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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관계 속에서 행복하다, 그 출발점은 自己愛이다

한근태 | 157호 (2014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자기계발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대인관계를 맺어야 한다. 대인관계의 출발은 자기애에서 시작된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건전하게 맺을 수 없다. 대인관계를 잘 맺으려면 친밀감을 형성해야 한다. 친밀감을 잘 형성하려면 타인에 대해 민감하고 잘 반응하며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이 신뢰를 가지고 자신을 대하게 된다. 하지만 친밀감을 가지기 위해서 상대방에게 연극을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행동을 하게 되면 인간관계가 매우 공허해진다. 그래서 진심으로 상대방에게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친밀감을 느낄 수 있을까. 서로 통하는 느낌이 들어야 하고 살피고 도와주며 나눌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친해진다. 다른 사람과의 친밀감은 험한 세상에서 자신을 보살펴주는 보호막과 같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친밀해져야 한다. 그래야 행복하다.

 

요즘 여러분은 사는 게 어떠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무엇 때문에 받는가? 그렇다면 스트레스란 무엇일까? 인간의 몸과 마음은 늘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습성이 있다. 이를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한다. 항상성을 깨는 모든 자극은 스트레스다. 이게 스트레스의 정의다. 추위, 더위, 시끄러움, 힘듦 등 이런 모든 자극이 스트레스다. 슬픔도 스트레스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좋기도 하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아무 변화가 없어야 한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으며 이런 자극을 받지 않기 위해서 항온항습실에서 살아야 한다. 과연 그런 삶이 가능할까? 그렇게 밍밍하고 무미건조한 삶을 산다면 행복할까? 그렇지 않다. 이렇게 아무 자극이 없는 것도 역시 스트레스다. 한마디로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없다. 스트레스는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꼭 필요한 존재다. 내일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긴장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준비를 하지 않을 것이고 당연히 좋지 않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한 꼭 필요한 존재다. 난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말을 싫어한다. 이 말은 공기가 나쁘니까 공기를 마시지 말라는 말과 같다. 스트레스는 필요한 존재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냐는 것이다.

 

대인관계의 출발은 자기애

사람들은 어디에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까? 압도적인 1위는 바로 대인관계다. 그런데 가장 큰 기쁨 역시 대인관계에서 온다.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격려를 받고, 존중을 받을 때 가장 큰 기쁨을 얻는다. 이게 삶의 묘미다. 행복 또한 대인관계에서 나온다.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소에 따르면 행복의 조건에서는 돈과 명예, 건강보다는 47세 정도까지 만들어놓은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 여러분의 대인관계는 어떠한가? 대인관계가 원만치 못해 늘 사람들과 문제가 발생한다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인관계의 출발점은 자신과의 관계다. 이게 시작점이다. 대인관계가 나쁜 사람은 자신과의 관계부터 점검해야 한다. 당신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신을 사랑하는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가?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자기애가 있어야 한다. 이게 필수적이다. 그래야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자기애는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의미에서 반드시 필요한 마음의 구성요소다. 자기애가 부족한 사람은 매사에 자신을 탓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당연히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힘들어한다. 연인관계에서도 끊임없이 저 사람이 나를 정말 좋아할까 의심한다. 확인하고 싶어 한다. 한마디로 피곤한 스타일이다. 지금 자신과의 관계는 유전과 상호작용의 결과다. 특히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자기애의 핵심은 충분한 사랑이다. 충분한 사랑을 받고 성장했느냐가 자기애를 결정한다. 충분한 사랑을 받으면서 성장한 아이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다른 사람을 볼 때 자연스럽게저 사람도 엄마와 아빠처럼 나를 사랑할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고 따뜻하게 돌봐 줄 것이다고 생각한다. 대인관계가 술술 풀린다. 반대로 화를 자주 내는 부모, 애를 학대하는 부모, 감정기복이 심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사람은 사람을 믿지 못한다. 본능적으로 사람을 의심한다. 사람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 사랑을 많이 받으면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사람을 믿으며 원만한 대인관계가 만들어진다. 반대로 사랑이 부족한 사람은 사람을 믿지 못하고 너무 의존을 하거나 의심하면서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는 워킹맘의 걱정이 커진다. 사랑이 부족한 아이로 성장해 성격이 비뚤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한다. 뭔가 자녀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사람들도 있다. 엄마가 일하는 것이 아이에게 마이너스일까? 그렇지 않다. 일하는 엄마와 아기의 애착관계가 특별히 불안정한 것은 아니다. 양만큼 질이 중요하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엄마가 하루 종일 아이와 붙어 있어도 짜증을 내거나 반응을 하지 않는 엄마보다는 짧은 시간 아이와 있어도 그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하면 상관없다. 같이 있는 시간보다 같이 있는 시간에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내가 환영을 받는 존재구나. 사랑받는 존재구나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아이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마음이 편하며 성격이 좋은 아이로 자라게 된다.

 

 

마음을 잘 다스려야 좋은 대인관계를 맺는다

대인관계란 관계를 맺는 능력이다. 어떤 사람은 쉽게 사람과 친해진다. 어떤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해진다. 부모자식 관계도 그렇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성공적으로 친밀감을 형성하느냐다. 여기에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민감할 것, 반응할 것, 일관성이 있을 것이 바로 그것이다. 민감성은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아이의 감정을 예민하게 알아채는 것이다. 반응성은 민감하게 알아차린 것을 행동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일관성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일관성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다. 모든 대인관계는 이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친밀감을 잘 형성하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표정을 살펴보면 된다. 무표정한 사람은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한다. 표정이 살아 있는 사람은 친밀감을 잘 형성한다. 당신은 어디에 속하는가? 혹시 좋은 관계를 원하지만 상대를 소나 닭을 쳐다보듯이 하지는 않는가? 상대가 하는 말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건 아닌가? 무엇보다 건강한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자기 마음대로 추측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특히 상대의 감정 수용이 중요하다. 상대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비난하는 대신 감정을 수용해야 한다. 상대의 감정을 수용한다는 것은이 사람은 이런 생각, 감정을 갖고 있구나라고 이해하는 것이다.

 

좋은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마음을 잘 다스린다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자기 감정이 어떤지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아기들은 자기 감정을 잘 읽고 거기에 따라 행동한다. 배고프면 울고, 좋으면 웃고, 맘에 들지 않으면 짜증을 낸다. 어른으로 성장하면 자기 감정대로 행동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 감정과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시간이 더 지나면 아예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기도 한다. 그래서 중년 남성 중에는 자기 감정을 읽을 줄 모르는 감정 문맹이 많다.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착한 여자는 왜 살이 찔까>의 저자 캐런 쾨닝은 자기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다이어트에 성공한다고 주장한다. 그녀가 정의한 착한 여자란다른 사람의 인정에 굶주려 있는 버려진 내면의 아이.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는 데 신경 쓰다 보니 정작 자기 감정이 어떤지 생각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살이 찐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행복하게 사는 최선의 방법은 생긴 대로 사는 것이다. 생긴 대로 산다는 것은 전문용어로 자아 정체감을 명확히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현재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잘못 살고 있다는 건 무얼까? 생긴 대로 살지 않고 엉뚱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원하는 대로 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 감정이 어떤지를 모르는 사람이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여러분이 살고 싶은 삶은 어떤 것인가?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면 문제가 발생한다

생긴 대로 살지 않거나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면 문제가 발생한다. 불편한 마음이 원인이 돼 몸에 이상이 온다. 이런 병은 병원에 가도 원인을 밝히지 못한다. 이를 정신신체증상(psychosomatic syndrome)이라고 한다. 두통, 어깨 결림, 궤양이나 과민성 대장질환 등의 소화기 장애, 두드러기나 탈모 등 피부질환, 근육통, 심장질환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왜 그럴까? 해답은 뇌에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사고, 감정, 감각, 인지 등은 모두 뇌에 따른 것이다. 뇌가 느끼고, 뇌에서 일정회로를 타고, 뇌가 지시를 내리면 몸의 기관은 지시에 따르게 돼 있다. 만약 몸에 이상이 있다면 몸의 문제를 살피기 전에 여러분의 마음을 살펴야 한다. 마음과 몸이 따로 놀고 있지는 않는지, 내 마음을 내가 모르는 것은 아닌지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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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근태

    한근태kthan@assist.ac.kr

    - (현) 한스컨설팅 대표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 교수
    - 대우자동차 이사 IBS 컨설팅 그룹 상무
    - 한국리더십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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