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수익을 위해 미래에 대한 투자를 포기해야 할까? 아니면 장기적인 전략을 위해 이번 분기 성과를 포기해야 할까? 리더들이 매일 마주하는 딜레마다. 그리고 대부분의 리더는 전자를 선택한다. 임원은 대부분 분기별로 실적을 평가받고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줘야 할 책임이 있기에 더더욱 단기 성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기 성과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되면 미래 성장 동력을 잃는 것은 물론 회계장부에 손을 대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오래오래 탄탄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선 단기적 성과는 물론 장기적 성장 역시 추구해야 한다. 실제로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2001∼2014년 장기적인 전략을 취한 기업의 시가총액은 단기적 접근법을 취하는 기업보다 70억 달러가량 높고, 평균 매출 증가율은 45%, 수익 증가율은 36%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어떻게 장단기의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을까.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코트는 두 개념이 배타적으로 보이긴 해도 양립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02년 2월, 그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전통 제조기업 하니웰의 CEO가 됐을 때, 하니웰 역시 단기 성과에만 급급해 조직의 현실과 미래 먹거리를 전혀 생각지 않은 채 침몰해가고 있었다. 회계장부에 눈속임을 하기 위한 거래가 횡행했고, 유능한 직원들은 스톡옵션만 받고 나면 퇴직하려 짐을 쌌다. 심지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재판에도 휘말렸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놀랐고, 화가 났으며, 역겨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의 상황을 호전시키고자 일상적인 업무들을 제쳐두고 회사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블루노트’ 시간을 마련했다. 그리고 단기 성과와 장기 성과를 모두 얻기 위한 세 가지 원리를 떠올렸다. 첫째, 회계와 비즈니스 관행을 투명하게 만들어 현실을 반영하게 한다. 둘째, 미래에 투자하되 정도를 넘어서지 않는다. 셋째, 성장은 하되 고정비용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 세 원리가 자리 잡으면 운영 개선과 성장을 위한 이니셔티브에 투자하면서도 투자자에게 수익을 전달하는 유연성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였다.
그는 실제 사업을 통해 그 효과를 증명해내는 데 성공했다. 공격적인 회계를 단속하고, 환경 문제로 인한 법적 책임을 해소하는 동시에 고객, 인수합병, 연구개발, 세계화를 비롯한 다양한 성장 이니셔티브에 투자했다. 2018년 그가 회사를 떠날 때 하니웰의 시가총액은 16년 만에 200억 달러에서 1200억 달러로 치솟았고, 수익률 역시 8배나 증가했다. 실제 하니웰이 장단기 성과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세 가지 원리를 응용해 적용했던 열 가지 핵심 운영 전략을 이 책을 통해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