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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siting Big Data

데이터 만능주의 ‘분석의 함정’

정성문 | 299호 (2020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의 본질과 목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새로운 모형을 설계하기 전에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1. 가설이 현장의 비즈니스 상황과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2. 데이터 분석 정확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잡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되지 않고 비즈니스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는 가설과 목표를 세워야 한다.
3. 지속적으로 가설을 의심하고 수정해 실제 비즈니스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유연함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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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31일, 데이터 3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본격적인 데이터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는 얘기다. 국내에도 9•11 테러범을 알아낸 것으로 유명한 Acxiom 같은 데이터 브로커 기업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기존 기업들은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고객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경쟁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친화적 조직으로 기업의 체질을 바꾸고, 관리자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작업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요즘 들어 부쩍 더 많은 기업이 컨설팅사에 데이터 분석 활용 역량 확보에 관한 자문을 요청하는 것을 보면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미 여러 번 많은 전문가가 강조한 이야기이지만 데이터 중심의 시장에서는 기업이 완벽한 답을 찾기보다는 얼마나 빠르게 가설을 세우고, 실행으로 옮기며, 실패하고 검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가 최종 승패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즉 조직이, 분석가가, 그리고 관리자가 데이터 리터러시를 갖고 있느냐가 다가오는 데이터 전쟁에서의 핵심 무기가 될 것이다.

다만 데이터 리터러시를 확보한 데이터 친화적인 조직일지라도 모든 분석에 성공할 수는 없다. 역설적이게도 데이터 친화적인 환경을 갖춘 조직일수록 빠져들기 쉬운 데이터 분석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데이터로 성공한 경험이 있고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기업일수록 더욱 이러한 데이터 중심의 성공 방정식에 집착하기 쉽다.

지금부터 사례를 통해 분석 조직이 걸려들기 쉬운 데이터 분석의 함정과 이러한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데이터 분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착각

데이터 분석 조직이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은 데이터 분석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집착이다. 데이터를 활용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로 비즈니스 이슈를 재정의하는 순간, 데이터 분석의 틀에 갇히게 되고, 분석의 결과가 원래의 비즈니스 이슈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보험 시장에서 실제 분석 사례를 통해 데이터 분석의 함정에 빠지는 순간을 이해해보자. 보험 시장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혁신에 대한 니즈가 매우 높다. 대리인 문제로 인한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 보험 상품의 긴 구매 주기로 인한 고객 이해 어려움, 고객과 보험사 간의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한 구매 의사결정의 비합리성 등 독특한 데이터 특성을 갖고 있음에도 산업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보험 시장에서의 데이터 분석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보험 시장의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험 상품은 금융 상품 중에서도 특히나 정보의 비대칭성이 극대화돼 있다. 특히 보험 상품은 고객이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일부 상품은 죽어야 보험료를 받게 되는데 누가 그 가치를 경험해 봤을까?)이기 때문에, 고객은 상품을 이해하고 혜택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구매 의사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이처럼 정보에 대한 비대칭성이 높아지면 고객의 의사결정은 전문가나 지인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의견을 반영해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내가 믿을 만한 사람이(또는 믿을 만한 사람이 추천한 사람이) 나에게 추천하는 상품은 믿을 만하다는 다소 비합리적 구매 결정 과정을 통해 구매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결국 보험 판매는 설계사의 인맥(설계사를 신뢰하는 고객)과 영업력의 산물이라는 의미다. 다시 말해, 설계사의 역량이 비즈니스 성과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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