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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략 外

최한나 | 121호 (2013년 1월 Issue 2)

 

K-전략

문휘창 지음/ 미래의 창/ 16000

 

외국인이 뽑은한국인의 빨리빨리 베스트10’이라는 글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사례가 많다. ‘커피 자판기의 컵 나오는 곳에 손을 넣고 기다린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닫힘 버튼을 마구 누른다’ ‘웹사이트가 3초 안에 안 열리면 그냥 닫아버린다’. 2011 929일자 <뉴욕타임스>에 이와 관련한 기사가 실렸다. ‘연결성은 오케이, 경쟁력은 글쎄(Connected, yes, Competitive, maybe)’라는 기사에서 <뉴욕타임스>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스피드에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지 설명했다. 한국인은 식당에서 가장 빨리 나오는 음식을 주문하고,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한 후 완전히 정지하기 전에 이미 짐을 꺼내 기내 통로에 줄을 서서 기다리며, 오토바이를 타고 갖가지 첨단무기로 무장한 퀵서비스맨이 24시간 도로를 누비고 있다는 사례가 증거로 소개됐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이런 스피드가 경쟁력과는 그다지 관련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을 맺었다. 과연 스피드는 경쟁력과 무관할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스피드를 한국이 발전하는 데 기여한 첫 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우위에 기초한 전통적 패러다임에 따르면 경제 성장은 각 나라에 있는 부존자원으로 결정된다. 원유가 많이 나는 나라에서는 원유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노동인구가 많은 나라에서는 제조업과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이 주로 발전한다.

 

하지만 한국은 전통적 패러다임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제 발전을 이뤘다. 기존 논리에 따르면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은 지금과 같은 경제 규모로 성장하기 어려운 국가였다. 한국의 경제 발전은 다양한 요인으로 가능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스피드다. 한국이 끊임없이 혁신적인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현재의 성장속도보다 더 빨리 발전하고자 하는 열망,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스마트폰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의 아이폰이 주도한 스마트폰 붐에 노키아나 모토로라, 블랙베리는 삼성전자만큼 빠르게 대처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잃었다. 스피드를 중시하는 특성은 중소상인들에게서도 볼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이 주축이 돼 설립한 동대문 의류시장은 1960년대 말에서 1990년대 말까지 집중 성장했다. 하지만 경제 위기와 해외 저가 브랜드의 국내 진출로 이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자 동대문 의류시장은 의류 관련 업체를 반경 1㎞ 안으로 집중시켜 의류 기획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두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단일지역을 구성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클러스터는 의류 유통이 다른 어느 산업보다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 2000년대 들어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의 패션과 화장품이 인기를 얻었고 이에 힘입어 동대문 의류시장은 세계 최대 패션시장 중 하나로 성장했다. 동대문 의류시장을 아시아 다른 경쟁국 내 시장과 비교한 여러 연구들은 하나같이 동대문 의류시장이 디자인, 납기, 다품종 소량생산 등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지닌다고 평가한다. 동대문 의류시장은 명품이나 인기 브랜드의 디자인을 가장 빠른 시일 내 제품화해서 가장 신속하게 시장에 유통시킨다. 여기서도 한국의 강점인 스피드가 주요 경쟁력으로 활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스피드만 강조하고 정확성이 떨어진다면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같은 사고를 피할 수 없다. 스피드와 정확성이 결합할 때 경쟁력이 배가되고 성과가 높아진다. 천연자원이 거의 없고 인적자원도 변변치 않았던 싱가포르가 짧은 기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원동력 또한 적극적인 대외 개방과 투명성을 확보한 데 있다. 문을 활짝 열어 새로운 문물을 신속하게 흡수했고 이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문화로 소화해 경쟁력으로 삼은 것이다. 한국 역시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를 한층 업그레이드해서정확성이 수반되는 빨리빨리로 정착시켜야 한다.

 

스피드와 정확성을 포괄하는 민첩성(Agility)을 포함해 저자는 벤치마킹(Benchmarking), 융합(Convergence), 전념(Dedication) 4가지를 한국식 성장모델의 ABCD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렇게 구축된 K-전략을 21세기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어떻게 응용하면 좋을지 소개한다.

 

 

성장의 챔피언

The Growth Agenda 지음 / 유아이북스 / 17000

21세기 경영 현장에서 혁신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우위를 점한 챔피언들은 혁신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변화를 꾀했고 성공했다. 이는 생존은 물론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챔피언이 되고 싶은 기업이라면 마땅히 살펴봐야 할 교훈이다. 디자인을 성장 동력으로 삼은 아우디와 삼성전자, 막강한 정보력으로 어필한 아마존과 구글, 이전과 완전히 차원의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낸 레고와 애플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레킷벤키저, 스타우드호텔, 바스프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의 사례도 만나볼 수 있다.

 

 

장자, 지혜롭게 경영하라

뤄궈룽·가오즈융 지음/ 재승출판 / 13000

전국시대 혜자가 양나라 재상으로 있을 때다. 장자가 그를 만나기 위해 양나라로 향했다. 장자가 재상 자리를 빼앗기 위해 오고 있다고 판단한 혜자는 불안해 했다. 혜자를 찾아온 장자는 “‘원추라는 새는 오동나무가 아니면 내려앉지 않고 감로수가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 솔개가 썩은 내 풍기는 죽은 쥐를 물고 날아가다가 원추를 보고 자신의 먹이를 노리는 줄 착각하고 놀라 달아났다라며 혜자를 꼬집었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보다 뛰어난 부하직원을 내리누를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에게 충성할 방법을 찾는다. <장자> ‘추수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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