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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애자일 팀 구성 전에 애자일 리더십 구축 먼저

애자일의 핵심은 빠른 결정과 즐거움
먼저 1년 단위 전략을 분기로 나눠보라

배미정 | 312호 (2021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리더들의 애자일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애자일 변화를 어렵게 만든다.

1. 애자일은 리더가 예측, 명령하고, 통제하는 접근 방식과 다르다. 상시적인 실패에 적응하고, 그로부터 학습하고 성장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2. 조직 전체가 애자일 원칙을 공유하되 모든 팀이 다 애자일 방식으로 일할 필요는 없다. 애자일 팀과 운영 팀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3. 1년 단위로 전략과 예산을 설정하고 이를 검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
4. 즐겁지 않으면 애자일이 아니다. 구성원이 행복해야 더 많은 혁신이 가능해진다.



대럴 릭비
베인앤드컴퍼니 글로벌 이노베이션 및 애자일 프랙티스 부문 총괄 대표

1978년 베인앤드컴퍼니에 합류해 40여 년간 100여 개의 글로벌 리테일 기업을 위한 혁신 전략 과제를 수행했다. 애자일 혁신의 전문가로 최근 『Doing Agile Right: Transformation Without Chaos』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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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기업은 예측할 수 없는 위기가 상시화된 ‘블랙 스완’의 경영 환경을 헤쳐나가고 있다. 그 위기 중 하나가 코로나19인데 코로나가 언젠가 종식되더라도 또 다른 팬데믹이 부상할 것이고 그것이 끝나면 자연재해, 테러, 무역 전쟁, 군사 분쟁 등등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할 것이다. 많은 기업 리더가 이런 위기에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위기를 돌파하는 것은 눈보라 치는 어두운 산길을 운전하는 것과 같다. 날씨가 좋은 대낮에 위기를 헤쳐나가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하지만 격변의 시기에는 끊임없이 경각심을 갖고 위험한 급경사가 나오지 않을지, 도로에 동물이나 보행자가 갑자기 뛰어들지는 않을지 걱정하며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운전을 해야 한다. 쉬운 길에서는 크루즈 컨트롤 장치가 잘 작동되는 차로 직진만 하면 되겠지만 어려운 길에서는 다른 종류의 차가 필요하다. 전조등도 잘 작동해야 하고, 타이어 압력도 탄탄해야 하고, 사륜구동도 필요하다. 이처럼 기업도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접근 방식을 필요로 한다.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는 투자를 많이 할 필요도, 유연성을 갖출 필요도 없다. 단지 효율성 향상에만 집중하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는 변화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강력한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최근 많은 기업이 애자일 방식을 도입해 빠르게 의사결정하고 있다. 업무의 우선순위를 효과적으로 정하고, 창의력과 실험, 학습을 강조하고, 이해관계자들의 니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혁신은 여전히 너무 산발적으로, 무의미하게 이뤄지고 있다. 고객은 더 빠르고 많은 변화를 원한다. 그런데 벌써 지친 직원들은 다음과 같이 불만을 제기한다. ‘대기업은 너무 느리고, 복잡하고, 관료주의적이어서 변화가 느리다’고 말이다. 리더는 지금의 팬데믹 상황이 끝나면 다시 예전의 관료주의적인 관행으로 돌아갈까 봐 두렵다. 그렇게 되면 다음에 또다시 위기가 닥쳤을 때 이 모든 노력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혁신의 출발은 ‘실패’

이런 상황에서 리더는 어떤 포부를 가져야 할까? 리더는 예측 불가능하고 변화가 빠른 환경에서 번영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구축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학습, 혁신, 성장에 주력하는 지속가능한 운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로써 고객, 직원, 주주, 공동체에 더 나은 결과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비즈니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변수를 줄이고 예측 가능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프로세스를 안정화해야 한다. 비행기를 탈 때 조종사가 오늘은 빨리 출발할 거니까 안전벨트를 꼭 매라고 안내하면 승객 입장에선 얼마나 불안할까. 또 조종사가 오늘은 관제탑과 통신이 안 돼서 제대로 비행이 안 될 수도 있지만 다음부터 잘하겠다고 얘기하면? 내가 승객이라면 당장 그 비행기에서 내리고 싶을 것이다. 재무 회계나 HR 등 운영 부문에서 표준화된 프로세스가 마련돼 있지 않은 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이런 항공기를 타는 것과 마찬가지다. 비즈니스의 운영과 혁신 부문은 음양이론의 음과 양처럼 조화를 이루며, 상호 호혜적인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대규모 조직이 이런 균형을 찾는 데 실패한다. 관료주의적인 마인드가 기업을 좌지우지하고, 상사는 혁신을 예측, 명령하고 통제하는 일반적인 운영 방식으로 이끈다.

안타깝게도 비즈니스 혁신의 70∼90%는 실패한다. 왜 실패하는가? 계획과 현실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성공한 기업의 3분의 2는 원래 계획한 비즈니스에서 한참 벗어났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성공하려면 실패에 적응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성공 사례들이 실패로부터 출발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비디오게임이나 컴퓨터가 없었고, 장난감이라고는 슬링키1 뿐이었다. 명예의 전당에까지 오른 이 장난감은 한 엔지니어가 고철 스프링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다가 우연히 발명한 것이다. 협업용 메신저 기업인 슬랙은 원래 비디오게임 회사였는데 사원들끼리 쓰기 위해 만든 메신저 서비스를 외부에 공개했다가 대박을 쳤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의 캐릭터는 원래 못생긴 악녀였고, 엘사와 안나는 원수지간이었다. 그런데 엘사의 테마곡 ‘Let it go’를 작사 작곡하는 과정에서 엘사가 아름답고 강인하지만 차갑다는 오해를 받는 캐릭터로 수정됐다. 그리고 안나가 그런 언니를 이해하면서 둘도 없는 자매 관계로 거듭나는 스토리로 바뀌었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역시 원래는 젊은 남녀를 위한 비디오 데이팅 사이트였다. 서비스를 오픈하고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도 영상을 올리지 않자, 창업자가 아무 영상이나 올려보자고 방향을 바꿨고, 애완견 영상과 아기 영상 등이 올라오며 반응이 폭발했다.

여기서 기억할 점은 결과가 예측과 어긋나든지, 실패를 하든지 간에 그 상황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자일 방식은 예측하고 명령하고 통제하는 전통적인 접근 방식과 다르다. 전통적인 방식은 완벽한 계획 안에서 요구 조건을 다 달성하고 나면 빅뱅과 같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애자일 방식은 오히려 정해진 절차를 파괴하고, 가장 가치가 있는 것, 즉 리스크는 크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출시해서 테스트하고 학습하고 적응한다. 이로써 상품을 빠르게 시장에 출시하고 팀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혁신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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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애자일 리더십

올해 초 『Doing Agile Right』를 출간한 후 2000개 이상의 애자일 팀을 운영하고 있는 혁신적인 글로벌 대기업 리더들을 만났다. 그들은 내게 애자일 팀을 만드는 것은 너무 쉽지만 더 중요한 과제는 ‘애자일 비즈니스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애자일 팀이 주변의 애자일 아키텍처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즉 애자일 팀의 운영 모델이 없으면 성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애자일 팀들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조사해보니 일관성 없는 프로세스, 애자일 방식에 대한 경험 부족과 무지가 꼽혔다. 애자일 변화에 저항하는 문화와 리더십도 걸림돌로 꼽혔다. 다시 말해, 리더들이 애자일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 애자일 시도가 많아질수록 애자일을 잘못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애자일을 잘못 실천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가? 리더가 1년 안에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순진하게 기대한다. 또 기업을 송두리째 바꾸는 거대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조직을 몇 달 안에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더들이 직접 애자일을 실천하지 않고 부하 직원에게 위임하는 것도 문제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은 채 구조만 바꾸고 만다. 이렇게 구조만 바꿔서 오히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기도 한다. 또 애자일을 인력을 해고하기 위한, 완곡한 표현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인력의 30%를 해고할 건데 애자일 전환을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는 것이다. 일관성이 없는 애자일 프로세스를 적용하거나, 관료주의적인 운영 모델 때문에 애자일 팀들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는 경우, 또 고객을 고려하지 않고 회사 내부 프로세스만 바꾸는 경우도 애자일을 잘못 실천하는 사례에 해당된다. 혁신 팀과 운영 팀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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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먼저 애자일 팀을 조직원들에게 애자일의 강점을 증명하는, 애자일 방식의 옹호자로 만들어야 한다. 이 팀은 결코 과거에 일하던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애자일 팀을 만들었다면 이제 애자일의 규모를 키운다. 기술, 마케팅, 신제품개발팀, 공급망 등 혁신이 필요한 어느 파트에서든지 애자일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운영 방식을 보다 효율적으로 바꿔나감으로써 운영과 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애자일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사람들은 애자일 기업이라고 하면 회사 내 모든 직원이 애자일한 팀에서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보통 전체 조직의 20%만이 애자일 팀에서 애자일 혁신을 실천하고 있다. 나머지 80%는 일상적인 업무를 한다. 물론 일하는 방식은 조금씩 바뀌겠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애자일한 팀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애자일 리더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애자일 리더는 세세한 부분을 관리하지 않는다. 세부적인 사항은 고객을 더 잘 아는, 혹은 운영을 더 잘하는 사람한테 위임한다. 리더는 이들을 이끄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한다. 미래에 회사를 이끌어나갈 운영자들, 관리자들을 키워내고, 그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역점을 둔다. 행복한 사람들이 더 혁신적이며, 혁신적인 사람이 더 행복감을 느낀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스스로가 애자일하게 변함으로써 애자일한 운영 시스템을 만들고, 적임자들한테 적절한 일을 배분하는 것이다.

최고경영진이 애자일 리더십 팀을 구성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애자일한 시스템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 팀은 특정 기능의 부서장이 아니라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CEO는 애자일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총괄한다. CMO는 고객의 인사이트를 취합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음으로써 조직이 진정 고객 중심적으로 운영되도록 이끈다. CFO는 전략적으로 예산과 자원 할당, 검토 과정을 총괄한다. CIO는 기술과 데이터를 개발해서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도록 한다. CHRO는 사람들을 고용하고, 교육하고, 또 팀을 구성하고 성과 평가를 통해 인재 시스템을 바꾼다. COO는 애자일 팀이 운영 팀과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운영 팀의 역할이 애자일 팀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COO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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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기업의 일하는 방식


애자일 기업의 조직도를 고객들에게 보여주면 다들 깜짝 놀라면서 자기 회사와 별로 다르지 않다고, 조직을 완전히 재편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안 그래도 되냐고 되묻는다. 필자가 350여 개의 기업과 지난 2년간 애자일 전환 작업을 한 결과, 애자일은 어떠한 조직 구조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1∼3년간 운영되는 상시적 애자일 팀은 운영팀과 함께 일하면서 애자일의 적용을 확대해 나간다. 이런 상시적 애자일 팀은 조직 내부에서 운영팀과 최대한 가깝게 일해야 한다. 이 팀을 외부에 독립적으로 둬서는 안 된다. 긴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한 달 내지 세 달 정도 운영되는 임시적 애자일 팀을 만들 수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유통업체가 온라인 판매 혹은 매장 픽업 방식을 적용했는데 임시 애자일 팀이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전통적인 운영 팀은 애자일 팀과 함께 일하며, 애자일 팀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또 개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도 제공한다. 여기에는 애자일과 운영팀의 소통을 돕는 헬프 데스크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들은 각 애자일 팀에 배정돼 애자일 팀의 업무에 병목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상시적으로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조직 구조가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이 각 기능 부서에 있는 사람들을 다기능 부서로 이뤄진 애자일 팀에 투입할 수 있다. 비즈니스, 기술, 마케팅, 인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한 팀에 들어가 다기능적인 애자일 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리더십 팀은 매일 허들(huddle)이라는 작전 회의를 한다. 아침 8시30분에서 45분까지는 개별 팀들이 모여서 15분간 오늘은 이런 일을 진행할텐데 방해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공유한다. 그리고 팀의 리더는 8시45분에서 9시까지 진행되는 허들에서 그 문제점들을 같은 성과 유닛에 속한 다른 팀과 공유하고 다른 팀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지 묻는다. 그런 다음 9시부터 9시15분까지 성과 유닛의 장이 애자일 리더십 팀과 만나서 현장의 문제를 보고하고 가능한 빠른 해결책이 무엇인지 논의한다. 여기서 핵심은 이런 모든 소통 내용이 다 추적되고 공유된다는 것이다. 이로써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이 전체 조직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투명하게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애자일 원칙, 즉 애자일 가치 또는 사고방식이 조직 내 모든 사람에게 공유된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고객에 대해 거의 맹목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 회계팀의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다. 고객은 회사 내부에 있을 수도 있다. 나의 고객이 누군지 알고, 그 고객이 만족하는지, 또 어떤 불만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해내겠다는 각오를 가질 정도로 고객에게 맹목적인 관심을 가져야 된다. 상시적 애자일 팀의 구성원은 다른 팀과 다르게 일해야 한다. 이들은 다기능적인 팀에서 애자일 방법론을 활용해 혁신적인 실험을 한다. 하지만 다른 운영팀, 예컨대 법률팀까지 이렇게 일할 필요는 없다. 물론, 법률팀도 애자일 원칙을 수용해야 하겠지만 애자일 방법론까지 채택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기업의 운영 방식은 한꺼번에 다 바뀌지 않는다. 시스템은 원체 복잡하기 때문이다. 정적인 조직과 동적인 조직 간의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곧 애자일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전략과 리더십, 문화와 구조, 비즈니스 프로세스 등 모든 것이 개선될 것이다. 이런 변화를 추진하면서 반드시 바꿔야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계획과 예산 수립, 검토 과정의 주기다.

필자가 기업들에 어떻게 전략을 수립하고 예산을 수립하는지 물으면 다들 “1년 단위로 전략과 예산을 수립하고 결과를 검토한다”고 대답한다. 왜 1년이냐고 물어보면 이유는 하나뿐이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1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왕성에 살았다면 165년에 한 번씩 연 성공 보수를 받았을 테니 지구에서 사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비즈니스의 사이클을 1년에서, 예컨대 분기별로 더 줄일 필요가 있다. 벤처캐피털처럼 시리즈A, 시리즈B 펀딩을 보면서 투자를 더 늘릴 것인지, 줄일 것인지를 자주 결정할 수도 있다.

우리의 현재 정신적 모델과 습관적 업무 행태는 수십 년에 걸쳐서 형성된 것이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 시스템에 따르면 일반 직원은 충분한 경험이나 지식, 혹은 야심이 없어서 중요한 일을 할 수가 없으며, 임원들만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또 비용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경영해야 한다고 가정하고 그에 기초해서 계획과 전략을 세운다. 직원은 위험을 회피하고, 엄격한 감독과 순응을 원하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계획을 따르고자 한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예산 내에서 해낸다. 보상도 예산 내에서 일을 해내면 승진을 시키고 계획을 못 지키면 벌을 주는 식이다. 하지만 애자일한 접근 방식은 이런 오랜 가정에서 벗어나서 업무를 수행하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리더는 목표를 설정하고, 구성원에게 권한을 위임해 더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옆에서 코칭한다. 개인의 학습과 성장을 유도하고 개인보다 팀에게 더 큰 보상을 해준다. 이렇게 하면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 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일하는 방식이 애자일하게 바뀌면 최고임원진의 일정표도 달라진다. 필자가 프로젝트에서 최고임원진을 처음 만났을 때 이들은 시간의 60%를 운영 관리 업무에 할애했다. 인재와 문화 관리에는 30%, 전략과 성장에는 겨우 10%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애자일을 실천한 지 3년이 지난 후에는 어떻게 됐을까? 똑같은 최고경영진이 전략 개발과 성장에 전체 시간의 40%를 할애했다. 고객과 경쟁사를 이해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인재와 문화 관리에도 35%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반면 운영 관리에 쓰는 시간은 25%로 크게 줄었다. 전략에 따라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고 부서 간 협력이 활발해지다 보니 운영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애자일을 실천함으로써 조직이 바뀌었고, 조직의 생산성은 40%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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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을 잘하는 10가지 팁

정리하자면, 애자일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다음의 10가지 팁을 기억하길 바란다.

첫째, 민첩성(agility)을 키우는 방식 자체를 애자일하게 하자.
둘째, 애자일을 모든 곳에 강요하지 말자.
셋째, 애자일 팀을 만들었다면 제대로 운영하자. 애자일 팀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해서도 안 되며, 애자일 팀에 있는 사람들이 조직 전체에 영감을 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넷째, 하나의 미션 아래에 모든 구성원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하자.
다섯째, 상사 중심에서 고객 중심의 문화로 바꾸자.
여섯째, 모든 업무를 연 단위로 해야 된다는 생각을 없애고 업무 수행과 피드백을 가능한 짧은 단위로 진행하자.
일곱째,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하고 장애물을 빠르게 제거해 업무의 진행 속도를 높이자.
여덟째, 애자일에 관한 목표와 평가 기준을 설정하고 계속해서 평가하자.
아홉째, 빠르게 멈추고, 자원을 더 가치 있는 활동에 투입하자.
열 번째, 애자일은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 즐겁지 않다면 애자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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