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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Interview: 킴 스콧 ‘캔더(CANDOR)’ 대표

“피드백만 외치면 팀원들 안 바뀌어
솔직함과 인내로 소통의 탑 쌓아야”

장재웅 | 349호 (2022년 0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스타트업은 업무 및 역할 분장이 명확하지 않고 조직원이 대부분 경력이 짧다. 또한 소수의 직원이 다양한 일을 처리하다 보니 상호 간 협업이 중요하다. 그래서 스타트업일수록 상시 피드백이나 1 on 1 미팅 등의 제도가 일상화돼 있다. 하지만 제도가 갖춰져 있다고 해도 제도가 원래 기능을 달성하려면 조직 문화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협업과 새로운 시도가 중요한 스타트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극단적 솔직함’을 용인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극단적 솔직함은 조직원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직접적 대립’을 통해 완성된다.



보통 리더십 하면 CEO나 창업자의 리더십을 떠올리지만 실제 조직 구성원들 개개인에게는 CEO의 리더십 스타일보다는 내가 속한 팀의 팀장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 나와 매일 얼굴을 맞대고 일하고 의사소통하는 대상이 팀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조직의 팀장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지는 않는다. 특히 위계 중심의 대기업과 역할 중심의 스타트업이 각각 팀장에게 기대하는 역할에는 차이가 있다. 또한 기대가 다르면 거기에 맞는 리더십 유형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팀장은 위에서 내려온 일을 아래로 분배하는 중간관리자적 성격이 강하다. 각 팀원에게 필요한 만큼의 정보를 제공하고 해야 할 일과 기한을 정해준다. 정해진 기한 내 팀원들이 일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관리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대기업에서 팀원은 혁신적인 방법을 창출하기보다는 빠르게 업무를 수행해 성과를 내는 것이 이상적이다. 윗선에서 위임받은 경영권의 일부를 행사하기 때문에 팀장의 한마디, 한마디를 이행하는 것이 팀원 개개인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반해 스타트업에서 팀장의 역할은 다르다. 스타트업의 팀장은 회사의 미션, 팀의 프로젝트와 관련해 팀원 모두와 정보를 공유하고 세세하게 소통한다. 그리고 각 팀원에게 프로젝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본다. 그 때문에 스타트업에서는 ‘1 on 1 미팅(일대일 면담)’이 팀장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협업과 속도가 중요한 스타트업에서는 팀장이 개인의 업무 현황과 사정 등을 세세히 살펴 이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 때문에 대기업보다도 의사소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업무 및 역할 분장이 명확하지 않다는 특징도 있다. 매일 전쟁터처럼 서로 달라붙어 일하며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포지션을 명확히 구분하거나 업무의 범위를 규정짓는 일은 사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정된 자원과 보상에 비해 엄청난 업무량을 처리해야 하다 보니 조직원들을 동기 부여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스타트업의 경우 빠른 성장 과정에서 직무 경험이 길지 않은 조직원이 팀장 등 책임이 큰 보직을 맡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관리직을 맡게 되면 피드백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고 수평적 문화가 강조되다 보니 최대한 돌려서 말하려고 노력하고, 돌려서 말하느라 쓴 에너지 때문에 지쳐서 번아웃을 호소하는 팀장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의 리더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 실리콘밸리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구글에서 팀원과 팀장으로 일했고, 실리콘밸리 인재 교육의 산실인 애플대학에서 ‘팀장 리더십’을 강의했던 킴 스콧 ‘캔더(Candor)’ 창업자는 “매일 불확실성을 마주해야 하는 스타트업일수록 조직원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한 ‘극단적 솔직함’이 깔려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스트셀러 『실리콘밸리의 팀장들(Radical Candor)』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극단적 솔직함은 팀원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필요한 말은 가감 없이 하는 직접적 대립을 통해 완성된다”며 “솔직함의 궁극적 목표는 협력을 통해서 혼자서는 불가능한 성과를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BR가 킴 스콧 대표를 e메일로 인터뷰해 스타트업에서 리더들이 갖춰야 할 리더십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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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장하는 ‘극단적 솔직함(Radical Candor)’은 무엇이고, 이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극단적 솔직함은 팀장과 팀원 사이에서 필요한 덕목으로 크게 두 가지 요소를 통해 달성된다. 하나는 ‘개인적 관심(Care Personally)’이다.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선 개인적으로 깊은 관계를 말한다. 팀원의 업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넘어 팀원이 자기 모습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성과가 좋을 때나 나쁠 때 직원에게 피드백을 제공하려는 노력으로 ‘직접적 대립(Challenge Directly)’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팀원들에게 역할을 배분하고 높은 성과 기준을 세우고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직원을 독려하고 잘했을 때 혹은 부족한 점이 있을 때 진솔하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직접적인 대립의 핵심이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야말로 팀장이 팀원에게 개인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피드백은 개인적 관심과 직접적 대립으로 완성되고 이 둘이 이상적으로 작동할 때 조직 내 극단적으로 솔직한 문화가 완성된다.

팀원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란 어떤 것인가.
자칫 팀장의 개인적 관심이 팀원들에게 참견이나
불편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데.

내가 강조하는 개인적 관심(Caring Personally)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경계를 존중하는 것이다. 특히 어떤 것이 업무와 관련된 관심이고 어떤 것이 사적인 관심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팀원에게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인간성을 팀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간성과 개인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적 관심은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을 하거나 상대방이 불편해 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어린 시절에 관한 질문이나 업무와 관련 없는 질문을 하라는 뜻도 아니다. 개인적 관심의 핵심은 직장에서 팀원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팀원을 알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커리어상 목표가 무엇인지, 회사의 업무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내 경험에 따르면 직장에서 형성하는 관계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업무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 때문에 팀장이라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돌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팀원들의 이름, 생일, 자녀의 이름, 애완동물의 종류 등을 기억하거나 쓸데없는 잡담을 나누라는 뜻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팀원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의 첫 번째 단계는 팀장으로서 당신의 업무가 팀원 개개인의 성공을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팀장이 팀장의 니즈보다 팀원의 니즈를 우선시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개인적 관심에서 중요한 것은 ‘경청’이다. 말하기보다는 듣기 위해 노력하면 개인적 관심이 팀원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많은 리더십 연구자가 경청을 강조하지만 사실
남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보통 경청이라고 하면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듣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조용히 듣기고 다른 하나는 크게 듣기다.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와 현 CEO 팀 쿡을 비교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팀 쿡은 침묵의 대가다. 그는 좀처럼 먼저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상대가 이야기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 조용히 듣기의 장점은 상대방으로부터 뜻밖의 속깊은 얘기까지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이야기를 할 때 상대의 반응을 살핀다. 그리고 내가 한 이야기 중 상대방이 흥미나 반응을 보인 이야기를 위주로 대화를 이어간다. 하지만 만약 상대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묵묵히 이야기를 듣는다면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내가 실제로 생각한 것을 말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물론 조용한 듣기의 단점도 있다. 특히 회사 생활에서 상사가 조용한 듣기만을 한다면 부하 직원들은 상사의 생각과 의중을 추측하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할 것이다. 또한 침묵을 못 견디는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리더라면 크게 듣기 스킬도 갖춰야 한다. 크게 듣기는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말을 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크게 듣기에 능통했다. 크게 듣기는 먼저 생각을 명확히 말하고 질문을 던지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단순히 경청하는 조용히 듣기와 다르게 질문을 하고 문제제기를 하면서 상대방이 리더에게 도전하도록 이끈다. 많은 리더십 책이 조용히 경청하라고 촉구하지만 꼭 조용히 듣기만 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다만 조용히 듣기든, 크게 듣기든 당신의 스타일을 팀원들이 불편해 하지 않아야 한다. 각각의 팀원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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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관심과 함께 리더가 먼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 보일 것을 강조했는데.

결국 조직에 극단적 솔직함(Radical Candor)이 자리 잡게 하려면 팀장을 위시한 리더들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 특히 갑자기 팀원들에게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자고 한다고 직원들이 속내를 털어놓지는 않는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이럴 때 리더들은 먼저 나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당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당신이 정말로 의미하는 바를 어떤 경영 이론보다 더 잘 설명하고 당신이 정말로 그것을 의미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갑자기 평소와 다르게 팀원들에게 “앞으로 극단적 솔직함을 바탕으로 서로에게 피드백을 줍시다”라고 한다거나 팀장이 불쑥 어떤 피드백이라도 달라고 해도 팀원들은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그래서 팀장이 먼저 스스로 생각한 단점을 드러내고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팀장 자신이 겪은 프로젝트 실패담이나 상사에게 깨진 경험 등을 공유하는 것이다. ‘극단적 솔직함’의 시동을 팀장이 먼저 걸어야 한다. 또한 인내심도 중요하다. 내가 내 약점을 보여줬는데 팀원들이 거기에 호응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서는 곤란하다. 열린 마음 역시 중요하다. 팀원들이 용기를 내서 피드백을 할 때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이해하려고 해야지 자신을 방어하려고 하면 안 된다. 그리고 팀원의 정직한 피드백에 대해선 바로 보상을 해야 한다. 그 보상은 팀원 의견이 이치에 맞는다면 자기주장을 바로 수정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피드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리더의 모습은 팀 전체에 극단적 솔직함이 흐르는 문화를 만든다.

직접적 대립이 자칫 조직 내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을 듯한데.

직접적 대립은 당신이 당신의 관점을 팀원에게 공유하고 다른 사람도 똑같이 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이 ‘진실’이고 따라서 모든 구성원이 이를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항상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가정해야 한다. 또한 팀원들의 이런 피드백에도 열려 있어야 한다. 직접적 대립은 뒤에서 험담을 하거나 잔인하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과도 다르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에 가깝다. 지난 2000년에 주스소프트웨어라는 회사를 창업할 당시 나는 ‘직장 동료 모두 일과 서로를 사랑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문제는 나는 팀원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에 몰입했고, 그 결과 상처를 주지 않는 데는 성공했지만 더 큰 실수를 범했다. 스트레스 없는 근무 환경에만 신경 쓰다 보니 ‘힘들지만 피할 수 없는 임무’를 회피하게 된 것이다. 당시 나는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할 때 분명한 피드백을 주지 않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기 싫어 오히려 거짓 칭찬을 늘어놨다. 그런데 그 팀원은 스스로 변하지 않았다. 이런 행태가 이어지며 팀 전체 성과와 사기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그 팀원을 내보내야 했다. 어렵게 해고 얘기를 꺼낸 날 그 팀원은 “왜 진작 말하지 않았냐? 난 내가 잘하는 줄 알고 있었다”면서 나를 원망했다. 이렇게 나는 직접적 대립을 회피하는 우를 범했고 그 결과 부하 직원들의 성장의 기회를 빼앗은 셈이 됐다.

직접적 대립은 사실 쉽지 않다.
누구나 듣기 싫어하는 부정적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방법이 있나.

나는 항상 직접적 대립과 개인적 관심의 조화가 내가 주장하는 극단적 솔직함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극단적 솔직함은 팀원 개인에 대한 관심에 기반해서 직접적으로 직원에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개인적 관심이 배제된 채 직접적으로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불쾌한 공격(Obnoxious Aggression)이라고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직접 입바른 소리를 하기 때문에 도움은 될 수 있지만 기분은 좋지 않다. 비슷한 말로 잔인한 정직함(Brutal Honesty)이 있다. 그런가 하면 너무 개인적 관심에만 치중해 상대방을 배려한 나머지 그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말해주지 않고 침묵하는 것을 파괴적 공감(Ruinous Empathy)이라고 한다. 칭찬은 구체적이지 않아 자신이 뭘 잘했는지 분명하지 않고, 비판은 입에 발린 소리라 구체적이며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럭저럭 괜찮고 안전해 보이지만 결국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망하는 지름길이다. 내가 고의적 거짓(Manipulative Insincerity)이라고 부르는 행위는 가장 나쁜 경우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없고 구체적이며 명확하지도 않을뿐더러 직접 맞서지도 않는 상황이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소극적인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적대감이나 공격성을 표출하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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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장하는 극단적 솔직함은 사실 항상 즐거운 일은 아니다. 때로는 서로에게 약간의 고통을 줄 수도 있다. 핵심은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사람을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그 사람이 평소에 나에 대한 개인적 관심을 표명했고 내가 그 사람을 신뢰한다면 그 피드백은 고마운 피드백이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말은 맞더라도 불쾌하고 반항심이 든다. 더 듣고 싶지도 않다. 짜증이 나고 상처로 남는다. 결국 극단적으로 솔직한 문화는 상호 존중과 신뢰의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개인적 관심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피드백이 크게 효과가 없다는 연구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피드백은 팀원들로 하여금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이 잘됐고 잘못됐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 물론 피드백에 대한 부정적 연구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연구들에서 말하는 피드백은 내가 ‘극단적 솔직함’에서 주장하는 피드백과 차이가 있다. 내가 주장하는 피드백의 실체는 ‘가이던스’다. 피드백에 대한 부정적 연구에서 언급되는 피드백은 우리가 평소에 피드백이라고 생각하는, 이른바 평가하고 비판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런 방식의 피드백은 실제로 잔인하고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내가 피드백이라고 말하는 것은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것으로 칭찬과 비판을 솔직하게 제공하고 격려하는 일을 뜻한다. 여기서 칭찬은 사람들에게 좋은 점을 강조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비판은 사람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덜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피드백은 효과적인 지침의 역할을 해야 하며 여기에는 배려와 도전이 모두 포함된다. 또한 피드백 시 중요한 점은 칭찬이든 비판이든 즉각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또한 되도록 대면으로 피드백을 하는 것이 오해가 생길 여지를 줄일 수 있다. 물론 차이도 있다. 칭찬은 공개적으로 전달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하지만 비판적 피드백을 주고자 한다면 비공개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칭찬이든 비판이든 근본적인 성격 속성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CORE(Context, Observe, Result, nExt stEp)’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맥락(Context)은 특정 상황에 대해서만 피드백하는 것이다. 관찰(Observe)은 피드백을 받는 사람이 말하거나 실제 한 행동에 대해서만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결과(Result)는 말 그대로 드러난 결과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음 단계(nExt stEp)는 과거가 아닌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배려와 도전이 모두 포함된 CORE 칭찬은 예를 들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는 당신에게 우리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고(맥락) 당신은 슬랙이라는 협업 툴을 조직 내 구현함으로써 기여했습니다(관찰). 그 덕분에 팀은 e메일 작성에 더 적은 시간을 할애하고, 더 많은 시간을 의사소통에 할애해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결과) 사무실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간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도구가 더 있을까요? (다음 단계)”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문화권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듯하다.
한국에선 특히 남에게 비판을 가하는 것이 익숙한 문화는 아니다.
여기에 대안이 있을 수 있나?

극단적 솔직함은 보편적 가치이지만 대인 관계 및 문화적 차이에 따라 상대적인 가치이기도 하다. 내 경험을 하나 이야기하자면 내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직후 예루살렘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인 델타스리(Deltathree)에 취업한 적이 있다. 나는 미국 남부 출신으로 남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논쟁이나 갈등을 피하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곳에서의 대화는 갈등을 조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델타스리에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회사의 COO인 노암 바르딘(Noam Bardin)은 엔지니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디자인은 지금보다 15배 더 효율적일 수 있었고 당신은 당신이 그것을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 때문에) 우리는 당신이 한 일을 찢어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당신 때문에 우리는 한 달이라는 시간을 잃었어요. 도대체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한 거죠?” 개인적으로 충격이었다. 회사에서 누군가가 그렇게 직접적으로 도전적 발언을 하는 것을 들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엔지니어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일상적이고 수용 가능한 도전으로 여겼던 것 같다. 난 이스라엘에서의 경험으로 회사 내에서 의미 있는 챌린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다른 경험을 했다. 나는 구글 미국 본사의 제품팀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광고에 접근하는 방식에 일본 구글의 직원들이 불만이 있음을 알게 됐다. 나는 일본 직원들에게 본사의 제품팀에 문제를 제기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큰 무례라고 생각해서 하지 않았다. 예루살렘에서의 나의 경험이 도쿄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예루살렘에서 노암 바르딘이 했던 방식을 도쿄에서 했다면 도쿄의 직원들은 모욕적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문화에 따라 극단적인 솔직함이 오히려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문화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해도 극단적인 솔직함이 주는 효과는 확실하다. 내가 강의를 한 학생들 중 일부는 나에게 “당신의 이야기에 동의하지만 나의 보스는 그런 식으로 일하지 않아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상사나 조직 문화가 극단적 솔직함을 옹호하지 않는다면 확실히 변화는 어렵다. 하지만 당신이 관리자라면 작은 부분부터 바꿀 수 있다. 조직 전체가 아니라도 당신의 팀이라도 바꿀 수 있다. 전체 조직 문화와 관련 없이 당신이 극단적으로 솔직한 하위문화를 만든다면 분명 그 효과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에 비해 스타트업에선 극단적 솔직함이
더욱 중요할 것 같은데.

내가 처음 주스소프트웨어를 창업했을 때 리더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많은 실수를 했고 결국 실패했다. 극단적 솔직함은 모든 조직에 적용 가능하고 효과적이지만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업무와 역할이 대기업에 비해 잘 구분돼 있지 않고 직원 하나하나에게 더 많은 권한이 위임되는 특징이 있어 더욱 필요하다. 또한 소수의 사람이 다양한 일을 처리하다 보니 상호 간 협업이 중요하고 그래서 더욱더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타트업은 직원의 평균 연령도 낮고 사회생활 경험과 업무 경력이 적은 상태로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20대 창업자가 회사가 커지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도 온다.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아 보지도 못했고 다양한 사람과 협업해 프로젝트를 처리해 본 경험이 적은 스타트업 리더들은 그래서 더더욱 스스로를 먼저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해답은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있다. 나의 약점이나 실수를 먼저 이야기하고 내가 피드백을 원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피드백이 아무리 부정적이어도 끝까지 웃으며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내가 구글에서 일할 때 애드센스(구글의 광고 프로그램) 프로젝트를 두고 이 프로젝트를 이끌던 맷 커츠와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언성을 높이며 다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당시 회의에서 커츠는 페이지의 계획이 ‘쓰레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나는 당시 이런 분위기에 익숙지 않아 조마조마했지만 페이지는 이 상황을 즐기는 듯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회의에서는 다양한 해결책이 나왔다. 구글의 성공은 사실 바로 이런 극단적으로 솔직한 문화에서 기인했다. 물론 팀원이 내 생각에 도전하면 기분 나쁠 수 있다. 하지만 혁신을 위해선 열린 자세가 중요하다. 똑똑한 인재들을 모아 놓고 침묵하게 하는 문화는 인재들의 동기를 떨어뜨리고 이들을 조직에서 떠나게 한다.

최근 중간관리자를 없애거나 그 역할을 축소하려는 시도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회사의 힘은 중간관리자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간관리자들은 제대로 된 리더십 교육을 받지 못하고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좋은 엔지니어이거나 좋은 영업 사원이었지만 좋은 관리자가 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관리자가 된다. 이들은 아무 준비 없이 깊은 수영장에 던져진다. 이들 중 일부는 어떻게든 수영을 한다. 하지만 일부는 가라앉기도 한다. 문제는 이들이 가라앉을 때 팀 전체를 끌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여전히 너무 많은 기업이 리더십이나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교육하지 않는다. 그리고 준비가 되지 않은 채 관리자가 돼 실패를 거듭한 나쁜 관리자를 나쁜 사람처럼 치부한다. 그러나 내 경험에 따르면 대부분의 나쁜 관리자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그저 업무 수행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 뿐이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에서 조직에는 크게 슈퍼스타와 록스타의 두 가지 타입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직 내 슈퍼스타가 많은 것이 좋은가, 아니면 록스타가 많은 것이 좋은가?1

팀이 성공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가 필요하다. 내가 책에서 주장한 슈퍼스타는 야심가다.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고 이것이 변화의 원동력이 된다. 이들은 지속적인 자극과 성장할 기회를 원한다. 하지만 조직에 슈퍼스타만 있는 건 아니다. 록스타도 있다. 여기서 록스타는 유명 록가수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운영, 안정성, 신뢰 등을 선호하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수행하는 사람이 록스타다. 슈퍼스타나 록스타는 고정된 개인의 특성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만약 모든 사람이 록스타 모드에 있다면 혁신적인 시도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조직 내에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모든 팀원이 슈퍼스타 모드라면 팀의 운영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조직은 가파른 성장을 할 때도 있고 점진적인 성장을 할 때도 있다. 그 때문에 조직 내 슈퍼스타도 중요하지만 록스타 역시 중요하다. 또한 사람들은 누구나 경험이나 학습을 통해 한 가지 모드에서 다른 모드로 이동할 수 있다. 관리자로서 팀장은 조직 구성원이 언제든 한 모드에서 다른 모드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팀원들의 현재 업무가 팀원 각각의 삶의 목표에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금 당신에게 보고를 하는 팀원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고, 회사 내에서 어떤 인간관계를 맺고 있으며, 현재 슈퍼스타 모드인지 록스타 모드인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렵고 도전적인 일을 록스타 모드인 직원에게 시키거나 안정적인 운영 업무를 슈퍼스타 모드인 직원에게 시켜 일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는 개인 및 팀 전체에 재앙일 수 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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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에게도 필요한 ‘1 on 1’ 리더십

“지금도 바쁜데 어떻게 1 on 1(1대 1)을 또 해요?”

대기업에도 많은 변화가 오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청년이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 대기업 맞춤 스펙 쌓기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은 달라졌다. 2019년 잡코리아가 신입 취업준비생 116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을 때 취업 선호 순위는 CJ 제일제당 - 삼성전자 - KT - SK 하이닉스 - LG전자 등 1∼5등은 대기업 일색이었다. 그런데 2021년 동일한 조사에서 순위는 카카오 - 삼성전자 - 네이버 - 아모레퍼시픽 - 넷마블로 바뀌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4곳의 기업이 바뀐 것이다. 심지어 시총 상위 100대 기업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니 MZ세대가 기업 문화를 선호하는 네카라쿠배당토와 몰두센i 중 8개 기업이 빠진 결과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으로 범위를 넓혔다면 스타트업들이 더 많이 포함됐을 것이다. 이렇게 선호도가 바뀐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원인은 ‘리더십과 조직 문화’의 변화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과거에는 크고 안정적이면서도 연봉이 높은 회사를 선택했다면 요즘 세대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는 ‘폼 나는 회사, 조직보다 나를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1 on 1 미팅 도입에 적극적인 대기업 팀장과 임원의 동상이몽

최근 대기업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 바로 1 on 1 미팅이다. 1 on 1 미팅은 말 그대로 일대일 면담이다. 하지만 기존 고과 면담이나 성과 평가를 위한 면담과는 다르다. 이 미팅의 주제는 리더가 제시할 수도 있지만 보통 팀원들이 주제를 가지고 오고 리더는 주로 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주제는 업무 관련이거나 조직 생활의 어려움일 수도 있고, 개인적인 고민이나 커리어에 대한 내용일 수도 있다. 1 on 1은 평가를 하거나 솔루션을 제시해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오히려 구성원의 생각과 고민을 듣고 코칭을 통해 구성원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를 일치시켜 구성원의 성장이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취지다. 그들이 일을 통해 성장하고 성공 경험을 쌓아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코칭하는 것이 제도의 목적이다.

1 on 1은 점차 자신의 커리어에 관심이 많은 구성원이 늘어나면서 조직에서 더 이상 개인의 성장을 개인의 몫으로만 맡길 수 없게 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치열해지는 인재 쟁탈전 속에서 구성원의 미래나 어려움에 관심이 없는 조직은 직원들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에는 대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1 on 1을 도입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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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교육보다 임원 교육부터 시켜주세요”

“코치님, 임원들도 이 교육을 받나요? 이 교육은 팀장들보다 임원들이 더 받아야 할 것 같은데요?”

대기업 팀장들과 1 on 1과 코칭 리더십에 대해 학습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팀장들의 말을 요약하자면 1 on 1이 좋아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임원이라는 말이었다. 1 on 1을 잡아도 보고서 빨리 내라고 재촉하는 임원이 있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보다 자신이 시키는 일을 먼저 하라고 강요한다면 코칭은커녕 업무 외에 다른 기회를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럼 스타트업은 어떨까? 간단하다. 1 on 1을 중요하게 여기는 스타트업은 CEO부터 임원, 그리고 일반 직원들이 모두 서로서로 1 on 1을 일상처럼 하고 있다.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멤버들이 모여 더 빠르게, 더 다양하게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내 지식과 경험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받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1 on 1을 보장하는 것이 서로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가장 가치 있는 리더의 행동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임원들은 진심으로 직원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1 on 1을 하고 있나? 이 두 번째 질문은 우리 회사가 1 on 1이라는 새로운 리더십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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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귀한 스타트업에 1 on 1은 당연한 문화

스타트업은 사람이 귀하다. 특히 능력 있는 5∼10년 차 직원들이 귀하다. 사회 초년생도 많고, 요즘에는 시니어도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정작 대기업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대리∼과장급 인원이 스타트업에는 가장 부족하다. 아직은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이 선택한 방법이 바로 ‘내부 육성’이다. 1명의 팀원을 성장시키기 위해 CEO와 임원, 매니저가 나섰고 일대일로 팀원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그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이자 코치가 돼가고 있다.

“코치님, 이번에 조직을 개편하려고 해요. 팀장 한 명이 6∼8명의 팀원을 매니징하는 것으로요.” 우리나라에서 큰 스타트업 중 한 곳의 HR 리더가 알려준 내용이다. 이유는 팀장들이 1 on 1에 더 집중하면서 실제 팀원들의 성장과 성공을 돕기 위해서 코칭을 할 수 있는 인원으로 재조정한다는 것이었다. 대기업 팀장의 팀원은 몇 명일까? 10명 이하의 팀원들도 많지만 필자가 만나본 팀장 중 30∼40명, 심지어 320명의 팀원을 관리하는 팀장도 있었다. 그 팀장들에게 과연 1 on 1을 해보라고 할 수 있을까? 팀원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성장과 성공을 도우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팀원이 6명인 팀장과 20명인 팀장 중 누가 더 팀원을 소중하게 여기고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있을까?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로 보면 어쩌면 답은 쉽게 나올 수도 있다. 우리 회사는 리더가 몇 명의 팀원에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나? 세 번째 질문을 통해 어쩌면 새로운 리더십과 일하는 방식을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CEO와 임원도 팀장 리더십을 배워야 하는 이유

대기업이 1 on 1을 실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CEO가 임원과 그룹의 핵심 인재를 1 on 1 하고, 임원들이 팀장들을 1 on 1 하면서 그들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타트업 CEO 리더십의 가장 큰 특징은 ‘팀장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팀장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를 잘 보여주는 행동이 바로 1 on 1이다. CEO에게도 요구되는 팀장 리더십은 실리콘밸리에서 넘어왔다.

메타(구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2008년부터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2번의 1 on 1 미팅을 COO인 셰릴 샌드버그와 진행하며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1 on 1 미팅은 매우 중요하다. 이 미팅을 통해 ‘우리는 같은 관점을 가지게 될 것(on the same page)’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느낄 수 있을 때까지 대화를 나눈다. 1 on 1 미팅의 장점은 너무 많다. 팀원의 책임감을 높이고, 리더와 팀원 사이가 좀 더 편안해지고, 더 자주 업무의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스타트업 CEO들이 1 on 1에 시간을 사용하는 이유는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인재에게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투자하면서 그에 대해 알고, 그에게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그리고 대화의 과정에서 CEO와 핵심 인재 서로가 가지고 있는 꿈과 비전, 일하는 방식과 장애물들을 공유하고 해결해 나간다. 함께 성장하는 방식이고, 인재를 유지하고 지키는 과정이다. 저커버그보다 10살 이상 나이가 많았던 샌드버그가 구글 부사장에서 메타(전 페이스북)로 이직하는 조건 중 하나가 정기적으로 저커버그와 1 on 1 미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니다.

대기업 리더들에게 제안하는 스타트업의 리더십

“우리 리더는 시간을 어디에 사용하나?” 이 질문에 구성원들이 어떤 답변을 하느냐가 우리 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과 관점을 보여준다. 보고받고, 회의하는 시간이 가장 많다면 컨설팅하고 지시하는 리더이고 성과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리더다. 반대로 직원들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하며 직원들의 피드백도 받고, 정기적으로 조직의 핵심 인재들과 대화하는 리더라면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 사람이 성장하고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가치관을 가진 리더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리더의 차이는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두 조직 모두 생존해야 하고, 성장해야 하고, 성공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 하지만 목표에만 집중하는 CEO와 사람과 목표를 모두 중요하게 여기며 시간을 사용하는 리더가 있을 뿐이다. MZ세대가 조직 구성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조직보다 나 자신의 성장과 성공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가 돼가고 있다. 이때 필요한 리더십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이 시대 대기업 리더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5가지 요소가 있다.

1. CEO는 임원을, 임원은 팀장과, 팀장은 팀원과 1 on 1 대화를 매월 1번씩은 나눠야 한다.
2. 1 on 1에서는 업무뿐만 아니라 팀원의 꿈과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3. 조직 편성과 구조를 1 on 1이 가능한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
4. 리더의 시간을 모두에게 공개한다.
5. CEO부터 팀장까지 모든 리더에게 대화하는 방법을 훈련해야 한다.

취업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자

책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은 “팀원에 대해 아는 만큼 그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리더와 팀원이 서로를 신뢰하고 잘 아는 방법에 1 on 1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술 마시면서 하는 대화가 아닌 커피 마시면서 대화하고, 산책하며 개인의 삶과 꿈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

스타트업은 ‘생존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격의 없이 소통하기 위한 리더십과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팔로워 한 명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와 자주 대화하고, 수다를 떨면서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같이 나아가는 리더십 말이다. 어쩌면 성공과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던 과거의 리더십에 ‘관계’라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들어간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이라고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한 사람에게 리더가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내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1 on 1이고, 반복되는 1 on 1을 통해 직원들은 리더와 회사가 자신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대기업이 지금까지 조직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들도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방법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백종화 그로플 대표 100coach@growple.kr
필자는 이랜드그룹,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 HR, 전략 기획 등을 담당하며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모두 경험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관리 컨설팅 기업 그로플을 설립했고, 현재는 자신의 노하우를 글과 책, 그리고 코칭으로 풀어내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와 『원 온 원: 일 잘하는 팀장의 대화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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