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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생각은 틀렸을 것이다

한근태 | 328호 (2021년 0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많은 사람이 사실로 믿고 있는 것들 중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다. 늘 자신의 확신에 대해 의심하고 다시 생각해보는 과학자의 태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자기 믿음을 버려야 한다. 능력이 있지만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가면증후군’은 자기 자신을 더 노력하고 학습하게 만든다. 또한 현재와 과거, 의견과 자신을 분리해 틀렸을 때 기뻐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배운 점들도 끊임없이 의심하고 쇄신해야 한다.



다음 얘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냄비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죽는다.

•인공위성에서 볼 수 있는 인간의 유일한 작품은 만리장성이다.

•솔개는 부리로 자기 발톱을 쪼아 새로운 발톱이 나게 함으로써 자신을 새롭게 한다.

많은 사람이 사실로 알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을 끓이면 개구리는 튀어나온다. 인공위성에서 만리장성은 보이지 않는다. 중국인 우주비행사가 직접 확인했다. 솔개의 얘기도 거짓이다. 이처럼 이 세상은 잘못됐지만 진리처럼 널리 퍼진 얘기로 차고 넘친다. 혈액형에 따른 성격 차이 역시 오래전 거짓으로 결판났지만 아직도 이를 맹신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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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싱크 어게인』은 제목 그대로 다시 한번 생각하는 것에 관한 책이다. 무엇을 다시 생각하라는 것일까? 바로 내가 가진 확신을 다시 생각하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게 가장 위험하기 때문이다.

처음 쓴 답과 고쳐 쓴 답 중 어느 것이 맞을 확률이 높을까? 대부분 사람은 고친 답이 틀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다른 답으로 바꿀 때 정답일 확률이 높다. 이유는? 답을 바꾼 결과보다 답을 바꿀지 말지 한 번 더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미 결정한 답을 고칠지 말지 망설이는 게 아니라 다시 생각하는 것 자체를 망설이는데 이런 태도가 바로 인지적 게으름이다. 이 같은 ‘정신적 구두쇠(mental miser)’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보다 기존 의견이나 생각에 안주하는 쪽을 자주 선택한다.

과학자처럼 생각하라

확신으로 무너진 예를 찾을 때 대표 주자 중 하나는 블랙베리를 만든 마이크 라자리디스다. 그는 자기 생각에 집착하고 다시 생각하지 않아 실패했다. 자신이 만든 블랙베리의 ‘광팬’에게만 신경 쓰느라 터치스크린을 적용하고, 인터넷을 블랙베리에 넣어야 한다는 제안을 다 무시했다. 성공에 취해 새로운 변화를 거부한 것이다.

사람들의 생각 유형은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전도사다. 전도사는 자신의 믿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믿음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 애쓴다. 둘째, 검사다. 검사는 다른 사람의 논리에서 오류를 발견해 상대가 틀렸고 자신이 맞았다는 걸 증명하려 한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선수다. 셋째, 정치인이다. 정치인에게는 시시비비와 일의 당위성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행동이 표가 되는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표를 의식해 지역구민의 지지를 얻으려고 정치 공작을 펼친다.

자기 확신을 의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과학자의 사고는 심플하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하고, 실험 결과에 따라 자기 생각을 수정한다. 과학적인 사람에게 다시 생각하기는 필수 요소다. 자기가 이해하는 범위의 한계를 끊임없이 인식한다. 아는 것을 당연히 의심하고, 알지 못하는 것에 호기심을 갖는다.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할 때마다 기존 견해를 계속 업데이트한다. 설교하고, 범죄 사실을 따지고, 정치 공작을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이다. 진실을 찾으려면 과학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일반인도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아니, 해야만 한다.

자기 이론을 성스러운 복음으로 생각하고 이에 도전하는 걸 신성모독이라 생각한다면 그는 과학자가 아니라 전도사다. 새로운 발견보다는 비판과 폭로에 몰두하면 그는 검사다. 자기 이론이나 견해가 정확성이 아닌 인기에 따라 출렁인다면 그는 정치인이다. 당신은 어디에 속하는가? 과학적 사고는 기업에도 중요하다. 과학적으로 생각한 기업가들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세 번 이상 선택을 바꿨다. 최고의 전략가는 단호하고 확고한 사람이 아니라 느리고 확신이 없는 사람이다. 과학자처럼 늘 유연성 확보를 위해 뜸을 들이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편향의 덫에 잘 빠진다. 생각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다시 생각하기에 약하다. 물리학자 라이너스 폴링, 의학자 조너스 소크 같은 저명한 과학자는 인지의 유연성이 남다르다. 상황에 따라 하나의 극단에서 또 다른 극단으로 기꺼이 의견을 바꿀 수 있다. 탁월한 예술가도, 창의적인 건축가도 그렇다. 위대한 대통령의 요소는 지적 호기심과 개방성이다. 새로운 견해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의 낡은 견해를 새롭게 고치는 데 관심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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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근태

    한근태kthan@assist.ac.kr

    - (현) 한스컨설팅 대표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 교수
    - 대우자동차 이사 IBS 컨설팅 그룹 상무
    - 한국리더십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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