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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Says

남성은 ‘진실’을 선택하고, 여성은 ‘관계’를 선택한다

허행량 | 190호 (2015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대화 방식에서 드러나는 남녀 차이

남자: 언어폭력보다 신체폭력 선호. 상호 관계를 고려하기보다 사실 위주로 의사소통. 대화란 자존감과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 이에 따라 자기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경쟁적인 대화 방식을 취함.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잘 끼어들고 명령·위협·자랑을 많이 함.

여자: 신체폭력보다 언어폭력 활용. 진실 여부를 떠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방향으로 의사소통. 대화란 관계를 맺고 이를 조율하는 활동. 이에 따라 겸손한 대화 방식을 택하며 감탄사 등을 자주 사용해 상대방의 말에 대해 적절히 반응. 상대방에 동조하고 협조적.

 

옥시토신과 테스토스테론의 조화

 

급속한 여권 신장으로 남성 주도의 사회가 점차 남녀 동반 성장사회로 전환되면서 이성 간 대화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과거엔 남성이 고위 지도층을 독식했지만 이젠 여성이 대통령, 최고경영자, 장관 등 요직에 두루 진출하고 있다. 남녀대화가 새롭게 주목받는 것은 여성의 고위직 진출과 함께 과거에는 소홀히 다뤄졌던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나 언어폭력이 부각되면서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이런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난감해 하고 있다.

 

배우자, 연인, 동료와의 이성 간 커뮤니케이션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지만 그 내용은 크게 바뀌고 있다. 특히 여성의 고위직 진출로 과거 남성 위주의 소통도 여성을 배려한 소통으로 변화하는 등 조직문화도 변하고 있다. 미국 내 노동인구 가운데 여성 비중이 38%(1963)에서 54%(2014)로 급증하면서 여름철 실내온도를 두고 남녀 갈등이 벌어질 정도로 사회 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다. 사회적 변화와 남녀 간 소통방식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이성 관계는 물론 대인관계까지 실패할 위험이 커지면서 커뮤니케이션에서의 남녀 차이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에 남녀 차가 있다는 증거는 많다. 과학자들은화성남, 금성녀까지는 아니지만 남성과 여성은 대화 주제, 방식 등 다양한 면에서 차이가 난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남녀 차는 테스토스테론이나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과 성장 환경의 함수다. 호르몬은 인생의 항해를 좌우하는 중요한 동력원의 하나다. 테스토스테론은 대화에서 공격성과 위압감 같은 남성성, ‘러브 호르몬(love hormone)’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은 대화에서 유대감을 강조하는 호르몬이다.

 

우선 언어폭력(verbal aggression)과 남성 호르몬의 지표인 손가락 비율(digit ratio)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 구체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체적 증거인 손가락 비율(둘째 손가락 vs. 넷째 손가락)이 낮을수록 언어폭력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뉴욕주립대 쇼(Shaw) 교수팀은 남성이 여성보다 언어폭력이 심하며 손가락 비율도 낮다는 것에 착안해 두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남성(5점 척도 기준 평균 2.80±0.67)이 여성(평균 2.55±0.58)보다 언어폭력을 자주 사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남녀를 가리지 않고 손가락 비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언어폭력을 자주 사용했다(상관계수 r=-.0.21). (그림1)

 

 

말싸움을 하는 법정은 호르몬의 대리전장이다. 법정에서 말싸움을 하는 변호사는 여전히 여성보다는 남성, 남성 가운데서도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사람이다. 1998년 조지아주립대 댑스(Dabbs) 교수팀은 테스토스테론의 양과 변호사, 특히 법정에서 논쟁하는 법정변호사(trial lawyer) 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우선 변호사와 다른 화이트칼라 직업군의 호르몬 분비량은 비슷했지만 블루칼라 직업군보다는 낮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변호사라도 법정 변호사가 서류작업을 하는 비법정 변호사(nontrial lawyer)보다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많았으며 남성 변호사의 경우 거의 30%가량 더 많았다.

 

여성은 저비용 공격, 남성은 고비용 공격

 

남성과 여성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다르다. 폭력이나 공격성은직접 vs. 간접폭력’, 그리고언어 vs. 신체폭력으로 구분된다. 과학자들은 남성은 신체폭력, 여성은 언어폭력을 주로 활용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언어폭력이라도 남성은 직접적 언어폭력, 여성은 간접적 언어폭력, 즉 가십을 주로 활용한다. 남성이 주로 사용하는 신체폭력과 직접적인 언어폭력은 상대방을 자극해 보복을 불러오는고비용 공격이지만 여성이 의지하는 가십은 상대방을 뒷담화하는저비용 공격이다. 언어의 공격성(verbal aggressiveness)은 호르몬이 좌우하며따지기 좋아하는 성향(argumentativeness)’과 상관관계가 높다. 남성은 여성보다 경쟁의식, 즉 적대감이 높아 언어나 신체폭력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호르몬의 영향이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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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행량

    - (현)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매일경제신문> 기자
    - <스타마케팅>, <한국의 엘리트와 미디어>, <당신의 본능은 안녕하십니가?>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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