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GSB Knowledge : 중국 화장품 시장의 미래

‘왕훙•남성•토종 브랜드…’
세계 뷰티 시장 흔드는 중국 소비자 트렌드

319호 (2021년 0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중국의 뷰티 시장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다. 성장률로 봤을 땐 미국보다 앞선다. 과거에는 한국, 일본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점차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왕훙’이라고 불리는 인플루언서들이 온라인 뷰티 시장의 핵심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비비크림과 같은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하는 남성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모바일 커머스를 중심으로 중국 로컬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들의 점유율을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중국 장강경영대학원(CKGSB)이 발간하는 CKGSB Knowledge 2020년 11월 호에 실린 ‘Chinese Beauty’ 원고를 번역, 요약한 것입니다.

중국은 수세기에 걸친 화장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아직은 미국에 이은 화장품 소비 2위 국가지만 소비자들이 트렌드를 이끌고 시장 형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 등 이미 미국을 초월한 부분도 있다.

중국은 지난 십수 년간 경제 성장을 거듭하면서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글로벌 소비 시장에서도 주요 세력으로 부상했다. 이 점은 화장품과 관련 제품들이 중국인들의 쇼핑 목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상으로도 가늠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화장품 시장만의 특징이 관찰됐다. 첫째는 중국에서 남성용 화장품이 놀랄 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즈보(直播)’라고 불리는 라이브 스트리밍 판매 시장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토종 브랜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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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 대한 다양한 기준

역사적으로 중국의 미에 대한 기준은 이웃 나라인 한국,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컨대 갸름한 얼굴, 큰 쌍꺼풀, 뽀얀 피부 같은 요소들이다. 지금도 중국의 화장품들 중엔 이런 이유로 화이트닝 효과를 강조하는 제품이 많다. 중국인들은 최대한 자연스럽고 화장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되 갸름하고 뽀얀 느낌이 부각되는 것을 선호한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중국은 화장품이나 메이크업 유행에서 상당 부분 한국과 일본을 따라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매력적인 것’에 대한 중국만의 기준을 잡아가고 있다.

화장품 소비 측면에서 중국은 아직 미국보다 규모가 작다. 미국 미디어 PR뉴스와이어에 따르면 미국의 2018년 화장품 판매액은 560억 달러(약 63조 원)로, 중국의 387억 달러(약 43조 원)보다 많다. 하지만 성장률 측면에서는 중국이 우세하다. 2018년 중국의 화장품 소비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12.9%로, 미국보다 3배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JP모건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된다 하더라도 2023년쯤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프랑스의 로레알, 미국의 에스티로더, 일본의 시세이도 같은 화장품 회사들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19년 로레알그룹의 글로벌 매출액은 332억7000만 달러(약 37조 원)였는데 로레알 측은 중국 시장의 급성장이 매출 상승의 큰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화장품 브랜드 키엘은 2019년 중국에서만 4억3200만 달러(약 49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카테고리로 놓고 보면 스킨케어 제품이 화장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공기 오염에 노출됐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이런 점을 우선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화장품 제조사들도 지난 몇 년 동안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할 때 단순히 화이트닝과 같은 기능성뿐 아니라 미세먼지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IBISWorld에 따르면 2018년 화장품 매출에서 스킨케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55.2%에 달했다. 2018년 중국 럭셔리 스킨케어 부문의 1위는 17% 점유율을 차지한 로레알이었다. 그 뒤를 에스티로더(13%)와 시세이도(6%)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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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0년, 누구도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긴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팬데믹은 화장품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 다쉐컨설팅은 관련 보고서에서 “바이러스 여파로 특히 메이크업 제품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대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스킨케어 및 퍼스널 케어 제품의 인기가 급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2월 중국의 화장품 소비는 전월 대비 14% 급감했다. 두 달 동안 주춤하던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4월, 일정 부분 회복돼 3.5%로 성장세를 보였고, 5월부터는 두 자릿수 성장(12.9%)으로 회복세에 돌아섰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중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은 무려 2조 달러(약 2260조 원) 규모에 달했다. 이는 미국의 6000억 달러(약 680조 원)보다 3배 이상 크다. 중국인들의 화장품 쇼핑 가운데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70% 이상이며, 주로 알리바바의 티몰이나 징둥닷컴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했다.

중국 토종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들은 앞을 다퉈 소셜미디어와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기반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과정에서 떠오른 플랫폼이 소셜미디어와 이커머스를 결합한 애플리케이션(앱) 샤오홍슈(The Red, 小紅書)다. 샤오홍슈의 콘텐츠를 채워 넣는 것은 이용자들이며, 이들의 자발적인 후기는 다른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샤오홍슈에서는 라이브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시글을 업로드할 수 있는데 게시자들이 자신의 메이크업 과정을 공개하거나 화장품 사용 후기를 공유하면서 제품을 직접 추천하기도 한다.

중국의 뷰티 시장이 다른 나라와 가장 차별화되는 특징은 바로 ‘왕훙(網紅)’이라고 불리는 키 오피니언 리더(KOL)의 등장이다. 이들은 각자 활동하는 플랫폼에서 수십에서 수백만의 팔로워를 무기로 삼고 있어 화장품 브랜드사의 판매 전략에 없어서는 안 되는 수단으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집단지성을 신뢰하는 경향이 강해 왕훙과 아이돌이 신뢰성 높은 판매 수단이 됐다는 분석이다.

왕훙의 등장과 이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플랫폼들은 훨씬 더 많은 중국인을 뷰티 시장에 유입시켰고, 브랜드사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소통하는 장을 제공했다.

남성 화장품 시장의 성장

중국 뷰티 시장에서 남성들은 트렌드에 민감하며 어떤 면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알리바바의 뉴스 사이트 알리질라에 따르면 2018년 남성용 퍼스널 케어 제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가 늘었다.

뷰티 제품에 대한 중국 남성들의 관심사는 다른 국가들과는 차별화된 양상을 보인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좀 더 강인한 느낌을 주는 외모를 지향하고, 가장 잘 팔리는 제품군은 콜라겐 성분 상품이다. 중국에서는 좀 더 중성적인 느낌이 용인되는 사회적 분위기라 제품을 구매할 때도 이 점을 반영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남성용 화장품 업계에서 서양 시장과 중국 시장이 선호하는 제품은 큰 차이가 있다. 서양에서 처음 남성용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제품을 제조했던 브랜드는 동성애자 커뮤니티를 겨냥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대다수 청년은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일을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중국의 화장품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남성들이 주로 구입하는 화장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쉐컨설팅에 따르면 1위는 마스크팩이었다. 그다음으로는 비비(BB)크림, 아이브로 관련 제품, 립스틱 등이 화장품을 구입하면서 1차적으로 선택하는 목록이다. 중국에서는 1995년 이후에 태어난 남성 가운데 BB크림을 사용하는 남성이 전체의 3분의 2에 달할 정도로 피부 화장에 대한 거부감이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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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브랜드의 성장

아시아 국가에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의 약진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2016년 이후 탄생한 토종 브랜드들이 중간 단계의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찬도(Chando), 바이췌링(Pechoin), 퍼펙트다이어리(Perfect Diary)가 있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을 견인한 것은 모바일 생태계의 발달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브랜드들은 모바일 생태계에서 기민하게 움직이며 항상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한다. 이는 서양의 브랜드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생태계로, 금세 따라잡을 수 없는 위협적 요소다.

중국 화장품 시장의 주요 소비층은 ‘지우링허우’(199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들이다. 30∼35세 소비자가 가장 구매력이 강하고, 25∼29세가 두 번째로 높은 소비력을 가진 집단이다. 모바일 생태계에 익숙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뷰티 콘텐츠를 가장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이용하는 계층이다.

시장 더 커질 것, 미래 밝아

중국의 뷰티 시장이 다각적이고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한 가지 사실에 모두 동의했다. 시장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고, 중국 로컬 브랜드들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현재 세계 2위 규모의 뷰티 시장이지만 지난 1년간 국민당 소비액은 약 44달러에 불과해 미국, 일본 등에 비해 훨씬 낮다. 바꿔 말하면 경제가 성장하고 피부를 가꾸는 데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커지면서 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1호 Power of Voice 2021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