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리더십’이라고 하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어떤 ‘기질’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으로 ‘리더십을 키운다’고 하면 ‘내 안에 있는 그 기질’을 끄집어내는 과정으로 생각하거나 아니면 위대한 리더들의 장점을 배우고 따라 하면서 약했던 기질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리더십 자체를 전혀 다르게 접근하는 책이 나왔다. 수년 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 결과를 유일하게 맞히면서 유명해진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경영학자인 김진호 교수가 영업 전문가인 최용주 교수와 함께 낸 『빅데이터 리더십』이다. 이 책은 리더십 책이면서 동시에 빅데이터 분석방법론 서적이다. 그러면서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을 다룬 책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우선 ‘리더란 마지막에 자신이 외롭게 홀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기업을 경영한다는 건 결국 연속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의사결정의 성공 혹은 실패가 기업의 성과와 심지어는 흥망을 좌우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가 핵심이 된다. 그 의사결정의 기반은 ‘감’에 의해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데이터에 기반해 철저하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빅데이터’와 ‘리더십’이라는, 다소 연결이 어색했던 두 단어는 비로소 자연스레 엮이기 시작한다. 저자들은 ‘빅데이터 리더십을 위한 전략’을 내놓는다. 직관이나 경험이 아닌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비즈니스 문제에 접근하고, 리더가 평소에 업무와 관련해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강조하며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임직원들이 데이터에 근거해 토론하도록 자극하는 것 등이다.
이처럼 ‘빅데이터에 기반한 리더십’ 논의를 전개하던 저자들은 다시 ‘빅데이터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과 혁신 방법’으로 얘기를 이어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비즈니스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라는 개념을 통해 제시한다. ‘기술난이도’를 한 축으로, ‘사업친숙도’를 다른 한 축으로 하고 비즈니스가 ‘새로운 시장’에 속해 있는지 혹은 ‘기존 시장’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디지타이징 비즈니스 유형 6개를 분류하고 이를 각각 제시한다. 이 책에는 결코 막연하거나 추상적인 얘기는 없다. 이 6개의 유형이 각각 무엇인지 설명하면서 저자들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기업의 사례를 제시한다. 읽다 보면 100년 전통 글로벌 대기업의 변신 사례부터 처음 들어보지만 그 비즈니스 모델만큼은 너무도 참신한 스타트업의 사례까지 등장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리더십에 관심 있는 사람, 빅데이터나 데이터 과학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에 관심 있는 사람 그 누구든 펼쳐볼 만한 책이다.
책 제목은 ‘왜 와이콤비네이터인가(Y Combinator, 이하 YC)’라는 뜻이다. 아마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YC에 대해서는 들어봤을 터다. YC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효시이자 세계 최고의 ‘창업사관학교’로 불린다. YC에서 투자하기로 결정한 스타트업은 그 자체로 엄청난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이 책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정작 그 내부는 잘 모르는 곳, YC에 제대로 접근한 국내 최초의 서적이다. 김동신, 김로빈, 김윤하, 빅터칭, 정진욱, 하형석, 임정욱 등 YC를 직접 경험한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을 ‘북저널리즘’ 편집팀이 직접 만나 깊은 얘기를 듣고 글로 옮겼다. YC에 대한 얘기로 시작하지만 결국 스타트업의 성공 조건을 깨닫게 되는 책이다.
얼마 전 동영상 실시간 재생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미국 TV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후보작 지명에서 전통의 최강자 케이블채널 HBO의 아성을 무너뜨려 큰 화제가 됐다. 이제 ‘드라마’는 물론이고 ‘예능’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넷플릭스의 시대가 됐다. 이 책은 바로 넷플릭스의 놀라운 성장과 그 성장을 견인했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부터 시작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풀어나간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데이터의 수집이 영화, 음반, 출판 등 다양한 영역에 끼친 영향과 그 변화를 살펴본다. 저자들은 “더 이상 콘텐츠는 콘텐츠 자체의 속성으로만 살아남을 수 없다“며 ”데이터를 활용해 플랫폼과 연관된 가격 정책, 마케팅 등 시장 경제의 전체적인 부분을 고려해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