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드 이노베이션 外
나비 라드주·제이딥 프라부·시몬 아후자 지음/ 마인드풀북스/ 1만5000원
지난 30여 년 동안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려왔던 서구의 다국적 기업들은 최근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노동인구 증가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성장의 양대 엔진이 꺼지고 있는데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도 이미 시작됐다. 싼 인건비의 대명사였던 중국의 노동 임금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신흥국을 중심으로 기존 거대 다국적 기업을 위협하는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자원은 고갈되고 소비는 위축되는 ‘결핍의 시대’다.
그런데 ‘주가드(Jugaad) 이노베이션’은 이런 결핍 상태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최상의 상태로 규정한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의 ‘미티쿨 냉장고’다. 미티쿨 냉장고는 인도의 도예가 만수크 프라자파티가 만든 점토 냉장고다. 파라자파티는 지난 2001년 지진으로 마을이 파괴되는 경험을 한다. 이때 마을 사람들이 냉장고 대용으로 쓰던 질그릇이 깨져서 곤란함을 겪는 것을 보고 점토로 냉장고를 만들게 된다. 미티쿨은 냉장고 위 칸에서 내려온 물이 벽에 스며 아래 칸 음식을 냉장시키는 방식으로 전기도 필요 없고 자연 분해돼 오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다 값도 50달러로 저렴해 인도에서 폭발적으로 팔려나간다. 그는 이후에도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 등 다른 점토 제품을 개발해 큰 성공을 거뒀고 인도 대통령과 미 경제지 <포브스>의 찬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미티쿨 냉장고의 사례처럼 저급 기술을 이용해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길바닥 사업가에서부터 수억 명의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 인도와 중국의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신흥시장의 혁신 사례를 제시한다.
주가드는 ‘기발함에서 비롯된 즉흥·독창·혁신적 해결책’을 뜻하는 힌디어의 영어식 표기다. 비슷한 말로는 중국의 자주창신(自主創新), 미국의 DIY(Do it yourself), 프랑스의 시스템 데(systéme d) 등이 있다.
저자들은 결핍의 시대에서는 서구 기업들이 기존에 당연시해오던 혁신의 방법이 먹히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특히 대형 R&D 연구실을 설치하고 최고의 과학자를 고용해 1년에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쓰는 기존의 방법은 오히려 혁신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주가드를 변화에 대처하고 제한적인 조건에서 적은 자원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촉진제’로 정의한다. 위기와 결핍 상황에서는 “싸게 실패하고, 빨리 실패하고, 자주 실패하라”는 주가드의 혁신 방법론이 의외로 폭발적 반응을 불러올 혁신을 가능케 한다는 설명이다.
책에 따르면 주가드의 6대 원칙은 △역경에서 기회를 찾아라 △적은 자원으로 많은 일을 하라
△유연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라 △단순하게 하라 △소외계층을 포함하라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라 등이다. 종합해보면 회복력(Resiliensce), 검소함(Frugality), 적응성(Adaptability), 단순함(Simplicity), 공감능력(Empathy), 열정(Passion)을 강조한 것. 이는 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 기업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참여감
리완창 지음/ 와이즈베리/ 1만5900원
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샤오미. 스마트폰을 넘어 사물인터넷 혁명을 주도하는 세계적 IT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 레이쥔은 샤오미의 성장 동력을 ‘참여감’으로 설명한다. 참여감의 핵심은 사용자에게 회사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제공해 고객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것. 샤오미는 사용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매주 MIUI(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업데이트 해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였다. 샤오미가 무엇보다 입소문을 중시했고 입소문을 타는 방법으로 참여감이라는 솔루션을 개발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
로드 주드킨스 지음/ 위즈덤하우스/ 1만5000원
‘예술계의 하버드’라 불리는 영국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이 학교는 실수에 관대하고 도전과 실패를 미덕으로 여긴다. 그래야 진짜 창의력이 발휘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 책은 센트럴 세인트 마틴 출신으로 모교에서 15년간 ‘남과 다르게 사고하는 법’을 강의한 저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는 시대와 분야를 넘나들며 활약한 ‘대체 불가능한 존재’들의 열정, 영감, 사고법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어른스럽기보다는 아이처럼 생각하고, 때로는 목표가 없는 것이 낫고, 안전한 길은 곧 재앙이며, 구속과 제약이 우리를 성장시킨다는 사고의 전환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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