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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웨이 外

배미정 | 241호 (2018년 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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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회장이 1994년 창업한 온라인 서점 ‘아마존’을 ‘세상의 모든 것을 파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운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존 웨이』의 저자 존 로스만은 베이조스 특유의 리더십과 그가 구축한 조직 문화에서 그 열쇠를 찾는다. 수백만 판매자가 아마존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제3자 판매자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아마존에 채용된 저자는 몸소 체험한 아마존의 조직 문화를 14가지 리더십 원칙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아마존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혁신의 구체적인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저자는 아마존의 핵심 전략을 낮은 가격(price), 다양한 상품군(selection), 가용성(availability)의 삼위일체로 요약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이 세 가지 고객 가치에 초점을 맞추면 혁신의 가능성이 커진다. 아이팟 스토리는 ‘집착’에 가까운 아마존의 고객 중심주의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아마존은 크리스마스 시즌 특수를 앞두고 핑크색 아이팟 4000대를 주문받았는데 애플이 갑작스러운 부품 문제로 공급 불가 통보를 해왔다. 보통 기업이라면 소비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환불해주는 것으로 마무리했을 일이다. 하지만 고객과 약속한 가용성은 아마존이 절대 거스를 수 없는 원칙이다. 직원들은 미국 전역의 소매 매장을 직접 찾아가 핑크색 아이팟 4000대를 정가로 구매해 고객에게 약속한 할인가로 배송해줬다. 큰 비용 손실이 불가피한 결정이었지만 베이조스 회장 본인이 제일 흐뭇해했다고 한다. 베이조스는 평소 회의실에 고객을 위한 빈 의자를 일부러 가져다 놓을 정도로 직원들에게 고객 목소리를 강조한다.

그는 직원들에게 늘 초심자의 마음으로 어떤 과제에도 “예스!”라는 대답을 이끌어낼 방법을 찾으라고 독려한다. 시애틀 본사에 있는 대형 건물 두 동 이름을 ‘데이 원 노스’와 ‘데이 원 사우스’라고 명명한 이유는 직원들에게 장밋빛 미래가 열려 있으며 오늘이 바로 그 미래가 시작되는 ‘첫날’임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조직의 운영 원리를 직원들에게 각인하려는 베이조스 회장의 세심한 노력은 ‘문짝 책상’ 에피소드에서도 잘 드러난다. 베이조스 회장은 사무실을 검소하게 만들자는 원칙에 따라 안 쓰는 문짝에 다리를 달아 책상을 만들기까지 했다. 지금도 아마존은 새는 돈구멍을 찾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에게 ‘문짝 책상 상’을 수여한다. 짠돌이 경영 철학으로 유명한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급여나 현금 보너스 대신 스톡옵션으로 보상해서 주인의식을 북돋는다.

아마존식 회의 문화도 주목할 만하다. 아마존에서는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활용이 금지돼 있다. 5∼7장 분량의 산문 형식의 에세이를 작성해야 한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의 간단한 문구들이 기억하기 쉬울지는 몰라도 아이디어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유하는 데는 불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밖에도 저자는 ‘1만 년 시계 프로젝트’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 ‘피자 두 판 팀의 법칙’ 같은 다양한 아마존 웨이를 소개한다. 핵심은 아마존 웨이들이 진짜 아마존의 모든 곳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존 웨이를 실질적인 전술로 기업 문화에 녹아들게 만드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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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같은 내용도 비유를 잘하면 훨씬 더 쉽게 설득할 수 있다. 공감과 환호를 불러일으켜 기억에도 오래 남을 수 있다. 특히 말로 사람을 움직여야 하는 리더에게 비유는 꼭 필요한 능력이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복합리조트 개발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찾아가 이렇게 설득했다. “창문을 열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지만 동시에 파리 같은 곤충들과도 싸워야 합니다. 곤충이 싫다고 문을 안 열 수는 없습니다.” 싱가포르 경제를 일으킨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는 마리나베이샌즈는 그렇게 해서 탄생할 수 있었다. 다양한 상황의 성공적인 비유 사례들은 실제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는 데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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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에 리더의 목적(Purpose)을 시각화(Visualization)하는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갈수록 미래 예측이 어려워지고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목적을 시각화하는 것은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성균관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로 기술리더십 전문가인 필자는 ‘Purpose를 보면 Steps가 가볍다’는 개념을 리더십의 새로운 화두로 던진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최치준 전 삼성전기 사장,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등 국내외 리더들의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술 리더십의 실제 사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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