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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질문, 판을 바꿀 수 있는가

한근태 | 253호 (2018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질문은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현재 놓여 있는 상황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첫걸음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이 중요한 결정할 때에도 질문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좋은 질문은 투자를 결정하거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때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생각을 이끌어 낸다. 더 나아가 공감하는 질문,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존중을 표현하는 질문을 통해 무뚝뚝하고 까다로운 사람들의 마음도 열 수 있다. 다양한 상황에서 기존의 ‘판을 바꾸는’ 질문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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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헉하게 만드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가? 영감을 주는 질문은?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게 한 질문은? 당신은 질문을 하는 편인가, 아니면 설교를 늘어놓거나 지시를 하는 편인가?

사람들은 대개 질문을 받거나 지시를 받는 순간부터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주로 지시를 하거나 질문을 많이 하는 리더는 질문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질문만 할 수 있어도 현재 상황이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질문을 통해 학습하고, 관계를 맺고, 관찰하고, 발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질문하지 않거나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줄 모른다. 이 책 『판을 바꾸는 질문들』은 제목 그대로 질문에 대한 책이다. 질문은 판세를 바꾼다. 핵심을 관통하는 질문으로 흐름을 주도하며 질문자가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우리는 답을 모르는 게 아니라 질문을 모르는 것이다. 여러 유형의 질문을 소개한다.

전략형 질문
전략형 질문은 중대한 기로에 섰을 때 해야 하는 질문들이다. 문제를 진단하고 문제를 규정하고 해결하기 위한 질문들이 주로 포함된다. 전략형 질문은 간단하지만 위험성이나 불확실성을 내포한 복잡한 결정 앞에서 빛을 발한다. 목적과 큰 그림에 대한 답을 요구한다.

탐색을 위한 질문이 기본이다. 일단 진단을 해야 그것을 발판으로 다른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잘못됐는가?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무엇을 보지 못하는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현재 상황의 구체적 항목을 연결해 분석해야 한다. 그 후에는 잘못된 부분을 묻는다. 반복해 묻는다. 나쁜 문제부터 물어야 한다. 무엇이 잘못인지부터 물어라. 문제 원인은 뭔가? 무엇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가?

기업 회생의 달인인 스티브 밀러는 문제 있는 회사를 회생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그에겐 신속한 질문과 답변, 과감한 대응이 가장 큰 무기다. 그는 처음엔 무엇이 잘못됐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상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언지를 집중적으로 묻는다. 우리가 사업을 올바로 하고 있는지, 앞날을 내다보고 있는지 등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 ‘우리 앞에 있는 문제와 기회를 제대로 예측하고 있는가? 올바른 가치를 내세우고 있는가? 지속가능한 모델이 있는가? 지금 무엇을 위해 노력 중인가? 그것으로 어떤 차이가 생길 것 같은가?’와 같이 현재 세운 전략을 되돌아보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장기적 목표와 이익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목표를 밝힌 후에는 예상 결과를 봐야 한다. 때로는 솔직하고 도전적으로 위험요소와 부정적인 면에 대해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거기에 따르는 비용은 어떤가? 부정적인 면은 무엇인가? 얼마나 많은 비용이 필요한가? 위험요소는? 지금 혹시 놓치고 있는 건?’ 등과 같은 질문을 거침없이 할 수 있을 때 세밀하고 정확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목적지를 명확히 할 수 있는 질문도 필요하다. ‘목적지에 도착한 걸 어떻게 아는가? 성공은 어떤 모습인가? 그걸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등을 물어야 한다. 무엇이 성공인지,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 것이다. 대답은 명쾌해야 하고, 이해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은 불확실성 속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장기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표현한다. 기존의 가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투자의 효용성과 위험성을 달아보는 것이다. 큰 그림을 보고 내가 무엇에 직면해 있는지 파악하는 과정이다.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은 말라리아 퇴치 프로젝트를 결정하기 전 까다로운 질문을 많이 던진다. 반추 및 탐색, 전략선택, 집행계획의 3단계 질문이다. 반추 및 탐색은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문제 성격을 밝히는 것이다. 이전 전략에서 무엇을 배웠고, 그것이 향후 활동에 주는 시사점은? 문제의 본질은? 해결 가능성이 가장 큰 방안은?

그것을 시작으로 질문을 심화한다. 어떤 식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는가?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그 이유는?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타협 요소는? 파트너의 역할은? 재정적 요구사항은? 결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위험 요소는? 프로젝트의 범위와 한계를 정하고 위험 요소를 규명한다. 다음은 프로젝트를 언제, 어떤 순서로 진행할 것인가? 어떤 자원이 요구되는가? 등과 같이 세세하고 까다로운 질문을 반복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재단은 의사결정을 했다.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새로운 파트너를 영입하고, 대대적인 공중보건 캠페인을 실시했다. 모기장을 배급하고, 실내 살충제 분사, 진단 검사의 신속성 향상, 치료용이성 증진을 위한 자금을 대고, 약제 개선을 위한 연구 활동을 지원했다. 그 결과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2000년 이후 말라리아가 50% 정도 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의 유력 정치인인 콜린 파월 역시 전략적 질문의 달인이다. 군인 출신인 그는 늘 상황 판단이 우선이다. 저기 무엇이 있는가? 적의 병력은? 날씨는? 시간이 얼마나 있나? 장비는 얼마나 있나? 남은 식량은? 아군의 탄약 보급률은? 적의 동태는? 방어 태세는? 증원 역량은? 이렇게 질문에 답을 하면서 큰 그림을 본다.

이후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규정하기 위해 8가지 전략형 질문을 던진다. 8가지가 모두 긍정적이면 전면전을 승인한다. 국가 안보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는가? 국민들이 이 조치를 지지하는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고 있는가? 위험 요소와 비용을 철저히 분석했는가? 비폭력적 수단을 모두 동원해봤는가? 이 조치의 예상 결과를 철저히 검토했는가? 명확하고 성취 가능한 목표가 있는가? 지리멸렬한 사태를 피하기 위한 출구 전략이 있는가? 등을 질문하고 대답을 찾는다.

무엇보다 출구 전략이 인상적이다. 걸프전 승리로 파월이 대선에 출마할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나라를 뒤덮었을 때였다. 그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 후 출마를 포기했다. 그래야 할 의무가 있는가? 내가 이 일을 진심으로 원하는가? 이 일을 할 열정이 있는가? 이 일을 해낼 조직력이 있는가? 내가 선거 유세를 즐기거나 능수능란하게 행할 수 있는가? 가족의 의견은 어떤가? 파월에겐 대선에 도전할 열정이 없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반대했다. 특히 가끔 우울증이 오는 아내의 반대가 가장 심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가교형 질문
가교형 질문은 경계하는 사람, 망설이는 사람, 적대적인 사람, 냉담한 사람, 위협적인 사람의마음을 열어준다. 이 질문들은 상대의 입을 열어 친밀감,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친밀감 형성이다. “그 신발 좋아 보이네요. 어디서 샀어요? 자이언츠 팬이지요? 이번 시즌은 어떻게 예상하세요?”와 같이 공통 관심사나 그 사람의 전문성을 거론하는 좋다. 존경을 표시하고 인정할 만한 것을 인정하라. 보상도 필요하다. “흥미롭네요.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군요“라며 상대의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방법이다.

“좀 더 얘기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인정의 의미를 내포한다. 당신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것이다. 경계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고립돼 있고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메아리 질문도 효과적이다. 방금 들은 말이나 의미 있는 견해나 경험을 암시하는 단어를 메아리처럼 따라 하는 것이다. 그럼 상대는 더 자세한 설명을 한다. 세심한 경청의 산물이다. “지금 얘기하고 싶은 게 이건가요? 이게 당신이 말하려고 하는 건가요?”와 같은 강화형 질문도 인정하는 질문이다. 이런 말은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끄집어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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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근태

    한근태kthan@assist.ac.kr

    - (현) 한스컨설팅 대표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 교수
    - 대우자동차 이사 IBS 컨설팅 그룹 상무
    - 한국리더십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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