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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ard Management Update

전략 실천, 현장 직원의 공감에서 시작된다 外

에이미 갤로,마이클 시라지,실비아 앤 휴렛 | 63호 (2010년 8월 Issue 2)


최고의 전략을 세웠는데 정작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특히 현장 직원들이 발벗고 나서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우수한 전략도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사실 현장 직원들은 매일매일 고객들과 접촉하면서 최일선에서 전략을 실천에 옮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다른 사람이 만든 전략을 전달받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현장 직원들은 전략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아무래도 자기 업무와의 긴밀성이 덜하게 느껴지므로 결국 전략 실천 의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균형성과표(BSC)의 창시자인 로버트 캐플런과 데이비드 노튼에 따르면 회사의 전략을 이해하고 있는 조직 구성원의 비율은 5%에 그치고 있다. 현실적으로 전략의 성공적 실천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인 셈이다. 따라서 전략 실천을 고민하는 경영진이라면 무엇보다도 일선 현장 직원들에게 회사의 전략을 이해시키고 지지하게 만드는 방법부터 고민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조언
전략의 수립과 실천은 전통적으로 별개의 과정으로 인식돼 왔다. 소수의 임원진에 의해 전략이 수립되고 난 후, 전략은 조직을 통해 전달되는 과정에서 해석되고 실천에 옮겨졌다. 루비콘 컨설팅의 CEO이자 <새로운 방안: 협력 전략을 통한 비즈니스 해결 방안의 창조(The New How: Creating Business Solutions Through Collaborative Strategy)>의 저자인 닐로퍼 머천트에 의하면 이러한 전략 과정의 분리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 전략 실천을 어렵게 여기고 있다. 머천트는 소수의 임원이 아니라 직원들을 모아 전략을 구상하는 브레인스토밍을 권고한다.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회사 전체가 참여해야 한다. 특히 전략 수립 후가 아니라 전략 수립 과정에서부터 전사적 참여가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방안을 실천할 준비가 돼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경영진에서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아이디어에 직원들이 적극 동참하게 하는 방안을 찾아 내야 한다. 여기에 일선 현장 직원들이 주인 의식을 갖고 회사의 미래에 대해 책임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세 가지 방안이 있다.
 
1.의사 교환 과정을 갖고 내용을 명확히 전달한다 머천트는 직원들을 전략 수립에 참여하게 하면 이를 통해 자동적으로 전략 실천이 용이해진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각 개인이 전략 수립에 자신의 생각과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장기적 실천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하지만 직원들을 전략 수립 과정에 참여하게 하는 일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전략 전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회사의 전략이 직원, 부서, 고객의 입장에서 달성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라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
 
각 경영진은 이를 위해 저마다의 접근 방법을 쓸 수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로버트 시몬스 교수는 출간 예정인 <7가지 전략 질문: 더 나은 전략 실천을 위한 단순한 접근 방안(Seven Strategy Questions: A Simple Approach for Better Execution)>을 통해 시각적 보조 도구의 사용을 제안한다. 가령 ‘전략 지도’와 같은 도구를 쓴다면 일선 현장 직원들에게 조직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가를 확연하게 보여줄 수 있다.
 
전략에 대한 표현을 계량화, 수치화해야 현장 직원들이 수행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다. 직원들에게 전달될 메시지는 반드시 이중으로 구성해야 한다. 첫째, 회사가 완수하고자 노력하는 대상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둘째 이 목표를 측정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특정 직무는 직무의 성격 상 회사 전략과 해당 직무가 긴밀히 연결돼 있을 때도 있다. 영업 직원은 회사의 전략이 자신의 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회계 사원보다 쉽게 이해할 것이다.
 
그러나 조직의 전략은 전략과 가까운 일부 직원이 아니라 전 직원들에게 적극 수용돼야 한다. 시몬스 교수는 “전략이란 회사가 고객을 위해서 어떠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가에 관한 이론”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고객과 얼마나 가깝게 일하는가와 상관없이 모든 직원에게 이러한 이론을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이를 각자의 일에 접목하게끔 이끌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2.“어떻게”는 지시하지 않는다 머천트는 리더들이 전략 실천 방안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지나치게 정리해서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리더와 경영자들은 비전과 목표점을 설정할 수는 있지만 직원들에게 실천 방안까지 지시할 수는 없다. 그 세심함 덕분에 현장 직원들의 일은 쉬워질지 모르지만 주인 의식을 함양할 기회를 갖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또 목표를 최대로 성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각자 생각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략은 현장 직원들의 목표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고위 경영진이 미처 생각지 못한 색다른 접근 방식을 찾아낼 수도 있다. 시몬스 교수 역시 “최고의 전략은 사실 조직 상부에서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선 현장이야말로 아이디어의 무궁무진한 발전소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력 투구하는 과정에서 샘솟는 법이기 때문이다.
 
3.가치를 실천 과정의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는다 일일이 일선 현장 직원들에게 전략 실천 방안을 정해줄 수 없다면 경영자는 무엇으로 직원들의 결정과 행동을 이끌 수 있을까? 바로 회사의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사실 하루에도 수천 개의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곳이 회사다. 영업 사원은 다음 번 주문에서 대형 고객의 요구에 응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연구원은 제품에 부여할 새로운 기능을 개발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어떤 임원도 이러한 결정 사항을 모두 포괄하는 전략을 수립할 수는 없다. 시몬스 교수는 바로 그런 이유로 회사의 가치가 개입돼야 한다고 말한다. 회사의 가치가 바로 직원들에게는 지침이 돼 직원, 고객, 주주의 이해 관계가 서로 대치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는 뜻이다.
 
회사의 가치를 가장 잘 전달하는 방법은 스토리텔링이다. 시몬스 교수는 “만일 경영진이 자신들의 업무와 가치가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가에 대해 스토리텔링할 수 없다면 그러한 가치는 쓸모가 없다”고 지적한다. 경영진은 직원들이 가치를 이용해 회사 전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린 예를 찾는다. 그리고 기회를 잡아 이야기를 전한다. 직원 회의, 커피타임, 주간 1대1 미팅 등 언제라도 좋다.
 
반대 의견을 가진 직원도 포용하라
경영진이 이러한 3단계 방안을 모두 밟았는데도 일부 일선 현장 직원들은 여전히 반대 의사를 버리지 못한 채로 남아 있을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이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이들은 경영진이 잘못된 접근 방식이나 전망 없는 시장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시몬스 교수는 “모든 실패한 전략을 살펴 보면 이미 일선 현장 직원들이 우려를 나타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경영진으로서는 나쁜 소식을 걸러서 조직 상부로 전달하는 책임을 지고 있겠지만 일선 현장에서 들려오는 우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일은 중요하다. 시몬스 교수가 강조하듯 직원들이 회사가 자신들의 우려를 흘려 듣지 않고 응대한다는 점을 느끼면, 그들은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전략에 적극 동참해야 할 필요성을 갖게 된다.
 
기억해야 할 원칙
 
경영진이 해야 할 일
 
- 가능한 한 최대한 일선 현장 직원을 전략 수립 과정에 참여시킨다.
 
- 회사의 가치를 전략적 결정 사항에 활용한 사례를 널리 알린다.
 
- 회사가 목표를 성취하는 방법에 대해 의견을 수렴한다.
 
경영진이 해서는 안 되는 일
 
- 전략 실천 방안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구체적으로 지시한다.
 
- 성공 측정 방안에 대한 이해를 구하지 않고 전략을 전달한다.
 
- 전략에 대한 반발을 억누른다.
 
 
사례 연구 1 전략 수립의 ‘대상’과 ‘방안’의 결합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 소재의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오픈웨어는 수년 전 위험한 시기를 맞았다. 오픈웨어를 널리 알린 성공작인 무선 접속 프로토콜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인터넷 직접 연결 장치의 개발로 인해 구식 프로그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픈웨어는 지적재산권 라이선스 시장에 들어갈 필요가 있었다.
 
오픈웨어의 총고문인 브루스 포세이는 새로운 방안을 개발해야 할 책임을 진 리더였다. 과거에는 회사 이사회가 전략을 만들었고 이를 만든 임원들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서 조직 전체로 하달하는 구조였다. 때문에 전략 실천에 이르는 과정이 거추장스럽고 진척도가 늦었다. 오픈웨어는 머천트에게 조력을 구해 180도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다. 가능한 한 많은 직원을 전략 수립에 참여시키는 한편, 그 과정을 투명하게 전 직원에게 알렸다.
 
각 부서에서 차출된 30명의 직원들이 석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가능한 전략을 찾아냈다. 이 대안들에 대해 조직 전체가 나서서 시험을 거쳐 이 중에서 합당한 내용을 전략으로 선택했다. 이러한 엄격한 전략 수립 과정은 소수의 임원들이 폐쇄적으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던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달랐다. 이를 주도한 포세이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뼈를 깎는 심각한 격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다들 예전에는 말단 책임을 가졌을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보다 큰 책임감을 갖게 됐습니다.” 특히 일선 현장 직원들은 직접 아이디어와 의견을 개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포세이는 “이렇게 해서 찾아낸 전략은 우리 모두의 것이죠. 절대로 CEO 한 사람의 몫이 아닙니다”고 뿌듯해 했다.
 
사례 연구 2 직원의 실천을 이끌어내는 회사의 가치
이삿짐센터 젠틀 자이언트의 경영진은 2007년 말 매출 감소 징후를 발견했다. 뒤이은 2008년에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한 타격이 불을 보듯 뻔했다. 이삿짐 운송 서비스는 마진이 높은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젠틀 자이언트로서는 비용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경영진은 매출 창출과 무관한 현장직의 업무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경영이사 팬 인맨은 이러한 결정을 직원에게 알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젠틀 자이언트의 현장직은 대부분 고객 서비스, 창고 청소, 차량 이동 등 회사 운영 업무를 위한 근무 시간을 통해 급여 수준을 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인맨은 200명의 직원 모두가 경영진의 결정을 지지해 줄 거라고 믿었다.
 
젠틀 자이언트는 위계적인 문화가 약했고 회사의 재무 상태는 모든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져 있었다. 소유주 래리 오툴과 인맨을 비롯해 회사 경영진의 대다수가 현장직으로 시작했던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인맨 역시 매월 한두 번씩은 직접 현장에서 뛰고 있을 정도였다. 경영진들이 과거 자신들의 입장에 있어봤다는 점을 잘 아는 직원들은 경영진을 깊이 신뢰했다. 인맨의 말에 따르면 “특히 일선 현장 간부들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는 절대적인 수준”이었다.
 
젠틀 자이언트의 경영진은 일단 매출을 창출하지 않는 업무 시간을 줄이는 새로운 전략을 설명했다. 삭감 목표량을 제시하고 이것이 해고를 막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인맨은 “직원들을 모두 모아놓고 하루 종일 이 얘기를 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젠틀 자이언트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돕는 것을 중심으로 한 가치체계를 가지고 있었기에 직원들이 이를 받아들여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 조직의 성격이죠. 소유주부터 솔선해서 서로를 아껴준다는 자세 말입니다.”
 
매출 창출에 기여하는 바가 적은 직원들의 급여 삭감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회사는 수십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 젠틀 자이언트의 직원들이 별다른 난관 없이 경기 침체기를 이겨냈음은 물론이다.
 
 
 
컨설턴트들이 프로젝트 팀에 비즈니스 전략과 관련한 조언을 할 때, 반발을 불러오지만 거의 예외 없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제안이 하나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예산에서 무조건 15%를 삭감하고 그에 맞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라는 주문이다.
 
이런 말을 듣는 프로젝트 팀은 어쩌면 주요 고객들을 향해 약속한 대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못하는 자신들의 무능력에 벌써부터 불만에 가득 찬 상태일 수 있다. 그런 터에 예산 삭감이란 말을 들으면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당신, 제 정신이오? 오히려 우리는 예산이 더 필요한데, 줄이라니!”
 
이러면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팀원들로 이루어진 혁신 전담 팀이라 해도 예산 삭감 앞에서 의욕을 잃는다. 또 자신들에게 할당된 시간과 자금을 샅샅이 훑어 보느라 시간을 낭비한다. 이들은 이 예산으로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계산해 보고 주어진 예산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한 치의 허술함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이들은 어떻게든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가까이 갈 수 있다면, 상사가 목표 달성을 위해서 추가적으로 자금을 더 투입할 것이라고 내심 기대한다. 바로 이렇게 해서 이들은 예산의 함정에 빠진다. 즉 이 팀의 의사 결정을 주도한 사안은 우수한 팀원들의 지적 능력이 아니라 예산이었던 셈이다.
 
바로 여기에서 ‘업무는 그에 할당된 시간만큼 늘어나게 마련이다’는 유명한 파킨슨 법칙에 필적하는 혁신의 논리가 나온다. 즉 ‘혁신의 성과는 투입된 예산+1달러’라는 법칙이다. 예산이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그에 따른 혁신은 훨씬 더 창의적일 수 있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랬더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말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돈이 혁신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란 점을 잘 보여준다. 프로젝트 팀으로 하여금 혁신의 근본부터 제대로 돌아보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안은 돈과 관련된 기존 방식을 모조리 차단하는 데서 나온다.
 
 
만일 이들 팀이 현명한 사람들로 이뤄졌다면, 추가 자원을 찾아서 발 벗고 나서기보다는 한 발 뒤로 물러나서 예산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 할 것이다.
 
혁신 팀이 “더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는 순간이 바로 “덜 가진 상황에서” 성공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하는 때다. 예산이 15% 줄어드는 그 순간, 각 팀에서는 힘겨운 결정을 내리는 한편, 기존에 중시하던 방안들까지도 예외 없이 검토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들은 “더 이상 지출을 감당할 수 없게 된 시스템은 무엇일까? 좀 더 빠른 지름길은 없는 것일까? 핵심적인 특징이나 기능 중에서 포기해도 되는 것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던지는 식이다.
 
한 소프트웨어 팀은 15%의 예산 절감 방안을 놓고 고민하다 주어진 예산 하에서 산출물을 완성하는 방법은 경쟁사 제품으로부터 모듈을 라이선스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알아 보니, 이 경쟁사 역시 일부 지적재산권에 대해 교차 승인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이는 경쟁사와 상부상조하는 계기가 됐다. 의료진단제품 개발 팀의 사례도 있다. 이들은 “잠재고객이 어떤 성능을 원할 것인가”가 아닌 “잠재고객이 무엇을 사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을 기반으로 시제품을 준비해 이 시제품을 여러 종합병원에 보냈다. 그 결과 15%를 훨씬 뛰어 넘는 경비 절감을 이뤄냈다.
 
한 소비재 기업에서는 제품 담당 그룹이 화학 엔지니어들이 제안한 원재료 절감 방법이 의미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장이 제품 자체만큼 혁신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소비자가 매장에서 기업의 혁신 투자 결과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논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소개된 흥미로운 사례나 결과는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었더라면 결코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다. ‘요구하는 모든 자원을 손에 넣었다면 그 결과가 지금보다 더 좋아졌을까’라는 질문도 나올 법하다. 그렇지만 평균적으로 볼 때 어느 쪽에 거는 것이 나을까? 비즈니스 판단은 실로 중요하다. 어느 누구라도 15% 삭감안을 더 좋아할 리는 없다. 그렇지만 만일 어떤 팀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지 못한 채 힘겨워하고 있다면, 예산을 조금 줄여버리는 편이 예산을 크게 늘려주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혁신을 자극할 것이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손쉽게 저지르는 실수는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을수록 더 많은 혁신이 가능하다고 믿는 기존 사고 방식에 집착하는 일이다. 위험하고 파괴적이며 명백한 난센스다. 이러한 치명적인 오류야말로 연구개발(R&D) 집단의 사고 방식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무수히 많은 일화와 계량 경제학적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R&D 지출액 규모와 혁신적인 결과물의 산출이 비례한다는 결론은 근거가 희박하다. 때문에 산업 각계의 기업들을 향해 R&D부문 지출이 충분치 않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주류 언론의 태도는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오히려 연간 R&D 지출 규모가 동종 산업계는 물론 세계 최고에 달하는 GM이야말로 파산 지경에 몰렸다 겨우 1년 전에 빠져 나왔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R&D 지출액 상위 기업이 혁신 기업 순위표에서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세계적 혁신 기업 또한 R&D와 혁신 부문에 가장 많은 자원을 쏟아 붓고 있는 기업이 아니다. 15% 예산 삭감이라는 자극의 핵심은 사람들로 하여금 돈이 아니라 사람이 언제나 더 중요한 자원이란 점을 상기시키는 데 있다. 이를 ‘파괴적 혁신을 위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for disruptive innovation)’이라고 부를 수 있다.
 
프로젝트 팀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일부러 모자라게 하는 기업들이 벌써 많이 있다. 이들 기업은 앞에서 논의한 제약 상황에서 유발된 창의성을 장려하고자 한다. 이들은 창의성을 자극하기 위해 일부러 제약 조건을 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 제시하고 있는 문제 상황은 이와 다르다. 여기에 등장하고 있는 프로젝트 팀은 이미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온 끝에 원래 조건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버린 경우다. 때문에 이들은 더 많은 자금, 시간 그리고 이해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경영진은 여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이 팀이 15%의 예산 삭감을 실천하기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경영자는 더 자신 있게 밀어붙여도 된다.
 
 
 
기업가 정신이 신흥국에 가져올 급진적 변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한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사가 나간 후 정부 지도자에서부터 기업 간부, 재단에 이르기까지 기업가 정신을 점화하는 방법에 관해 문의가 쏟아졌다. 이들을 위해 6개월 안에 기업가 혁명을 시작하는 방법을 요약했다.
 
1.혁명은 지역적 차원에서 시작해야 한다.
우선은 특정 지역으로 혁명을 한정시킨 후, 성공을 거두면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법이 옳다. 어떤 사회나 특유의 성격이 있고 회의론적 시각이 고개를 들게 마련이므로 지도자는 신속히 성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해당 지역의 책임자가 일단 변화를 궤도에 올리면 혁명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올바른 궤도에 올랐음을 확인만 한다면 의사결정자는 측정 가능한 결과를 얻기 위해 수년씩 기다릴 필요도 없다.
 
2.혁명에는 참여가 필요하다.
‘마을 회의’ 형식의 기업가 정신 워크숍을 열어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흥미를 이끌어낸다. 워크숍은 지도층과 참가자가 해당 지역에서 무엇을 성취하고 어떤 변화를 이룰지 결정하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은행과 교회, 대학, 공립학교, 노동조합, 협동조합 등의 대표와 기업가, 시·연방 정부, 무역·산업 협회, 경제개발기구, 해외 교포집단과 언론을 한 자리에 소집하라. 참석자들을 모으려면 지도자가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만나 이들이 참석 준비를 하도록 돕고 현지 기업 생태계의 부채와 자산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3.혁명을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다.
지도자는 지역사회 내에서 기업가적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자원을 연결해야 한다. 몇 주 정도면 필요한 자원을 모집하고 연결해서 기업가 정신을 북돋는 일이 가능하다. 그러다가 혁명의 불씨가 붙으면 지원 시스템의 규모를 늘리면 된다.
 
4.혁명을 위해서는 혁명가가 필요하다.
기업가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없다. 단지 기업가 정신이 필요치 않은 자리에서 시들어가거나 자신의 기업가적 기상을 생산적인 방식으로 발휘하지 못할 뿐, 이들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반드시 존재한다. 혁명가의 자질을 지닌 이들을 발견하고 모집한 후, 지원하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일은 관리자의 책임이다. 기업가 정신을 위한 자원을 활용하고 이해관계자를 모으기 위해서 관리자는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이들이 고객과 투자자, 자문가, 사업 파트너를 찾도록 도와야 한다.
 
 
5.혁명을 위해서는 행동을 촉진해야 한다.
언론 매체와 함께 블로그, 트위터 등 사회적 매체를 활용한다면 기업가와 기업가 정신을 촉진해야 하는 당위성을 널리 알릴 수 있다.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공유하도록 방향을 성공적으로 제시한 후에는 인터뷰나 TV 프로그램 진행, 인지도가 높은 전문가 초빙, 게시판 등을 통해 진취적 기업가들이 모습을 많이 드러내도록 해야 한다.
 
6.혁명을 위해서는 내부에 지도위원회가 필요하다.
소규모의 혁명가들은 변화를 이끌어 가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자문을 제공해야 한다. 지도위원회는 귀중한 자문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관리자는 이들의 충고를 귀담아 듣고 어려움에 봉착할 때면 그 내용을 이들과 솔직히 공유해야 한다. 지도자는 솔직한 대화를 하도록 애쓰고 일방적 연설, 정치적 행동, 이목을 끌려는 제스처 등은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외국에서 성공을 이룬 교포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도 한 방법이다. 이들은 대부분 뛰어난 기업가 인재 풀을 형성하고 있고, 고국에서 벤처 기업을 설립하는 데 기꺼이 도움을 줄 사람들이다.
 
7.혁명을 위해서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공공기관의 지도자나 이들의 조력자는 혁명의 불씨를 댕기고 그 횃불을 계속 타오르게 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전개한다. 그러나 기업인들 또한 원한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일례로, 중간 간부는 시장과 상원의원, 총리와 같은 최고위급 공무원의 힘을 빌려 이들이 대규모 혹은 소규모의 신생 벤처기업을 방문하도록 할 수 있다. 기업가 정신의 육성이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당 메시지는 TV나 인터넷,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반복해서 전달돼야 한다. 이는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몫을 다하도록 고무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지도자들은 첫 6개월 동안 기업가 정신과 관련된 사람들이 신명 나게 참여하도록 힘을 주는 동시에 이를 위한 자신의 의지를 사회 구성원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이러한 노력은 새로운 정책과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가장 유능한 인재 5명 중 3명을 놓치거나 능력을 활용하지 못해도 괜찮을 기업이 있을까? 일-가정정책센터(Center for Work-Life Policy)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여성 인재 유출은 기업에 매우 현실적인 위험 요인이 되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중단된 후 소득이 감소하고 장기적 경력 발전의 기회를 박탈당한 여성들은 결국 의욕을 잃고 직장을 옮기거나 아예 그만둔다. 이렇게 기업이 놓치는 여성 고급 인재는 전체의 58%에 달했다.
 
일-가정정책센터가 처음 관련 조사를 실시한 2005년 이후,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여성 인재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여성이 삶에서 어떤 장애요인과 마주치더라도 자신의 직업적 야망을 실현하도록 지원하는 여러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2004년 설문조사에서 여성들은 승진가도를 달리던 고소득 직종에서 근무 시간이 적은 저소득 직종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일을 그만둔 가장 큰 이유로 ‘육아’를 꼽았다. 이에 기업들은 포괄적인 육아 휴가 정책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골드만삭스의 ‘위대한 유산’ 육아 전략프로그램은 육아 휴가를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여성들에게 그 동안 회사에서 있었던 변화를 업데이트하는 기간을 제공하고 출산 이후 성공적으로 직장에 복귀한 다른 여성 동료를 육아 멘토로 지정해준다. 또 팀장 등의 관리자에게는 출산 및 육아의 전 단계에 걸쳐 직원을 돕는 교육을 제공한다. 인텔의 ‘자녀 출산 직원의 재적응 프로그램’ 또한 육아 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온 남녀 직원이 전일 근무로 복귀하는 과정을 지원하고, 초보 부모들에게 재택근무와 반일제, 근무시간 조정 등의 탄력근무제를 허가해준다.
 
그러나 일-가정정책센터가 과거와 비슷한 조건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던진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그 동안 여성들의 우선 순위가 변했음을 알려준다. ‘육아’는 아직도 여성이 직종을 바꾸거나 사직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는 연로하신 부모 봉양이 여성의 직장 생활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급부상했다. 부모 봉양을 사직의 이유로 댄 여성은 2004년 24%에서 2009년 30%로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노년층 인구가 증가하며 인구구조가 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육아를 위해 사직하는 여성의 평균 연령은 이제 막 경력을 쌓기 시작하는 31세다. 반면 부모 봉양을 위한 사직은 베이비붐 세대가 경력의 정점에 올랐을 때 자주 일어난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전성기를 누리지 못하고 직장을 떠나는 아쉬움이, 기업 입장에서는 중역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는 손해가 발생한다.
 
이런 맥락에서 무디스의 ‘육아 및 부모 봉양 지원’ 프로그램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일-가정서비스 지원업체 브라이트 호라이즌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설계된 무디스 프로그램은 직원들에게 시중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에 부모 간병 및 봉양을 최대 20일까지 제공해준다. 부모가 다른 주에 거주하고 있어도 서비스는 가능하다. 일례로, 뉴욕에 사는 직원은 플로리다에 계신 어머니를 위해 간병인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여성이 직장을 떠나는 이유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설문에 응답한 여성의 25% 이상은 독신 여성이었으며, 이 중 38%는 자녀가 없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육아 부담이 없는 여성들도 상당수 직장을 떠나고 있었다. 도중에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은 미혼 독신여성의 경우 14%,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는 여성은 31%였다. 설문 결과, 아이가 없는데도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의 44%는 일에 대한 불만족·실망이 사직의 주요 이유라고 밝혔다. 28%는 자신의 삶이 정체된 점이 싫어서라고 답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여성 고급인재의 대다수는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직장으로의 복귀를 원한다. 그러나 다시 일자리를 구하는 데 성공한 여성은 전체의 73% 정도고, 이 중 자신의 능력에 맞는 상근직을 구하는 여성은 40% 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 대학 졸업생의 과반수가 여성인 만큼, 미래 인재의 대다수는 여성이 차지할 것이다. 인생의 불가피한 파도가 여성 인재의 직업과 근로에 대한 의욕을 쓸어가버리기 전에, 기업은 구명 밧줄을 던져 이들을 구해야 한다. 여성이 중단된 경력을 다시 이어가도록 도우면서 이들의 잠재력을 활용한다면 성공적인 첫 발걸음을 내디디는 셈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인 피비 프린스는 학교에서 심한 집단 괴롭힘을 당한 뒤 자살을 시도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현재 9명의 학생들이 기소된 상태지만 이는 언론이 그녀의 이야기를 보도한 이후에야 이뤄진 일이다. 많은 친구들과 교사들이 그녀가 집단 괴롭힘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피비의 어머니를 비롯한 소수만이 이 사실을 학교 당국에 알렸고, 그럼에도 적절한 시기에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08년 위스콘신 주에서는 31세의 조디 제벨이라는 여성이 직장에서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한 끝에 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위스콘신 주 의회에서는 건전한 작업장 강구 법안이 제출됨에 따라 이러한 피해 사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어떻게 막을 것이며 어떻게 당신의 존엄성을 주장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공동 저자인 개리와 루스 네이미는 집단 괴롭힘이 은밀성, 수치심, 주변 사람들의 침묵 속에서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들이 2008년 노동절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응답자 400명 가운데 95%가 집단 괴롭힘 유경험자), 피해자의 동료나 상사들의 95%가 최소한 한 번 이상 집단 괴롭힘 현장을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일이 알려진 후에도 그들 중 53%는 사태를 중단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집단 괴롭힘 사례 가운데 71%의 경우, 직원들은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고 보고한 사람을 대상으로 보복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자들은 이러한 이유로 집단적 사고, 자기 합리화, 위험에 대한 본능적인 회피, 피해자에 대한 책임 전가들을 꼽고 있다.
기업의 관점에서 볼 때 직장 내 집단 괴롭힘은 생산성, 직원 보유율 및 복지, 비용 면에서 큰 손실을 초래한다. 위의 조사 결과는 집단 괴롭힘 행위가 암묵적으로 보상을 받는 경쟁적인 분위기의 근무 환경에서는 특히나 이런 행위가 회사의 이익을 저해할 때에만 기업들이 이를 문제로 삼을 거라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17개 주에 제출돼 있는 건전한 작업장 강구 법안이 통과되면 집단 괴롭힘에 따른 기업들의 손실은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다.
집단 괴롭힘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 작업장에서는 일어나지 못한다. 경영진의 개입은 집단 괴롭힘을 줄이는 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혼자서는 이를 해결할 수 없고 대부분의 가해자들은 제재가 없는 한 이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집단 괴롭힘은 복잡 미묘한 문제며, 경영진의 개입이 종종 이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는 개인적•커리어적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가 있다.
한 테크놀로지 기업의 지역 매니저인 조지는 그의 팀원 전체와 함께 연간 보고를 위해 본사 경영진을 만났다. 조지에게는 세 번째 보고였다. 연간 보고는 항상 까다롭지만 예의를 지키는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나 본사의 고위급 경영 매니저인 댄은 평소 공격적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었다. 지역 매니저인 밥이 발언을 했을 때 댄은 동료와 부하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밥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충격적이고 모욕적인 행위였다. 밥이 공개적인 모욕을 당함으로 인해 팀 전체가 순식간에 위기에 몰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조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어떻게 하면 회의실을 휩쓴 파괴적인 분위기를 일시에 바꾸면서도 다음 공격 대상이 되거나 일자리를 잃는 위험을 모면할 수 있을까?
조지는 잠시 휴식 시간을 요청했다. 그 다음 댄을 회의실 밖으로 불러내 그의 태도가 밥과 팀원 전체에 부적절하고 모욕적이었음을 지적했다. 하급 직원이 자신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불쾌했던 댄은 격렬히 맞섰다. 그러나 조지는 댄에게 그의 행위가 댄 자신과 본사 경영팀 전체를 부끄럽게 만들고 있으며 바람직한 회의 결과와 다음 분기 실적을 이끌어낼 기회를 망치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소신을 견지했다. 그러자 댄은 물러서는 기색을 보였고 회의 분위기도 온화해졌다. 몇 주 후, 댄은 조지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밥을 관리할 수 있는 역할을 맡겼다. 다음 분기에 팀은 매우 훌륭한 실적을 올렸으며 이후의 연간 보고도 훨씬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무엇이 상황을 개선했을까?
1. 조지는 조직의 관점에서 괴롭힘 행위의 영향을 재빨리 파악했다. 휴식 시간을 요청하기 전, 그는 자신이 상황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팀원들의 존경심을 잃고 심지어 일자리마저 잃을 수도 있음을 염려했다. 그러나 그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일자리를 잃게 되면 다른 직장을 찾으면 되지. 이런 행위가 계속돼선 안돼.”
2. 조지는 괴롭힘 행위에 개입하기로 결심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순간이 있고, 또 그 일을 하는 것이 그로 인한 위험이나 결과보다도 중요한 때가 있어. 설사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가 지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면 앞으로 우리 팀원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거야.”
3. 조지는 즉각 상황에 개입했다. 괴롭힘이 오래 진행되면 그만큼 이를 중단하기가 힘들어진다.
4. 조지는 괴롭힘의 가해자와 개인적으로 대면했다. 괴롭힘 가해자들은 공개적인 모욕을 참지 못한다.
5. 조지는 가해자 자신의 이익에 호소했다. 밥과 나머지 팀원들의 감정은 댄에게 아무런 고려 사항이 되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러나 조지가 이를 댄 자신을 부끄럽게 하고 회사의 실적을 저해하는 행위로 정의하자, 댄은 자신의 행동을 시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직장 내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당신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 침묵하는 방관자로 남아 있는 것이 쉬워 보이는 순간이 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동료를 구하는 행동이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편집자주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세계 최고 경영대학원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의 주요 아티클들을 게재합니다. 는 경영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도 실천적 조언들을 제공합니다. 이 코너를 통해 기업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관점의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2010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출판(NYT 신디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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