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된 후 어렵게 융자받은 300만 원으로 유기농 상추 농사를 시작해 연 매출 100억짜리 기업으로 일군 사나이가 있다. 성공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그는 지난 13년간 ‘편견과의 싸움’을 해왔다고 말한다. 이 책은 유기농업계의 신화 장안 농장을 설립한
그는 “된다는 이유는 하나도 없고 안 된다는 이유는 무수하다”며 “무수한 핑계와 안 되는 이유를 들으면서 농사에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마음에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그가 편견과 싸움을 하면서 사업을 확장한 사례로 브로콜리 표준화가 대표적이다. 그는 대형 마트에 들렀다가 식품 매장 앞에서 복잡한 길목에 한 줄로 늘어서서 뭔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봤다. 브로콜리마다 무게가 달라서 일일이 무게를 재고 바코드를 붙이느라 기다리는 고객들이었다. 이때 브로콜리를 표준화하는 방안이 번개처럼 떠올랐다. 직원들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반대했지만 그는 해결책을 제시하며 밀어붙였다. 고객들이 구매하는 브로콜리의 전체 평균을 내서 표준 중량을 정한 뒤 이 중량을 기준으로 이보다 무거운 브로콜리는 조금씩 잘라내고, 자른 조각은 따로 모아서 알뜰형 상품으로 내놨다. 표준화에도 성공하고 과거에 없던 신상품을 만들어 소비자와 마트의 반응을 얻어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채소 우체국 택배도 편견과의 싸움이 빚어낸 결과다. 배송 기간 동안 채소가 시들지 않도록 6개월간 특수 비닐 봉투와 보관 방법을 개발한 뒤, 상추, 비트, 케일 등을 묶어 1.5㎏에 2만 원짜리 쌈 세트 택배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우체국 택배는 초기엔 주문이 거의 없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첫해 약 5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를 계기로 인터넷 판매도 시작했다.
그는 성공과 실패의 차이가 의외로 간단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실패는 안 된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무의식중에 똬리를 틀고 있는 고정관념이 ‘이 일은 정말 불가능해’라고 속삭이면 정작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성공 비결은 끊임없는 지식 충족이다. 그는 동료 농업인들에게 “농부들도 공부해야 한다. 최소 한 달에 책 5권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농업은 미국이나 유럽과의 FTA 체결로 시장이 개방되어 경쟁이 더 치열해져 차별화되고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생산하는 똑똑한 농부들에게만 기회가 올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로 그는 TV, 신문, 책에서 접한 각종 지식들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농사에 접목시켰다.
그는 어느 날 신문에서 오징어를 운반하는 사람들이 폐사율을 줄이려고 천적 물고기 한두 마리를 함께 넣는다는 기사를 봤다. 천적 덕분에 오징어들이 살려고 버둥거리면서 몸을 움직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 사례를 응용해 채소끼리 경쟁을 시켰다. 가장자리에 상추를 심고 중앙에는 케일을 심었다. 한 밭에 서로 다른 채소를 함께 심은 결과 채소끼리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경쟁을 벌여 두 채소 모두 더욱 건강해지고 병충해에도 강해졌다.
최선을 다해 생산한 농산물을 제 가격이 아니면 절대 팔지 않는 뚝심도 있었다. 그는 제일 싱싱하고 품질이 좋은 상추 20상자를 싣고 농산물 도매 시장으로 갔는데 도매상이 한 상자에 700원을 불렀다. 농약 쳐서 기른 옆집 할머니 상추는 한 상자에 1200원을 받았다. 그는 상추를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그 가격에는 도저히 팔 수 없어서 다시 상자를 고스란히 싣고 발길을 돌렸다. 이후 전략을 바꿔 서울에서도 중상류층이 산다는 강남의 개나리아파트, 진달래아파트, 우성아파트를 돌면서 부녀회장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쳤다. 일단 한 번 먹어보라고 시식용 상추를 줬는데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직거래가 확대됐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13년간 편견과 싸워가며 자기 손으로 유기농업계의 신화를 일궈낸 사나이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일독할 만하다. 최고경영자(CEO)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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