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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ange Leadership Sustainability Demands

지속가능성은 기업 운영의 라이선스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크리스토프 뤼네부르거(Christoph Lueneburger) | 66호 (2010년 10월 Issue 1)

10대 소녀 3명이 자외선차단제를 구매하기 위해 쇼핑몰을 돌아다니고 있다. 소녀들은 사전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자외선차단제 구매를 결정했으며 천연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한 매장에서 소녀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제품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산을 하러 가는 길에 한 소녀가 휴대전화를 꺼내 제품의 바코드를 갖다 댔다. 얼마 후, 계산대에서 소녀가 신용카드를 꺼내 들자 아이폰에서 메일이 도착했다는 신호가 울렸다. 메일에는 소녀들이 구매하려는 자외선차단제에 산호초 파괴와 관련된 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짧은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뿐만 아니라, 소녀들이 고른 자외선차단제는 재활용이 힘든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었다. 휴대전화가 GPS를 이용해 소녀들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한 덕에 소녀들은 같은 쇼핑몰 내에 위에서 언급한 그 어떤 문제도 없는 좀 더 ‘친환경적인’ 자외선차단제를 파는 매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녀들은 계산대를 떠나 휴대전화가 알려준 다른 매장으로 갔다.

위 시나리오는 결코 몽상이 아니다. 사실 이런 일을 가능케 하기 위한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월마트와 같은 소매업체들은 현재 지속가능 지수(sustainability indices)를 개발하고 있다. 조만간 상대적인 제품 평가 등급이 가격표 옆에 함께 등장하게 될 것이다. 굿가이드닷컴(GoodGuide.com)은 수만 개의 제품이 환경, 건강,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평가하는 아이폰 전용 응용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런 기술로 인해 점차 많은 기업들이 판매자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고객 우선주의를 중요한 원칙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점차 많은 시장이 환경 문제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한층 더 ‘투명한’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추세로 인해 과거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였던 지속가능성이 생존을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가 됐다. 지속가능성은 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사실상의 ‘면허’(de facto ‘license’)에 영향을 미친다. 고객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 면허를 박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경영진이 이와 같은 역학관계가 자사의 기업 활동을 근본적으로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잘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건 결국 조직 전체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회사를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요인에 대한 기본적인 오해로 인해 이런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기업의 다른 중요 활동처럼 대하는 우를 범한다. 하지만 여러 중요한 측면에서 볼 때 지속가능성은 다른 활동들과 차이가 있다. 혹은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꾸준히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가정하기도 한다. 사실 지속가능성은 3개의 단계로 구성되며 각 단계는 각기 다른 리더십 기술을 필요로 한다. 상업적인 이유를 근거로 지속가능성을 포함하는 비즈니스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 관리자들은 먼저 이런 노력이 얼마나 독특한 건지 깨달은 후 지속가능성 활동을 구성하는 3단계를 진행해나가는 최고의 방법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과거와는 다른 기업의 지속가능성 활동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대다수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전략적인 기회로 여기며 운영 능력의 일환으로 이를 추구한다. 가장 우수한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 즉 사업을 꾸려 나가는 근본적인 방식으로 간주한다. 이런 변화를 위해 가장 먼저 경영진은 지속가능성을 다른 기업 활동과 구별하는 3개의 기본적인 방법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지속가능성은 대중의 인식보다 기업 운영 현실을 우선시 해야 한다. 실질적인 성과를 넘어서 외적인 이미지를 홍보한다면 회사의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위험이 있다. 그 여파는 개별 브랜드의 차원을 훨씬 넘어서게 된다. 둘째, 다른 활동들은 비용 절감, 목표 부문 확장, 가격 정책 상품화 등 분명한 상업적 결정 성향을 갖고 있다. 반면 지속가능성은 잠재적·상업적 영향에 대한 모호한 그림과 함께 지속가능성 자체에 대한 모호한 정의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다른 활동들은 ‘저스트 인 타임(JIT)’ 방식 실행, 제품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재편성 등 지속가능성 전략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지속가능성 전략은 범위가 매우 크다. 다른 활동들은 구매, IT, 영업 등 특정한 기능을 중심축으로 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모든 역할 및 활동에 접목된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변화와 더불어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운영 변화가 요구된다.
 
본 연구는 성공적인 지속가능성 활동이 3개의 단계를 따라 진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지속가능성 활동의 3단계’ 참조). 하지만 각기 다른 활동들이 함께 진행된다 하더라도 진화 과정이 각기 다른 경우가 많다. 각 단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조직 역량 및 지속가능성 전략에 관한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리더의 각기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연구 내용’ 참조). 필자들은 지금 지속가능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특이하고 특별한 능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필요한 능력들을 적시에 적절하게 조합하면 유사한 임기와 책무를 부여 받은 경영진에게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기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뜻이다. 각 단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능력 및 리더십 과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1 단계 변화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라
조직이 전반적으로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 경우 변화를 위한 명료하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직은 기껏해야 지속가능성이라는 과제가 등장하고 나면 그에 대한 반응을 보일 뿐이며 대개 눈 앞에 나타난 기회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지속가능성 리더는 무의식적인 반응을 의식적인 반응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1단계 막바지에 이르면 지속가능성이 조직 내에 널리 퍼져 있는 강력한 명령으로 떠오르게 된다.
 
거의 모든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에 무의식적인 반응을 보이는 때도 있다. 고위 경영진이 지속가능성이라는 문제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는 일이 발생하기 전까지 일반 직원들이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위협과 기회를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최고경영진이 지속가능성으로 인한 위협과 기회를 깨닫는 순간이 명확하게 찾아오기도 한다(눈 앞에 닥친 규제 시행, 환경 재앙으로 인한 언론 노출 등). 하지만 점진적인 추세 변화를 통해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주요 생산 자원 부족 현상 증대, 비교 상품 지표 등). 둘 중 어떤 식으로든 조직이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더라도 정작 지속가능성의 의미에 대한 공통되고 일관적인 이해가 부족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1단계에서는 중요하지만 불분명한 위험과 기회를 초기에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위 경영진이 여전히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탓에 이 과정이 힘들게 진행될 수도 있다. 규모가 큰 교육전문 출판사에서 일하는 지속가능성 책임자의 얘기를 들어보자. “우리는 실제 사업을 꾸려나가는 관리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리자들의 도움이 없으면 우리가 목표하는 바를 추진하기가 무척 힘들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1단계에서 지속가능성 리더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다음 두 가지다. 1)협력과 영향력 2)변화의 리더십. 리더는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 내부에서 의견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리더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지속가능성을 조직 내부에 침투시키기 위해 관리자들과 협력해야 한다. 또한 리더는 지속가능성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물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리더는 과거에 수량화할 수 없었던 위험을 관리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즈니스 공정을 찾아내 명료하게 정의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지속가능성 리더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놀라울 만큼 모호할 수도 있다. 포괄적으로 행동의 필요성을 표현하는 것이 전부일 수도 있다. 따라서 리더는 애매모호한 상황에 대처하는 동시에 조직이 1단계를 잘 통과하도록 인도할 수 있어야 한다.
 
유리섬유 기술 부문의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오웬스코닝(Owens Corning)의 사례를 생각해 보자. 어떤 측면에서 오웬스코닝은 최초의 단열재를 출시한 1938년부터 친환경적인 기업이었다. 하지만 오웬스코닝이 실질적으로 지속가능성 1단계에 돌입한 건 2002년이었다. 당시 오웬스코닝의 CEO는 데이브 브라운(Dave Brown), R&D 책임자는 프랭크 오브라이언-베르니니(Frank O’Brien-Bernini)였다. (오브라이언-베르니니는 R&D 업무를 모두 내려놓기 전 2년 동안 오웬스코닝의 R&D 책임자 및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의 역할을 동시에 맡았었다.) 오브라이언-베르니니는 브라운의 확고한 지지를 발판 삼아 모든 사업부 및 기능부서의 대표를 포함해 오웬스코닝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진 및 관리자들로 지속가능성 위원회를 구성했다. 오브라이언-베르니니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내가 지속가능성 전도사를 찾으려고 했던 건 아니다. 나는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보고 위원회 구성원을 선택했다.”
 
오브라이언-베르니니는 3개의 기준을 중심으로 위원회 구성원을 선택했다. 첫째, 오브라이언-베르니니는 위원회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를 원했으며 영향력 극대화를 위해서는 의사결정권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둘째, 오브라이언-베르니니는 ‘급진적인 환경 보호 운동가’들로만 팀을 꾸리면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의 신뢰성에 문제가 될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셋째, 오브라이언-베르니니는 각기 다른 제품 및 지역을 대표하는 리더를 위원회의 구성원으로 임명하면 성공적인 활동을 조직 전체에 퍼뜨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지속가능성 위원회를 설립한 후, 오웬스코닝은 에너지 사용, 온실가스, 분진 배출,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 물 사용, 폐기물, 아산화질소 배출 등 총 7개의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웬스코닝은 자사의 우선 순위를 각 공장에 알리고 최고의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공장에 따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러 공장들 사이에서 경쟁이 벌어지자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소비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했다. 오브라이언-베르니니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놓을 경우 회사 측에서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만큼 공장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었다.”
 
1년 내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많은 환경 프로젝트 등 단기간 내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들도 회의론자의 마음을 바꾸어놓는 데 도움이 됐다.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등 스위치에 동작 센서를 장착하는 방법 등 단기간 내에 성과를 거두기 위한 방법 중 일부는 단순하고 간단했다. 훨씬 적은 압력만으로도 운영 가능하도록 생산 라인을 재설계해 공기 압축기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동시에 공기 누출을 줄이고 생산 장비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과 같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오브라이언-베르니니의 얘기를 들어보자. “당당하게 지목하여 ‘이것이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성공 사례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초기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2개의 보편적인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회의론자들에게 사업상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질적인 특성(예: 브랜드 자산 등의 개념)과 더불어 양적인 성과(예: 수익)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둘째, 조직의 노출도를 극대화하는 프로젝트가 있어야 한다. 과거 폐기물로 인식됐던 물질(부분 보존 합성수지, 퇴비, 불순물이 섞여 있는 에틸렌글리콜 등)을 구매할 대상을 찾아내는 방법을 통해 총 매출을 늘리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새로운 장비를 구매하는 고객에 한해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장비를 무료로 회수해 주는 대형 주택 개조용품 소매업체의 사례를 생각해 보자. 이 업체는 남미에서 재판매 할 목적으로 이 같은 중고 장비를 수거해 재가공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중고 장비들이 현재 남미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층 오래된 모델에 비해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협력 및 영향력 행사에 능숙한 경영진은 변화의 리더십에 뛰어난 경영진보다 훨씬 드물다.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고위급 리더들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덕목이지만 협력에 대한 요구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런 점 또한 협력 및 영향력 행사에 능숙한 경영진이 드문 원인이 될 수 있다. 고위급 리더들이 통제를 좋아하는 점 또한 한 가지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1단계에 적합한 리더들은 변화의 필요성에 의해 자극을 받아 변화를 지지하고 옹호하며, 다른 사람들이 변화를 시작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뿐만 아니라, 고위급 리더들은 조직 곳곳에서 영속적인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위해 고위급 리더들은 관리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에 관한 대화 방안을 마련해 상업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위험 혹은 보상이 될 수 있는 지속가능성 요소들을 명확하게 찾아낸다.
 
2 단계 비전을 행동으로 승화시켜라
1단계를 벗어나면 상업적 판단이 지속가능성 활동 및 가치 창출을 위한 중요한 능력이 된다. 이러한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제 지속가능성을 위한 굳은 약속을 명확한 활동 및 구체적인 상업 목표가 포함돼 있는 포괄적인 변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2단계의 지속가능성 리더는 남들보다 결과를 알리는 데 한층 뛰어난 모습을 보여야 하며 강력한 상업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2단계의 막바지에 도달한 조직은 의식적으로 조직 활동과 관련된 지속가능성 문제에 선제적인 태도를 취하며 사업 계획 주기에 따른 경제, 환경, 사회 지표를 관찰한다.
 
2단계에서는 비전을 점진적인 개선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개별 활동 및 가시적인 프로젝트로 발전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해야 한다. 따라서 지속가능성 리더는 결과 전달, 상업적 판단 등 2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지속가능성 비전을 명료한 지표를 이용해 평가할 수 있는 포괄적인 목표 활동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하며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때 수정 방안을 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리더는 사업 계획 주기 동안 조직에 가장 커다란 가치를 제공하는 노력을 우선시하고 이런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측정을 해야 완성된다’는 경영 부문의 격언은 2단계에 강력하게 적용된다. 과거에는 관련 데이터가 거의 없었고 관련 지수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교환 조건에 대한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금융, 환경, 사회적 문제와 관련된 명확한 데이터를 측정·축적하기 위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 한 식품 회사의 사례를 보자. 이 식품회사의 관리자들은 포장재와 포장된 식품의 비율을 확인하기 위한 지표를 도입했다. 지표를 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관리자들은 특정한 제품의 용기 크기를 확대해야 할지 논의하게 됐다. 만일 용기 크기를 확대하면 그만큼 필요한 포장재의 양이 줄어들 터였다. 하지만 식품회사의 관리자들은 이 지표와 더불어 제품에 함유돼 있는 성분 중 천연성분이 아닌 성분의 양을 측정했다. 종합적인 분석 끝에 관리자들은 용기 크기를 줄이면 그만큼 소비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유통 기한을 줄일 수 있어 화학 방부제를 넣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각 사업부의 관리자들이 이런 종류의 분석을 실시하는 방법을 익히면 지속가능성 리더가 운영 책임을 각 사업부의 관리자들에게 넘겨줄 수 있다. 오웬스코닝은 지속가능성 위원회를 해체하고 회사의 목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공장 관리자들에게 지속가능성의 책임을 분산시켰다. 즉, 공장관리자들에게 영업 활동과 관련된 환경 영향 및 에너지 효율성을 모니터링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각 공장의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지표를 개발하라고 권유했다. 그 결과, 텍사스 아마릴로 공장에서는 하루 동안 배출되는 쓰레기통의 수를 줄일 수 있었다. 지속가능성 활동은 이처럼 간단한 것일 수도 있다.
 
조직 전체에서 일부 용어를 재정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한 공장에서는 ‘고장’(broken)이란 단어가 ‘낭비(wasteful)’라는 개념을 포함하도록 재정의됐다. 즉, 오웬스코닝의 직원들은 기계가 작동을 멈췄을 때에만 고장이 난 것으로 여기지 않고 운영 상태가 비효율적일 때에도 고장이 난 것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오브라이언-베르니니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변속 환풍기의 효율성과 비교했을 때 작동 효율성이 70% 수준에 미치는 정속 환풍기는 사실상 고장 난 것이다. 환풍기를 고치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어 수익성이 개선된다.”
2단계가 단순히 지속가능성 개선을 통해 더 나은 기업 시민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상업적인 결과 또한 중요하다. 2단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리더는 지속가능성을 활용해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방법을 깨닫는다. 예를 들어, 한 대형 잡지사는 광고주들이 잡지사 공급업체의 삼림 관리 관행에 점점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잡지사는 현재 자사 잡지에 사용되는 공인 섬유의 양을 20%에서 80%로 늘렸다는 사실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잡지사는 그것이 첫 걸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잡지사는 독자들이 자사에서 발행하는 잡지를 읽은 후 처리하는 방법 등 자사의 전반적인 지속가능성 발자국을 철저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잡지사는 전미 재활용 연합과 협력을 약속했고 협력을 시작한 첫 해에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재활용 잡지의 양을 30% 늘렸다.
 
올바른 방법으로 활용하기만 하면 지속가능성 문제에 관한 풍부한 지식 자체가 엄청난 경쟁우위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오웬스 코닝에서 한 사업부를 관리할 책임을 맡고 있는 총괄 관리자가 탄소 중립적인 제품 생산을 원하는 잠재적인 고객과 협력한 사례를 살펴보자. 총괄 관리자는 제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잠재 고객이 요구하는 탄소 상쇄 효과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을 만한 자질을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생산에 사용된 원자재로 인한 탄소 발생을 벌충하기 위해 고객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총괄 관리자가 이런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오웬스코닝은 큰 규모의 자재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필자들은 2단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리더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관념과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지속가능성 목표 간의 차이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리더들은 상업적인 목표에서 동기를 찾으며 지속가능성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잡지사는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출판물에 광고를 싣기로 결정한 광고업체들로 인해 공인 섬유의 사용을 늘리고 시 차원에서 실행하는 재활용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됐다. 이 잡지사는 가만히 앉아서 최선의 결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행동을 취했다. 이 잡지사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관념이 아니라 전적으로 경제적인 논리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 오브라이언-베르니니는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각기 다른 다양한 요소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개인적인 사명감이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가 되는 경우도 있고, 수익이 동기 부여 요소가 되기도 한다. 나는 사실 그것이 무엇이든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만 한다면 개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3 단계 경계를 확장하라
3단계에서도 상업적인 판단의 필요성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뛰어난 전략적 판단이다. 끊임없이 기준을 강화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활용하는 조직은 점차 지속가능성을 하나의 전략 기회로 바라보게 되고 중·단기를 넘어 긴 시간을 포함하는 지표와 비교해 진척사항을 평가한다. 따라서 지속가능성 리더는 장기적인 지속가능성 추세를 예상·평가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지속가능성의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조직의 입지를 수정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는 데 능숙해야 한다. 지속가능성을 조직의 DNA에 새겨 넣는 게 목표다. 품질 통제 및 재무 통제와 마찬가지로 지속가능성은 조직의 핵심 가치다. 따라서 조직은 지속가능성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선제적인 반응을 보인다.
 
3단계에서 지속가능성 리더는 2단계의 상업적인 판단을 연장해 지속가능성에 강력한 전략적 판단을 더해야 한다. 상업적인 판단에 전략적 판단을 더하기 위해서는 교환 조건을 관리하고 향후 몇 년 동안 조직이 핵심적인 지속가능성 원칙을 따르는 데 도움이 되는 일관성 있는 장기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여러 개의 추세를 통합해야 한다. 여러 개의 추세가 상충되는 경우도 많다.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나갈지 고심하며 20년 앞을 내다 본 항공기 제조회사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항공업계에서는 향후 20년 동안 운항되는 항공기의 수가 1만8000대에서 3만6000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이 같은 업계 추산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항이나 활주로가 더 이상 신축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대도시가 고속철도로 연결돼 있는 땅덩어리 위에서 각 도시를 이동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된다면 어떻게 될까? 기업들이 탄소에 가격을 매기라는 요구를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 항공업체의 지속가능성 리더는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상업적인 영향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상업적인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3단계에서 지속가능성 리더는 미래학자가 되어 조직 자산을 강화하고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파트너 관계를 추구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추진해야 한다. 조직의 핵심적인 목적을 따져 묻는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는 등 탐구적이고 사색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환경 악화나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두려움 없이 수익을 올리며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규제 변화를 예상하고, 이런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이런 변화로부터 이익을 얻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차별화를 추구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 리더가 경쟁자, 비정부기구, 과거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조직 등 각종 외부 이해관계자와 한층 복잡한 관계를 맺어 나가야 할 때도 많다. 그 동안 구축해 온 것과 관계의 수준이 다른 경우도 많다. 맥도날드는 국제 환경보호 단체 환경관리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과 손을 잡고 더 이상 자사에서 판매하는 패스트푸드를 포장할 때 스티로폼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월마트와 같은 다국적기업, 칼라일 그룹과 같은 대형 사모펀드 업체들도 환경관리기금과 협력해 자사의 사업활동으로 인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3단계에서는 지속가능성 리더가 자사가 오랫동안 사업을 꾸려왔던 방식과는 반대되는 새로운 접근방법 및 관행을 지지해야 할 때도 있다. 상당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익 창출을 위해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활동에 투자를 해야 할지 여부를 고심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때 그 동안 자사에서 투자를 바라보아 왔던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기존 ‘최소요구수익률’을 수정해 줄 것을 주장할 수도 있다.
 
세계적인 하이테크 업체에서 일하는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의 얘기를 들어보자. “우리는 미래를 위해 생산가능성과 재활용 가능성을 고려한 지속가능하며 폐기물이 없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우리 회사가 재무 모형을 바라보는 방식을 수정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생애주기 분석 특징 및 생애 비용 면에서 우수한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선불로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여전히 결정을 내릴 때에는 상업적인 측면에서 최적의 해결방안을 찾게 된다. 하지만 수익을 기대하는 시간이 늘어난 덕에 장기적인 이익을 고려하게 됐고 그 결과 선불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게 됐다. 뿐만 아니라, 수익을 기대하는 시간이 늘어난 덕에 기업들이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반발을 살 수 있을 만한 결정의 위험성을 생각하게 됐다.
지속가능성이 조직 DNA에 포함된 가치로 자리잡으면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을 만한’ 기회에 한층 더 집중할 수 있다. 오웬스코닝의 경우, 2007년 신임 CEO가 취임한 이후에도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문화는 바뀌지 않았다. 오웬스코닝의 신임 CEO 마이클 새먼(Michael Thaman)은 에너지 효율성, 신재생 자원, 환경적으로 책임감 있는 제조 등을 성장을 위한 핵심 요인으로 여기며 한층 커다란 관심을 쏟았다.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CEO부터 일관성 있게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보인 덕에 오웬스코닝에서는 지속가능성이 계속해서 진화를 거듭하게 됐다. 오웬스코닝이 자사 제품 생애주기 분석, 자사의 주장에 대한 제3자의 증명 및 확인, 표준을 만드는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노력 등을 통해 업계에서 나타난 급진적인 투명성 움직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이런 표준 중 하나가 바로 전미주택건설사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에서 도입한 ‘친환경’ 주택 확인 및 인증 프로그램이다. 전미주택건설사협회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건설업체들이 제3자로부터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은 제품을 인터넷상에서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웬스코닝의 단열재 제품은 최초로 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으며 건설업체들이 전미주택건설사협회 웹사이트 메뉴를 클릭하면 오웬스코닝 단열재 제품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손쉬운 정보 이용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경쟁우위로 자리를 잡았다. 친환경 기준 고수를 원하는 건설업체는 오웬스코닝 제품이 친환경 인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3자 인증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제3자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한 경쟁업체의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미주택건설사협회에 해당 제품이 친환경 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는 길고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오브라이언-베르니니의 얘기를 들어보자. “올바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한 첫 단계다. 그런 다음, 자사 제품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만들면 한층 강력한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보의 투명성이 지속가능성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뜻밖의 이득이라는 사실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바로 규제에 떠밀릴 때보다 투명성이라는 동기 부여 방법이 있을 때 지속가능성의 각 단계를 훨씬 빠르게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10대 소녀 3명이 처음에 들렀던 곳이 아닌 다른 매장에서 다른 브랜드의 자외선차단제를 구매한 쇼핑몰로 다시 돌아가 보자. 한 명은 친구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고, 다른 한 소녀는 트위터(Twitter)에 메시지를 전송하고 페이스북(Facebook)에 메모를 남기고 있으며, 나머지 한 명은 디그(Digg)에 의견을 남기고 있다. 3명의 소녀가 지금 막 발견한 새로운 브랜드의 자외선차단제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구입하려다가 포기한 제품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얘기하고 있을 수도 있다.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의 발전과 더불어 투명성이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설가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의 말대로 미래는 이미 여기에 있지만, 아직 골고루 분산되지 않았을 뿐이다. 오늘날, 앞서 예로 든 10대 소녀들과 같은 젊은 소비자들은 직관적으로 새로운 도구를 활용해 제품을 구매한다. 사회적 책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젊은이들은 관련된 가치를 포용하는 기업에서 일을 하고픈 강렬한 욕구를 느껴 상당한 수준의 임금 하락을 기꺼이 감수하기도 한다.1 젊은 소비자들이 지금은 제품을 구매하지만 미래에는 기업을 운영하게 될 것이다. 그런 날이 왔을 때까지 시장에 남아 있기를 원하는 기업은 미래로 이어지는 교량을 짓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갖춘 리더를 찾아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0년 여름호에 실린 크리스토프 뤼네부르거, 대니얼 골먼의 글 ‘The Change Leadership Sustainability Demands’를 번역한 것입니다.
  •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 | Daniel Goleman is an author, psychologist and science journalist. He has written a number of books, including Ecological Intelligence (Basic Books, 2009) and Emotional Intelligence (Bantam Books,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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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토프 뤼네부르거(Christoph Lueneburger) 크리스토프 뤼네부르거(Christoph Lueneburger) | a Managing Director of TowerBr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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