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Entrepreneurship

개인의 親사회적 동기가 소셜 벤처 창업으로 이어져

강신형 | 301호 (2020년 7월 Issue 2)
014


Based on “Feeling capable and valued: A prosocial perspective on the link between empathy and social entrepreneurial intentions”, by Sophie Bacq and Elisa Alt in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2018, 33(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들어 사회 문제 해결을 설립 목적으로 하는 소셜 벤처가 주목받고 있다. 소셜 벤처 창업을 고려하는 잠재적 사회적 기업가의 핵심적인 특징은 타인에 대한 공감(empathy)으로 알려져 있다. 공감은 타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그 사람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인지적 능력과 부정적 상황에 처한 사람에 대한 온정, 연민, 염려 등의 감정을 느끼는 정서적 경향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이러한 공감의 인지적 측면을 조망 수용(perspective-taking)이라고 하며, 정서적 측면을 공감적 관심(empathic concern)이라고 한다.

기존 연구는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소셜 벤처 창업 활동에 매력을 느끼므로 창업 의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감 능력이 소셜 벤처 창업 의도(social entrepreneurial intention)로 연결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많지 않으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기존의 기업가정신 이론에 기반을 둔 사회적 기업가정신 연구는 소셜 벤처 창업의 ‘사회적 사명’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 소셜 벤처 창업은 일종의 친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으로 볼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한 개인의 친사회적 행동을 자기효능감(self-efficacy)으로 대변되는 주체적 기제(agentic mechanism)와 사회적 가치감(social worth)으로 대변되는 공동체적 기제(communal mechanism) 두 가지로 설명한다. 즉, 한 개인의 친사회적 행동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과 공동체 안에서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 때 적극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노스이스턴대(디아모르-맥킴 경영대학원)와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 연구진은 개인의 공감 능력이 소셜 벤처 창업 자기효능감과 사회적 가치감을 매개로 친사회적 행동 중 하나인 소셜 벤처 창업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으로 살펴봤다. 실증 분석을 위해 진로 선택을 고민 중인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학생 3, 4학년 28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동일방법편의(common method bias)를 줄이기 위해 설문 조사를 2014년과 2016년, 두 번에 나눠 진행했다. 각 변수의 측정은 기존 연구에서 개발된 설문 항목을 사용했고 자료 분석은 PLS-SEM을 사용했다.


020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 결과, 공감 능력은 소셜 벤처 창업 자기효능감과 사회적 가치감을 매개로 소셜 벤처 창업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공감 능력이 뛰어날수록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수혜자 집단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므로 소셜 벤처 창업 자기효능감이 높아진다. 그리고 이런 자기효능감은 개인이 소셜 벤처 창업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도록 하므로 높은 창업 의도로 연결된다.

그러나 소셜 벤처 창업을 일종의 친사회적 행동으로 간주할 경우 자기 자신을 공동체적 관점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가를 나타내는 사회적 가치감까지 고려해야 한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높을수록 자신의 행동으로 타인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해져 스스로가 사회적으로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자신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행동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음을 인지하는 경우 소셜 벤처 창업처럼 타인을 도와주려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사회적 기업가정신 연구에서 자주 논의된 창업가의 공감 능력을 애덤 그랜트의 친사회적 행동 연구와 연결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기존 연구는 기존의 창업 혹은 기업가정신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소셜 벤처 창업을 살펴봤다. 즉,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평가하는 방식이 기존 사람과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벤처가 아닌 소셜 벤처 창업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영리 목적의 벤처와 달리 소셜 벤처는 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목적이 회사의 주된 사명으로 영리 추구 중심의 기업가정신 이론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창업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인 자기효능감을 창업 과정의 핵심 기제로 설명했던 기존의 기업가정신 연구와 달리 사회적 사명을 수행하는 소셜 벤처의 경우 공동체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인 사회적 가치감이 중요한 기제로 작동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기존의 창업 연구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사회적 가치감이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즉, 사람들이 소셜 벤처 창업에 나서는 것이 단지 좋은 기회를 포착해서 스스로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창업을 통해 타인을 돕고 이 사회에 보탬이 되며 더 나은 사회로 변화시키기 위한 개인의 친사회적 동기도 강하게 작용한다.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
필자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 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 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 강신형 |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 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 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sh.kang@cnu.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