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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리더십의 전환 ‘We 리더십’

‘1인 리더십’으로는 멀리 못 간다

정명호 | 270호 (2019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 사람의 리더에게 의존하는 ‘1인 리더십(I-리더십)’의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다. 주류 리더십 이론의 중심인 변혁적 리더십은 부하들의 의존성을 높이고 리더의 자아도취를 강화하는 한계를 드러낸다. 지도자의 품성을 강조하는 진정성 리더십은 자기 원칙에 집착함으로써 변화에 둔감해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구성원과 함께 권한을 행사하는 ‘We-리더십’으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편집자주
정명호 이화여대 교수가 21세기 리더십 패러다임을 전망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리더 한 사람의 의사결정에 의존하는 1인 리더십이 점점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공유리더십’의 이론과 사례들로부터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의 지혜를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리더십 이론의 홍수
‘리더십 이론 과잉’의 시대다. 리더십에 관한 책, 경험담, 교육, 코칭, 토론이 넘쳐난다. 새로운 이론과 개념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 원칙 중심 리더십(principle-centered leadership), 레벨-5 리더십(level-5 leadership),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 셀프 리더십(self-leadership),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슈퍼 리더십(super leadership) 등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이론을 원한다. 리더십이 전부고, 리더가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고 믿는다.

왜 그럴까? 이 많은 리더십 이론과 새로운 리더십 상품을 소비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리더십 이론의 주된 소비자는 현재 리더이거나 리더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자원과 권한을 갖고 있다. 또 새로운 이론과 역량으로 자신을 무장해 더 높은 지위와 권력을 얻고자 한다. 반면, 리더십과 불가분의 관계인 팔로어십에 대한 관심은 싸늘하다. 베스트셀러 저서만 해도 1992년 로버트 켈리(Robert E. Kelley)가 쓴 『팔로워십의 힘(The power of followership)』 말고는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다. 학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단적으로 리더십 학자들은 지난 2014년 리더십 분야 전문 학술지인 리더십 쿼털리(Leadership Quarterly)에서 발간한 창간 25주년 기념 특집호에서 그동안 팔로어십에 대한 연구가 부진했음을 반성했다(Uhl-Bien, Riggio, Lowe, & Carsten, 2014).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누구라도 리더가 되고 싶지 팔로어가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리더십 열풍이 지속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종의 리더십 비즈니스(leadership business)인 셈이다.



물론 리더십은 중요하다. 여기서 리더란 주로 기업조직의 리더(최고경영자, 고위 임원, 혹은 중간관리자들)를 말한다. 리더는 공식적으로 부여된 권한과 자원 배분의 의사결정을 담당한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을 결정하고 처벌도 할 수 있다. 당연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렇지만 이 글에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중요성이 과장돼 있다는 점이다. “리더십이 모든 것이다.” 과장이다. “리더가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 그렇지 않다. “한 사람의 리더가 조직의 성패를 결정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이런 시각이 문제인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리더십의 본질에서 비롯한다. 리더십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리더십은 각자 지향하는 바가 다른 사람들을 리더 자신이 원하는 목표(대부분의 경우 조직의 목표)로 향하도록 정렬하고 통합하는 영향력이다. 이런 점에서 리더십은 근본적으로 ‘위험한 비즈니스’다.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다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단 한 번의 인생을 산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하거나 책임질 수 없다. 그런데 리더십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서 다른 행동과 결과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험하다. 물론 리더가 부하들의 삶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경영 리더십(business leadership)의 세계에서 이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일하기 위해 들어간 직장, 거기서 만난 상사가 자기 인생을 바꿔 놓기를 원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가치 중심 경영(VBM)’이 유행하면서 현대의 많은 이론은 리더십에 과도한 중요성을 부여하고 종교나 영성과 같은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과도한 의미 부여는 불필요할 뿐 아니라 오히려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예컨대, 기업의 리더가 정직한 품성을 갖고, 자신만의 지향점과 가치(원칙)를 갖는 것은 당연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부하들로 하여금 자기 가치를 받아들이고 그런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것은 종교의 영역이지 리더십의 영역이 아니다. 리더십이 목표달성을 위해서 영향력을 미치는 과정인 것은 맞지만 기업의 리더가 부하들의 삶을 바꿔 놓을 정도로 과도한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자기가 결코 책임질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리 분별을 할 수 있는 성인을 고용한 기업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다.

또 다른 이유는 리더십 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리더는 불확실성(uncertainty) 때문에 존재한다. 하버드대의 존 코터(John P. Kotter) 교수는 리더십의 본질은 복잡한 문제를 푸는 기술이 아니라 “변화에 대처하는 것(dealing with change)”이라고 했다. 만약 모든 것이 확실하다면 구성원 각자가 자기 할 일을 하면 되지 리더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개개인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리더가 필요하다. 문제는 최근의 경영 환경에서는 리더 자신도 불확실성을 꿰뚫어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현대 기업에서 리더에 대한 과도한 의존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불확실성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이를 속 시원하게 해결해줄 사람이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구성원들은 때때로 리더에게 고대의 주술사나 제사장과 같은 역할을 부여하거나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리더 역시 무능력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떤 리더는 자신이 이런 불확실성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스스로 착각과 망상에 빠진 리더도 많다. 하지만 리더 자신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과연 리더십이 왜 필요한 것일까?

이런 배경에서 최근 나타나는 리더십 이론의 패러다임 전환에 주목해야 한다. 다양한 배경과 흐름이 섞여 있는 가운데 한 가지 공통점은 한 사람의 리더에게 의존하는 ‘I-리더십(혹은 1인 리더십)’에서 구성원이 함께 행사하는 ‘We-리더십’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학술적으로는 공유 리더십(shared leadership), 분배적 리더십(distributed leadership), 집단적 리더십(collective leadership)과 같은 여러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연재를 통해 최근 주목받는 이 같은 리더십 이론과 실천의 근본적 변화를 ‘공유 리더십’이라는 대표 용어로 부르고, 그 내용과 특성, 문제점과 향후 전망을 논의하고자 한다. 그전에 먼저 기존 리더십 이론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점과 한계를 갖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더십이 모든 것인가?
우리는 한 사람의 걸출한 리더가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도산위기에 빠진 기업을 살려내고, 분열된 나라를 구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다. 리더십 책에는 중세시대의 영웅담(saga) 같은 리더의 활약상이 자주 등장한다. 이런 일화와 사례들을 보다 보면 리더가 한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굳게 믿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은 똑같은 리더가 기업이 잘나갈 때는 영웅으로 칭송되다가도 위기에 처하면 실패를 불러온 장본인으로 회자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Jorma Ollila) 회장은 한때 핀란드의 국민 기업을 만든 훌륭한 경영자로 거론됐지만 노키아가 몰락하자 새로운 환경에 맞는 변신에 실패한 무능한 경영자가 됐다. 기업 구조조정의 천재로 불리던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회장은 최근 금융부정 혐의로 체포되면서 닛산의 기술 혁신을 정체시킨 경영자로 재평가되고 있다. 20년간 재임하면서 GE를 초우량 기업으로 만들었다며 ‘경영의 천재’로까지 추앙받은 잭 웰치(Jack Welch) 회장은 퇴임 후 온갖 추문에 휩싸였고, 최근에는 GE의 위기가 사실상 웰치 시절의 잘못된 경영에서 비롯됐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모 그룹의 최고경영자는 실적이 호황일 때는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의 사업구조를 혁신한 리더로 평가되다가 경기가 어려워지자 본업을 버리고 무분별한 M&A로 그룹을 위기에 빠트렸다는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 사람의 리더가 이렇게 정반대의 상반된 평가를 받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주립대(SUNY-Buffalo)의 제임스 마인들(James R. Meindl) 교수는 사람들이 리더십을 실제 이상으로 과장하고 마치 영웅들의 이야기처럼 낭만화(romanticize)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스토리를 좋아하고 자기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원인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에 기업의 성공과 실패 원인을 리더에게 돌리는(attribute, 귀인) 경향이 있다. 한 기업의 성공과 실패는 수많은 내적, 외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사람들은 이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손쉬운 귀인(歸因) 대상으로 매일 눈에 띄고 언론에도 자주 보도되는 최고경영자(CEO)나 고위 임원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리더십 로망스(romance of leadership) 이론이다(Meindl, Ehrlich, & Dukerich, 1985).

마인들 교수는 재미있는 연구를 통해 이런 리더십 신비주의 혹은 낭만주의 현상을 드러냈다. 비즈니스위크, 포천, 포브스 같은 경영 전문 잡지에 실리는 리더십 관련 기사 숫자가 기업의 실적(성공과 실패)에 따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보고, 이와 비슷한 조건의 실험을 설계해서 사람들이 성과 차이에 따라 그 원인을 리더에게 귀인하는지, 아니면 다른 요인에 귀인하는지 알아봤다.

만약 사람들이 믿는 것처럼 리더십이 성과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면 성과 변화에 상관없이 그 원인이 리더라고 생각하는 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림 1]에서 뚜렷이 나타나듯이 사람들은 성과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 때는 리더십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관련 기사의 숫자도 적고, 그 원인이 다른 데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성과가 아주 좋거나 나쁠 때는 리더십에 관한 기사가 폭증했고 그 원인을 리더에게 돌렸다. 즉, 리더십이 좋거나 나쁜 성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현저하게 좋거나 나쁜 성과 자체가 하나의 단서가 돼 강한 리더십 귀인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성과-단서 효과(performance-cue effect)’라고 부르는데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현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령, 어떤 기업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을 때, 사람들은 그 실적이 특정 CEO가 20년 전에 과감하게 신사업에 뛰어든 결과이고, 그러한 결단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최고 실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최근과 같이 업황이 부진해지면 사람들은 과거 실행했던 M&A가 ‘승자의 저주’라든가, 사법 처리가 진행 중인 사령탑의 부재 때문이라는 식으로 리더십과 관련된 갖가지 이유를 만들어 낸다. 즉, 사람들은 언제든 영웅적 리더를 만들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리더십 로망스 이론(혹은 리더십 귀인이론)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극단적으로, 리더의 역할은 그저 누군가 있어야 할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고,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리더처럼 보이는 것’이라는 냉소적 결론에 이르게 된다. 또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나 실적이 저조할 때 최고경영진을 교체하는 것도 효과가 크지 않은 ‘희생양 만들기(scapegoating)’ 의식에 불과할 수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우수 기업 연구 분야의 고전인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의 저자 짐 콜린스(Jim Collins)는 기술 변화, 시장 변화, 리더십 교체와 같은 요인을 모두 통제하고 최상의 상태를 50년 이상 지속해온 비전기업(visionary companies)의 성공 비결은 특정 시기의 리더 한두 사람이 아니라 뛰어난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결론 냈다.

물론 실제 경영의 세계에서 리더십의 중요성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최고경영진과 주요 관리자들의 전략적 선택이 기업과 부서의 운명을 바꿔놓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의해야 할 문제는 리더십이 모든 것이고, 리더 한 사람이 구성원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할 메시아라고 생각하는 신비주의적 환상이다. 그 어떤 초우량 기업에서도 기적을 만들어내는 주역은 기업의 구성원들이지, 한 사람의 리더가 아니다.


변혁적 리더십의 문제점
지금까지 수많은 리더십 이론이 나타났다 사라졌는데 모든 이론은 나름대로 문제점과 한계를 갖고 있다. 먼저, 현대 리더십 이론의 주류이면서 가장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변혁적 리더십 이론부터 살펴보자.

변혁적 리더십은 상황에 따라 물질적 보상이나 처벌, 업무 환경을 달리 조성해서 부하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술(거래적 리더십, transactional leadership)이 아니라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구성원을 조직 전체를 위해 더 높은 수준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완전히 변화시키는(transform) 것을 말한다. 그런데 개인적인 목표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부하직원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시킬 방법은 무엇인가? 변혁적 리더는 자기 가치관과 신념을 부하들에게 불어넣어 줌으로써 이 어려운 변화를 이끌어낸다. ‘숨을 불어넣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 inspire는 변혁적 리더십의 핵심 키워드다. 그래서 변혁적 리더가 되려면 먼저 자기 신념과 가치를 부하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의사소통자(communicator)가 돼야 한다. 이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달변가가 돼야 한다기보다 자기 신념과 가치가 옳은 방향이라는 확신을 부하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변혁적 리더십과 다르다며 차별성을 주장한 많은 리더십 이론도 이 점에 있어서는 변혁적 리더십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구체적으로 변혁적 리더십은 이념화된 영향력(idealized influence), 영감적 동기부여(inspirational motivation), 지적 자극(intellectual stimulation), 개별적 배려(individualized consideration)라는 4가지 하위 요인으로 구성된다(Bass & Avolio, 1994). 4가지 요인 모두 I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것을 흔히 ‘4I’라고 부르는데, 이 중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역시 영감적 동기부여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항상 지구 전체의 미래를 위해 전기자동차와 우주 개발에 도전해야 한다는 사명감(mission)을 부하들에게 강조하고, 현상에 만족하지 않는 높은 기대를 전달한다. 이런 사명감과 비전을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순하고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만들어서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도 영감적 동기부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예컨대, 미국의 전임 대통령 버락 오바마(Barack Obama)가 ‘우리는 변화할 수 있다(Change, Yes We Can!)’라는 단순 명료한 구호를 선거 당시 슬로건으로 사용했던 것이 이에 해당된다. 변혁적 리더는 이상적인 목표와 가치를 제시하고 스스로 모범을 보임으로써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성과를 이끌어낸다. 실제로 지난 30여 년간 수많은 연구에서 변혁적 리더십이 조직 성과와 구성원의 만족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됐다.

변혁적 리더십의 효과가 큼에도 불구하고 ‘누구를 위한 변화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남는다. 특히 변혁적 리더가 제시하는 비전이 구성원과 조직 전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결국 자기 이익을 위한 것인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최근 한 연구는 겉으로 보기에 똑같은 4I를 하더라도 리더의 가치가 조직 전체가 아닌 자기 발전(self-enhancement)을 위한 것이었다면 부하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감소하고, 심지어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이러한 부정적 효과가 지속된다고 밝힌다(Fu, Tsui, Liu, & Li, 2000). 1 이는 겉으로는 변혁적 행위를 하면서 내면적으로는 일신상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이비 리더에 대한 부하직원들의 실망감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변혁적 리더가 집단과 조직을 위하는 진정한 리더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혁적 리더십같이 영향력이 강한 리더십은 의도치 않게 부하들의 의존성을 높인다. 변혁적 리더의 강력한 영향력 때문에 부하들은 항상 리더의 인정과 승인을 추구하게 되고, 변혁적 리더가 사라지면 방향을 잃을 수 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에서 존 키팅 선생은 입시와 경쟁에 찌든 아이들에게 “오늘을 살아라(Carpe Diem)!”는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어 아이들을 전혀 다른 학생들로 변화시킨 변혁적 리더였다. 그러나 그가 학교를 떠난 후에도 학생들이 그런 변화를 실천했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다. 학생들은 그를 “우리 대장님(O Captain, My Captain)”이라고 불렀다. 강력한 리더에 대한 심리적, 정서적 의존성 때문에 리더의 지도와 안내가 없으면 스스로 성과를 향상시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기존 연구들이 변혁적 리더십을 권한이임(empowerment)에 긍정적인 요인으로만 바라본 것은 성급한 결론일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많은 변혁적 리더가 자아도취(narcissism)에 빠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변혁적 리더라고 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자아도취적인 면이 있다. 자신이 부하들을 새롭게 태어나도록 만드는 엄청난 일, 세상을 바꾸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위에서 예로 든 일론 머스크 역시 분명 변혁적 리더의 특성을 강하게 보여주지만 최근 유튜브 방송 중 마리화나를 피우는가 하면 급기야 트위터에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고 사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무책임한 포스팅을 함으로써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말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제소하면서 테슬라의 주가가 14% 이상 폭락했고, 결국 머스크는 벌금 2000만 달러를 내고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최근 최고경영자의 자만심(CEO hubris)과 자아도취에 관한 연구가 많이 나오는 것도 변혁적 리더십의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자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부하들이 열광과 존경을 표시하고, 자신이 부하들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를 마치 신(神)과 같은 존재로 착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연구는 한때 뛰어난 경영 능력과 통찰력을 보여준 CEO들이 전략적인 판단에서 실수를 범하고 몰락하는 중요한 이유가 다름 아닌 주위 사람들의 아첨(flattery)과 무비판적인 동조(conformity) 때문이라고 밝힌다(Park, Westphal, & Stern, 2011). 2 그렇지 않아도 CEO들 주위에는 좋은 말만 해주는 아첨꾼들이 많은데, 스스로를 너무나 훌륭한 변혁적 리더라고 생각하고 경영 능력과 판단을 과신하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변혁적 리더십의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번트 리더십, 셀프 리더십 같은 새로운 리더십 개념들이 나오고 있지만 핵심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실무적인 영향력 역시 변혁적 리더십과는 비교할 것이 못 된다.


진정성 리더십의 한계와 위험
2000년대 초 미국 에너지 기업 엔론(Enron)의 회계 부정 스캔들로 시작된 경제 위기는 세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명석하고 뛰어난 경영성과를 보여준 기업의 경영자들이 뒤로는 회계 부정, 주가조작, 배임, 횡령 같은 갖가지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계와 실무에서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윤리적 리더십을 비롯한 리더십 품성론이 리더십의 중요한 흐름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대표하는 이론이 바로 진정성 리더십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 10년 동안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 기사에 진정성(authenticity)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 리더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진정성 리더십은 리더가 자신만의 일관된 정체성과 스토리를 갖고,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항상 자신에게 정직해야(true to oneself) 한다고 강조한다. 진정성 리더는 언제, 어디서나 언행이 일치하고, 자기가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투명하게 드러내며, 내면의 깊은 가치를 원칙으로 삼아 부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서 스스로 목표를 성취하도록 지원한다(George, Sims, McLean, & Mayer, 2007). 한마디로 리더의 좋은 품성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진정성 리더십은 당연히 필요하고 긍정적 효과도 분명하다. 언행이 일치하고 솔직한 리더는 신뢰감을 얻고 부하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진정성 리더십에도 문제점이 많다. 먼저, 진정성이란 말 자체가 가짜가 아닌 원본(original)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서 스스로를 진정성 있는 리더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허위(fake)라고 생각하기 쉽다. 더 나아가 세상은 혼탁하기 때문에 본인이 진정성 있는 가치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질 수도 있다. 이렇게 ‘진정성 대 허위(진짜 대 가짜)’의 관점으로 모든 문제를 보면 의도치 않게 독선적인 행동과 의사결정을 하거나 자기중심적이 될 수 있다. 자신이 항상 옳고, 다른 사람들은 가식적이고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리더의 진정성을 누가 인정하느냐의 문제도 발생한다. 리더 자신이 진정성을 스스로 특별하게 의식하지 않는데 부하들 모두가 그를 진정성 있는 리더라고 인정한다면 좋다. 하지만 리더 스스로 자신을 진정성 있는 리더라고 생각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 ‘진정성 있는 독재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정성 리더십은 성격 같은 개인의 특질과도 관계가 있다. 진정성 리더십의 주창자이자 『진북(True North)』의 저자인 빌 조지(Bill George)는 진정성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비유한다. “당신의 삶이 하나의 집이라면 당신은 방 사이를 가로막는 벽을 허물고 모든 방에서 똑같은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진정성 있는 리더는 직장, 가족, 동료, 친구와의 관계 등 모든 면에서 일관되고 한결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질적으로 ‘자기주시성향(self-monitoring)’이 낮은 사람들의 특성에 해당된다. 이런 사람들은 주위 환경이나 다른 사람들 반응을 별로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 그 이유로 자기가 진정성 있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자기주시성향이 높은 사람들(high self-monitor)은 여러 가지 상황에서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며 사람들과의 관계도 다양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사람이 가짜 리더인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의 본성이 부도덕하거나 남을 속이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타고난 기질(trait)이 그렇기 때문이다.

진정성 리더는 자기 생각과 느낌 등 모든 것을 부하들에게 솔직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때로는 위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리더가 새로운 직책을 맡은 후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부하들에게 말한다면 부하들은 리더가 진정성 있다고 높이 평가하기보다 리더의 능력을 의심할 것이다. 특히 비주류나 소수 집단 출신의 리더라면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또 진정성 리더는 어려운 상황에 닥치면 부하들 감정에 호소하거나 어떤 제도적 조치로 유도하는 것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든 자신의 결정을 부하들에게 설득하고 지지를 구해야 할 순간에도 말이다. 그런 행동은 인위적 조작이거나 정치적인 속임수라고 치부하고 자기가 옳은 일을 하면 결국 언젠가는 그것이 통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스탠퍼드대의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교수는 정의는 승리한다는 식의 ‘공정한 세상 가설(just world hypothesis)’은 우리의 희망일 뿐 그대로 실현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리더가 내면의 나침반(inner compass)이 가리키는 목적대로 노력하면 언젠가 실현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갖거나 자기 느낌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진실되게 행동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오늘날 유행하는 많은 리더십 서적에는 “주의: 이 책은 당신의 직장생활에 해로울 수 있음”이라는 경고문을 붙여야 한다는 재미있는 경고를 했다(Pfeffer, 2010). 리더십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자신이 목표하는 바를 다양한 방법으로 설득하고 실현하는 데 있다. 사실 어떤 인위적인 노력도 없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부하들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리더는 한 조직을 휘두를 수 있는 최고권력자 한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진정성 리더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일관된 정체성)을 살펴보자. 사람들은 다양한 정체성과 자아개념을 갖고 있다. 특히,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형성되는 직업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y)은 고정돼 있지 않으며 승진이나 이동을 통해 새로운 역할이 주어지면 새로운 정체성이 형성된다. 대부분 사람은 신입사원 시절의 자신과 현재 관리자나 임원인 자신이 많은 점에서 다르다고 느낄 것이다. 새로 맡은 일과 업무상 요구되는 역할이 달라지고, 업무관계로 만나는 사람도 달라지기에 과거와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우리는 이런 달라진 역할에 따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스로 새로운 정체성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정체성은 자연스럽게 형성되거나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정체성은 때때로 과거의 자신과 달라서 낯설게 느껴지고 마치 진실성 없는 연기를 하는 것처럼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리더는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목표한 바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정체성과 역할을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사람들의 정체성은 개인적 성찰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사회적 정체성(social identity)’이기 때문이다.

진정성 있는 리더는 내적인 성찰에 과도하게 집중함으로써 의도와 다르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환경 변화에 둔감해지고 자신이 스스로 정한 원칙에 집착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진정성 리더가 일관된 정체성을 고집하는 것은 자신이 익숙한 ‘안락한 영역(comfort zone)’에 그대로 머무르려는 것이고, 리더로서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실 현대사회의 급격한 환경 변화를 생각한다면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나 직업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업무 조건이나 근무 환경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는 어쩌면 ‘선택받은 소수’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인시아드(INSEAD)경영대학원의 이바라(Herminia Ibarra) 교수는 위와 같은 진정성 리더십의 문제점들을 ‘진정성 역설(authenticity paradox)’이라고 불렀다(Ibarra, 2015). 특히, 진정성 리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신의 스토리와 가치는 원래 의도와 다르게 스스로를 미래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점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생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은 개인적 스토리가 있고 이것을 삶의 안내자로 삼는다. 하지만 진정성 리더의 가치 역시 과거의 경험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것을 무조건 고수하면 미래에 필요한 가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 진정성이 익숙하고 편안한 가치에 머무르기 위한 하나의 구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로서의 정체성은 변할 수 있고, 또 변해야 한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은 적응적 리더십(adaptive leadership)이다.

마지막으로, 진정성 리더가 가진 목적과 사명이 조직 전체의 목적이나 사명과 일치하지 않을 때도 문제다. 조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전체 목적과 정렬이 돼야 하는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진정성 리더는 자기 내면의 목적과 가치를 바꿀 가능성이 없으므로 함께 일하는 부하들이 상당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단순한 혼란에 그치지 않고 경력상의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진정성 리더는 조직 전체를 책임질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면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의 희생을 대가로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1인 리더십에서 공유 리더십으로
모든 리더십 이론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에게도 어두운 면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리더십의 효과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특히, 리더 본인부터 부하들에게 과도한 영향을 미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기업 리더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영 리더십이 지나치게 철학과 종교의 세계를 흉내 낼 필요는 더더욱 없다. 이번 글에서는 한 사람의 리더를 통해 모든 것을 이루려는 ‘1인 리더십’ 관점의 한계를 살펴봤다. 다음 회에서는 1인 리더십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공유 리더십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참고문헌
1. Bass, B. M., & Avolio, B. J. 1994. Improving organizational effectiveness through transformational leadership. Thousand Oaks, CA: Sage.
2. Fu, P., Tsui, A., Liu, J., & Li, C. 2010. Pursuit of whose happiness? Executive leaders’ transformational behaviors and personal value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55: 222-254.
3. George, B., Sims, P., McLean, A., & Mayer, D. 2007. Discovering Your Authentic Leadership. Harvard Business Review, 85(2): 129-138.
4. Ibarra, H. 2015. The authenticity paradox. Harvard Business Review, 93(1): 52-59.
5. Kelley, R. E. 1992. The power of followership. New York, NY: Doubleday Business.
6. Meindl, J. R., Ehrlich, S. B., & Dukerich, J. M. 1985. The romance of leadership.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30: 78-102.
7. Park, S. H., Westphal, J. D., & Stern, I. 2011. Set up for a fall: The insidious effects of flattery and opinion conformity toward corporate leader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56(2): 257-302.
8. Pfeffer, J. 2010. Power play. Harvard Business Review, 88(7): 84-92.
9. Uhl-Bien, M., Riggio, R., Lowe, K., & Carsten, M. 2014. Followership theory: A review and research agenda. Leadership Quarterly, 25(1): 83-104.



필자소개 정명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myhoc@ewha.ac.kr
필자는 이화여대 경영대학 인사조직 분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메릴랜드대에서 연구했으며 한국인사조직학회 부회장과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제언행동과 집단성과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경영학연구』 『인사조직연구』 등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 정명호 | - (현)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 (전) 삼성경제연구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메릴랜드대 방문교수
    - 주된 연구 분야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창의성과 집단성과 등.
    myhoc@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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