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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epreneurship

VC의 벤처 기업 CEO 조정은 긍정적 효과

이종균 | 338호 (2022년 0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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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The relationship between venture capital backing and the top management team quality of firms going public and implications for initial public offerings”(2021) by T. Chemmanur, M. Gupta, K, Simonyan, and H. Tehranian in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빠른 성장을 원하는 벤처 기업에 벤처캐피털(VC)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벤처캐피털부터의 자금 수혈은 장점과 단점을 동반한다. 장점은 벤처 기업이 필요한 ‘4C’, 즉 ‘자금(capital)’뿐만이 아니라 ‘네트워크(contact)’ ‘운영 역량(competency)’ ‘벤처 기업의 신뢰성(credibility)’을 제공하거나 향상해 벤처 기업의 빠른 성장을 돕고 높은 성공 확률을 담보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벤처캐피털이 벤처 기업의 주식 50% 이상을 확보할 경우 벤처 기업의 창업자들은 회사 운영 권한을 잃게 된다. 벤처캐피털이 벤처 기업으로부터 50% 미만의 주식을 확보하더라도 주인들 간의 목표, 위험 선호도, 관심사 등이 서로 달라 수평적 대리인 비용(horizontal agency cost)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상장 회사에서 벤처캐피털이 벤처 기업에 주주로 참여하게 될 경우 주인-주인 간 대리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바가 있다. 벤처캐피털은 투자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벤처 기업에서 일할 인재들을 직접 영입하거나 벤처 기업의 최고경영진을 구성하는 데도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벤처 기업의 최고경영진을 변경하는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기업공개(IPO)와 기업공개 이후의 벤처 기업의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미국 보스턴대, 노팅엄대, 서포크대 연구진은 벤처캐피털이 조정한 벤처 기업 최고경영진의 명성과 역량이 벤처캐피털로부터 지원받지 못한 벤처 기업들과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벤처캐피털이 조정한 벤처 기업에서 최고경영진의 역량과 자질은 기업공개 시점과 그 이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파악했다.

연구진은 벤처캐피털에 의해 형성된 벤처 기업의 최고경영진은 ‘역량적인 측면’과 ‘인증적인 측면’에서 자본시장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높은 수준의 최고경영진은 역량적인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선택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며, 둘째, 인증적인 측면에서는 높은 수준의 최고경영진은 벤처 기업의 내적 가치를 외부인들에게 좀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주식시장에서 정보 비대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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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이 연구는 다양한 산업에 소속된 미국의 벤처 기업 가운데 1993년부터 2012년 사이 기업공개를 한 3903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2380개의 기업은 벤처캐피털로부터 지원을 받았으며 1523개의 기업은 벤처캐피털로부터 지원받지 못했다. 최고경영진의 역량과 자질은 최고경영진의 규모, MBA 학위를 보유한 임원의 비율,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한 임원의 비율, 타 회사에서 최고경영진으로 일한 경험 및 기간 등으로 파악했다. 한편 벤처 기업의 성과를 파악하기 위해 기업공개 시점의 벤처 기업의 기업 가치를 측정했으며 기업공개 이후 3년 이내 기업 실적의 변화를 파악했다. 벤처 기업의 최고경영진과 벤처캐피털의 지원 유무에 따른 벤처 기업 성과의 직접적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기업의 규모, 이사회 중 외부 이사의 비중, 기업공개 언더라이터(유가증권의 인수를 업무로 하는 금융업자)의 명성 등을 통제했다.

연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벤처 기업 최고경영진의 역량과 자질은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은 벤처 기업들이 벤처캐피털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한 벤처 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고 높은 수준의 최고경영진을 보유한 벤처 기업의 경우 기업공개 시점과 그 이후에도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셋째로, 벤처 기업의 최고경영진의 역량과 자질은 벤처캐피털의 지원과 상충하지 않고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준다. 첫째, 창업자들은 최고경영진을 조정하려는 벤처캐피털의 역할에 지나친 반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벤처 기업의 최고경영진을 조정하려고 할 때 창업자들이 심리적인 불안감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결국은 기업공개 및 기업공개 후 사업 성장에 도움이 되므로 안도해도 괜찮다. 둘째,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마찬가지로 최고경영진의 역량과 자질이 벤처 기업의 성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빠른 성장을 원하는 벤처 기업이라면 최고경영진의 구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와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벤처 기업에 대한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니라 벤처 기업을 이끌고 나갈 인재들을 창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종균 제임스메디슨대 경영학과 조교수 lee3ck@jmu.edur
필자는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MBA를,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한국, 미국, 몽골, 키르기스스탄의 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자문 및 여러 국가의 창업 진흥을 위한 정책 수립 자문을 수행했다. 한편 북한 탈주민 대상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정책 및 환경, 사회적 기업형 창업 및 상호 참여형 창업이다.
  • 이종균 | 제임스메디슨대 경영학과 부교수

    필자는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MBA를,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한국, 미국, 몽골, 키르키스스탄의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자문 및 여러 국가의 창업 진흥을 위한 정책 수립 자문을 수행했다. 한편 북한 탈주민 대상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정책 및 환경, 사회적 기업형 창업 및 상호 참여형 창업이다.
    lee3ck@jm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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