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지구, 녹색혁명에 길 있다

23호 (2008년 12월 Issue 2)

미국 유명 배우인 조지 클루니 주연의 재난 영화 ‘퍼펙트 스톰’에는 엄청난 태풍이 등장한다. 영화 속 기상센터에서는 두 개의 태풍이 하나로 합쳐진 이 전대미문의 괴물을 ‘퍼펙트 스톰’이라며 놀라워한다. 능숙한 베테랑 선장 조지 클루니도 이 완벽한 태풍을 극복하지 못하고 어두운 바다 속으로 침몰하는 배와 운명을 함께 한다.
 
현실이 된 퍼펙트 스톰
오늘날 우리가 맞고 있는 현실도 퍼펙트 스톰과 같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두 개가 아닌 세 개의 태풍이 하나로 뭉쳐 엄청난 위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태풍은 ‘뜨거움’이다. 지금 세계는 근본을 흔드는 자연 변이를 경험하고 있다. 이는 전력 생산, 산림 벌채, 대규모 농업, 산업화를 이끈 화석 연료의 연소에 따른 것이다. 지구의 온난화는 이미 아주 심각한 수준이 되었다.
 
두 번째 태풍은 ‘평평함’이다. 오늘날 더 많은 사람이 세계 어느 곳에서든 사실상 글로벌 경제에 참여할 수 있다. 세상이 점점 평평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수백만의 사람들이 이제는 중산층 소비자로 분류된다.
 
세 번째 태풍은 ‘밀집화’다. 지구의 인구는 1950년부터 2050년 사이에 약 3배 증가해 90억여 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인구의 밀집화는 대부분 의료 수준 향상과 질병 근절 및 경제 지원 프로그램 덕택이다.
 
이 세 가지 요소의 융합이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여기서 파생된 문제들은 조만간 인류에게 매우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거스를 수 없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물론 이 변화는 여러 세대에 걸쳐 큰 파급력을 미칠 것이다.
 
인구 문제를 보자. 지난 30년 동안 인도와 중국에서만 2억여 명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이들 대부분은 농촌 생활에서 도시의 중산층으로 이동했다. 또 다른 2억 명이 뒤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또 2억 명이 그 뒤를 계속해서 잇고 있다. 비슷한 현상이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어떤 정부도 이런 현상을 거스를 대책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 문제는 더 심각하다. 미국 하버드대 환경정책학과 존 홀드런 교수는 “역사적 속도와 비교할 때 오늘날의 기후 변화 속도는 현저히 빠르다”면서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라고 부르기보다 지구 기상 혼란(global climatic disruption)이라는 수식을 붙이는 편이 훨씬 더 정확하다”고 말한다. 비록 일부 회의론자들이 있긴 하지만 오늘날 기상학자 대부분은 인간 활동이 지구 기후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기후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력으로 인해 통제 불가능하고 궁극적으로는 되돌릴 수 없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식물과 동물이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생물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는 지구의 자연 생태계가 수억 년 동안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공동체를 이루며 삶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계를 형성한 종 사이에는 미묘한 상호작용이 있다. 또한 생물의 다양성은 복원력을 제공한다. 이 복원력이 없으면 질병이 발생할 수 있고, 질병은 적응하지 못하는 종이란 종을 말 그대로 모조리 휩쓴다.
 
녹색 혁명을 위한 6가지 방법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에 대처할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녹색 혁명’에 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 국가는 녹색 혁명에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더 늦기 전에 힘든 결단을 내리기 위한 정치적 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녹색 혁명과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에는 엄청난 정치적 에너지가 소모된다. 모든 정당, 기업, 소비자들이 이 의미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청정에너지 보급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청정에너지 보급을 위한 발판인 에너지 인터넷(ET)은 일종의 스마트 파워 그리드(smart power grid)라는 분산돼 있는 컴퓨터나 전자제품을 네트워크로 연동해 활용 비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풍력이나 태양에너지를 자유자재로 변환해 자동차나 전자제품의 동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세계 도처에서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며, 그리드 연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에너지는 다른 지역에서 전기 기기를 가동하는 데 쓰일 수 있으며, 교통수단이나 다른 용도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다양한 시장을 형성하고, 에너지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고, 연비를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현실적이고 확실한 청정에너지 시장이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가 개입해서 원치 않는 것(탄소 배출량이 높은 자원을 활용한 전력)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 원하는 것(새로운 환경 기술과 청정에너지 혁신 또는 기존의 청정에너지 시스템을 보완한 것)에 보조금을 지급해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네 번째로 ‘좋은 생각이나 대안이 아니라 새로운 행동 기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청정에너지 혁명이 일어나게 하려면 활발한 시장만으로 부족하다. 가격, 규제, 실행 기준의 적절한 조화만이 에너지 효율을 보장하며, 청정에너지가 보편적 행동 기준이 돼야 한다. ‘에너지 효율적’이라는 말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린이 새로운 기준이 되지 않으면 다른 모든 것이 무용지물로 되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한 번에 한 종씩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수백만 개의 방주를 만드는 것’이다. 성경 속의 인물 노아와 다른 점은 방주가 단 하나가 아닌 수백만 개라는 점이다. 즉 이것은 획일적인 방식보다 사례별 원칙이 적용된 무수히 많은 지역 방주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여섯 번째는 ‘청정에너지 솔루션을 상업화하는 데 세계적인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다. ‘더 친환경적’이 될 수 있다면, 즉 더 적은 자원을 사용해 더욱 에너지 효율적으로 변할 수 있다면 어느 나라든 세계 경제에서 강력하고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세계는 현재 아웃그리닝(녹색성장에서 앞선 위치를 점유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의 시대에 서 있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경쟁력을 일으키는 핵심 토대가 바로 아웃그리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6가지 방안에서 특히 자유롭지 않은 두 나라가 있다. 바로 미국와 중국이다. 세계적 패권을 꿈꾼다면 반드시 체계적으로 에너지 인프라를 녹색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현재 배출하고 있는 가스를 줄이지 않는다면 다른 국가가 ‘그린’을 위해 애쓰는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고, 지구는 완전히 손쓸 수 없는 상태로 기울게 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더 자원 효율적인 청정에너지와 더불어 경제를 위한 안정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여기에 다른 선택은 없다.
 
미국 또한 녹색 혁명을 통해 경제 전반을 개혁하고 재편할 수 있다. 친환경이라는 상황에 올바르게 대응해 현재 위치를 계속 점유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녹색 혁명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중국이나 다른 국가들이 주도권을 잡게 내버려둔다면 조만간 경제적으로 불투명하고 부적절한 경제에 의해 현재 위치에서 물러나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쓴 토머스 프리드먼은 현재 미국 뉴욕타임스의 국제문제 전문 칼럼니스트로, 외교· 백악관·국제경제부문 수석특파원으로 근무했다.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퓰리처상을 세 번이나 받았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집필했다. 하버드대 객원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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