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감동한 어니스트 티의 기적
세스 골드먼, 배리 네일버프 지음/ 부키/ 1만5000원
시작은 단순했다. 목이 마른데 마시고 싶은 음료가 없었다. 과일 맛이라고 이름표를 달고 있으면서 진짜 과일 함유량은 0.00002%에 불과하다거나 건강 음료라면서 설탕을 열두 스푼쯤 담고 있는 음료는 마시고 싶지 않았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에 재직 중인 교수와 멀쩡하게 잘 다니던 투자회사를 때려치운 그의 제자는 맛이 좋으면서 몸에도 좋은 음료를 직접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한다.
당연히 쉬울 리 없다. 음료의 ‘ㅇ’도 모르던 두 사람은 일단 ‘설탕이 없어도 맛있는 음료’를 만들어내는 일에서부터 쩔쩔맨다. 좋은 찻잎을 좋은 물에 우리고 값싼 액상과당 대신 유기농 설탕과 꿀로 단맛을 가미한다는 목적만 있을 뿐, 좋은 찻잎을 어디서 얼마나 조달해야 하며 유기농 설탕과 꿀을 첨가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비용을 얼마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단맛에 익숙한 일반 대중이 달지는 않지만 맛있다고 느낄 만한 당도는 어느 정도일지 A부터 Z까지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이다.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음료 제조 설비를 갖춘 공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두 사람은 적합한 공장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메릴랜드 주 프레더릭에 있는 양조장. “농축액을 희석해서 병에 담을 수는 있지만 살균 처리는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듣는다. 버지니아 주 공장은 “젤리를 병에 넣을 수는 있지만 음료를 넣는 설비는 없다”고 말한다. 펜실베이니아 주 공장에서는 “병에 음료를 넣을 수는 있지만 찻물을 끓일 시설은 없다”고 거절당한다. 그 밖에도 “생산라인에 여유가 없다”거나 “기존 거래처 주문이 밀려 있다”거나 “최소 10만 병 이상 주문해야 한다”는 등으로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하며 속이 타들어가던 그때, 뉴욕에 있는 한 주스 공장에서 “해보자”는 답변을 받는다.
가까스로 음료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면서 얼싸안고 기뻐한 것도 잠시, 크고 작은 과제들이 줄줄이 두 사람을 기다린다. 스내플이나 카프리선처럼 기존 브랜드가 꽉 잡고 있는 판매망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용기를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야 음료를 담고 운반할 때 효율적인가. 유리병이 좋을까, 페트병이 좋을까. 병에 붙일 라벨은 무슨 모양으로 만들어 어떤 문구를 담을 것인가 등등 하고 또 해도 해야 할 일은 끝이 없다. 결정과 선택의 순간들이 매일 매시간 순서 없이 들이닥친다.
티백 제품을 시도했다가 철저히 망한다거나 음료수 병 안에서 유리 파편이 발견돼 대대적인 회수(recall) 조치를 단행하는 등 가슴 철렁한 순간들이 적지 않다. 믿었던 동료에게 배신을 당하고 창업자 중 한 명인 세스가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하는 등 사건사고도 끊임없이 터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니스트 티(honest tea)’라는 이름을 내건 이 차는 서서히 입지를 다지며 다디단 음료에 물린 소비자들을 포섭해간다. 1998년 주방에서 차를 우려내 보온병 5개에 나눠 담은 시제품으로 유기농 슈퍼마켓인 홀푸드와 첫 납품 계약을 맺은 첫해 매출은 25만 달러. 15년 뒤인 2013년 매출은 1억 달러를 가뿐히 넘어섰다.
한국에 정식 수입되지 않아 다소 낯선 브랜드지만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즐겨 찾는 건강 음료로 유명하다. 2008년에는 코카콜라에 인수되며 화제를 낳았다. 오늘날에는 공정무역 거래로 생산자를 지원하고 유리병의 재활용률을 높여 생태계 지킴이를 자처하는 사회적 기업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어니스트 티가 탄생부터 지금까지 겪은 좌절과 환희의 순간들을 담았다. 창업을 고려하거나 새로운 브랜드 출시를 앞둔 기업에서 참고사례로 삼을 만하다.
사장이 되려면 마키아벨리를 만나라!
이안 디맥 지음 / 진서원 / 1만4000원
거의 모든 것이 쉴 틈 없이 변하고 달라지는 이 시대, 변하지 않는 단 하나가 있다면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마키아벨리 이후 500년이 흘렀어도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 수천 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권력’을 향한 인간 본성을 꿰뚫었던 마키아벨리의 통찰력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HR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만약 당신이 때때로 모욕감을 주는 사람 밑에서 일해야 한다면 마키아벨리의 지혜가 방패가 돼줄 것”이라며 권력을 현명하게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히든 챔피언 글로벌 원정대
헤르만 지몬 지음 / 흐름출판 / 3만 원
하루에도 몇 병씩 코카콜라를 마시는 콜라 애호가라도 ‘크로네스’나 ‘융분츠라우어’라는 회사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크로네스는 콜라를 용기에 주입하는 보틀링 설비 부문 선두업체다. 융분츠라우어는 코카콜라에 들어가는 구연산을 만드는 알짜배기 회사다. 이처럼 잘 보이지 않지만 막강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히든 챔피언’이라고 한다. 이 개념을 창시한 헤르만 지몬이 숨은 1등 기업의 비밀을 파헤쳐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왔던 전작이 전면 개정 및 증보돼 나왔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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