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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박경미 | 7호 (2008년 4월 Issue 2)
K그룹은 네덜란드에 있는 한 사업장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다. 그룹의 성장 전략에 따라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해온 전략기획실장은 인사담당임원 및 그룹 핵심인재팀장을 만나 누구를 네덜란드 법인장으로 파견할지에 대해 협의했다.
 
K그룹은 이미 세계 30여 국에 진출해 있지만 해외에 사람을 보낼 때마다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룹에 사람은 많지만 정작 해외 법인을 맡길 만한 인재는 찾아보기 어렵다. 역량이 미덥지 않아 한 사람만 보내도 되는 자리에 두 사람을 보낸 적도 있었다.
 
휴잇의 ‘2007 아시아 최고의 직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최고의 직장에 선정된 10위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는 ‘신성장동력’을 찾는 일이고, 이들이 향후 3년간 집중하고 싶은 과제는 ‘성장’이었다. 하지만 조사결과 10위 기업 CEO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인재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기업은 생존을 위해서 성장이 살길이고, 성장을 위해 국제화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글로벌 사업을 이끌어갈 인재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는 한국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휴잇과 포춘이 공동으로 ‘2007 리더십 일류기업’에 대해 연구조사한 결과, 글로벌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는 성장과 국제화였다. 그리고 이 과제를 해결해줄 핵심 관건은 역시 인재의 공급이었다.
 
성장을 위해 글로벌 사업을 맹렬히 추진해야 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글로벌 인재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실제 삼성은 오래 전부터 지역전문가를 다수 양성해왔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해외 채용을 적극 추진하는 기업들도 많다.
 
그렇다면 글로벌 인재란 누구일까. 영어를 잘하거나, 해외에서 학위를 받았거나, 현지 네트워크가 풍부한 사람일까. 필자는 여러 번의 워크숍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 기업 임원들의 생생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또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의미하는 몇 가지 특징을 알게 됐다.
 
글로벌 인재의 공통적 특징 중 하나는 도전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새롭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명감을 갖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도전정신이야말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는 기본 에너지이다. 자신감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재는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갖추고 있어야 한다.
 
창조적 사고는 글로벌 사업을 개척하면서 성과를 한 단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창조적 사고를 통해 조직의 질적 성과� 한 단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재는 특히 협업에 뛰어나다. 최대한 자원을 활용하고 지원을 받아낼 줄 아는 능력이 탁월하다. 협업 능력은 조직의 성과와 관련해서 엄청난 수준의 시너지를 창출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인재가 가진 뚜렷한 특징은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다양한 사람을 통솔하면서 성과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우리 기업의 글로벌화를 도와줄 인재들은 매우 다양한 종교, 언어, 문화,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사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연성과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 글로벌 인재의 요건으로 자주 언급되는 ‘이(異)문화 적응력’의 실체도 결국 우리와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글로벌 기업에서 리더십은 성장과 글로벌 신사업을 위한 최선이자 최종 엔진이다.
 
필자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호주 AGSM 경영대학원에서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휴잇어소시엇츠 컨설턴트 및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휴잇의 Global Principal이다. 정부혁신성과 평가위원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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