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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 for CEO - 김재우 한국코칭협회 회장/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창조경영? 손가락 말고 달을 보자

신수정 | 58호 (2010년 6월 Issue 1)

리더는 변화를 읽는 사람
저는 어려움에 처했던 기업의 회생을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견지망월(見指忘月)’을 생각했습니다. 견지망월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만 눈이 쏠려 정녕 봐야 할 달은 못 본다는 뜻입니다. 저는 손가락이 아닌 달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혁신을 통한 창조 경영을 위해서는 먼저 리더가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빌 게이츠도 “변화를 놓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1998년 1월 벽산그룹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직원들을 모아놓고 “우리 회사는 올해 중반을 넘기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당시 벽산에는 두 개의 노조가 있었는데 제 얘기를 듣고 두 노조가 머리를 맞대고 한 달간 논의한 결과, 상여금 700% 중 200%를 반납하겠다고 하더군요. 반납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발끝까지 위기를 느끼게 해 스스로 회사 재건에 동참하겠다는 변화를 불러일으킨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해야 합니다.
 
지금은 누가 나의 경쟁자가 될지 모르는 ‘Cross Competition’ 시대입니다. 이런 현상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말이 ‘나이키의 적은 닌텐도’입니다.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놀아야 나이키 매출이 증가할 텐데 닌텐도의 재미에 빠져 아이들이 밖으로 잘 나가지 않게 되면 나이키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는 데서 나온 말입니다.
 
리더라면 현재가 창조의 시대라는 점도 알아야 합니다. 창조라는 말이 범람하고 있지만 저는 창조란 사람의 내면적 특성을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나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학력, 재력, 외모, 성별이 아닌 내면과 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또 창조는 유연함에서 나옵니다. 구보, 등산 같은 획일적 단체문화는 퇴출시켜야 합니다. 소위 집단에서 벗어나야 창조가 시작됩니다.
 
경영품질의 시대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이를 ‘100-1=0’이란 수식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한번 외면당하면 끝장이란 뜻이죠. 도요타를 보십시오. 브레이크 페달 문제 하나로 회사 전체가 흔들렸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다시 등장하면서 했단 얘기를 떠올려 보십시오. “경쟁사보다 좋다는 데 만족할 것이 아니라 무결점 기준을 충족시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소비자들이 역사상 가장 정보가 풍부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도 아셔야 합니다. 즉, 고객의 시대이죠. 삼성생명에서 10년 연속 보험 여왕에 오른 예영숙 님이 있습니다. 이분이 최근에 쓴 책에서 “고객은 언제나 나를 떠날 준비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분은 아이 양육 외의 모든 시간을 전심전력을 다해 고객에게 집중했다고 합니다.
 
업(業)을 재조명하라
혁신을 꿈꾸는 최고경영자라면 위기 상황에서도 기회를 찾을 줄 알아야 합니다. 먼저 자신이 하고 있는 업(業)을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GPS를 봐야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듯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왜 이것을 시작했는지, 핵심 역량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신의 업을 탐구해야 합니다.
 
결국 리더십의 목표는 이전과 다른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부의 눈은 오랫동안 같은 색안경을 끼고 보아왔기 때문에 새로운 눈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르게 보려면 다른 눈으로 봐야 합니다.
 
저는 외환위기 직후 벽산그룹 CEO로 취임하면서 고객부터 분석해봤습니다. 당시 고객 기업의 수가 4000여 개 정도였습니다. 고객 당 매출 비중을 조사해보니 고객의 10%인 400곳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우량 고객 10%만 남기고 나머지 90%인 3600곳은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우량 고객에 집중했더니 20.3%였던 부도율이 0.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프로세스 혁신도 중요합니다. 제가 삼성에 근무할 때의 일화입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체류했을 때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물차가 오더니 비 오는 거리에 물을 확 뿌리고 지나가는 게 아닙니까. 그 광경이 이해가 가지 않아 안내를 맡았던 러시아 사람에게 묻자 그 사람은 오히려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면서 이렇게 답하더군요. “저 사람은 물을 뿌리면 월급을 받는다. 자기 할 일을 하는 건데 뭐가 잘못되었냐?” 저는 워크아웃 대상 기업이던 벽산그룹을 재건하면서 가치를 더하지 못하는 프로세스를 제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프로세스 혁신을 한 후에는 사람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MK택시의 창업자인 유봉식 회장은 “이 세상에서 품질 차이가 가장 큰 것은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1998년 3월 1, 벽산그룹 대표이사로 부임한 지 두 달 만에 조직운영 방식을 바꿨습니다. 조직을 대거 축소한 후 남는 사람들을 대리점, 총판으로 보내 창업을 지원했습니다. 기존 57부서 900명에서 31개 부서 500명으로 줄였죠. 당시에 대리점과 총판으로 나가면서 저를 원망했던 직원들도 있겠지만 그 때 창업했던 점포 중에서는 현재 매출액이 100억 원을 넘는 곳도 있습니다.
 
2004년 10월 1일, 언더우드 가문의 4세 원한광 박사가 한국을 떠나면서 한 말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여, Loyalty보다 Honesty를 존중하십시오. 특정 지역, 특정 대학을 얘기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십시오.” 저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하면서 일보다 줄 잘 서는 사람을 추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오너 일가와 연착 관계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룹 회장님을 찾아 뵙고, “제가 이런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해야 회사가 생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사람들이 특별한 존재입니까? 그렇다면 제가 손을 안 대야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회장님으로부터 “나는 전혀 개의치 않으니 김 사장 마음대로 하라”는 답변을 받고 소신대로 조직 개편을 할 수 있었습니다. 능력 없는 사람이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있으면 조직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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