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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 外

김윤진 | 282호 (2019년 10월 Issue 1)

인간은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이 교환 관계를 알면 숨을 가쁘게 몰아쉬어 이산화탄소를 몸 밖으로 빨리 배출시켜야 산소를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착각이다. 오히려 과다하게 호흡을 하다 보면 동맥혈에서 산소가 빠져나가 숨을 더 헐떡이게 된다. 몸 안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나치게 낮아져 세포로 산소를 공급하는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의 활동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의 기초를 닦은 덴마크 물리학자 닐스 보어의 아버지이자 생리학 분야의 대가인 크리스티안 보어는 혈액 속 이산화탄소가 부족할 경우 헤모글로빈이 운반하던 산소를 잘 내려놓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어 효과’라 불리는 이 현상은 인간이 호흡하는 데 필요한 게 산소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체내에서 내보내야 할 폐기물로 간주됐던 이산화탄소 역시 혈중 산성도를 유지하고 심호흡을 도와주는 필수 기체라는 뜻이다.

이처럼 세상에는 서로 반대되는 덕목들이 모두 필요하다. 도전과 겸손, 열정과 절제, 외연 확대와 내실 다지기 등 얼핏 양립이 쉽지 않아 보이는 가치들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뉴턴의 운동 제3 법칙인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 이런 단순 호흡 메커니즘 하나에서도 우리는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내놓을 줄도 알아야 균형이 유지된다는 ‘기브 앤 테이크’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인사 및 전략 전문 컨설턴트인 유정식 인퓨처컨설팅 대표는 그의 저서인 『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에서 생물학, 수학, 물리학이나 과학사 등 자연과학에서도 얼마든지 의사결정에 힘이 되는 통찰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령, 인간 유전자의 98.5%를 차지하는 정크 DNA의 존재를 예로 들며 우수한 소수가 평범한 다수를 책임진다는 생각이 리더의 오만일 수 있음을 지적한다.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정크 DNA가 성격 발현이나 돌연변이에 영향을 미치듯이 각 조직의 구성원도 그 나름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55개의 생활 밀착형 과학 이슈에서 끄집어낼 수 있는 조직 관리와 경영의 묘를 하나씩 짚어준다. 저자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 등 세계 최고의 경영인들이 과학책을 읽고 추천하는 이유도 과학과 경영이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의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는 과학 지식도 치열하게 돌아가는 산업의 현장에서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문, 사회, 정치, 경제 서적에서 답을 구하지 못했다면 이 책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팔리는 브랜드에는 반드시 팔리는 이유가 있다. 한 사람이 하루에 접하는 광고가 3000개에 이르는 ‘포화의 시대’에 팔리는 제품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기획자(AE)인 저자 안성은은 초일류 브랜드를 분석하면 제품이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지 영업비밀을 엿볼 수 있다고 말한다. 가령, 블루보틀이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떠오른 배경에는 커피에 관해서라면 타협을 모르는 애티튜드에 대한 ‘집요함’이 있었다. 이 책은 무신사, 발뮤다, 톰포드, 파타고니아 등 25개의 브랜드가 어떻게 강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차별화에 성공했는지 그 비책을 담았다.



“회의하다 하루가 다 갔네.”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업무시간을 잡아먹는 회의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의문과 불만을 품어봤을 것이다.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시간 끌기,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난상토론을 보고 있으면 2배속 빨리 감기가 절실해진다. 늘어지기 십상인 회의를 짧고, 굵고, 즐겁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저자인 경영 컨설턴트 사카마키 료는 회의 퍼실리테이션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직원 한 명이 일평생 회의에 바친다는 3만 시간, 약 8년에 가까운 시간을 이대로 흘려보낼 수 없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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