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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오른쪽 자리에 앉아라

서진영 | 54호 (2010년 4월 Issue 1)

자신 외에 다른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인간관계’라는 복잡한 구조 속으로 들어간다. 관계 사이에는 즐거움과 고통이 교차한다. 정말 어려운 게 인간관계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문명이 발달해도 혼자만의 힘으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없다는 사실은 여전하다. 그러기에 50여 년 전에 비틀스는 “나는 친구들의 자그마한 도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고 말했다.
 
서로 친구가 되기 위해, 다른 이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그것은 바로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는 능력이다.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의식적으로 사람들의 감정을 예측한 다음 세심하게 행동한다. <마음을 얻는 기술>의 저자 레일 라운즈는 그것을 ‘감정 예측’이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감정 예측은 어떤 말이나 행동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그 즉시 느끼거나 나중에 느끼게 될 감정을 사전에 미리 예측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 다음 예측한 감정에 맞춰서, 대개는 상대방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세워주는 쪽으로 행동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당신에 대해 더 많은 애정을 느끼게 되고 그건 다시 당신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감정 예측 능력을 가진 사람을 ‘자기 자신과 주변 환경, 현재 상황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 예측이 습관이 되면 만나는 사람들마다 당신에게 호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위한 감정 예측의 작은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이다. 사람들을 처음 만나면 누구나 약간의 긴장을 하게 된다. 그 사람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전혀 없기 때문에 대화를 이끌어가기가 쉽지 않다. 조금만 노력을 기울여서 그 사람의 일상에 관한 작은 사실들을 알아내라. 가령 파티에서 만난 사람에게 어디에 사는지 물어보는 것처럼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할 수 있다. 멀리 사는 사람이라면 장거리 운전에 대해 물어보라. “어디가 제일 막혀요?” “고속도로를 타시나요, 아니면 국도를 타고 오시나요?” 같은 질문을 하라. 당신에게는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그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일이 아니다. 왜냐고? 그런 상세한 사항이 그의 머릿속에는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과거에 발생한 일은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같이 훌륭한 대화를 이어가게 하는 확실한 테크닉은 ‘가까이 있는 것은 멀리 있는 것보다 커 보인다’는 거부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것은 물체뿐만 아니라 경험도 마찬가지이다. 이 원리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몇 시간 전에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대화가 될 수 있다. 그 후에는 ‘어떻게’, ‘왜’라는 단어를 통해 질문을 하면서 대화의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주면 된다. 이 단어들은 활발한 대화를 유도하기에 아주 적절한 단어들이다. 좋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아직 따끈따끈할 때 그 사람의 소소한 일상을 잡아채야 한다.
 
첫 만남을 성공적으로 이루었다면 이제 상대로부터 인정을 받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먼저, 회의장이나 식당에 들어섰을 때 당신은 어디에 앉는가? 거물의 자리, 즉 의자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가는 화약통에 앉게 되는 수도 있다. 관건은 거물의 바로 오른쪽 자리에 앉는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마치 거물이 신뢰하는 조언자나 그의 ‘오른팔’로 보인다. ‘리더의 오른쪽’ 자리는 실제로 상당히 중요한 자리로 똑똑한 협상가는 미리 회의실에 도착해 상대 리더가 어디에 앉는지 파악한 후 협상자 중 한 명을 거물의 오른쪽에 앉혀 실제 오른팔이 앉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대화가 진행되는 상황을 파악하여 자신을 드러내야 할 타이밍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회의가 진행되고 논쟁을 할 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처음부터 당장 논쟁에 끼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처음에 조용히 있으면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게 된다. 그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면서 그 사람과 눈을 맞춰라. 때가 되어 의견을 제시하면 당신의 의견은 더 신중하게 들린다. 말을 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 하나하나에 주목하라. 이후 당신이 의견을 제시하면 더 빛을 발하게 된다. 자신을 천천히 드러내어 더 빛나게 하라.
 
최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고 있는 이메일을 잘 쓰는 법을 살펴보자. 이메일을 통해 중요한 사항들을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메일은 글을 통해 자신의 감정까지 제대로 전달해야 하므로 이메일을 보낼 때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만한 부분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먼저 받는 사람을 웃게 만드는 제목을 달아라. 제목부터 무겁고 딱딱하다면 이메일을 클릭하는 사람의 마음도 닫히게 된다. 이메일을 보낼 때는 항상 기분 좋은 제목을 씀으로써 당신 자신을 즐거움과 연관시키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누가 당신에게 선물을 주었다면 제목에 ‘멋진 선물!’이라고 써라. 파티에서 당신이 얼마나 재밌게 즐겼는지 파티를 연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다면 ‘훌륭한 파티!’라는 제목을 달아라. 제목에 ‘승진!’이라고 적혀 있다면 그 이메일을 보낸 상사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을 갖게 될 것이다. 사람을 웃게 만드는 제목을 몇 차례 보내면 당신이 이메일을 보냈다는 사실만 알아도 상대방은 마음이 따뜻해질 것이다.
 
내용의 중심을 ‘나’에서 ‘상대방’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방법은 모든 문장에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표현을 넣는 것이다. 업무상 보내는 이메일에서도 자기 중심적인 단어를 상대방 중심의 단어로 바꾸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다음 두 단락 중 어느 것이 더 마음에 드는지 한 번 읽어보라.
 
존슨 씨, 기계 두 대를 보내달라는 귀하의 주문을 어제 받았습니다. 기계가 들어오는 즉시 이메일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계를 발송하는 날은 그 다음 날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평범한 수준이다. 위 단락을 이렇게 고쳐 써보자.
 
존슨 씨, 기계 두 대에 대한 귀하의 주문이 어제 도착했습니다. 기계가 들어오는 즉시 귀하에게 기계가 들어왔음을 알리는 이메일을 발송할 것입니다. 귀하께서 기계를 받는 날은 그 다음 날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고객을 중요시하는 느낌의 메시지가 계속 쌓이다 보면 충성 고객도 얻게 마련이다. 이메일에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정성을 담자.
 
인간관계에 있어서 영원불멸한 진실은 즐거움과 고통의 원리가 우리 모두의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삶에 아주 자그마한 감동이라도 불러일으키면 그런 것들이 점점 축적된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잔뜩 안겨주면 그 사람은 머지않아 당신을 꺼리게 될 것이다. 반면 매번 당신을 만날 때마다 기분이 점점 더 좋아진다면 상대방 역시 당신에게 존경과 애정으로 보답할 것이다. 사람들에게 세심하게 반응을 보이는 습관이 몸에 배면, 만나는 사람들마다 당신에게 호감을 보이게 된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작은 트릭들을 배우고 싶을 때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 서진영 서진영 | - (현)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
    -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운영 - OBS 경인TV ‘서진영 박사의 CEO와 책’ 진행자
    sirh@center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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