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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의 『논어』란 무엇인가 上

巧言令色은 외양이 아닌 태도의 문제

김영민 | 285호 (2019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번지르르한 말과 꾸민 얼굴, ‘교언영색’을 경계하라”는 공자의 조언은 후대까지 이어져왔다. 『논어』의 문장은 이렇다. “말을 교묘하게 꾸미고 안면을 치장하는 (사람치고), 드물구나, 인한 사람이.(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여기서 여러 가지 논란이 발생한다. ‘영(令)’이나 문장을 마무리 짓는 표현인 ‘선의(鮮矣)’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또 이 문장을 누구를 대상으로 이야기한 것인지, 이를 행위로 봐야 하는지, 상태로 봐야 하는지 등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마지막 ‘드물구나, 인한 사람이’라는 표현에서는 말을 교묘하게 꾸미고 안면을 치장하면서도 ‘인(仁)’한 사람이 드물지만 있긴 하다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해석의 여지가 있다. 여러 해석상의 논란을 파헤치면서 공자의 가르침을 찾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下 편에서 ‘해석상의 논란’이 이어집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교묘하게 꾸미고 안면을 치장하는 (사람치고), 드물구나, 인한 사람이.(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논어』 해설 6: 교언영색(巧言令色)의 역사적 의미

어법상의 논란 1: ‘영(令)’의 의미

어법의 면에서 살펴볼 첫 번째 사안은 교언영색에서 ‘영(令)’의 의미다. 이에 대해서는 리위핑(李玉平)이 가장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1 ‘영’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영(令)’을 ‘선(善)’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하안(何晏), 형병(邢昺), 유보남(劉寶楠), 정수덕(程樹德) 등 저명한 『논어』 주석가들이 모두 그렇게 해석했다. 즉, ‘영색(令色)’이란 ‘낯빛을 선(善)하게 하고 겉으로 꾸며내어 남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 정도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주석가들의 해설 이전에 ‘영’을 해설한 기록들은 상당히 다른 풀이를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호령하다(令=發號)’라고 설명하고, 갑골문/금석문의 기록 또한 ‘영(令)=명(命)’이라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리위핑(李玉平)은 고대 중국에서 ‘좋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들의 상호관계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첫째, 선진(先秦)시기 ‘영(令)’이 ‘선(善)’을 의미하는 용례는 매우 흔하고 보편적이었다. 다만 ‘좋다’라는 뜻을 지닌 또 다른 글자인 ‘양(良)’에 비해 ‘영’의 사용 범위는 넓지 않았다. 따라서 ‘영’의 내포와 외연을 좀 더 정교히 할 필요가 있다. 리위핑에 따르면, ‘영’은 “주로 인간의 품격, 용모, 명망 등이 좋고 매우 훌륭함을 형용할 때 사용되는 글자”로서 영인(令人), 영덕(令德), 영의(令儀), 영색(令色), 영처(令妻), 영명(令名), 영예(令譽) 등에서 그 용법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뜻이 더욱 파생돼 상대에 대한 경칭(敬稱) 혹은 사물에 대한 미칭(美稱)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경칭의 용법은 영공(令公), 영형(令兄), 영제(令弟), 영애(令愛) 등의 단어에서, 그리고 미칭의 용법은 영윤(令尹), 영절(令節), 영신(令辰) 등의 단어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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