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58·사진)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요즘 회사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을 찾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2005년 아프리카 상수도 사업을 시작했지만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업체와 경쟁하려면 미리 경쟁력 있는 분야를 선점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진출 국가는 3개국에서 15개국으로 늘었다. 사업구조도 단순 하청에서 발주자로부터 직접 사업을 수주하는 형식으로 바뀌면서 안정적인 사업 물량도 확보했다.
공격적인 경영에 힘입어 회사는 지난해 국내 종합엔지니어링 업계 최초로 연간 수주액 1조 원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주물량 131%,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10%씩 성장하는 실적을 올렸다.
김 사장은 “국내 업체 중에선 최고의 기술을 보유했지만 건설 엔지니어링 분야의 기술력은 전 세계 톱클래스 회사의 65∼75% 수준”이라며 “물을 시작으로 환경, 신재생 에너지, 첨단 도시 인프라 사업 등에 적극 뛰어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지니어링 업체의 최고경영자(CEO)지만 사실 정통 엔지니어 출신은 아니다.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축 및 주택 분야에서만 30여 년간 근무해 온 전형적인 ‘현대맨’이다. 건축과 부동산이 전문 분야로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도 김 사장이 선보였다.
김 사장은 “계열사로 옮기면서 새로운 분야를 배우다 보니 막 태어난 아이 하나를 키우는 기분이 든다”며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을 기술과 금융을 접목한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퍼(industrial developer)’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