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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드 外

신수정 | 55호 (2010년 4월 Issue 2)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기업 성장 전략 컨설턴트이자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인 저자는 ‘공감 능력(empathy)’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이 주변 세상과 공감할 때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뜻밖의 기회를 찾아낼 수 있듯이, 기업은 고객과 공감해야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모두 타인을 배려하는 본능적 성향을 갖고 있다. 그런데 큰 조직에서는 이러한 성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때가 많다. 조직 내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 개인의 본능적 직관을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는 조직원들의 본능적 직관이야말로 기업들이 지금까지 사용해온 그 어떤 시장 조사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고객처럼 생각하고 느끼면서 그들의 숨은 욕구를 찾아내어 제품을 만드는, 즉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가진 기업들의 사례가 무수히 등장한다. 할리데이비슨은 직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과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 대표적 기업으로 소개된다. 고객과의 공감은 본사 주차장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차장엔 ‘이곳엔 케이지(Cage) 주차 금지. 오토바이만 주차 가능’이란 문구가 써 있다. 케이지란 오토바이 족들이 자동차를 일컬을 때 쓰는 속어. 사무실 통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각종 오토바이 사진과 멋지게 색칠된 연료 탱크를 볼 수 있다. 할리데이비슨 본사 건물이 그야말로 오토바이의 성지인 셈이다. IBM의 루 거스트너도 고객과의 공감을 중시한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받는다. 그는 사장 취임 후 주요 고객사 대표들을 만나 IBM이 잘못하고 있는 점들에 대해 물어봤다. 이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모든 직원회의 때마다 임직원들이 고객들로부터 무슨 말을 들었는지를 물었다. 이 때문에 IBM의 모든 임직원들은 회사 밖에 있는 사람들이 IBM에 대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야 했다.
 
성공적인 사례뿐 아니라 고객과 완전히 괴리된 채 일하는 경영진의 사례도 나온다. 9.11 사태 이후 미국 항공 산업은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당시 비상 경영을 통해 최악의 시기를 견뎌낸 델타항공은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성장 전략을 짜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려고 특별팀까지 꾸렸다. 이 팀은 수십만 달러를 들여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비행 소감을 조사했다. 예고도 없는 연착과 엉망인 고객 서비스에 고객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별팀은 델타항공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 개선해야 할 점들을 정리해 임원진에게 제출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1등석의 호사스러운 서비스에 익숙한 델타항공 임원들에게 항공 여행은 언제나 만족스러운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보고서에 적힌 고객들의 불만을 이해하지 못했다. 실제로 델타항공 임원들은 비행기를 탈 때 비서가 본사 건물 바로 앞에 차를 대기시켜놓고 있다가 활주로를 가로질러 탑승구 바로 앞까지 데려다줬다.
 
저자에 따르면 경영자는 고객들과 함께 시간을 보냄으로써 정보의 불확실한 부분들을 제거해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경영자는 고객이 물건을 사는 곳에서 직접 물건을 사보거나 고객의 집을 방문해볼 수도 있다. 실제로 능력 있는 의사결정자들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활용도가 높은 정확한 정보를 획득한다. 저자는 이 책의 독자들이 지금까지 상자 속에 갇힌 비즈니스맨이었다면 과감히 상자를 박차고 나올 것을 주문한다. 그래야 위대한 기업들의 성장 엔진이었던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 고객들을 사로잡아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가고 싶은가. 그렇다면 고객과 공감하면 된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우리 모두는 본능적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성향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잠시 잃어버렸던 그 본능만 회복하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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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불변의 법칙><포지셔닝>의 저자로 유명한 알 리스가 선보인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좌뇌형 경영자와 우뇌형 마케터는 본질적으로 시각 차이를 갖고 있어서 소통의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경영이 현실을 다룬다면 마케팅은 인식을 다루고, 경영이 제품에 집중하는 반면 마케팅은 브랜드에 집중한다. 알 리스는 경영자와 마케터가 서로의 견해 차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할 때 새로운 미래 경쟁력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 마케팅은 더 이상 마케팅 영역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경영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아시아 최초의 럭셔리 전문 교육 기관인 서울 럭셔리 비즈니스 인스티튜트(SLBI)가 발간하는 비즈니스 총서 중 첫 번째다. 루이비통, 메르세데스, 아우디 등 럭셔리 브랜드의 서비스 컨설팅을 맡고 있는 두 저자는 럭셔리의 감성을 요구하는 고품격 서비스가 과연 무엇인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저자들은 최고의 서비스란 결국 고객과 직원 간의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서비스를 전문적 차원, 미적 차원, 인적 차원으로 나눠 이상적인 서비스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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