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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주고 슈퍼팬에게 팔아라 外

최한나 | 157호 (2014년 7월 Issue 2)

 

미국 출신 록밴드나인 인치 네일스의 사례다. 1989년 첫 앨범프리티 헤이트 머신을 선보이며 등장한 이들은 두 차례나 그래미상을 받았고 전 세계적으로 2000만 장 넘게 음반을 팔았다. 이 팀의 리더인 트렌트 레즈너는 펜실베이니아의 한적한 시골에서 자랐다. 다섯 살 때부터 이미 피아노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며 여러 악기를 배웠다. 기타, 신시사이저, 베이스 기타, 색소폰, 첼로 등 많은 악기들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됐다.

 

대학을 다니다 중퇴한 후 한 스튜디오에서 보조 엔지니어로 일을 했다. 래즈너의 성실한 근무 태도와 음악에 대한 열정에 감동한 스튜디오 소유주는 사람들이 쓰지 않는 새벽 시간에 스튜디오를 사용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문제는 오전 3시부터 8시 사이에 함께 일할 연주자를 구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결국 래즈너는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해 첫 음반을 만들었다.

 

직접 만든 곡들을 들고 음반회사를 찾았다. TVT레코드와 계약을 맺었다. 얼마 후 정식 데뷔 앨범을 출시했다. 데뷔 앨범은 100만 장 넘게 팔려나가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음반사는 빨리 다음 앨범을 만들라며 채근하기 시작했다.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래즈너는 다시 다음 음반 작업에 돌입했다. 다음 앨범도 히트를 치자 음반회사는 또다시 독촉했다. 이런 사이클이 반복됐다. 래즈너는 자신의 음악 작업에 간섭하지 말라며 음반사와 격렬하게 법정 투쟁을 벌였다. TVT와 결별한 후 다른 음반사들과 다시 일을 시도했지만 비슷한 사이클이 계속됐고 래즈너는 한계에 다다랐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래즈너는공짜를 택했다. 그는 인터넷의 힘을 이용해 음원을 공짜로 풀기로 했다. 36곡이 실린고스츠 Ⅰ-Ⅳ’가 첫 번째 실험 대상이었다. 래즈너는 이 음반을 아예 무료로 풀었다. e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누구든 웹사이트에서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했다. 파일 공유 사이트에도 업로드했다.

 

동시에 원하는 팬들은 돈으로 음반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전통적인 형태의 10달러짜리 CD도 있었고 75달러짜리 디럭스 판도 있었다. 래즈너의 전략은 300달러짜리 울트라디럭스 판에서 빛을 발했다. 울트라디럭스 판은 4개의 LP 세트와 커다란 직물 케이스에 담긴 양장본 3권으로 구성됐다. 2500개 한정 제작됐으며, 각각에 고유 번호가 매겨졌고, 래즈너가 직접 서명했으며, 한 사람이 하나만 구입할 수 있었다.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울트라디럭스 판은 동이 났다.

 

이 사례는 기업들이 속해 있던 기존 시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은 기존 대량 판매 구조와 가격 결정 메커니즘, 공짜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기업이 물건을 공짜로 내놓는다고? 망해가는 기업 아니냐고 묻는다면 아직 패러다임 전환에 익숙하지 않다는 얘기다. 공짜는 사람들을 모은다. 공짜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알게 된다. 주의할 점은 공짜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이 해야 할 핵심 작업 중 하나는 공짜를 통해 불러 모은 소비자 중 슈퍼팬(해당 상품을 사랑하며 가격이 얼마든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가격 전략을 구사해 슈퍼팬의 지갑에서 큰돈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슈퍼팬이 기쁘게 거액을 쓸 수 있도록 제품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개방해 아이폰의 가치를 높인 것처럼 말이다.

 

이제는 더 이상 최대한 많이 파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가 아니다. 대량 생산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가급적 많은 소비자와 관계를 구축하고, 그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슈퍼팬의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어떻게 반전을 이끌어낼 것인가

취리히 디오게네스출판사는 매해 베스트셀러10을 선정해 판매고를 올려왔던 관행에서 벗어나 2006년 워스트셀러10을 선정해 발표했다. 한 해 동안 판매가 부실했던 책 10권을 골라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후 2년간 이 책들의 판매 부수가 연 1000%씩 증가했다. 이런 예는 무수히 많다. 도로 표지판을 없앴더니 정체가 사라졌다. ‘폐업이라고 써 붙였더니 손님이 몰려들었다. 잠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더니 지독한 불면증이 치료됐다. 뒤집어 생각하고 거꾸로 행동하면 상식과 통념이 깨진다. 새로운 길이 보인다.

 

영업의 미래

영업은 기업 성과와 직결된다. 그런데 마케팅의 일부로 여겨져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거나 계획 따로 실행 따로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될 때가 적지 않다. 그저 관계를 잘 맺으면 영업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식의 관행도 여전하다. 저자들은 영업을 별도의 부문으로 떼어내 전략을 세우고 계획적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한다. 영업력 강화에 필요한 다양한 전략과 효과적인 실행 방법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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