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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나를 좋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법 -3

상사의 약점 포용하면 내 편이 된다

구본형 | 17호 (2008년 9월 Issue 2)
17세기 네덜란드는 세계 최고의 해상무역 왕국이었다. 당시 전 세계 2만여 척의 무역선 가운데 4분의 3이 네덜란드 상선이었다. 네덜란드 선박은 세계 구석구석을 다니며 브라질에서 후추·향신료·설탕을 들여왔고, 인도에서는 면화와 다이아몬드 원석을 실어와 유럽에 풀었다. 또 원료를 가져와 호화로운 태피스트리, 비단, 리넨, 정교하게 가공한 보석을 팔았다. 네덜란드는 거의 100년 동안 유럽의 사치품 무역을 주도했다.
 
17세기 네덜란드 국력의 원천은 관용
어떻게 이 작고 보잘것 없는 저지대 나라가 17세기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패권을 장악하게 되었을까. 당시 유럽은 종교적 분쟁과 박해, 광신에 휩싸여 있었다. 개신교를 믿는 군주는 가톨릭교도를 탄압했고, 가톨릭교도인 군주는 개신교를 억압했다. 유대인들은 유럽 어디에서나 박해를 받았다.
 
네덜란드는 공인된 국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대신 넓은 가슴을 지니고 있었다. 가지가지 사연을 지닌 채 유럽 각지에서 쫓겨 온 사람들은 네덜란드에서 피란처를 찾았다. 네덜란드는 전략적 관용을 통해 인구 유입과 경제적 성장을 추구했다. 15701670년에 암스테르담 인구는 3만 명에서 20만 명, 라이덴 인구는 1만5000명에서 7만2000명으로 늘었다. 유대교도는 대부업이나 보석 세공업에 종사했다. 숙련기술자와 무기화학 생산업자의 주류를 이루는 개신교도들은 그때까지 번영해 오던 리스본과 안트베르펜을 떠나 암스테르담으로 모여들었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는 철학자들의 은신처이기도 했다. 스피노자는 유대인 이주자였고, 존 로크는 쫓겨난 영국인이었다. 네덜란드는 박해받고 추방된 유럽의 인재와 기술자들을 유혹하는 자석이었다. 네덜란드는 중세의 베네치아처럼 영토 팽창을 꾀하는 대신 상업 팽창을 꿈꾸었다. 네덜란드인들에게는 돈과 금이 곧 신이었다. 네덜란드는 세계의 상인이자 유럽의 중개인이 되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힘은 ‘부(富)’에 있었다. 그리고 부를 창조하는 가장 큰 동력은 정복과 약탈이 아니라 교역과 혁신임을 증명했다. 한 사회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방법은 정복이 아니라 관용적 이민이었다. 억압은 사람을 떠나가게 하지만 관용은 사람을 제국의 가치에 스스로 귀화하게 만드는 접착제 구실을 한다.
 
상사의 약점을 관용으로 받아들여라
제법 길고 장황하게 관용의 역사 한 부분에 대하여 말했다. 나의 관심은 관용 개념을 어떻게 기업 경영에 적용하고 내 주위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마법의 자석처럼 쓸 수 있을지 연구하는 것이다. 리더는 반드시 사람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끄는 힘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관용은 힘이 있는 사람이 그 아래 사람을 품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은 관용을 통해 힘을 얻게 된다. 그것은 사람을 끌어당겨 내 힘을 끊임없이 확장해 가는 과정이다. ‘우리’라는 동질성을 느낄 수 있도록 상대방을 내 쪽으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나의 세계에 상대방이 동화되고 매혹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것이 관용이 지니는 전략적 의미다.
 
운이 나쁘게도 강압적이고 배타적이며 패쇄적인 상사를 만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효한 전략은 상사를 내 관용의 세계 안으로 받아들여 그의 힘 일부를 내 힘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품성이 거만하고 말을 함부로 하는 상사 때문에 매일 마음의 상처를 받는 부하 직원이 있다면 그 일로 관계 전체를 망가뜨릴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엔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 잘한다’, ‘대단히 꼼꼼하여 덜렁거리는 내 실수를 보완해 줄 수 있다’, ‘특정 업무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와 같은 상사의 긍정적인 힘을 내 안으로 받아들여 활용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인격을 유용성과 분리시키고, 감정을 이해관계와 분리시키는 정신적 훈련을 하게 되면 고약한 상사도 내 힘의 자기장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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