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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의 계획? 그걸로 성공할 수는 없다

권춘오 | 53호 (2010년 3월 Issue 2)

미국 일리노이대를 졸업한 맥스 레브친이라는 젊은이는 1998년 실리콘밸리에서 헤지펀드 매니저와 함께 개인 휴대 단말기(PDA)용 보안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레브친의 ‘플랜A’는 실패했다. PDA의 보안 요건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플랜B’를 생각해냈다. 개인용 컴퓨터(PC)용 보안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다시 실패했다. ‘플랜C’, ‘플랜D’, 그리고 ‘플랜E’에서도 마찬가지로 형편없는 결과가 나왔다. 마지막 아이디어였던 ‘플랜F’는 소형 단말기인 ‘팜 파일럿(Palm Pilot)’를 이용해 현금을 안전하게 옮기는 시스템을 고안하는 것이었다.
 
레브친은 고급 팜 파일럿 버전 소프트웨어가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시연하기 위한 기본적인 웹 기반 데모 버전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실제 자금 거래에 이 웹 버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사용자 규모는 빠른 속도로 커졌다. 이로 인해 레브친은 페이 팔(PayPal)이라는 작은 회사를 세웠다. 페이 팔은 온라인 보안 결제 분야를 장악했고, 훗날 전자 상거래 회사인 이베이는 자체적인 내부 결제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페이 팔을 15억 달러에 인수했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실행된 레브친의 ‘플랜G’가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 사례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숱한 기업들이 단 하나의 사업 계획(플랜A)만 생각하며 일을 시작하지만, 결국 전혀 다른 일(플랜B 혹은 플랜C)을 통해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그렇다면 실행 가능성이 없는 플랜A에서 실행 가능하고 성공을 보장하는 플랜B로 옮겨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의 5가지 요소를 점검하라
플랜A이건, 플랜B이건, 혹은 훨씬 나중 버전인 플랜Z이건 사업 계획을 세울 때에는 무엇이 사업을 실행 가능하게 만들어줄지에 대해 경제적 가설을 세워야 한다. 이런 가설을 세우려면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의 5가지 요소를 점검해야 한다.
 
첫째, 누가 얼마나 자주 구입할 것인가?―수익 모델을 살펴야 한다. 소비자로부터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아니다. 충분한 고객이 확보되지 않거나 충분한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 플랜A를 버려야 한다.
 
둘째, 경비를 지불한 후 얼마나 남는가?―매출 총이익 모델을 살펴야 한다. 매출 총이익은 수익에서 제품 판매비용을 뺀 금액이다. 사업을 유지하려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익은 모든 고정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해야 한다. 매출 총이익을 살찌우기 위해 보다 새롭고 나은 방법을 고안해내는 게 비즈니스다.
 
셋째, 그 외 지불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운영 모델을 살펴야 한다. 운영비용은 사업을 경영하는 데 발생하는 일상적 경비다. 항공사는 운영 모델의 표준으로 항공기 착륙료(landing fee)를 지불해야 하고, 테크놀로지 기업은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부문에 지출해야 한다.
 
넷째, 얼마나 일찍 고객이 돈을 지불할 수 있는가?―운전 자본 모델을 살펴야 한다. 운전 자본은 유동 자산에서 유동 부채를 뺀 것이다. 필요 운전 자본을 경쟁 업체보다 낮추는 일은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원천이다.
 
다섯째, 사업 준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가?―투자 모델을 살펴야 한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돈을 벌려면 돈이 필요하다. 순조로운 출발을 위한 최소한의 자본으로 투자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받는 자금이 적을수록 투자자들에게 줘야 할 지분도 적어지고 위험도 줄어든다. 초기 자본 투자 금액이 적어야 플랜A에서 플랜B, 플랜C로 더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4가지 방법으로 살펴라
신규 사업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일, 혹은 현재 활용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편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일정 시점이 되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멀리서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는 게 도움을 준다. 이는 다음 4가지 방법으로 가능하다.
 
첫째, 유추 방식이다. 이는 바퀴를 다시 만들지 않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이다.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을 어디선가 다른 사람이 이미 성공적으로 끝냈을 수 있다. 따라서 선택적 모방이나 복제를 위해 선두 주자들이 한 일들을 살펴라. 유추 방식은 성공에 도달하기 위한 단서다. 특정 상황에서 효과적이었던 아이디어 일부를 취해 다른 곳에서 다른 아이디어와 융합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더욱 잘 맞는 유사 방식을 생각해낼 수 있다. 즉, 어떤 부분에서 효과적이었던 점을 취한 다음 자신의 목적에 맞게 응용하면 된다.
둘째, 유추 방식의 반대인 ‘역(逆)방식’이다. 이는 피하고자 하는 잘못된 일을 했거나 문제를 발견하게 된 선두 주자들을 살펴보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다른 기업들이 시도했던 일들을 살펴보고 그들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는 작업이다. 다른 기업들이 어떤 덫에 빠졌는지 고찰하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남들의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셋째, 맹목적인 믿음이다. 이는 유사 방식이나 역방식으로 확실한 답을 찾을 수 없을 때 유용하다. 모든 회사는 알지 못하는 단계로 발걸음을 옮기고, 사업을 시작한 다음, 실제로 고객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게 된다. 바로 이것이 맹목적인 믿음이다.
 
넷째, 가설이다. 이는 각각의 맹목적 믿음에서 파생된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에 내재된 다양한 맹목적인 믿음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고 이런 맹목적인 믿음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구체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가설이 들어맞는지 아닌지 입증함으로써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나 돈을 투자하기 전에 플랜A가 성공할 것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다.
 
4가지 방식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고 필수적인 부분을 도표에 통합하면 훨씬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 방식을 쓰면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 불가능한 플랜A에서 더 탄탄하고 강력한 플랜B(혹은 필요하다면 플랜C)로 진화시킬 수 있다.
 
다양한 맹목적인 믿음을 테스트하라
이 테스트에는 ‘성과의 대시보드(dash-board·운전석과 조수석 정면에 있는 계기판)’가 필요하다. 대시보드를 마련하고 실제 자료를 취합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테스트할 맹목적인 믿음이 많을 것이다. 테스트할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각각의 맹목적인 믿음에 대해 한 가지 이상의 가설을 구체적으로 세워라. 애플의 응용 프로그램을 사고파는 아이튠즈(iTunes)를 살펴보자. 가설은 ‘우리가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음악을 합법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사람들은 한 곡당 기꺼이 99센트를 지불할 것’이다.
 
이후 각각의 가정에 대해, 자료를 취합하거나 그 아이디어를 입증 또는 반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평가 방법을 파악한다. 다운로드 음악을 확실하게 평가할 만한 방법은 음반 회사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는 애플의 아이튠즈에서 아이팟(iPod) 사용자들이 구매하는 음원 개수를 따져보는 것이다. 적절한 평가 방법을 확인했다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라. 아이튠즈 웹사이트는 2003년 4월 구동 준비를 했다. 서비스 첫날 1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일어났고, 그해 7월 말까지 750만 곡이 판매되었다.
 
각기 다른 다양한 가설로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하고자 한다면, 각각의 실험에 대한 결과물을 통합 정리한 대시보드를 마련해야 한다. 좋은 대시보드는 전략적이고 치밀한 사고를 독려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좋은 대시보드를 갖췄다는 건 사업 실행과 성공에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플랜B로의 이동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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