좋아할 만한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찾아내기 위한 시스템이나 깔때기를 설계해야 한다. (a)하급 관리자가 자신과 같은 직급의 관리자가 추가적으로 평가해볼 만한 아이디어를 선별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고, (b)중요하거나 장래성이 있는 아이디어가 있을 경우 고위 경영진이 추가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도록 표시를 해두는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어떤 점에서 보면 좋은 아이디어를 선별할 때 발생하는 진정한 과제는 ‘직접적인 선별 비용’과 ‘좋은 아이디어를 놓치고 엉뚱한 아이디어를 실행하게 됐을 때 발생하는 비용’ 간의 균형점을 최적화하는 것이다.5
 
선별 깔때기 조정
기업은 좋은 기회를 포기할 때 발생하는 비용과 나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을 때 발생하는 비용 간의 균형을 잘 맞출 필요가 있다. 관리자가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은 기업마다 다르다. 하지만 개개인이 조직 내의 다른 직원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선별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사회심리적 메커니즘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필자와 연구 파트너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아낸 다음 이미 알려진 메커니즘과 새로운 메커니즘을 수량화했다. 그런 후 조직의 욕구에 맞는 혁신 제안을 찾아내기 위해 기업이 조정할 수 있는 7개의 서로 다른 조직 변수와 수량화한 메커니즘을 연결했다.6
 
경영진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서로 다른 7개의 변수를 활용하는 방식을 아래에 설명해 두었다. 첫째, 필자는 아이디어가 선택될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분석했다. 둘째, 효과적인 깔때기를 구축하기 위해 관리자들이 사내에서 설계 매개변수를 최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에 관한 조언을 제공했다.
 
1. 국가 편향 필자와 동료들은 국가 편향, 사업부 편향, 장소 편향 등 조직 내에서 작용하는 3개의 편향을 살펴보았다. 각각의 편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기 전 편향의 전반적인 역할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맥락이 어떠하든 서로 다른 2명의 개인이 상대를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7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편향되는 경향이 있으며 편향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고위 경영진은 하급 관리자가 직원들이 제출한 혁신 제안을 바라보는 방식에 편향이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갖고 있다. 기업의 혁신 노력이라는 포괄적인 맥락에서 볼 때 편향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반드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편향은 혁신 깔때기의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고위 관리자는 편향의 존재를 인식하고 필요한 경우 보정을 해야 한다.
 
본 논문의 바탕이 되는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하급 관리자들이 자신과 같은 국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관리자가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이 자신과 동일한 명목 집단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때 아이디어가 선별 과정을 통과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관리자가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는 경우에도 이런 편향이 동일하게 나타난다.) 본 논문의 근거가 되는 연구 결과, 제안자와 평가자가 동일한 국가에 속해 있을 때 평가자가 해당 아이디어를 채택할 가능성이 7∼16%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8  이 같은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편향이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이며 다음과 같은 3개의 편향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a)관리자와 근로자가 같은 국가에서 일할 경우 (언어와 무관하게) 문화적인 이유로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질 수도 있다.9  (b)아이디어를 제안한 근로자가 특정한 국가에서 쌓은 경험 혹은 관련 역량으로 인해 관리자가 일하고 있는 국가와 관련된 아이디어의 객관적인 질이 높아진다. (c)‘동질성(homophily)’이라고 알려진 효과가 발생해 실제 제안의 내용과 무관하게 관리자들이 단순히 자신과 같은 국가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선호하는 것(따라서 동일한 국가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제안에 깊은 인상을 받음)일 수도 있다.10
 


2. 사업부 편향 어떤 이유보다 역량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설명한 것과 비슷한 이유(간단한 의사소통, 좀 더 구체적인 지식, 동질성)로 관리자들은 자신과 같은 사업부에서 일하는 직원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필자가 연구를 실시한 기업에서는 관리자와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이 같은 사업부에 속해 있을 경우 아이디어가 선택될 가능성이 3% 높아졌다.
 
 3. 장소 편향 연구 결과, 관리자들이 자신과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직원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추가적인 평가 대상으로 선정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실 장소 편향은 앞서 살펴본 2개의 편향에 비해 훨씬 강력하다. 따라서 장소 편향이 있을 경우 해당 아이디어가 첫 번째 선별 과정을 통과할 가능성이 10∼50%가량 높아진다. 장소 편향이 이토록 강렬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에는 동일한 장소에서 근무하는 관리자와 근로자가 서로를 단순한 동료가 아닌 ‘실질적인’ 동일 집단의 일원으로 느낀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을 수도 있다. 상대방을 실제로 알고 상대방에게 호감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고위 관리자는 이와 같은 편향에 유의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런 편향이 혁신 아이디어에 대한 수용적인 분위기로 이어지는 등 기업 전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편향의 존재를 알아차린 경영진이 수정을 원할 수도 있다. 가령 편향의 수정을 위해 동일한 장소(혹은 국가나 사업부)에서 근무하는 관리자뿐 아니라 같은 회사의 다른 지점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관리자의 검토를 요구할 수도 있다.
 
 4. 제안서의 길이 혁신 제안서의 길이는 추가적인 검토를 위한 관리자의 선택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 너무 길거나 너무 짧은 제안서는 ‘적절한’ 길이의 제안서와 동일한 수준으로 고려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연구한 기업에서 선호하는 제안서의 적정 길이는 250단어 내외였다. 제안서의 적정 길이는 조직마다 다르다. 제안서를 골라내는 하급 관리자들은 할 일이 많고 개별 제안서에 많은 관심을 쏟을 수 없다. 제안서가 지나치게 길면 제안서에 담겨 있는 아이디어의 장점이 무엇이든 추가적인 고려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길고 따분한 제안서는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11 하지만 제안서가 너무 짧으면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이 충분히 숙고하지 않았으며 기본적인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따라서 평가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편향으로 인한 인식 문제 외에 제안서의 적절한 길이(추가적인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 또한 제안서의 객관적인 질을 반영한다. 가장 장래성 있는 아이디어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직원들에게 제안서 작성 기준을 공지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뛰어난 아이디어가 진지하게 고려조차 되지 못한 채 서류더미 속으로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5. 제안서의 어조 제안서의 길이뿐 아니라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식 또한 선별에 참여하는 관리자들이 아이디어의 잠재적인 가치를 바라보는 시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완화하고자 하는 문제에 집중하기보다 아이디어가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면 추가 검토를 위해 채택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12  아이디어 제안서에 10개의 긍정적인 특성(아이디어에 담겨 있는 해결방안의 ‘뛰어난’ 측면, ‘우수한’ 측면, 혹은 ‘참신한’ 측면을 강조)이 기술돼 있으면 아이디어가 초기 선별 과정을 통과할 가능성이 평균 10∼15%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관리자들은 위협요인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아이디어 제안서보다 제안된 해결방안에 내재돼 있는 기회를 강조하는 아이디어를 더욱 선호한다.
 
6. 조직의 규모 연구 결과 관리자가 일을 하고 있는 조직 환경(조직의 규모 포함) 또한 해당 관리자가 장래성 있는 아이디어를 상사에게 전달할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조직의 규모가 클수록 관리자가 추가 검토를 위해 아이디어를 상사에게 넘기고 즉각 거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필자는 연구를 통해 하급 혁신 관리자의 경우 동료의 수가 많을수록 조직 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넘기는 데 더욱 익숙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직 행동과 관련된 다른 영역에서 이런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다.13  
 
7. 위계질서의 정도 하지만 회사의 규모는 혁신 제안서가 초기 장애물을 넘고 추가 검토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조직 요인이 아니다. 하급 혁신 관리자들을 둘러싼 위계질서의 강도, 이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분위기의 존재 여부 등도 하급 관리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평가를 담당하는 하급 관리자가 일하는 조직 내의 위계질서가 강할수록 해당 관리자가 그 조직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상사에게 전달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장래성이 있는 아이디어라 해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연구를 통해 위계질서가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 하급 관리자들은 자신에게 혁신 제안에 영향을 미치거나 혁신 제안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위계질서가 엄격한 조직에서 일하는 하급 관리자들이 아이디어 전달을 주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위계질서가 강력하면 관리자들이 혁신을 위한 프로젝트에 심리적인 거리감을 느끼고 한발 물러설 가능성이 커진다. 일부 하급 관리자들은 위계질서에 대한 우려를 넘어서 상사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될 상황 자체를 피하기 위해 혁신 아이디어 평가 과정 참여 자체를 꺼리기도 한다.
 
깔때기 구축
그렇다면 최고경영진은 이와 같은 연구 내용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직원들을 장려한 후에는 관리자가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한 깔때기를 만들어야 한다. 깔때기를 만들려면 먼저 위에서 설명한 메커니즘 중 자신이 속한 조직과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경영자들은 깔때기를 구축할 때 양과 질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 중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혁신 깔때기 조정’ 참조.)
 
편향 문제를 생각해보자. 특정한 국가나 사업부의 하급 관리자가 자신과 같은 국가나 사업부 출신의 직원이 내놓은 혁신 제안을 더욱 선호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이들은 공통된 준거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에는 내재적인 문제(동일한 국가나 사업부 출신이 내놓은 아이디어에 대해 지나치게 무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문제)도 있다. 조직 구조 및 과정에 따라 적절하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고위급 관리자는 개별 변수의 장점과 단점 간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고위급 관리자는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감수하고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조직의 환경과 목표를 고려해 깔때기의 폭을 넓히는 방법, 깔때기의 폭을 좁히는 방법, 깔때기의 폭을 중간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법 중 어떤 방법이 더욱 도움이 될지 평가해야 한다.
 
혁신 깔때기 조정
혁신 깔때기를 제대로 설계하면 경영진이 직원들이 제안하는 아이디어의 양과 질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위 관리자가 서로 다른 변수를 조정하는 방식에 따라 어떤 아이디어가 통과될지 결정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혁신 노력에 적절한 자원을 투자해야 할 뿐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 사실 필자가 본 연구를 위해 분석한 기업은 현재 직원들로부터 많은 아이디어를 이끌어내기 위해 상대적으로 폭이 넓은 깔때기를 활용하고 있다(본 논문에 묘사돼 있는 혁신 프로젝트가 끝난 지 약 3년이 됐다). 하지만 이 기업의 경영진은 아이디어 선별과 관련된 비용에 과거보다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이 기업은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권한을 노련미가 있는 직원들에게 국한시키는 방법을 채택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아이디어 제안권을 갖고 있는 직원들에게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전에 제안 내용을 매우 꼼꼼하게 고심해볼 것을 장려한다. 장래성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직원은 상당한 현금을 보상으로 제공받으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사회에 소개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이 좋은 것인지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고위 경영진이 고려해야 할 트레이드 오프가 적어도 하나 이상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즉 고위 경영진이 아이디어 창출과 아이디어 선별에 할당되는 자원 간의 균형을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다. 관리자가 이처럼 최상위 수준의 경영과제를 최적화하기 위한 방법은 추후 연구를 통해서 밝혀낼 필요가 있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마커스 라잇치히(Markus Reitzig)는 런던 비즈니스 스쿨(London Business School)의 전략 경영·기업가 정신 부교수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2408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로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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