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7. ‘2017 코틀러 어워드’ 시상식
코웨이
코웨이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정수기 렌털 시장에서 위생적이고 편리하게 얼음을 사용할 수 있게 한 ‘아이스(AIS)’ 정수기, 깨끗한 물을 만들어내는 정수기 필터 ‘시루(CIROO·Coway Intensive Reverse Osmosis)’를 앞세워 국내 1등 정수기 렌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올해 선보인 ‘아이스’는 얼음 모양을 정사각형의 큐브형이 아닌 길쭉하고 작은 스틱 형태로 바꿨다. 입이 작은 어린이들도 먹기 편한 얼음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얼음을 제작하는 기계 부분을 스테인리스 재질로 바꿔 불순물이 생기지 않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 이러한 차별점을 부각해 정수기 이름을 깨끗한 물(aqua pure), 얼음(ice), 탄산수(sparkling water)의 앞글자를 따 ‘AIS’라고 지었다. 얼음의 영어 단어이기도 한 ‘아이스’와 발음이 같은 덕에 기억하기 쉬우면서 제품의 새로운 특성까지 담아냈다.
한편, 코웨이는 필터 기술인 ‘시루(CIROO)’ 역시 하나의 브랜드로 기획했다. 미세한 기공이 있어 공기와 습기가 잘 통하고 물도 잘 빠지는 우리나라 고유 용기, ‘시루’에서 이름을 따 왔다. 촘촘한 소재의 망이 여러 겹으로 싸여 있어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1만큼 작은 오염물질도 걸러낼 수 있는 특징을 빗댄 것이다. 깨끗하고 맛좋은 물을 만드는 것이 정수기의 핵심이고, 그 핵심을 결정하는 것이 필터라는 것을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 그 결과, 코웨이 얼음정수기와 정수기 판매량은 3개월 전보다 각각 6.9%, 13.9% 늘었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5889억 원, 영업이익은 127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도 기록했다. 효과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불스원
자동차용품 전문 중견기업 불스원은 기업에 마케팅이 얼마나 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특히 자동차에 엔진 세정제를 넣는다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낸 ‘불스원샷’은 지금의 불스원을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엔진 때를 빼기 위해 기름 넣을 때에 함께 넣어줘야 한다’라는 개념을 만들어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창출했다.
엔진케어 제품인 ‘불스원샷’을 시작으로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것, 즉 유리창과 실내공기 등의 질을 높이는 관련 제품으로 다각화해 ‘불스원’이라는 이름 그 자체가 ‘자동차 생활의 질을 높이는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불스원 관계자는 “불스원샷으로 이름을 알리고, ‘레인OK’라는 와이퍼 관련 제품들과 ‘크리스탈’과 ‘퍼스트클래스’로 대표되는 세차와 광택제품 등을 중심으로 핵심 브랜드 육성 전략을 짜서 실행한 것이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 특히 시장창출 전략은 놀라운 성과로 이어졌다. 2001년 370억 원 수준이던 매출은 15년 만인 2016년 1118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은 2001년에는 마이너스였지만 2016년에는 103억 원이 됐다.
사실 제품력이 제대로 받쳐주지 않으면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우더라도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불스원이 국내 유일의 자동차용품 전문 연구소를 만들어 신제품 개발과 제품 성능 테스트를 위한 시험 장비를 항상 가동하고 있는 이유다.
연구개발 투자로 끌어올린 기술력과 최고 수준의 마케팅 전략으로 최근 불스원은 중국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불스원 관계자는 “국내 최대의 영업망에서 확보한 판매 노하우로 단순히 수출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2008년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를 출시하면서 레드오션이 된 기저귀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자연에 모든 기술을 더합니다’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담은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친환경’과 ‘기능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기저귀 시장 규모는 7000억∼8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 들어 저출산과 온라인 구매 대중화로 기저귀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유한킴벌리는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를 출시하고 친환경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이 제품이 출시 초기부터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아니다. 친환경 소재를 썼다는 점이 소비자가 기저귀 구매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이다. 유한킴벌리는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를 업그레이드해 이 위기를 극복했다. 기존의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아기 피부에 닿는 면은 자연에서 추출한 소재를 활용했다. 또 용변이 집중되는 부위가 아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만드는 새로운 기술도 적용하고 기저귀의 흡수력도 대폭 향상시켰다. 이 제품은 2012년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소비자 사용 조사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유한킴벌리는 2013년부터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를 중심으로 모든 마케팅 역량을 재편했다. 단독 TV 광고를 통해 ‘자연에 모든 기술을 더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제품 패키지부터 잡지 광고 등 모든 접점에 이와 일관된 메시지를 담아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고유의 녹색(Green) 이미지 구축했다.
경쟁사보다 앞서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도 시도했다. 대표적 예가 바로 ‘네이처 피크닉’이다. 이 캠페인은 아이와 함께 갈 만한 국내 피크닉 장소들을 온라인 지도와 연동해 소개해주는 것으로 육아에 지친 주요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이미영 기자 mylee@donga.com