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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리더십

IBM이 웨더채널을 인수한 까닭

김진호,최용주 | 252호 (2018년 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데이터를 제대로 모으고 정확하게 분석하면서 지식과 정보를 쌓다보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긴다. 디지타이징 비즈니스 유형 중 ‘컨설팅’(유형 3)과 ‘플랫폼’(유형 4) 비즈니스로 발전할 수 있다. 청소장비 분야 글로벌 기업인 하코, IBM이 인수한 웨더채널은 데이터를 모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일본의 로봇인 페퍼는 제조업 서비스화의 새로운 사례로 로봇을 활용한 각종 자문과 컨설팅 서비스에서 점차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있다. 즉, 유형 3과 유형 4의 중간에 걸쳐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리고 GE가 스스로 ‘글로벌 톱10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이후 구축하고 있는 산업 IoT 플랫폼 프리딕스는 말 그대로 유형 4에 해당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런 비즈니스 모델들이 기존의 시장과 비즈니스에서 출발해 ‘디지타이징’을 거쳐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로 변화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빅데이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리더십 자체도 혁명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국내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진호 교수와 영업혁신의 대가 최용주 교수가 ‘빅데이터 리더십’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 해법을 제시합니다.


축적된 분석 내공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하코(Hako GmbH)는 1948년 설립된 독일 기업으로 실내외 청소장비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이다. 현재 60여 개 국가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기술력으로 다양한 청소장비를 개발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림 1) 하코는 청소 장비제조뿐만 아니라 청소 관련 노하우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청소 종합 컨설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청소장비를 선택할 때에는 청소가 필요한 건물이나 내부 시설물, 부지 크기, 내부 도로 등에 따라 요건이 크게 달라진다. 또한 청소의 상황적인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장비의 내구성이 강조될 수도 있고, 넓은 지역에 대한 효율성이 강조될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위생에 민감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더욱이 혹서, 혹한, 기상이변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성도 요구된다. 하코는 단순히 청소장비를 판매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이질적인 요구에 맞춰 어떤 경우와 상황에서라도 최적의 종합적인 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하는 컨설팅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코의 토털 솔루션은 해당 시설이나 부지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에서부터 시작된다. 조사 결과는 이미 축적된 산업별(소매, 제조, 물류, 지방자치, 에너지 등) 데이터의 분석과 연계돼 최적의 장비 혹은 장비 조합을 추천한다. 여기에는 수동 청소 장비, 승차 청소 장비 등의 최적화는 물론 최소 필요 인력과 최적의 에너지 조합(전기, 배터리, 디젤, LPG 등), 시연 등이 포함된다. 물론 판매 후의 각종 지원 서비스도 패키지에 들어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최적의 청소장비와 최소 필요 인력, 효율성과 안전성, AS가 모두 포함된 포괄적인 청소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받는 것이다. 현재 하코는 본업인 청소장비 판매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컨설팅 사업으로 올리는 매출이 3배나 더 크다.

지금까지는 기존 시장에서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로 생산성 향상, 이상 탐지, 개인화 추천, 그리고 새로운 기회(서비스/상품)를 발견하는 유형의 기업이 주로 어떤 전략을 짜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살펴봤다. 해당 영역(domain)에서 분석 역량을 축적하면 이 역량을 활용해 다른 기업의 유사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컨설팅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기업이 축적한 분석 경험과 역량을 해당 산업에서 기존 업무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 기회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컨설팅 서비스(유형 3)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플랫폼 서비스(유형 4)를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 2]를 보자. 유형 3은 축적된 분석적 역량을 서비스화해 개별적으로 컨설팅하는 형태다. 유형 4는 아예 이런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어서 다수의 고객에게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IBM이 날씨 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웨더채널(The Weather Channel)은 미국의 케이블 방송으로서 1982년 이래로 지금까지 일기예보와 날씨 관련 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8800만 가구가 시청하고 있다. 웨더채널은 계절 변화에 따른 기상 변화는 물론 허리케인, 토네이도 등을 비롯한 다양한 이상 기후와 관련한 엄청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웨더채널은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즉 웨더채널은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기업에 날씨와 관련한 맞춤형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사업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작 이런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한 것은 IBM이었다. IBM은 2016년에 웨더채널을 인수했다. 많은 사람은 세계적인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업이 왜 날씨 채널을 인수하는지 의아해했다. 하지만 IBM은 확실한 비전을 갖고 약 2조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웨더채널의 모기업인 웨더컴퍼니(The Weather Company)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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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날씨는 기업이나 개인뿐만 아니라 에너지 가격, 신문이나 방송 등의 대중매체에 대한 소비, 항공 안전, 식료품 가격 등 지구상의 모든 것에 매일매일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태풍이 불면 개인이나 기업은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따라서 기상 변화나 기상 이변에 따른 계획을 잘 세운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당연히 비교우위를 갖게 된다. 대부분의 사업이 정확한 일기예보와 예측을 필요로 한다. IBM의 웨더컴퍼니는 날씨와 관련해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거나 최소화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물론 기업들은 구글 검색 등을 통해 일기예보에 무료로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업은 그런 단순한 정보 이상의 날씨 정보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항공회사는 비행경로와 높은 고도의 날씨 패턴 등 더욱 정교한 정보가 필요하다.

IBM의 웨더컴퍼니는 웨더채널에서 축적된 엄청난 날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팔거나 혹은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에 속한 기업들에 유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돈을 번다. 예를 들면, 트럭수송사업을 하는 기업은 웨더컴퍼니의 서비스에 접속해 특정 방향으로 폭풍이 온다는 경보를 받고 폭풍이 예상되는 방향으로 운행하는 모든 운전자에게 경보를 내린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도로상의 개인 혹은 항공회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IBM 웨더컴퍼니는 꽃가루, 번개, 난기류, 레이더, 위성 이미지, 교통 상황, 휴대폰 센서 등 약 150여 개의 날씨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약 20만 개가 넘는 전 세계의 기상관측소(weather station), 다양한 모바일 기기(센서)에서 측정되는 기압 정보, 하루에 5만 대의 항공기가 운항 중에 보내는 대기 정보, 위성 이미지 등의 실시간 데이터에 160여 개의 날씨 예측 모델을 적용해 지역에 대한 22억 개의 정교한 날씨 정보(15분마다 업데이트됨)를 제공한다. 이렇게 지역화된(localized) 실시간 예보를 바탕으로 농업, 항공, 석유, 화학, 에너지, 통신, 전기, 금융, 정부, 물류, 보험, 방송과 엔터테인먼트, 소매 등에 속한 기업들에 이상 기후에 대한 사전 경보를 하고 더 나은 성과(의사결정)를 낼 수 있도록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에 눈을 돌리는 제조업
제조업은 실체가 있는 유형(tangible)의 제품을 생산하고 서비스업은 무형(intangible)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일반적으로는 서로 독립적인 사업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제 제조업도 본격적으로 제품과 관련한 서비스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나아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제품의 서비스화(servitization), 서비스 지향의 제조(service-oriented manufacturing), 혹은 서비스가 내재된 제조(service-embedded manufacturing) 등으로 이름 불린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제품 제조 시에 향후 추가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관련 서비스들을 제품에 미리 내재해서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이다. 센서, IOT, 클라우드 등의 기술 발달이 자연스럽게 이러한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가속하고 있다. 이미 많이 알려진 롤스로이스의 ‘토털케어’가 대표적이다. 토털케어의 핵심은 엔진의 소유와 관리에 대한 리스크를 항공사가 아니라 롤스로이스가 책임지고 항공사는 엔진을 사용한 시간만큼만(power by the hour)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롤스로이스는 엔진에 대한 정비와 부품조달 등 모든 것을 책임지고 엔진의 신뢰성과 유용성을 최대로 보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롤스로이스는 가능한 한 고장이 나지 않는 엔진을 만들어야 하고, 운항 중인 엔진의 상태도 실시간으로 측정해 이상을 조기에 탐지해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비교적 최근 사례를 들어 보자. 일본의 로봇 ‘페퍼’의 수익 모델을 알아보자.

페퍼는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소프트뱅크로보틱스가 2015년 2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1 이다. 키는 1m20㎝, 무게는 28㎏, 바퀴로 시속 3㎞의 속도로 움직이며 리튬이온 배터리를 달아 한 번 충전하면 12시간 정도 작동한다. 2D/3D 센서와 터치센서, 자이로 센서, 범퍼 센서 등을 달아 넘어지거나 사물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고, 머리, 어깨, 팔꿈치, 손목, 손 등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다. 페퍼의 가장 큰 특징은 감정을 인식하는 로봇이라는 점이다. 페퍼는 상대의 얼굴 표정이나 음성 톤을 분석해 감정을 읽는다. 더욱이 기존 로봇들처럼 내부에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IBM의 AI 시스템인 ‘왓슨(Watson)’과 클라우드로 연결돼 AI를 통해 스스로 학습 능력을 높여간다.

페퍼는 AI와 로봇, IoT를 인간의 생활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페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증진시켜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의 용도로 사용됨으로써 광고/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 방문하는 고객을 환영하고 도움주기
- 고객에게 흥미롭고 독특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친밀감 증대
- 서비스, 제품, 장소 등에 대한 안내 및 개인화된 제품 추천으로 매출 증대
- 고객 만족도를 측정해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시간 대응

페퍼는 두 다리로 사람처럼 걷는 혼다의 ‘아시모(Asimo)’나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Atlas)’에 비해 기술적으로 뛰어난 로봇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도 페퍼가 주목받는 이유는 로봇 그 자체를 판매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페퍼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개발됐다. 로봇이라는 제품에 서비스를 포함해 로봇 판매 외에도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흐름, 즉 제조업 서비스화의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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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의 제조비용은 약 2000만 원이다. 2015년 6월 이후 매달 1000대씩 판매되고 있는데 일단 판매가 시작되면 1분 만에 모두 ‘완판’된다. 제조비용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약 200만 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이렇게 제조비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지만 페퍼는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화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서 수수료 이익을 거둘 수 있다. 로봇 자체의 판매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향후 제공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료로 수익을 보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페퍼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유용한 서비스 로봇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외부 개발자들에게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공개해 새로운 콘텐츠나 서비스 개발을 장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2015년에 공개한 이후 페퍼는 지금껏 일본에서만 1만 대가 넘게 팔렸으며 영업·판매용, 금융 컨설팅용, 이동통신업체 지점서비스용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병원, 레스토랑, 교육기관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영국, 중국에서도 2016년부터 출시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부터 LG유플러스가 페퍼에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탑재해 플래그십 매장을 비롯해 금융, 서점, 의료,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접점에서 인사, 날씨, 지식 검색 등과 관련한 대화 및 맞춤형 상품 추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그 외에도 우리은행, 교보문고, 가천대 길병원, 롯데백화점, 이마트 등에서 페퍼의 시범운영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페퍼는 이렇게 점점 컨설팅 서비스(유형 3) 제공자에서 하나의 플랫폼(유형 4)으로 진화하고 있다.



산업용 IoT의 끝판왕을 꿈꾸는 GE의 프리딕스
약 130년 전에 토머스 에디슨이 개발한 전구로 출발했던 제너럴일렉트릭(Genneral Electiric, GE)은 2018년 현재 임직원 30만 명에 매출은 125조 원에 달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업체로 항공, 의료, 엔진, 에너지, 석유와 가스, 전기, 수송 등 주로 중후장대(重厚長大)한 중공업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당시 GE의 제프 이멜트(Jeff Immelt) 회장은 “GE는 지금까지는 제조 기반의 회사였지만 앞으로 디지털화를 가속화해 ‘글로벌 톱 텐(Top 10)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제트 엔진, 기관차, 풍력터빈 등 기계만 파는 것이 아니라 산업용 IoT를 도입해 고객사의 성과를 높여줄 데이터와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GE의 디지털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GE는 약 1200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확보하고 실리콘밸리에 GE디지털(GE Digital)이라는 소프트웨어 연구소를 설립한다. 이어서 GE는 클라우드 기반의 운영 시스템(소프트웨어)인 프리딕스(Predix)를 발표하며 산업 현장에서 산업용 IoT 플랫폼을 확산시키기 위한 장정에 돌입한다. 페퍼 사례가 컨설팅에서 출발해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비즈니스 유형이었다면 GE의 디지털 가속화 전략은 플랫폼 비즈니스(유형 4)의 전형이다.

그렇다면 산업용 사물인터넷의 도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사업상 효익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건 생산성 및 운영 효율성 증대다. 제조업체는 제조 공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더욱 포괄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돼 생산 흐름의 중단 없이 공정을 실시간 조정할 수 있다. 또한 엔지니어의 출장 없이도 장비의 원격 진단, 접속이 가능해져 장비 가동중지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나아가 예측 유지관리(predictive maintenance)를 통해 운영비 절감, 장비 가동중지시간의 감소, 장비 내용 연수의 증대를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설비에 설치된 센서에서 가동 상황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얻고, 이를 분석 소프트웨어로 가공하면 최적 시점에 소모품을 교체하거나 이상 징후 발생 전에 조기 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이런 효익을 GE는 ‘1%의 위력(power of 1%)’이라는 슬로건으로 [그림 4]와 같이 요약한다. GE의 오랜 역사에서 축적된 각 산업 분야의 전문지식3 , 최고의 산업용 플랫폼 프리딕스, 혁신적 소프트웨어 등을 결합해 산업별로 핵심적인 부분에서 1%를 절약한다면 그 효익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다음은 그중 일부만 정리해본 것이다.

- 항공 부문 연료 효율 1% 증가: 연 2조∼3조 원 절감
- 전기·발전 부문 연료 효율 1% 증가: 연 4조∼5조 원 절감
- 오일&가스 부문 가동시간 1% 증가: 연 5조∼7조 원 절감
- 헬스케어 생산성 1% 증가: 연 4조∼5조 원 절감
- 운송 부문 연료 효율 1% 증가: 연 1조∼2조 원 절감


GE의 추정에 따르면 세계 항공 산업에서 제트 연료 소비량을 1% 감소시키면 이는 약 2조 원의 비용 절감으로 연결된다. 항공 산업의 전체 이익(2015년)이 약 30조 원이므로 결과적으로 이익이 6%나 증가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렇게 각 부문에서의 절감을 합하면 향후 15년 동안 무려 276조 원이 될 것으로 GE는 예측하고 있다.4

제조업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기계/설비와 운영 기술(OT) 시스템에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만들어내므로 이를 위한 독자적인 클라우드 환경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등 범용 클라우드 플랫폼은 B2C 중심으로 설계돼 운영되기에 산업 기계/설비에서 발생되는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와 산업 데이터가 가진 독특한 특성을 만족시키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없다. 프리딕스는 제조업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오픈 소스 플랫폼으로 운영체제,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등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여서 서비스된다. 특히 GE의 업종별 현장 경험(노하우)과 축적된 산업 현장 데이터, 분석 툴, 관련 서비스들이 차별적으로 합쳐져서 자산성과관리(asset performance management), 운영 최적화, 핵심 지표 시각화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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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딕스의 최고의 혜택은 전체 시스템에 걸친 최적화다. 이미 많은 장비나 공장 시설에는 컴퓨터 제어 시스템들이 다양하게 설치돼 있어 각각의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장비/설비나 시스템 간의 연결이 극히 제한적이거나 부분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체 시스템의 최적화는 이러한 부분적 연결을 확장해 공정, 공장 내, 공급사슬 내, 나아가 기업 간에 전체 프로세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통합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현장에서 추출된 데이터들을 효과적으로 분석해 개별 장비/설비의 효율 개선뿐만 아니라 전체 시스템에 걸친 효율과 성과를 높일 수 있다. 문제는 데이터를 모으고 분리된 기계 간 그리고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는가다. 프리딕스는 기계, 데이터, 사람을 연결하는 표준화된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전체 시스템의 최적화를 가능케 한다. 이제 각 제조업의 개발자들은 데이터 분석을 하고 상호소통을 하기 위한 솔루션 개발에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 프리딕스의 구조를 설명하는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개발자들은 단지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가를 고민하면 되고 나머지는 프리딕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활용해 최적화를 하면 되는 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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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딕스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다양한 외부 기업들과의 연계해 프리딕스가 중심이 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즉 프리딕스의 기술 규격이 사실상 시장의 표준이 되고 다양한 산업의 주요 기업들이 그 장(場)에 참여함으로써 비즈니스 혁신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더 많은 기업이 사용할수록 프리딕스 플랫폼은 더욱 강력해진다. GE는 고객사가 자신들에게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도록 프리딕스를 오픈하고 있다. 2016년 7월 프리딕스 개발자 키트를 배포한 이래 2016년 말까지 액센츄어 등에서 개발한 30여 개의 관련 앱이 탑재되는 등 이미 적지 않은 고객들과 협업하며 디지털 제조업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또한 프리딕스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에서 구동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중국의 화웨이와 프리딕스 기반의 ‘산업인터넷’ 전략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000명 수준이었던 개발자 수도 현재는 2만 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글에서는 기업이 해당 영역(domain)에서 축적한 분석적 역량을 활용해 다른 기업의 유사한 문제를 컨설팅 서비스로 해결하는 유형 3과 아예 이런 컨설팅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어서 다수의 고객에게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형 4를 다뤘다. 다음 글에서는 현재 시장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시장 혹은 비즈니스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벤처기업을 시작하는 사례를 다룰 예정이다. 5980.png



필자소개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학과 주임교수 jhkim6@assist.ac.kr
김진호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Wharton School)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통계학 부전공). 사회와 기업의 다양한 문제를 계량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주로 했다. 저서로는 『Keeping Up With the Quants: Your Guide to Understanding+Using Analytics(Harvard Business Review Press)』와 『빅데이터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이 있으며 DBR에 ‘Power of Analysis’를 연재했다.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산학협력단장 yjc@assist.ac.kr
최용주 교수는 기업경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능인 영업(Sales)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연구의 결과로서 『영업의 미래』라는 저서와 『영업혁신』을 발간했다. 최근 들어 ‘영업성과의 향상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 및 식품회사의 현장사업본부장 및 부사장, 컨설팅사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교수이자 산학협력단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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