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고성과 리더십의 비결

30호 (2009년 4월 Issue 1)

리더십은 호황기보다 불황기에 더 중요하다. 불황기에는 조직 구성원들이 직업 안정성과 관련해 불안감을 느끼며, 특히 회사가 어려우면 쉽게 동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불황 때 공황 상태에 빠졌던 기업들은 거의가 핵심 인재의 ‘엑소더스’를 경험한 적이 있다.
 
따라서 기업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현명한 경영자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불황 때 조직의 체질을 강화한다. 그들은 불황기에 조직 구조를 전략적으로 정비하며, 조직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 호황기보다 더 강한 팀워크를 발휘하게 한다.
 
리더십 스타일에 주목하라
그렇다면 불황기의 리더들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일까? 헤이그룹은 2007년 실시한 조직 풍토 조사(organizational climate survey)에서 ‘고성과 업무 풍토(high performance climate)’와 조직 성과를 떨어뜨리는 ‘사기 저하 업무 풍토(de-motivating climate)’를 만드는 리더들의 차이점을 규명했다. 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고성과’ 리더들은 3개 이상의 리더십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반면 ‘사기 저하’ 리더들은 2개 또는 그 이하의 리더십 스타일을 사용했다는 점이다.(리더십 스타일은 특정 리더가 사용하는 리더십 발휘 행동 유형이다. 헤이그룹은 30여 년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조직 풍토에 영향을 미치는 6가지 유형의 리더십 스타일을 도출했다. DBR Tip ‘6가지 리더십 스타일’ 참조)
 
그 이유는 리더십 스타일이 조직의 상황이나 일의 성격, 부하 직원에 따라 상대적인 효과를 낸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해당 업무의 처리가 급박한지 아닌지에 따라서 필요한 리더십 스타일의 종류가 달라진다. 또 리더는 부하 직원 개개인의 상태와 역량 수준, 개인적 성향, 감정 상태에 따라서도 리더십 스타일을 달리해야 한다. 저성과 리더들은 이런 생각 없이 자신들이 편리하게 생각하는 한두 가지 리더십 스타일에만 의존하다가 조직원들의 반발을 부른다.
 
하지만 성공적인 리더들이 여러 가지 리더십 스타일을 같은 빈도로 골고루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헤이그룹 조사에 따르면 조직의 성과에 가장 긍정적 영향을 미친 리더들은 비전형, 친화형, 민주형, 육성형 리더십 스타일을 사용하는 데 능했다. 반면 조직 풍토 혹은 장기적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리더들은 주로 지시형과 솔선형 리더십 스타일에 의존했다. 다만 불황기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지시형 리더십이 강력한 추진력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리더는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순응을 이끌어내야 할 때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규율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확실히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솔선형 리더십에 의존하는 리더가 조직 풍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솔선형 리더십 스타일은 부하가 아닌 리더 자신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특성을 갖는다. 그런데 이는 문제 해결이 신속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나 부하 직원의 문제 해결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우에는 적합하지만, 부하 직원을 방관자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리더가 솔선형 리더십을 자주 발휘하면 부하 직원은 상사에게 의존하게 되며, 일에 대한 책임감과 몰입감도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솔선형 리더십은 단기적으로 꼭 필요한 상황에서 가끔씩만 사용해야 하며, 자주 사용하면 장기적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저성과 리더, 일에만 관심
고성과와 저성과 리더들은 일과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고성과 리더들은 팀원들에게 인간적인 관심을 보이며 무엇이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한다. 이들은 팀원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하기보다 ‘왜’를 설명함으로써 자발적 몰입을 이끌어낸다. 또 팀원들의 목표를 지원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팀원들을 참여시킨다.
 
반면 저성과 리더들은 사람보다는 일 자체에 더 관심을 두고, 장기적인 ‘방향’ 제시보다는 현장 ‘지시’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지시에 순응하지 않을 때 일어날 부정적 결과를 강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팀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즉 고성과 리더들의 리더십은 장기적 관점에서 큰 그림을 보는 것이지만, 저성과 리더들의 리더십은 단기적 측면에서 업무 자체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경향이 크다.

 

 
리더십 스타일의 효과적 발휘
그렇다면 기업은 리더들이 불황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적절히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3가지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리더와 부하 사이의 인식 차이(gap)를 확인하라 효과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첫걸음은 리더십에 대한 상사와 부하 직원의 생각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설문조사나 타운미팅(부하 직원들이 주도하는 문제 해결 워크숍)을 통해 리더와 부하 직원이 생각하는 리더십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각각 알아내야 한다. 조사 결과 양자의 인식 차이가 별로 없는 항목은 그대로 놓아두면 된다. 반면 인식의 차이가 큰 항목에 대해서는 리더십의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하다.
 
각 상황에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사전에 파악하라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훌륭한 리더는 조직이 처한 상황에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사용한다. 지시형 리더십도 항상 나쁜 것이 아니라 불황기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업무 동기나 성과가 떨어지는 사람들에게는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협이 성과에 몰입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다만 이때는 성과 기준을 명확히 하고, 반드시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줘야 부작용이 없다.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라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대부분의 기업에서 리더십 개발 투자가 다른 분야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심각한 리더십 공백이 조직 내부에 발생하게 된다. 리더십 공백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몰락을 불러올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기업은 아무리 환경이 어렵다 하더라도 리더십 육성에 꾸준하고 일관성 있게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불황기에 키워놓은 리더들은 불황 극복의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다가올 호황기를 주도할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다.
 
잠들어 있는 리더십을 깨워라
현명한 리더는 자신과 조직이 처한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한 후, 이에 가장 부합하는 리더십 스타일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현명한 조직은 이런 리더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 리더와 조직원들의 기대와 만족도를 잘 파악해 양자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훌륭한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업무 몰입도와 만족도를 높여 궁극적으로는 불황을 극복하는 팀워크와 팀스피리트를 만들어준다. 우리 기업들이 지난 외환위기 때처럼 리더십에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이번에야말로 현명한 위기 극복 사례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DBR TIP] 6가지 리더십 스타일
 
지시형(coercive) 복종을 요구하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는 억압적 스타일. 리더가 이런 스타일을 심하게 사용하면 핵심 인재들이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위기 때나 급박한 변화의 시기에는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비전형(authoritative) 조직원들의 노력이 조직의 비전에 어떻게, 혹은 왜 반영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조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스타일. 조직원들이 공감과 목표 명확성을 바탕으로 공유된 결과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친화형(affiliative) 팀 내 불협화음을 잘 처리하며, 스트레스가 많을 때 조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 유용한 스타일. 이런 스타일의 리더는 갈등 해결과 사기 진작에 능하다.
 
민주형(democratic) 이 스타일의 리더는 훌륭한 경청자이며 팀원이자 통합자이다. 그는 조직원들의 노력에 가치를 두면서 참여를 통해 팀에 기여한다.
 
솔선형(pacesetting) 솔선형 리더는 자신이 모범을 보임으로써 조직을 이끌어나간다. 리더 자신처럼 업무를 수행하도록 기준을 정하고, 권한을 위임하려고 하지 않는 스타일로도 볼 수 있다. 즉각적인 업무 수행에 관심이 많아 동료들과 잘 협력하지 않지만, 자원 획득 또는 교환을 위해서는 협력하는 유형이다.
 
육성형(coaching) 이 스타일의 리더는 구성원 스스로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한편, 필요로 하는 도움도 준다. 또 구성원들이 장기적으로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해주며,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성과를 향상시킨다.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머서컨설팅을 거쳐 현재 헤이그룹 한국지사에서 부장 컨설턴트로 재직하고 있다. 공인노무사이기도 한 필자는 특히 평가, 보상 및 노사관계 컨설팅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9호 Boosting Creativity 2020년 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