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Unbundling the Relationship between Authoritarian Legislatures and Political Risk” by Nathan M. Jensen, Edmund Malesky and Stephen Weymouth in British Journal of Political Science(2014).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치제도가 투자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대부분의 기존 연구는 민주주의 제도에 집중한다. 그렇다면 권위주의 국가에서의 정치제도는 투자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권위주의 국가에서 어떤 요인들이 투자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한 대부분의 기존 연구는 주로 자원, 국내 시장의 규모, 노동비용, 그리고 사회 기반 시설 등을 주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그러나 권위주의 국가에서도 정치제도가 투자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연구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연구에서 발견된 강력한 상관관계는 권위주의 의회 내에서의 정당의 수와 경제 성장 간의 관계다. 해당 연구들에 따르면 정당의 수가 많을수록 야당의 수가 많을 것이고 이 때문에 의회가 최고권력자의 정책 결정을 일정 부분 통제하게 된다. 이로 인해 최고권력자 자의에 의한 민간 자산 몰수 등의 리스크 요인이 줄어들어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된다. 이것이 다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기존 연구들의 골자다.
이에 반해 나단 젠슨 텍사스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는 권위주의 의회 내 정당의 수와 경제 성장 두 변수 간의 상관관계만이 확인됐을 뿐 세부적인 인과적 메커니즘에 대한 이론적, 경험적 검증이 부족했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자들은 권위주의 국가에서 의회 내 정당의 수가 투자 환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기존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인과적 메커니즘과는 다른 결론을 제시한다. 이들 연구진은 의회 내 정당의 수가 많으면 최고권력자의 자의적 민간 자산 몰수 등을 제한해 투자친화적 환경이 조성된다는 결론에 이르는 기존 연구들은 투자자들이 고려하는 리스크 요인 중 정부에 의한 자산 몰수라는 부분적인 요인에만 집중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의회는 실제로 민간 자산의 몰수라는 정책 결정에 있어서 제한적인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한다.
따라서 저자들은 투자자들이 권위주의 국가에 투자를 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인 투자자 보호제도와 여기에 대한 의회의 역할에 주목한다. 투자자 보호제도는 투자자의 이익이 소수의 기업 경영진으로부터 얼마나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제도다. 저자들은 권위주의 국가의 의회 내에 다수의 정당이 존재하는 경우, 다양한 경제적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행위자들이 존재할 것이고 의회라는 공론장을 통해서 이들 간의 상호 견제와 균형이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균형 속에서 투자자의 이익이 기업 내부의 소수자에 의해 침해될 수 없도록 하는 투자자 보호제도가 강화된다는 것이 이 논문의 핵심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