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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산출을 늘릴 방법, 기업과 정부 머리 맞대야

김창희 | 317호 (2021년 03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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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Efficiency evaluation of Brazilian airlines operations considering the Covid-19 outbreak”. by da Silveira Pereira, D., & de Mello, J. C. C. S. 2021. in Journal of Air Transport Management, 91, 101976.


무엇을, 왜 연구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은 산업을 꼽으라면 단연 관광 산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전염병으로 분류됐고, 이후 전 세계 관광 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줄어든 관광 수요로 많은 항공사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특히 남아메리카에서는 2020년 3월 기준, 하루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90% 이상 줄어들었다. 이러한 비상사태에 맞춰 항공사들은 항공 네트워크를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난 뒤 항공사의 운영 대응(항공 네트워크 조정 등)을 분석해 효율성에 어떠한 영향을 줬는지 조사했다. 이를 위해 브라질의 항공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브라질에는 약 2498개의 공항(착륙 지역 포함)이 있는데 이는 전 세계 공항 수 1위인 미국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브라질에는 다양한 항공사가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외선 이용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국내선 시장점유율이 90% 이상인 3대 항공사, 아줄(Azul), 골(Gol), 라탐(Latam)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 논문에서는 세 항공사의 데이터 중 2019년 1분기(1∼3월)와 2020년 1분기를 비교해 회사의 대응 방식을 조사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자료포락분석(DEA, Data Envelopment Analysis)을 활용했다. 자료포락분석은 투입과 산출 요소를 설정하고 비교 대상인 의사결정 단위(DMU, Decision Making Units)들 간 상대적 효율성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론이다. 차르네스 등(Charnes, Cooper, Rhodes)에 의해 1978년 개발된 이래, 다양한 분야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모형으로 발전해 왔다.

다만, 자료포락분석의 고전적 모델에 따르면 의사결정 단위의 수가 충분히 많아야 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렇게 비교 대상이 되는 의사결정 단위가 브라질의 3개 항공사에 불과하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MCDEA(Multi-criteria DEA) 모델을 활용했다. 자료포락분석의 고전적 모델에서는 의사결정 단위의 수가 적으면 대부분의 의사결정 단위가 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돼 각 의사결정 단위의 순위를 매기기가 어렵고, 벤치마킹 대상도 찾기 어렵다. 저자들은 MCDEA 모형이 전통적인 자료포락분석 모형에 비해 이러한 점이 개선돼 각 의사결정 단위의 효율성 결과를 더욱 잘 구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봤다. 이에 해당 연구에서는 3대 항공사를 비교하는 방법론으로 MCDEA를 활용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는 먼저, 각 항공사의 효율성을 분석하고 비교하기 위해 월별로 의사결정 단위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아줄항공사의 경우 AZU-2019/1, AZU-2019/2, AZU-2019/3으로 |2019년의 1∼3월 데이터를 구성했고, AZU-2020/1, AZU-2020/2, AZU-2020/3으로 2020년 1∼3월 데이터를 구성했다. 같은 방식으로 골과 라탐항공사의 의사결정 단위도 각각 6개씩 총 18개의 데이터세트를 구성했다.

또한 효율성을 분석하기 위해 항공사별 월 이륙 횟수(take-offs), 유효톤킬로미터(ATK, available tonne kilometer)1 , 연료 소비량을 ‘투입 요소’로 두고 유상톤킬로미터(RTK, revenue tonne kilometer)2 를 ‘산출 요소’로 하는 효율성 평가 모델을 설명했다.

항공사들의 항공기 여객수송량 실적을 먼저 분석한 결과 2019년과 2020년 기준으로 1월까지는 모두 이륙 횟수가 증가했지만 2020년 2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WHO가 코로나19에 대해 전염병 선언을 한 2020년 3월,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 브라질 정부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주와 주를 연결하는 최소한의 필수 항공 네트워크를 지정해 의료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항공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승객용 항공기를 화물용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이 같은 요소들은 항공사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항공기의 사용 및 수익을 내는 데 도움이 됐다. 이에 따라 3월 기준 전체 RTK는 2019년도에 비해 크게 줄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륙 횟수, 연료 소비량, ATK 등 모든 투입 요소가 줄어든 상황에서 아줄항공사는 오히려 RTK의 감소폭이 투입 요소 중, 이륙 횟수의 감소폭보다 더 낮았다. 나머지 두 항공사(라담, 골)는 RTK의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조금 더 컸지만 효율성은 세 항공사 모두 2019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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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2020년 UN의 민간 항공기구 ICAO(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는 최악의 경우, 전 세계 항공사의 총수익에서 253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본 논문의 연구자들은 이러한 손실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정부의 대응, 승객 신뢰 등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브라질 정부가 정상적인 의료 시스템 가동을 위해 필수 항공 네트워크를 구성한 것이나 승객용 항공기를 화물용으로 허가한 등의 사례가 항공사들의 수익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브라질 항공사들은 RTK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으며,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코로나19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난 기업은 생존할 수 있는 대안을 정부와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더불어 항공기의 크기와 탑승률의 영향 관계 등을 후속 연구 주제로 제안했다.

국내 항공사 사정 역시 브라질과 다르지 않다. 국토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국제선 여객이 1.8%밖에 줄지 않았지만 2월은 무려 46.6%로 감소폭이 크게 늘었다. 3월에는 90% 이상 감소한 이후, 계속해서 97%대의 감소폭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3월18일에 열린 제1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는 공항 시설 사용료인 착륙료, 정류료, 계류장 사용료를 감면하는 방안을 발표했고, 4월2일에는 계류장 사용료 감면을 20%에서 100%로 대폭 상향하기도 했다. 이후 감면 기간을 연장하고, 납부 유예 기간을 주는 등 항공 업계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함께 힘쓰고 있다.

하지만 탈출구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국제선 여객이 항공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는 위기관리대책회의를 통해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비용을 줄이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는 투입-산출 시스템에서 투입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와 전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효율성, 혹은 생산성이란 투입 대비 얼마나 큰 산출을 이뤘는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같은 정도의 투입이라면 산출이 높은 쪽이 더 효율적이며, 같은 산출량이라면 투입량이 적은 쪽이 더 효율적이다.

다만 효율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고하기 위해서는 투입을 줄이는 동시에 산출 역시 늘려야 한다. 본 연구에서 언급된, 여객 항공기를 화물기로 전용한 사례는 국내 항공사인 대한항공에서도 사용한 전략이다.

과거 2002년 사스 유행 당시에도 국내 항공사들은 화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여객 수요 감소를 버텨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같은 FCC(Full cost carrier) 항공사들은 중대형 여객기가 있어 이런 전략을 활용할 수 있지만 소형 LCC(Low cost carrier) 항공사들은 대부분 벨리 카고3 수송을 해왔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가 어렵다. 이에 대해 이번에 살펴본 논문에서처럼 정부와 항공사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항공 네트워크를 재정의하는 등 산출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코로나19 종식까지 생존을 위해 어려움을 견뎌낼 맷집을 길러야 할 때다.


김창희 인천대 경영대학 교수 ckim@inu.ac.kr
필자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계량적 기법을 활용한 기업의 효율성 및 생산성 평가가 주 연구 분야로, 다양한 산업과 기업에 대해 연구 중이다. 주요 저서로 2019년 세종도서 학술 부문에 선정된 『계량적 사고와 의사결정과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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