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실시된 산학협동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연구 프로젝트 결과를 중심으로 산학협동을 분석했다. 즉, 향후 기술 개발 방향 제시와 같이 기업 측에 기회를 창출하는 결과에만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기업에 연구 결과는 중요하긴 하지만 부수적인 요인에 불과하다. 기업에 실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효과다. 다시 말해,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얻은 새로운 지식이 기업의 성과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과연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새롭고 좀 더 효과적인 생산 과정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인가? 물류의 효율성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 하드웨어, 혹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인가? 특허를 낼 수 있는 자재, 설계, 공정을 개발해 경쟁 우위를 높일 수 있을 것인가?
기업 관리자들은 자사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따라 산학협력의 효과를 판단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대학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업계 측 관리자와 여러 프로젝트에 대한 견해를 갖고 있는 고위 기술 담당자가 평가하는 협력이 기업의 제품, 공정, 사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살펴볼 계획이다. 산학협동을 시작하기 전 대학과 기업이 협정을 체결하는 것 또한 중요하며 이 과정에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 필자들은 일단 협정을 맺은 후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협동을 진행할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특히, 우리는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선별 과정(기업이 대학과의 연구 협동 관계를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관계 관리 및 개발 과정)과 관련한 ‘최고의 방안’을 찾아내려고 한다.
최고의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대학과 연구 협동을 해 온 25개 다국적 기업에서 실행한 1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살펴보았다. 그 중 십여 개의 프로젝트는 MIT가 참여한 것이었다(‘연구 내용’ 참조). 상당한 경험이 있는 기업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은 덕에 대학 연구를 성공적으로 활용해 온 기업의 노련한 관리자들이 갖고 있는 축적된 지식을 활용할 수 있었다.
기업의 프로젝트 관리자 및 고위 기술 담당자가 제공하는 양적인 정보 및 질적인 정보를 활용한 덕에 기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학 연구 협동 사례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7개의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성공적인 산학협동을 위한 7가지 열쇠’ 참조). 첫 번째 방법부터 네 번째 방법까지는 협동을 선택하는 기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내용을 통해 관리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 및 대학-기업 간 관계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다섯 번째부터 일곱 번째까지는 앞서 설명한 기본적인 내용을 토대로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기업과 대학 연구진 간의 관계를 매우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나하나 따져 보았을 때 본 논문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7개의 방법은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다. 새로운 점이라면, 이 7개의 방법이 정량 연구로부터 도출됐다는 점이다. 이 정량 연구에는 수많은 방법들이 더 나은 대학 프로젝트 결과 및 기업 효과와 관련된 통계적으로 중요한 예측 변수로서 포함돼 있다(‘협동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섯 가지 요소’ 참조). 뿐만 아니라, 기업 프로젝트 관리자 및 고위 기술 담당자들과의 정성적 인터뷰를 통해서도 정량적 연구에서 찾아낸 방법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를 통해 찾아낸 방법들은 프로젝트 관리자들에게 학계와의 상호 교류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제시한다.
본 논문의 초점은 산학협동에 맞춰져 있지만 연구를 통해 얻은 교훈은 좀 더 폭 넓게 적용할 수 있다. 사실,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한 최고의 방법들은 기업 경영에 접목할 수 있으며 외부에서 진행한 연구를 기업에 통합시킬 때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찾아낸 내용들은 산업 컨소시엄을 비롯해 정부 산하 연구소, 비영리 조직 등 대학 이외의 연구 조직과의 협력 프로젝트에도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A. 루카스(William A. Lucas)
William A. Lucas is director of research at the Bernard M. Gordon-MIT Engineering Leadership Pro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