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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dom for CEO

감성 리더십의 핵심은 ‘진심’

이치억 | 253호 (2018년 7월 Issue 2)
우리의 일상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꾸려진다. 사람의 마음 대부분은 감성으로 점철된다. 아침이 되면 우리는 보통 “아, 해가 떴구나”라고 하지 “아, 동경 127도의 지표면이 태양을 향하기 시작했구나”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꽃을 보면 그 아름다움을 먼저 느끼지, 꽃의 화학적 작용을 먼저 따지는 사람은 없다. 어떠한 냉철한 과학자도 이성적이지만은 않다. 그들이 이성을 사용할 때는 연구에 임할 때뿐이다.

경영에서도 바야흐로 ‘감성’이 대세다. 소비자들은 합리적 소비보다 감성을 채워주는 상품과 서비스에 이끌린다. 감성 공학, 감성 디자인, 감성 마케팅 등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감성 경영의 중요성은 이미 1920년대 미국의 호손(Hawthorn) 지역 공장지대에서 있었던 연구에서 드러난 바 있다. 하버드대 사회심리학자 메이오 교수의 연구 결과, 작업성과에 가장 큰 미치는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작업환경과 근무조건이 아니라 작업자의 심리 상태, 즉 긍지와 사기였다.

감성 경영에는 감성적 리더가 필요하다. 강렬한 예로 전국시대의 덕장으로 알려진 오기(吳起)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기가 장군이 되자 가장 신분이 낮은 병졸들과 같은 옷을 입고 함께 식사를 했다. 잠을 잘 때는 이부자리를 깔지 않고, 행군할 때는 말이나 수레를 타지 않고 자기 먹을 식량을 직접 가지고 다니는 등 병졸들과 수고로움을 함께 나누었다. 언젠가 몸에 종기가 난 병사가 있었는데, 오기가 그 종기를 입으로 빨아주었다.

이 일을 전해 들은 그 병사의 어머니는 통곡을 했다. 주변에서 “일개 병사에 지나지 않는 당신 아들의 종기를 장군이 직접 빨아주었으니 그건 큰 영광인데 어째서 통곡을 하는가”라고 묻자 그 어머니가 답했다. “예전에 오 장군이 그 아이 아버지의 종창도 빨아준 적이 있었소. 그러자 그이가 물러설 줄 모르고 용감히 싸우다가 전사하고 말았지요. 오 장군이 지금 내 자식의 종창을 또 빨아주었으니 이제 그 애가 언제 죽을지 모르게 되었소. 그러니 통곡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사기』- ‘손자오기열전’)

오기는 자신의 권위를 낮추고 병사들과 함께 어울리며,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병사들의 신임을 얻었다. ‘감성’으로 병사의 마음을 얻고 충성스럽게 만든 것이다. 이로 인해 명장의 반열에 오른 오기이지만, 사실 이는 감성 리더의 사례로 적합하지 않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목적 달성을 위해 고도로 계산된 것이었지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기는 자신을 비난하는 고향사람을 서른 명이나 죽이고, 외지에서 어머니가 별세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고향에 돌아가 상을 치르지 않았던 냉혈한이었다. 임금의 신임을 얻기 위해 적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아내마저 자기 손으로 죽여 버리는 지독한 면모를 보인다.

‘감성’은 원래 계산이나 의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본마음이 아무런 방해요소 없이 곧바로 발출돼 나온 것이 ‘감성’이다. 이해타산에서 만들어진 ‘거짓’ 감성은 통용되지 않는다. 진실하지 못한 감성은 간파되게 돼 있다. 진실된 마음과 거짓을 구분하는 ‘감성’을 누구나가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성 리더를 지향한다면 먼저 마음을 순수하게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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