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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팬데믹과 신기술이 몰고 온 ‘언스케일 혁명’

규모의 경제에서 맞춤화 서비스 시대로
헬스케어 분야 신기술이 ‘탈규모화’ 주도

조진서 | 312호 (2021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약 30년은 인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규모의 경제’를 이룬 시기다. 반면 21세기 초의 약 30년간은 많은 신기술이 거꾸로 ‘탈규모화’(언스케일)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개인을 위한 맞춤화 제품과 맞춤화 서비스를 대량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옷 배송 서비스 ‘스티치픽스’, 개인 금융 앱 ‘디짓’이 대표적이다. 탈규모화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분야는 헬스케어다.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DNA부터 체온, 심박수, 기분까지 24시간 측정하고 분석해 건강 유지를 돕는 서비스들이 보편화될 것이다. 이런 ‘주머니 속 의사’는 실제 의사보다 많은 정보를 사용자에게 줄 것이며, 의료기관과 보건당국 역시 수혜자가 될 것이다. 특히 팬데믹 시대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케빈 메이니 『언스케일』 저자 겸
카테고리 디자인 어드바이저 파트너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전략 컨설턴트이다. 2016년 발간한 베스트셀러 『Play Bigger』는 ‘카테고리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탄생시켰다. 벤처투자자인 헤먼트 타네자와 함께 『언헬스케어』 및 『언스케일』을 집필했으며 현재 세 번째 저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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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탈규모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이 내용은 현재 팬데믹과 우리의 대응 방식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리고 싶다. 먼저 탈규모화라는 개념, 혹은 발상을 역사적인 맥락에서 살펴보자.

1890년부터 1920년까지는 인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시대였다. 이전의 시대와는 전혀 달랐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생활을 바꾼 기술이 폭발적으로 등장했다. 예를 들자면, 이 시기에 인류 최초의 비행기가 발명됐고 제작됐다. 1920년대에 이르러서는 비행기가 항공 방제, 우편물 배송, 그리고 전투에 사용됐다. 첫 항공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동일한 시대에 전기가 등장했다. 전기는 사실 그전에도 오랫동안 존재했고, 에디슨을 비롯한 발명가들이 전기에 대해 연구했다. 그러나 이 시대에 이르러서야 전기 시스템이 활발히 사용됐고 도시에 전기가 도입됐다.

같은 시대에 전화기도 등장했다. 사실 전화기가 발명된 것은 그 이전이었으나 전화기로 전 세계를 넘나드는 소통이 이뤄진 것은 이 시대였다. 이 시대에 자동차가 양산됐으며 우리 일상을 바꾸는 발명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한 시대에 여러 가지 기술이 함께 등장한 것이다. 분명 괄목할 만한 사건이다. 1890년에 살던 사람이 1920년까지 생존했다면 전혀 다른 세상을 보았을 것이다. 도심 거리에는 말이 아닌 자동차가 돌아다녔고, 멀리 떨어진 곳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으며, 하늘을 날 수 있었다. 이렇게 극적인 변화가 이뤄진 덕분에 이후 30년 동안 인간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그런데 이 시기에 등장한 모든 기술의 흥미로운 점은 규모화(scale)에 있어 친화적이라는 사실이다.

생각해 보자. 거대한 규모의 공장을 건설해 제품을 전 세계에 유통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일단 전기, 운송 수단, 그리고 운송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전화기처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도 필요할 것이다. 이 시대에 사람들은 최초로 거대한 규모의 산업 공장을 짓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즉, 당시 사람들이 규모의 경제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규모의 경제, 대량 생산, 대중 시장, 그리고 대중매체가 이 시대에 등장했다. 이 시대 규모의 경제의 골자는 가능한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동일한 제품을, 가능한 많이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야 큰돈을 벌 수 있었다. 즉, 가능한 대중이 원하는 일반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 당시 목표였다. 개인이나 작은 시장을 대상으로 맞춰진 제품이 아니라 국가 전체 혹은 국제적 규모의 시장을 겨냥하는 제품이 필요했다. 기업은 이렇게 대량 생산한 제품을 대중매체에 광고하고, 대량 수송 수단을 이용해서 유통할 수 있어야 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대량, 혹은 대중을 의미하는 ‘매스(mass)’이다. 즉, 규모가 큰 수직통합형 기업이 성공했다. 이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추세는 20세기 내내 비즈니스에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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