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신화’ 도요타 기업문화의 비밀 - 업그레이드! 길게보고 늘 미래로…

5호 (2008년 3월 Issue 2)



300대! 도요타 자동차가 1957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을 때, 한 햇 동안 판매한 자동차는 고작 300대에 불과했다. 미국의 유수 자동차 회사들은 이 보잘 것 없는 수치를 비웃었고 향후 도요타 자동차가 자신들의 아성에 작은 흠집도 내지 못할 것이라고 섣부르게 판단했다. 하지만 이 보잘 것 없는 회사는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2007년 기준 미국 시장에서만 무려 262만 대의 자동차를 팔아, 포드를 제치고 2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1위인 GM도 머잖아 도요타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란 예측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단순한 자동차 판매대수뿐만 아니라 수익성과 마케팅, 제조 시스템 등 자동차 회사를 평가하는 모든 기준을 적용해도 마찬가지다. GM에 비해 미국 시장 내 판매 대수만 뒤질 뿐 도요타 자동차는 대부분의 기준에서 GM을 넘어선 지 오래다. 

1937년 창업 당시에는 자동차 회사도 아니었고, 미국에 진출했을 때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한 회사가 어떻게 이런 기적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을까.
 
사람들은 도요타의 성공을 ‘린 생산방식(lean production)’의 결과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스템은 성공 스토리의 일부일 뿐 창업 후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밑바탕은 아니다. 포드도 ‘포디즘’이란 용어를 만들만큼 한 때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가졌지만 오늘날까지 많은 부침에 시달렸다. 반면 도요타 자동차는 창업 후 손실을 입은 적이 거의 없을 만큼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것은 단순히 시스템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요타 성장의 바탕은 사실 독특한 기업 문화에 있다. 이것이 시장에서 도요타에게 경쟁우위를 가져다준 진정한 원동력이다. 도요타의 기업문화는 다음과 같다.
 
항상 장기적인 것에 집중하라
대부분 서구 기업 경영자들은 분기별 주가 또는 연 수익 증가에 민감하다. 따라서 이들 회사의 경영자는 최신 유행 또는 소비자 트렌드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문제는 수익달성에 실패할 경우 다음 주자에게 이 문제를 떠넘기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도요타 임원진은 비즈니스에서 장기 전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 한다. 그들은 당장 편익을 제공하는 것 보다는 장기적으로 최고의 성과를 낼 일들을 한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Prius)는 이런 기업문화를 통해 성공을 거둔 좋은 사례다. 1990년대 중반, 포드와 GM은 SUV 판매 붐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었다. 도요타는 그들을 따르지 않고, 연료 효율성이 높은 21세기형 신차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 ‘글로벌 21’이라고 명명된 프로젝트를 통해 도요타는 공간 효율이 높고 적절한 가격에 연비가 매우 높은 환경 친화적 소형 세단 개발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는 1997년, 미국에서는 1999년 하이브리드 세단인 프리우스가 출시됐다. 2007년까지 포드와 GM의 대형 SUV가 고유가 속에 기름 낭비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엄청나게 판매량이 떨어지는 동안 도요타는 프리우스 세단을 43만대 이상 판매했다.
 
현재가 아닌 미래 트렌드로 도약하라
도요타는 앞을 내다보는 차세대 기술에서 뛰어난 업적을 달성해왔다. 이는 도요타가 조직의 변화와 발전을 계획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신규 시장에 진입할 때 도요타는 비생산적인 관행을 폐지하는데 자발적일 뿐만 아니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도요타는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지만 동시에 발전적 변화가 필요할 경우 변화에 쉽게 적응한다.
 
이런 예가 도요타가 누미(NUMMI. New United Motor Manufacturing Inc·캘리포니아 프리먼트의 폐쇄된 GM 공장에 도요타 생산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목표로 GM과 도요타가 만든 합작회사)에 참여할 때였다. 일본에서 도요타 고위 간부들은 GM이나 포드와 달리 개인 사무실을 소유하고 있으며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채 운전사가 모는 차로 출근한다. 도요타는 누미가 성공하려면 이런 관행이 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누미로 발령받은 도요타 관리자들은 양복과 넥타이 대신 생산라인 직원들이 입는 것과 같은 회사 유니폼을 입었다. 또 특별 주차장을 선착순 주차장으로 바꿨다. 개인 사무실이 사라졌고 큰 공간에 책상을 일렬로 배치해서 모든 직원들이 동일한 작업환경에서 일했다. 이런 식으로 도요타는 엘리트 의식과 독재적인 리더십 관행을 타파하고 민주적인 환경에서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모두가 책임감을 갖도록 자질을 키워라
단순하지만 종종 간과되곤 하는 진실은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은 반드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파악해야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작업 도중 누구라도 결함을 발견하면 즉시 가동을 멈출 수 있는 자동차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공장에서든 사무실에서든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단계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개념이 도요타 문화에 내재돼 있다. 또 이런 문화를 강화하기 위해 도요타 직원들은 세 가지 주요 단계를 거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1. 문제가 파악되면 무엇이건 상관없이 즉시 알려라
2. 문제의 근원을 파헤치기 위해 적어도 다섯 번의 연관 질문을 하라
3. 문제의 근원지를 찾아 무슨 일이 생겼는지, 어떻게 고칠 수 있을지 스스로 찾아라
 
꾸준히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
도요타의 모든 것은 항상 향상되고 업그레이드된다. 이는 조립라인 정책에서 기업 정책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적용된다. 도요타는 수십 년 간 매일 또는 지속적으로 작업장의 무다(muda·낭비)를 없애는 ‘카이젠(kaizen·개선)’을 실행해 왔다. 도요타에게 ‘도요타생산시스템(Toyota Production System, TPS)’은 생산방법론일 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의 지도 원리다.
 
또 도요타 직원들은 회사에 진정한 기여를 하기 위해 매일 새롭고 더 나은 방식을 찾아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카이젠’을 할 수 있는 방법, 또는 사내 정책이나 제조 공정 개선, 또는 회사 경영과정 일부에 대한 내부 토론을 하는 것은 일상적이다. 개선 방법을 고민하는 게 임원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도요타는 모든 직원이 항상 개선을 위한 방법을 생각한다.
 
실패를 가장 훌륭한 스승으로 삼아라
도요타는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실수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인다. 따라서 불완전함을 간과하거나 감추지 않는다. 잘못된 점과 원인을 분석해서 미래를 위한 더 나은 과정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도요타 직원들은 실패를 훌륭한 스승으로 여긴다.
 
모든 도요타 관리자와 직원은 우선 나쁜 문제를 보고한 다음 좋은 소식을 전한다. 이는 대다수 기업에서 사람들이 나쁜 소식의 전달자가 되기를 꺼리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도요타에서는 문제에 대한 언급 회피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위이며, 미래를 위해 개선점을 찾는데 방해가 된다는 인식이 절대적이다.
 
진정한 변화를 추구하라
도요타는 사업 모델의 모든 면에서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데 집중해왔다. 특히 각종 절차 또는 활동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거나 다른 방식이 더욱 효율적이라면, 수정하거나 완전히 그만둔다.
 
도요타의 기업 문화는 ‘변화’란 좋은 것이며 전통적인 작업방식이 반드시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겸손은 여기에 도움이 된다. 그들이 옳다는 가정 대신, 도요타 관리자들은 계속해서 매사에 더 좋고 낭비가 적은 방식을 모색한다. 그들은 일을 방해하지 않고 사실이 명백해지도록 놔두며 오늘 성취한 것보다 내일이 더 나아지는 결과를 열망한다.
 
이 책을 쓴 저자 데이비드 매기(David Magee)는 , 를 포함 8권의 저서를 낸 저술가이자 칼럼니스트이다. Jefferson Press 사의 사장이며, 독립 북스토어인 Point Rock Books 사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미시시피대학을 졸업했으며, 1998년 40세 이하 미시시피 출신 상위 비즈니스 리더 중 한 명으로 위촉됐다.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 타임스, 보스톤 글로브 등 많은 매체에서 그를 조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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