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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은 전략의 토대

권춘오 | 8호 (2008년 5월 Issue 1)
오늘날 미국 애플(Apple)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애플이 만들면 뭔가 다르다’는 점이다. 실제로 애플은 항상 신선하고 독특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아 기존 업체를 긴장시키거나 혹은 전혀 다른 분야로 진출해 세인의 주목을 끌어왔다. 아이팟과 아이맥이 그랬고 최근 출시한 아이폰도 그렇다. 여기에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인물과 애플의 독특한 두 이미지가 합쳐져 강한 브랜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하지만 애플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차마 ‘미래’를 입에 올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사실상 망해가는 회사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그랬다. 컴퓨터 운영 시스템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리고, 하드웨어는 IBM 계열의 PC와 경쟁할 수 없었다. 소수의 애플 마니아로 인해 간신히 명맥만 유지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지금의 위상에 비춰 정말 부끄러울 만큼의 실패작도 많이 출시했다. 한 PC 잡지가 ‘인체공학이 낳은 악몽’으로 혹평한 ‘애플퍽마우스’,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항해 만든 소프트웨어 ‘사이버독’, 애플 마니아들도 기억 못하는 게임기 ‘애플 피핀’, 높은 가격에 비해 성능은 형편없었던 -스티브 잡스가 주도한- ‘애플 G4 큐브’ 등이 그 대표작이다. 잘난 애플이 이처럼 수많은 실패작을 낸 원인은 무엇일까?
 
경기 상황과 미래 예측 등을 실패한 이유로 댈 수 있겠지만, 애플뿐만 아니라 실패한 경영의 원인은 대부분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에서 찾을 수 있다.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를 말하면 대부분의 경영자는 전략은 올바르고 합리적으로 치밀하게 세웠는데 실행력이 부족했다든지, 혹은 실행에 있어 여러 변수가 발생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저자들은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는 실행에서 얻은 토대를 바탕으로 전략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실행은 전략과 별개로 존재하는 전략의 후속조치가 아니라 실행 또한 전략의 마지막 단계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점을 이해하지 못한 기업들이 보여주는 실패 사례는 수없이 많다.
 
경영진은 전략 기획에만 집중하고, 실행은 다른 사람에게 지시하며 위임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그런 좋은 시절은 앞으로도 영원히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뛰어난 성과를 내기 위한 기업 전략은 조직의 일상 업무 및 적절한 계획에 따른 투자와 신중하게 결부돼야 한다. 이제 전략과 실행을 동떨어진 부문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이제 ‘전략 기획과 실행’은 ‘전략적 실행’으로 변해야 하고, 이것을 가능케 하려면 다음 여섯 가지 핵심 영역 및 외부 여건을 긴밀하게 연결해야 한다.
 
첫째는 관념화(Ideation)다. ‘관념화’란 기업 목적, 정체성,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관념화가 전략을 위한 확실한 토대를 만드는 이유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을 분명하게 인식시키기 때문이다. 강력하고 분명한 관념화는 여러 면에서 기업을 차별화한다. 관념화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정체성 - 누구인가?
목적 - 왜 사업을 하는가?
장기적 목표 - 어디로 향하는가?
 
둘째는 본질(Nature)이다. ‘본질’은 기업 전략, 문화 및 구조를 상황에 맞게 일치시키는 것이다. 뛰어난 성과를 기대하고 받아들인 독특한 전략은 조직에게 다른 것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어제의 전략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던 문화와 구조는 내일의 결과 창출과는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 즉 기업은 필요에 따라 본질에 변화를 줌으로써 더 나은 결과를 이끌 수 있다.
 
셋째는 비전(Vision)이다. ‘비전’은 전략을 확실한 목표와 매트릭스로 변환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다. 이렇게 하면 오늘날 조직이 처한 위치와 앞으로 향하고자 하는 위치 사이에서 확실한 조준선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연결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필요한 변화에 대해 더 나은 생각을 갖게 된다. 이런 연계성을 갖추면 추측보다 필요한 것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다.
 
넷째는 착수(Engagement)다. 계획에 맞는 투자를 통해 전략에 착수해야 한다. 즉 적절한 계획과 프로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자원(시간, 돈, 장비, 관심)의 투입을 의미한다. 하지만 수많은 기업이 궁극적인 수익만 바라보고 자원이 투입될 수 없는 수많은 계획에 투자하곤 하기 때문에, 투자 결정을 위한 의사결정 토대를 만드는 일이 필수다.
 
다섯째는 통합(Synthesis)이다. 통합은 조직이 전략을 실행하는 데 있어 프로젝트를 모니터하고 꾸준히 조정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적절한 업무를 하고 있으며 성취를 위한 분명한 결과와 성과가 있음을 확실히 해야 한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애초에 시도하지도 않은 것을 효율적으로 하려는 것보다 더 비경제적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통합이 도전적인 이유는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변환(Transition)이다. 이것은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실행해서 이득을 얻고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게끔 자원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이다.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은 신상품, 신규 서비스 및 새로운 해결책을 만든다. 프로젝트가 완료되고 뛰어난 해결책이 떠오르면 신속한 변환으로 움직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딜레마가 생긴다. 개발팀은 시장에 대비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할지, 준비단계인 다음 개발 프로젝트에 자원을 배분해야 할지 잘 모른다. 적절히 처리하지 않으면, 변환에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수 있다.
 
이 여섯 가지 핵심 영역 및 외부 여건을 한 단어로 응축하면 ‘INVEST’가 된다. 전략적 실행의 성공 여부는 바로 이 ‘INVEST’에 달려있다. 또한 ‘INVEST’를 투자(investment)로 해석하면 결국 이 여섯 가지 영역 및 여건에 적절하고 올바른 투자를 해야하는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실패를 최소화하고 성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일례로 6시그마를 야심차게 도입한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성과에 대한 명암이 극명한 것으로 나타난다. 어떤 기업은 최상의 성과를 낸 반면, 어떤 기업은 오히려 도입하지 않는 것이 나았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왜 이런 극명한 차이가 나타났을까?
 
6시그마는 그 자체로 성공한 혹은 실패한 혁신 전략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도입하려는 조직이 실행을 토대로 6시그마 혁신 전략을 세웠느냐 아니냐에 따라 명암이 갈린 것이다. 실행이라는 단단한 토대와 그 실행의 경험에서 우러나지 않은 전략은 실패로 귀결된다는 것을 경영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실행할 여건이 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전략이 실행이라는 경험적 토대에서 잉태한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 책의 저자 마크 모건(Mark Morgan)은 컨설턴트이자 교육전문가다. 현재 IPSolutions Inc.사의 CLO(Chief Learning Officer, 최고교육책임자)로 있으며 스탠퍼드직업개발센터 대표다. 약 25년 동안 각 기업이 전략을 실행으로 옮기도록 도움을 주고 있으며 포춘 50대 기업과 일해오고 있다.
 
레이먼드 레빗(Laymond Levitt)은 스탠퍼드대 환경공학과 교수이자 Stanford’s Engineering and Management 프로그램의 책임자다. MIT 교수를 지냈으며, Design Power Inc., Vite Corporation, Visual Network Design Inc.의 이사로 활동했다. <Construction Safety Management>, <Knowledge-Based Systems in Engineering> 등 9권의 책을 저술했다.
 
윌리엄 말렉(William Malek)은 Strategy2Reality LLC의 전략실행 책임자로 Stanford University’s Advanced Project Management 프로그램의 전(前)계획 입안자다. 카펠라(Capella) 대학,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 샌타바버라 대학을 나왔으며, 약 25년 동안 전략 기획, 경영 컨설팅, 조직 개편 분야에서 일해왔다. IPSolutions Inc.의 CEO를 지냈으며, 퀄컴, 시스코, 맥커슨의 고위 경영진을 구성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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