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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의 새 패러다임: 소셜임팩트

이상학 | 247호 (2018년 4월 Issue 2)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소셜임팩트(Social Impact)’ 추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직은 이러한 변화가 일반화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개념 또한 여전히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발전 과정은 대개 3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는 1990년대 이후 기업의 ‘자선적 책임(Philanthropy)’이 강조되는 시기였다. 이 시기 대부분의 기업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기업 이윤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순수 자선활동 및 기부 행위로 이해했다. 2000년대 들어 기업들은 단순한 기부/자선을 넘어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마케팅 등에 활용하기 위해 좀 더 전략적인 방식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사회공헌을 활용하는 이른바 2세대 ‘전략적 사회공헌(Strategic CSR)’에 집중했다.

2세대까지도 기업들의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인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다. 기업 사회공헌 역사에서 매우 오래된 ‘상식’인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인식은, 그러나 해결하기 어려운 매우 원론적인 논쟁을 야기해 왔다. 즉, 이익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영리기업에서 사회공헌은 이윤을 감소시키는 비용요인이므로, 이는 자선적 차원에서 최소화되거나 아니면 허용하더라도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수준으로 매우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견 타당한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인식은 기업의 사회공헌을 지나치게 자선적 행위로만 제한하거나 혹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마땅히 부담해야 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단순히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간주함으로써 기업 사회공헌의 진정성을 훼손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2010년대 이후의 새로운 사회공헌 패러다임은 이러한 논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소셜임팩트’로 대표되는 3세대 사회공헌 패러다임은 ‘사회문제 자체를 비즈니스 기회’로 인식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 영향력을 전달하는 것을 이른바 ‘소셜임팩트’로 정의한다. ‘재무적 가치(financial value)’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공유가치 창출(CSV)’이라고도 불린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KT&G는 기업 사회 공헌을 ‘사회와의 대화’를 통해 기업에 대한 사회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비즈니스로 실현하며 소통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기업의 가치제고뿐 아니라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가치제고에도 기여하기 위해서다. 2017년부터는 ‘사회공헌에서 사회혁신으로’를 모토로 사회혁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T&G 상상스타트업 캠프’를 운영해 오고 있다. 자체적으로 3세대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도 언급했듯 여러 논쟁에도 불구하고 이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히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으로만 인식되지 않는다. 이미 오래전부터 자본시장에서는 ‘지속가능경영’ 관점에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포함한 지배구조와 환경, 사회책임경영(ES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투자 가이드라인으로 적극 활용해 오고 있다. 기업은 이제 ‘뉴노멀(New Normal)’로 불리는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연 어떤 사회공헌 전략을 선택할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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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 KT&G 지속경영본부장
필자는 1998년 KT&G에 입사해 비서실장, 경영정책실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지속경영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산업정책, 법무, 기업 커뮤니케이션 등을 포함해 KT&G 사회공헌 플랫폼인 복지재단, 장학재단사업과 복합문화공간‘KT&G 상상마당’, 사회혁신 스타트업 육성사업 등 사회 책임 활동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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