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일 교수의 Leader’s viewpoint
편집자주
리더들의 모습은 제각각입니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리더부터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섬기는 리더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을 것처럼 보이는 리더들의 모습 속에서도 일관되게 흐르는 보편적 원리는 존재합니다. 리더십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온 정동일 연세대 교수가 다양한 리더들의 모습을 통해 경영과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시공을 초월한 리더십의 근본 원리에 대해 많은 통찰을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2011년 12월12일 <포춘>은 예년과 다름없이 한 해를 빛낸 최고의 경영자 50명을 선정했다. 인터넷 상거래의 한가운데 서있는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2위), 세계적인 불황 가운데 맥도널드의 재건을 이뤄가고 있는 제임스 스키너(5위), 제2의 ‘인터넷 킹’으로 부상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6위),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의 최고 사령관이 된 팀 쿡(8위), IBM의 주가를 사상 최고로 끌어올리고 물러나는 샘 팔미사노(10위) 등 쟁쟁한 이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한 CEO는 누구일까? <포춘>이 선정한 2011년 최고의 경영자는 바로 스타벅스의 창업자이자 CEO인 하워드 슐츠다.
요즘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의 인기가 뜨겁다. 잘나가는 기업의 CEO가 돼 성공을 유지하는 건 큰 능력이지만 위기에 빠진 기업을 극적으로 기사회생시키는 데에는 다른 종류의 능력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CEO가 그리 많지 않다는 측면에서 슐츠의 리더십은 매우 특별하다.
CEO의 사회 정치적 참여의 새로운 유형 제시
슐츠의 리더십이 흥미로운 또 하나의 이유는 그가 단지 기업 경영만 조용히 하는 CEO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치와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아낌없이 큰소리를 내며 소신껏 행동하는, 소위 말해 ‘빅 마우스(big mouth)형 CEO’다. 그는 또한 ‘사회 참여형 CEO’라고도 볼 수 있다. 창업 초기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해 왔던 슐츠는 경영 성과를 조직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년 8월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권에서 국가 채무 문제에 관해 대승적인 차원의 해결책을 내지 못하고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걷어내지 못하자 동료 CEO들에게 “정치적 헌금을 정치인들이 정신차릴 때까지 하지 맙시다”라며 강한 어조의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1년 최고의 경영자로 선정됐지만 조금 색다른, 그래서 더 매력적인 하워드 슐츠의 경영에 대한 리더십 노하우를 먼저 발견해 보자.
스타벅스의 성공과 위기
1971년 시애틀의 작은 커피 매장으로 출발한 스타벅스의 성공은 그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1987년까지는 매장 11개에 100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작은 회사에 불과했지만 이후 슐츠의 원대한 비전과 차별화된 매장 경험, 그리고 직원에 대한 존중 등에 힘입어 20년 만에 7100개의 매장과 종업원 14만5000명, 66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업계의 공룡으로 성장하게 된다. 주가도 기업 역사상 최고 수준인 40달러에 근접한다.
하지만 이후 맥도널드를 필두로 한 저가업체의 반격과 스타벅스 제품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느껴지는 제품의 범용화, 그리고 사업 다각화의 부진 등에 따라 회사는 끝없는 추락을 경험하게 된다. 슐츠가 경영에 복귀한 2008년 이후에도 스타벅스의 추락은 지속돼 2009년 1월 급기야 주가는 8달러93센트를 기록하게 된다.
스타벅스의 기사회생과 슐츠의 리더십
하지만 이런 바닥을 거친 스타벅스의 최근 매출액은 120억 달러를 돌파했고 주가는 50달러 가까이 수직 상승한다. 지난 12개월 동안 매출은 9.5% 증가했지만 수익은 무려 142%가 늘었고 영업마진도 26% 수준을 회복했다.
빈민가에서 성장한 슐츠의 인생만큼이나 화려하게 부활한 스타벅스. 이 성공의 중심에 서있는 슐츠의 리더십 노하우는 무엇일까? 첫째, 회사의 모든 문제를 자기 책임이라고 인정하는 용기다. 그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잘못을 과감하게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We had to own the mistakes)”고 CEO로서의 용기를 강조했다. 기업이 위기에 빠지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부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환경 탓을 일삼는 CEO를 보면서 직원들은 더 큰 위기감을 느낀다. 슐츠는 ‘모든 문제를 내 책임이다’고 인정했던 순간이 위기 극복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이야기한다. 슐츠는 위기극복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위기에 대한 책임의식과 이를 통한 신뢰의 회복이란 사실을 입증하는 가장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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